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검둥이의 눈에 뭐가 자주 낀다.
조금 전에도 휴지로 닦아주면서, 이렇게 해주면
좀 시원해지겠지 하는 생각에 녀석의 표정을 본다.
어릴 적 엄마가 이렇게 눈꼽을 떼어 주셨다.
휴지가 없을 땐 직접 손바닥을 대고 훌쩍거리는 코도 풀어주셨다.
그땐 왜 알아서 하지 못했을까.....
녀석의 몸을 살살 두드려주고 틈틈이 괜찮다는 말을 해주기는 하지만 어디까지 알아들을까.....
답답하기는 나나 녀석이나 도낀 개낀이다.
현관에는 누렁이, 베란다에는 검둥이....
색깔은 달라도 한날 한시에 나온 녀석들이다.
그 어미는 강아지 적에 산에 버려졌다가 눈치를 보며 날 따라왔다.
그 녀석이 커서 여섯을 낳고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어느덧 열다섯 살이 된 두 녀석, 하루하루 늙어간다. 하루하루 식욕을 잃어간다.
사료를 끊은 지는 오래고 어묵도 싫다, 생선도 싫다, 삽겹살도 싫다 고개를 돌린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입에 넣어주어야 겨우 먹는다.
소화가 안 될 것 같아 잘게 잘게 잘라준다.
크든 작든 꿀꺽 넘겨버리니 내가 알아서 하는 수밖에....
녀석들과는 곧 이별을 해야 한다.
하루하루, 때때로 이별 준비를 한다.
그때 가서 너무 슬프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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