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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퇴사한 경비는 마법소녀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워킹홈
작품등록일 :
2022.05.16 00:00
최근연재일 :
2022.05.26 12:34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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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365

작성
22.05.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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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화 (입학식)

DUMMY

#004


“저희 아카데미에 오신 신입생 여러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저는 본 아카데미의 학생회장, 신가연이라고 합니다.”


능력치 측정 후, 대략 3시간 정도가 지난 시점.

시은은 오후에 에정 되있던 마법소녀 아카데미 입학식에 참석하였다.


입학 신청을 따로 할 필요는 없었다. 네로가 시은을 찾아오기 전에 기본적인 것들은 미리 끝내 놓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능력치 측정 결과 제출 후, 곧바로 입학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본 아카데미는 여러분들을 어엿한 마법소녀로 성장시키기 위한 시설로···.”


학생 회장의 연설이 한창 이어지던 중.

네로의 눈이 가늘어졌다.


“얌마, 쩍벌좀 고쳐···!”


네로가 쫙 벌어진 시은의 가랑이를 쏘아붙이듯 지적했다.

여성스러운 원피스 아래로 상남자처럼 허벅지가 벌어져 있으니 참으로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아, 덥단 말이야...”

“너 여자야 임마!”

“여자는 쩍벌 하면 안돼?”


시은이 뒷통수를 긁적이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네로의 꼬리가 놀라기라도 한 듯 바짝 섰다.


“너도 이제 마법소녀처럼 행동해야지!”


시은이 네로의 말에 반박하려고 했으나 이미 곳곳에서 둘을 향해 닥치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하아··· 알았어.”


느껴지는 시선들에 시은이 깊게 한숨을 내쉰다.

태평양처럼 넓게 벌어져 있던 가랑이를 닫고, 고개를 들어 학생회장의 연설에 집중했다.


그렇게 무수한 연설들이 이어졌고.

대략 30분 정도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입학식이 거행되었다.


“이제부터 신입생 여러분들의 반 배정 시간이 있겠습니다.”


순간 강당의 모든 불이 꺼지고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 한 명이 올라왔다. 성숙한 인상의 그녀를 따라 강당의 스포트라이트가 움직인다.


“어? 저 사람··· 홍연화 아니야?”


시은이 강당 위로 올라온 소녀를 단번에 알아봤다.

마법소녀 랭킹 200위건에 위치한, 불꽃의 마법소녀 홍연화.


비상식적인 힘을 발하는 상위 1%들에 비한다면 그리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내에서는 나름 상위권에 속하는 마법소녀였다.


“홍연화도 이 아카데미 학생이었구나···.”

“아니야. 내가 알기로 홍연화는 선생일걸.”

“그래?”


홍연화가 선생이라는 네로의 말에 시은이 놀란 기색을 띠었다.

아무리 높게 쳐줘도 20살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외모인데 선생이라니.


“마법소녀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변신하기 전에는 90살 할머니 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까 마법소녀들은 변신을 했지? 까먹고 있었네.”


본인은 딱히 변신하지 않기에 잠시 잊고 있었다.


‘변신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이 안 되기도 하고···.’


각종 언론에서 마법소녀들의 신상에 대해 파헤치려고 하지만, 일반인은 서울에 들어오기조차 쉽지 않으니, 서울에 모여사는 마법소녀들의 개인정보가 언급되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변과 관련되어있는 변신도 언급이 뜸하다.


“넌 TS에 변신이 포함돼 있지만, 다른 마법소녀들은 변신이 필수지.”

“TS에 변신이 포함돼 있었구나, 처음 알았네.”


마법소녀들이 변신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가슴의 발육이 절정인 시기로 돌아가야 마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숨을 거는 전투에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


“근데, 홍연화는 나이가 어떻게 될까?”

“아마··· 서른 중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랑 비슷하네?”


시은의 눈썹이 흥미롭다는 듯 꿈틀거렸다. 예상치 못한 네로의 정보력에 한번 놀라고, 홍연화의 나이가 자신과 비슷하다는 것에 한 번 더 놀랐다. 평생 나보다 어리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나랑 동갑내기였다니. 이 얼마나 애니메이션 설정 같은 이야기인가.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홍연화가 아카데미 신입생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제가 담당하는 C 클래스 A반입니다.”


귓가로 들려오는 홍연화의 말에 시은이 고개를 휙 돌려 강당 위를 쳐다봤다. 시은이 삐뚤었던 자세를 고쳐앉았다.


“이제 시작이네.”


시은이 무게감 있게 침을 넘겼다. 딱히 긴장한 건 아니었지만 가슴 한편이 두근거렸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 심장이 느끼는 특유의 설렘이 그를 자극한다.


“C 클래스 1반, 신수영, 윤설아, 최윤하············.”


홍연화의 입에서 이름이 나올 때마다 시은의 심장이 떨려왔다.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넘어가는 그에게 또다시 개학의 기회가 주어지니 감회가 새로웠다.


대략 10명 정도의 이름이 추가로 호명되었다.

그렇게 C 클래스 1반이 전부 정해졌다 싶었을 때.


“···김시은. 여기까지 C 클래스 1반입니다.”


시은의 이름이 마지막으로 호명되었다.


“어?”

“너, C클 1반이네······ 어떻게 하냐. 거기 C클중에 제일 높은 곳인데.”


기초반은 A,B,C 총 3개의 클래스로 나뉘어있다.


C반은 기초중의 기초를 배우는 클래스고, B반은 어느정도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레벨의 클래스였다. 그리고 A 클래스는 졸업 바로 직전의 레벨.


당연히 클래스 안에도 등급이 존재하는데, 그중 가장 높은 게 바로 1반이었다.


아카데미의 등급제도를 알고 있는 네로가 근심 가득한 눈으로 시은을 바라볼 때, 시은은 조용히 홍연화를 바라볼 뿐이었다.


“홍연화··· 이제부터 내 선생이란 말이지?”


*


입학식이 끝나고, 마법소녀들에게 아카데미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주워졌다. 몇몇 맙법소녀들은 귀가를 택했고, 나머지는 아카데미를 둘러봤다.


당연히 시은은 아카데미를 둘러보는 쪽을 택했다. 다음번에 아카데미에 왔을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함이었다.


“여기가 C클 1반이지?”


몇 분 정도 헤매고 나서야 제대로 교실을 찾아온 시은이 네로를 향해 물었다. 네로가 아카데미 건물을 알지 못했다면 길을 잃어버릴 뻔했다.


“맞아.”


시은의 어깨에 걸터앉아있던 네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소녀 아카데미답게 건물 내부가 굉장히 넓었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이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화려했다.

곳곳에 박힌 대리석들은 밟거나 옷이 스치는 게 미안할 정도였고, 천장에 박힌 양초들은 꺼질까 봐 뛰지 못할 수준.


시은이 어렸을 때 다녔던 학교와는 비교한다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근데, 너 안바쁘냐? 나랑 이렇게 계속 같이 있어도 돼?"


교실 문을 열려던 시은이 스윽 고개를 돌려 네로에게 물었다. 가끔 나사 빠진 면모를 보이긴 하지만, 네로는 철저한 계획을 필두로 움직이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한가하게 아카데미를 둘러보는 게 그의 계획안에 있을지 의문이었다.


“오기 전에 대부분 정리 했으니까 괜찮아. 원래 마법소녀랑 요정은 상시 붙어 다녀야 해. 아니면 변신이 풀리거든. 네 경우는 TS가 풀리겠지?”

“그런 설정도 있구나. 요정도 참 피곤하겠네···.”

“그러니까 평소에 좀 잘 해.”


네로와 시은이 동시에 쓴웃음을 흘렸다.


“후우··· 그럼 가보자.”


시은이 떨림과 설렘에 벅찬 가슴을 안고 교실 문 위로 손을 올렸다.

그대로 문을 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텅 빈 교실이 눈에 들어왔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시은이 잠시 넋을 놓았다.

그에게는 없었던 학창 시절의 그리움이 샘솟았다.


교실의 구조 자체는 시은이 다니던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단지 교실 안에 있는 것들이 매우 세련될 뿐이었다.


창가에서 흘러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시은이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


시은의 나이 올해로 35살.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인간의 특성상, 이런 상황이 되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잘 할수 있을까...'


근심이 들기도 했고.


'재미있겠다.'


가슴 한편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어쨌거나 지금 시은에게 이 상황은 꿈만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르륵!


교실 뒷문이 열렸다.


그리고 한 소녀가 교실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서양인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밝은 곱슬 금발. 바다를 담은 듯 파란색으로 반짝이는 눈동자. 한라봉을 넣어놓은 게 아닌가 의심이 드는 크기의 가슴. 그리고 겨울의 눈처럼 새하얀 색상의 고급 코스튬.


차분하게 교실 안을 걸어오던 소녀와 시은의 눈이 마주쳤다.


금발의 소녀가 시은을 머리 위에서부터 쭉 훑어본다.

그리고 휙 고개를 돌려 교실 밖으로 몸을 틀었다.


“웬 빈유가 여기있어?”

"....?"


그 말을 들은 시은이 벙쪄진 얼굴로 잠시 멍때렸다.


'빈유라면.... 내가 아는 뜻이 맞겠지?'


흔히 가슴이 빈곤한 사람들을 빈유라고 부른다.


'그것보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빈유...?'


시은이 여자의 대화를 잘 알지는 못해도, 듣기 좋은말 나쁜말 정도는 구별할 수 있었다.


"빈유면 3반에나 갈 것이지 여기는 왜 왔어?"

"....뭐?"


조용히 듣고 있자니 시은의 말문이 막혔다.


딱히 화가 나는 건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시은의 나이 35.


변신 뒤에 가려지긴 했지만, 딱 봐도 꼬맹이 일 것 같은 소녀의 말에 휘둘릴 그가 아니었다.


하지만.


'미친년인가?'


듣기 거북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아! 그래, 오늘 같은 날 아니면 빈유들이 언제 1반을 와 보겠니··· 내가 생각이 짧았네."


마치 자신과는 다른 생물을 보는 눈빛으로 시은을 내려다보는 소녀. 일반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이곳은 실력 지상주의 아카데미다.


아카데미의 1반은 같은 클라스 중 최상위 건에 있는 인재들만이 있는 엘리트 교실.

1반 학생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소녀가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다.


“나 1반 학생 맞는데.”

“....뭐?”


바로 시은이 C클래스 1반이라는 사실이다.


“거짓말하지 마.”

“정말인데? 연설 때 김시은이라는 이름 못 들었나?”

“....네가 김시은이야?”

“응.”


소녀가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시은의 가슴을 바라봤다.


마법소녀들의 힘은 가슴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가슴 크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수준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시은의 가슴 AAA.

빈유계의 SSS급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시은이 1반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것은 당연.


“저런 빈유가 1반에 있을 수 있다고···?”


소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마치 현실을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엘리트.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신의 가치관대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뭐, 1반에도 낙제는 있을 수 있으니까. 딱 봐도 넌 턱걸이겠다.”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자신과 타협한다.


“에휴, 알아서 생각해라 꼬맹아.”


그 모습을 보던 시은이 한숨을 흘렸다. 그러고는 휙 하고 뒤를 돌아 교실 밖으로 나왔다.


‘아직 아카데미 생활은 시작도 않았는데, 벌써 마찰이 생길 수는 없지.’


만약 조금 전 말괄량이 소녀가 자신과 같은 1반이라면, 더욱 싸우고 싶지 않았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지만, 난 애가 아닌걸.’


그렇게 시은은 아카데미를 나왔다.

그리고.


“이제 기숙사 차례인가?”


아카데미의 기숙사로 향했다.


작가의말

수정된 4화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네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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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경비는 마법소녀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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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기숙사) +2 22.05.26 25 0 10쪽
» 4화 (입학식) 22.05.20 29 0 11쪽
3 3화 (능력치 측정) 22.05.18 34 0 11쪽
2 2화 (만져도 돼?) 22.05.16 45 0 11쪽
1 1화 (그거 아프냐?) 22.05.16 7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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