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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씨네 책방

퍼스트랜드 [야생의 땅]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라씨
작품등록일 :
2024.02.21 16:43
최근연재일 :
2024.02.28 09:58
연재수 :
5 회
조회수 :
85
추천수 :
4
글자수 :
29,880

작성
24.02.21 17:10
조회
29
추천
1
글자
12쪽

퍼스트랜드(1)

DUMMY

#001 위기에는 항상 기회가 있습니다. 물론, 당신이 살아남았다는 가정 아래 말이죠.



"아들, 면세점에서 알지?"


"향수! 연수 이모 것도?"


"연수 이모랑.."


"지아 이모, 혜은 이모 것도 챙기겠습니다."


"그래 뭐, 무리하지 말고 잘 다녀와! 우승 안 해도 되니까 다치지.."


'빵! 빵!'


"이모! 우리 늦었어요!"


때 마침 도착한 유나가 타이밍 좋게 잘 끊어 줬다.


"유나랑 현진이한테도 안.."


"네, 걱정 마세요. 다녀올게요."


"엄마 한 번 안아줘야지?"


이 주는 걸릴 출국이기에 엄마를 한 번 꼭 안아주고 문을 나섰다.


"우쭈쭈! 우리 애기! 타이밍 괜찮았지?"


"가자. 또 한 소리 듣겠다."


"자, 그럼 벨트 매시고!"


운전석에 앉아 나를 애기라고 놀리는 이유나.


주먹만 한 얼굴에 시원스럽고 큼지막한 이목구비는 누가 봐도 혼혈인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풍겼고,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길고 풍성한 붉은 머리는 대한민국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그녀만의 매력을 더해주었다.


"어머니 다녀올게요!"


우리의 인사는 보통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우리가 가고 있는 학교는 일반 학교와는 조금 다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30년 전 차원의 틈을 찢고 넘어왔던 타 차원의 초월자 루드벨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가 힘을 합쳐 대항했지만, 안타깝게도 소멸시키지 못했다.


‘곧 힘을 찾아 돌아오겠다.’


루드벨라는 찝찝한 한 마디를 남기고 차원의 틈으로 도주했고, 인류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두 번째 재앙에 대비해 UN 산하 아카데미를 주요 국가에 설립했다. 차원의 틈이 사라지면서 마나도 함께 사라졌기에, 우리처럼 부모님 세대에게 마나를 물려받은 학생들은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우리가 향하고 있는 곳은 한국 아카데미 ‘레버넌트스쿨’.


우리는 일반 학교의 학생들과는 다르게 몸속의 마나를 활용하는 방법과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이는 것을 배우고, 손에서 불꽃과 번개를 만들어내는 마법들을 배운다.


예전 부모님 세대처럼 산을 쪼개거나, 자연 재해를 막아내는 절대적 초인은 없었지만, 마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 힘을 이어가며 다시 올 재앙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비밀스럽게 학교에 다니지는 않는다. 가끔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오고 다른 학생들도 견학을 오기도 하니까. 특히 우리가 참석하는 아카데미 국가 대항 서바이벌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제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좋았다.


"오빠! 아니, 주장님!"


"또 꼴찌네."


"수혁 오빠 어머님 잔소리가 알잖아? 헤헤, 나 먼저 간다!"


학교 주차장에는 현진이가 이미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저리 신났어?"


"첫 출전이잖아."


"우리도 저랬어?"


"아니."


이번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홍현진.


195cm 거구의 몸과 얼굴로 보나 나보다 선배 같았지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동갑내기 친구다.


"안녕하십니까! 제 첫 우승까지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들!"


"오오! 이유나!"


비교적 조용했던 비행기 내부는 우리의 등장과 함께 시끌벅적해졌다.


"오오오! 한수혁 스쿼드!"


"올해도 우승 가자!"


"잘 부탁한다! 주장!"


비행기에 타고 있던 수많은 학생의 관심이 우리에게 향하는 이유는 유나의 아름다운 외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리 셋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이미 특별했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온 국민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최연소 마스터 등급 달성.]


[유일한 마스터 등급 스쿼드.]


[2인으로 스쿼드 서바이벌 우승.]


[국가 대항전 2연패.]


그리고, 이 모든 업적의 바탕이 된 절대적인 특별함.


[2세대 중 유일한 마스터.]


게이트 시대에 세계 10강 중에서도 최강으로 불리며 인류 정점에 있었지만, 자식들에게 모든 마나를 건네주고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우리 부모님들이다.


내 아버지인 무신(武神).


내 어머니는 검신(劍神).


유나의 아버지는 창신(槍神).


동수의 어머니는 화신(火神).


그래도 지구를 구한 영웅들인데 너무한 것 아닌가?


아무리 위기의 시대였지만 말이다.


우리처럼 부모님의 마나를 완전히 물려받은 2세대는 전 세계에 십만 명이 넘지 않았다.


인간의 몸에 축적된 마나는 육체를 변화시키고 노화(老和)도 더디게 했기에, 한 번이라도 초월적인 영역에 발을 담갔던 이들에게 마나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힘이었다. 마나를 모두 물려주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자, 주장이 꼴찌인 건 우리 한국밖에 없을 거다. 다 온 것 같으니 간단히 설명할게. 경유 없이 약 3시간, 내리자마자 간단한 입국 절차 후 예방 접종부터.."


이번 대회 학생들의 인솔을 책임지는 김은미 교수님의 간단한 브리핑이 이어졌지만, 매번 똑같은 잔소리를 제대로 경청하는 학생들은 없었다.


"교수님. 이제 곧 이륙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자 그럼, 나머지는 도착해서 할까?"


"수고하셨습니다!"


부기장의 안내와 함께 교수님의 잔소리가 끝나자 한국을 대표하는 30명의 학생은 각자의 방식대로 긴 비행을 준비했다.


"나 진짜 우승 시켜주는 거지?"


"그렇게 하고 싶어?"


"나만 국가 대항전 우승 못해봤잖아!"


"별거.."


"아니 오빠! 진짜 꼭 해야 된다고!"


첫 서바이벌 출전에 우승을 노리는 유나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들은 후에야 이전 대회 영상들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난 한 숨 잔다."


"나도."


그렇게 유나가 조용해진 후에야 우리의 비행도 시작됐다.



###



"뭐지?"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들며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느꼈어?"


"어."


그 순간 난기류를 만난 것처럼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난기류인가?"


"그런 것 같은데?"


[긴급 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흔들림의 원인을 찾고 있으나..]


안내 방송과 함께 단순히 흔들리던 비행기가 곡예비행을 하듯 요동치기 시작했다.


[위험하니. 자리에 앉아서 대기해 주세요.]


"오빠?"


마나를 확장해 감각을 극대화했지만 특별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난기류는 아니야 뭔가 달라.'


일반적인 난기류에 비행기가 이렇게 요동칠 수는 없었다.


"현진아 기장실!"


파일럿 자격증이 있는 현진이를 기장실로 보내고 가방부터 챙겼다.


"이유나. 가방 메고 벨트."


서바이벌 대회용으로 준비한 만큼 무인도에 추락한다고 해도 가방만 있으면 한 달 이상도 버틸 수 있었다.


"다들 가방만 챙기고 다시 자리에 앉아! 벨트 다시 매고!"


가방부터 챙기는 내 모습을 확인한 김은미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급하게 외쳤다.


"가방만 챙기고 일단 앉자!"


"별일 아닐 거야! 침착해!"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그래도 한국을 대표할 만큼 준비된 선수들이었다.


[난기류는 아닌 것으로 판단 되니 모두 제자리에 앉아서..]


'쿵! 쿵! 쿵!'


안내 방송과는 다르게 흔들림이 점점 심해지며 자리에 놓여 있던 음료와 기내식이 쏟아지고, 상부 수납함의 가방들과 짐들이 마구잡이로 떨어졌다.


"침착해!"


"벨트 꽉 조여!"


처음 겪는 돌발상황이었지만, 나름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밖이 깜깜해 아무것도 안 보여."


"공격은 아니지?"


"모르겠어, 난기류나 기계적 결함은 아니야. 근데 원인을 못 찾겠어."


기장실에 직접 다녀온 현진이가 침착하게 상황을 전달했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


"괜찮겠지?"


"걱정하지 마."


유나를 진정시키자 신기하게도 기내의 흔들림이 완전히 멈췄다.


"끝난 건가?"


"그냥 난기류였나?"


'뭔가 이상해. 이 드러운 기분은 뭐지?'


순간, 중력이 이상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뭐지? 비행기가 멈춘 것 같아."


"긴장해. 중력이 달라."


긴장하란 말에 현진이와 유나의 눈빛이 사방을 훑으며 경계했지만, 다른 학생들은 안도감에 빠져 뭔가 부자연스러운 이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직, 지지직, 부기장 무, 무슨 일이야?]


꺼지지 않은 기내 방송으로 다급한 음성이 들린다.


'탕! 탕! 탕!'


"총소리!"


기장실 쪽에서 총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당했다! 뭔, 뭔가 있어! 지원 요.. 끄악!]


"교수님!"


비명 때문에 이어지지 못한 방송과 함께 나는 급히 교수님을 불렀다.


"부탁한다!"


우리가 들은 게 총소리가 맞다면, 교수님들보다 우리가 개입하는 게 나았다.


"현진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리는 각자의 가방에 있는 삼단봉을 재빨리 결합했다.


"유나는 일단 여기 있어."


"조심해!"


"부탁한다. 조심하고."


학생들과 교수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기장실로 접근했다. 마지막 비명 이후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에 우리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웠다.


"한, 한 발만 더 쐈으면.."


조종실 앞에 다가서자 안타까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크르릉.. 크르륵..'


'짐승?'


낮게 울리는 울음소리는 사람의 소리가 아니었다.


'내가 먼저 들어간다. 엄호.'


'조심.'


수신호로 의사를 전달하고 마나를 한껏 담아 닫혀있는 조종실의 문을 걷어찼다.


'쾅!'


'뭐야? 몬스터?'


날아간 기장실의 문에 맞아 비틀거리는 것은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녹색의 무언가를 흘리며 비틀거리는 상태를 보니 이미 여러 군데 총상을 입은 듯했다.


"옆!"


'쾅!'


현진이 고함을 내지르며 벼락처럼 휘두른 봉에 앞에 있는 놈과 똑같이 생긴 괴물이 유리창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푹!'


"끄르르릉.."


그 공격에 맞춰 상처 입은 놈의 머리를 노리고 봉을 쑤셔 박는 순간.


"캬하하학!"


어느새 우측으로 나타난 새로운 놈의 발톱이 내 어깨 위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훅!"


내 회피 동작에 맞춰 단숨에 도약한 현진이가 몬스터의 머리를 향해 봉을 내질렀다.


'푸아악!'


"숙여!"


막 몬스터 머리를 날린 현진이의 목덜미를 노리는 놈이 하나 더 나타났다.


'슈욱!'


"키힝.."


반사적으로 날린 봉이 뒤로 몰래 다가왔던 놈 머리에 그대로 박혔다.


"두 분 상태는?"


"늦었어."


기장과 부기장에게는 호흡이 느껴지지 않았다.


"뭘까?"


"모르겠어."


"학교에서 배운 몬스터는 아니야."


"그럼 도대체.."


"섬광탄 있지?"


"잠.."


"뭐야?"


"움직인다."


뒤에 맨 배낭에서 섬광탄을 꺼내려는 순간 비행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치직.. 워프 좌표 송신..좌표 송신.. 치직.. 오류..]


[치직.. 누락된.. 치직.. 정보는 치직.. 즉각..]


"어디서 들리는 거지?"


"이거, 뭐 설마 참가 이벤트 그런 거는 아니겠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일단, 돌아가자."


우리는 이곳 상황을 알리려 다시 돌아가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치직.. 좌.. 치직.. 표 오류 인.. 지.. 치직.. 재설정.]


[치직.. 워프.. 치직.. 가동..]


워프 가동이란 소리와 함께 시커먼 어둠이 시야를 잠식했고,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정신을 잃었다.


[시스템 동기화를 시작합니다.]


[시스템 동기화 전 오류가 감지되었습니다.]


[시스템 오류로 인한 추가 보상 정산이 진행 중입니다.]


[개인 데이터를 이전합니다.]


.

.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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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4.02.21 17:16
    No. 1

    기내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하네요. 날라간 - '라'를 '아' 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날아간'되어야맞을 것 같습니다. 추천 선작 ^^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라씨
    작성일
    24.02.22 09:22
    No. 2

    제 글에 첫 댓글이네요ㅠㅠ
    너무 감사드리고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쁩니다!!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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