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비어 있던 화분에 철길 옆 민들레를 캐다 심었습니다.
잘 자라는 민들레에겐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한겨울 따뜻하게 나게 해주는 것이니
그 걸로 참아라 자위하면서....
흙까지 함께 파오다 보니 잡초 한 뿌리도 딸려 왔습니다.
그래 너도 같이 자라거라, 뽑아내지 않고 내버려 둡니다.
화초야 귀한 신분인 만큼, 금이야 옥이야 대우를 받고 살지만 여간 까탈스럽지 않습니다.
조금만 소홀하면 시들해지고 툭하면 못 살겠다 멀리 떠나가 버립니다.
그러나 잡초는 정말 무던합니다. 물 주는 걸 잊어버려도, 쳐다봐 주는 걸 잊고 있어도
그 자리에 말없이 자라 줍니다. 참 고마운 녀석입니다.
나도 어릴 적엔 저 잡초처럼 무던히 잘 자랐더랬습니다.
그러나 도시에 오래 살다 보니 무척이나 까다롭게 변했습니다.
조금만 안 맞아도 여기저기 탈이 나고 맙니다.
저 잡초처럼 무던하게 살아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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