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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레벨 만렙 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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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카7
작품등록일 :
2019.09.07 22:46
최근연재일 :
2019.09.09 12: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2,260
추천수 :
143
글자수 :
22,890

작성
19.09.08 13:37
조회
1,351
추천
19
글자
8쪽

버려진 고대의 유적지 (2)

DUMMY

투명한 수정이 나타났다. 한 인간을 품고 있는 수정이었다.

이찬우는 수정에 손을 댔다.

수십 가지의 정보가 순식간에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렇구나.”


이찬우가 작게 중얼거렸다.


“넌 인간이 아니었구나. 오버로드.”


자신을 초월자라 칭하던 녀석. 오버로드. 그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이 익숙한 느낌은 인간이라기 보단,

차원신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이 던전은 오버로드의 던전이란 말인가? 충격적인 사실에 구역질이 나왔다.

이 장소가 오버로드의 던전이라면 모든 게 설명이 됐다.


이 던전에서 오버로드가 갑자기 나타났던 것.

오버로드가 던전의 구조를 모두 꿰뚫고 있던 것.

보스몬스터가 부자연스럽게 움직임을 멈췄던 것까지.


오버로드가 그토록 이 세상에서 난도질을 내려고 노력했던 차원신 중 하나였다니.


그럼 어째서 넌 여태까지 날 도와줬지?


순수한 의문이 들었다.


쿠릉, 산 전체가 진동했다.

지진? 아니다. 이건 산 전체가 움직인다는 느낌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의 감각처럼 몸이 약간 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고도가 점점 높아졌다.


[천둥새]

[lv. 62]


[천둥새]

[천둥새]

[천둥새]

[천둥새]

........


몬스터 알림이 경보음처럼 잔뜩 울렸다. 하늘에 새들이 가득했다. 레벨 62? 한 마리조차 잡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찬우는 당장 수정에 손을 댔다. 강철의 칼날처럼 빛나는 깃털을 가진 천둥새들이 곧장 이찬우에게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부리는 무언가를 찌르기 좋게 날카롭게 생겼다.

놈들이 자신들의 힘을 과시라도 하듯 산봉우리를 차례차례 꿰뚫으며 날아왔다.

수정은 단단했다. 주먹으로는 절대 부술 수 없을 것 같았고, 지금은 마땅한 무기도 없었다.

천둥새를 상대하는 것보다 이 수정을 부수는 게 더 좋은 방법 같다고 직감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였다.

마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이정도 되는 물건을 부수려면 얼마나 대가를 바쳐야할까.

이찬우가 눈을 질끈 감고 수정에 손을 댔다. 강력히 바란다. 오버로드가 이 수정을 빠져나오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왼쪽 눈이 타오르듯 아팠다. 이찬우가 비명을 질렀다.


탑의 옥상에 파란 꽃잎이 춤을 췄다.

언뜻 지난번에 겪었던 마지막 순간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강렬한 데자뷰를 느꼈다.


왼쪽 시야가 완전히 사라졌다. 눈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대가가 한쪽 눈이라니, 너무 비쌌다.


“끄으으윽......!”


왼쪽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닦았다. 눈물이 아니라 피였다.

수정에 금이 가고 서서히 깨졌다.


팍!


산산조각 난 수정조각이 바닥에 재처럼 쌓여갔다. 오버로드, 잠들어있던 녀석이 천천히 눈을 떴다.

천둥새들이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 떨어졌다. 비교적 무거운 부리부터 땅바닥에 꽂혔다. 바위보다 단단한 부리였다.

몇 초만 늦었으면 놈들의 부리에 이찬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끄으윽, 원래 모습보다는 많이 작은 걸.......”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오버로드를 한쪽 눈으로 살펴봤다.

오버로드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새까만 머리카락과 파란 눈동자를 갖고 있다.

선정적인 가슴과 엉덩이가 한껏 줄어들었다. 보는 맛이 줄었다.

오버로드는 항상 무방비해서 힐끔힐끔 훔쳐보는 맛이 있었는데, 이제는 없다.

있었는데, 없습니다.


“왜 벌써 깨어났죠. 아직 때가 아닌데요.”


목소리가 꽤나 귀여워졌다. 게다가 존댓말? 원래 알고 있던 오버로드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달랐다.

다만, 얼굴이나 뿜어져 나오는 힘의 느낌으로 봤을 때 오버로드가 확실했다.


“몸이 덜 자랐네. 이래서야 어린애랑 다를 게 뭐냐요. 엥, 뭐지. 아직 던전이 제대로 구축도 안 됐네요?”


쭈그려 앉은 오버로드가 주변을 둘러봤다. 이천우는 오버로드가 이렇게 당황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 약간 기분이 좋았다.


“너, 내가 만든 몬스터에요? 그런 것치고는 너무 인간 같은데요. 그런 건 나만 있으면 충분한데요.”

“난 몬스터가 아니다. 인간이다.”

“인간이 어케 여깄죠?”

“오랜만이다, 오버로드.”

“오버로드? 그게 누구죠.”


이찬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소녀를 가리켰다.


“나는 ‘—%#@^@#$’인데요.”


뭐라는 거야? 발음을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언어였다.


“천천히 말해봐.”

“—%#@^@#$.”


역시 모르겠다. 이찬우는 대충 들리는 발음을 집중해서 줄여 불렀다.


“이슬라?”

“비슷해요.”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찬우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왼쪽 눈에서는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왼쪽 눈 하나의 대가가 이런 어린애라니 참을 수 없었다.

오버로드, 아니 이슬라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곳에 안내한 것일까.


“어, 품안에 그거 내놔요.”

“존댓말을 쓸 건지 반말을 쓸 건지 하나만 해라.”

“뭔가 이상하냐요?”


머리통을 깨버리고 싶었다. 설마 오버로드였던 녀석에게 살의를 느끼게 될 줄이야.

아마 왼쪽 눈의 통증 때문에 감정이 격양되어서 그런 것이리라.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에이, 됐고, 그거나 어서 내놔!”

“그래, 그런 느낌이 좋다. 가장 비슷해.”


이찬우가 맞장구를 치자마자 이찬우의 품속에서 무언가 빠져나왔다.

편지조각이었다. 오래 전 오버로드(이슬라)에게 받은 편지조각.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손때 탄 종잇조각일 뿐이었다.


“아, 아.”


이슬라가 누렇게 변색된 백지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무런 글자도 없는데 녀석은 무얼 보고 있는 거지?


“아. 아아. 아아.”


뭔가 알겠다는 듯이 계속 눈동자를 굴리며 편지를 읽었다. 아무 글자도 없는 편지를.


“그렇게 된 거구나. 오랜만이야. 물론 나는 너를 처음 보는 거지만, 너는 나를 처음 보는 게 아니구나!”


소녀가 방긋 웃었다. 그 얼굴을 보자 옛날의 오버로드가 떠올랐다. 말투도 정리됐다.


“갑자기 밝히는 거라 혼란스럽겠지만 미안해! 사실 나는 차원신이야. 정확히는 추방된 차원신의 말로지만, 지금은 몰래 그 힘을 회복하는 단계였어. 한 2000년쯤? 조금만 더 하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는데.......

근데 그러면 안 된대. 놈들이 내 존재를 알아버리니까. 힘을 전부 회복하면 결국 끝까지 견제당하고 인류에게 확실한 도움을 못줘서 멸망하고 만대. 응. 그렇다네? 그건 그렇고 설마 차원신을 전부 죽이고 시간을 되돌릴 줄이야. 대단하네! 너 대단하다!”


말이 많아졌다. 이제야 오버로드였던 때의 그 녀석다웠다.


“근데 지금은 일단 한 번 더 죽자.”

“응?”


이슬라의 팔이 칼날이 되어 이찬우의 가슴을 꿰뚫었다. 정확히 심장을 뚫었다.


뭐지?

갑자기 왜 나를 찌르지?


이찬우가 피를 토해냈다.

고동이 점차 줄어들었다.


“아프게 해서 미안해.”


미친년이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찬우는 진짜 너무 아팠다. 왼쪽 눈의 고통도 잊을 정도로.


[버려진 고대의 유적지 클리어]

['이슬라'를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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