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운곡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이게 눈물 날 일이 아닌가


산에 갔다 왔다.

집에 와 보니 그 녀석이 안 보인다.

그게 눈물 날 일인가

눈물 날 일이다.


꽃다운 열여섯에 할머니가 된 녀석

요실금이 있어도 좋았다.

내게로 다가오다가 이불에 오줌칠을 해놓아도 좋았다.

미워하기엔 녀석의 눈매가 너무 예뻤다.


나와 십 년 넘게 커피타임을 즐기던 녀석.

오후 서너 시가 되면 나를 툭툭 건드렸다.

(커피타임이라고요)

잊고 있어도 커피타임을 알려주던 녀석

입맛을 잃어 삼겹살도 갈비탕도 꼬리뼈도 고개를 흔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커피를 즐겼던 녀석

흐릿한 정신에도 입에 갖다 대자, 마지막 이별 커피를 한 모금 마셔주었던 녀석

집에 와 보니 오늘은 네가 없다.

이게 눈물 날 일이 아닌가.



댓글 2

  • 001. Lv.17 칼날비

    20.12.21 01:16

    우연히 본 글인데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정말 와닿는 글입니다.

  • 002. Lv.60 손님온다

    20.12.30 17:18

    아, 네.
    눈매가 예뻤죠. 살짝 눈화장을 한 여자처럼.
    아직 눈에 선합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5 내 일상 | 메뚜기의 묘기 15-08-21
4 내 일상 | 파리도 손님이다. 15-08-09
3 내 일상 | 나보다 커피를 더 즐기는 쪼롱이 15-04-06
2 내 일상 | 기대감... 이번엔 잘 될 거야 15-04-03
1 내 일상 | 변덕 15-04-02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