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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듬더듬한 더드믜의 서재

은백색 마녀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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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드믜
작품등록일 :
2018.02.01 11:39
최근연재일 :
2018.02.10 16:51
연재수 :
5 회
조회수 :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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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31,138

작성
18.02.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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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네번째 장 . 금빛색 공주

DUMMY

노란색 머리를 하고 검정색 자켓을 입고 있는 이십대의 한 남성이 가게에 들어왔다. 그는 어딘가 통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으며 피를 토하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에이··· 뭐야, 실패했네. 저건 마녀가 아니잖아. 어이, 너희들! 일 제대로 안 할래?"


그가 통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바꿈과 동시에, 그의 뒤에서 두 명의 남성이 가게의 문지방을 넘어 입장하였다.


그의 오른쪽에 있는 남자는 근육질에 붉은색 가죽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의 목에는 삼각형의 도형이 그려져 있었고, 그 안에는 대각선으로 갈라진 모양의 『표식』이 세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왼쪽에 있는 남자는 약간 마른 체질이였으나 거대한 키를 자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그의 키에 알맞는 옷을 구하기는 힘들었는지, 바지나 옷은 몸에 꽉 끼여서 불편해 보였다. 물론, 이 남성도 근육질 남자와 같은 표식이 목에 세겨져 있었다.


그렇다. 이 셋은 육일 전, 에이토에게 돌을 던지던 무리였다. 그때 있었던 두 명의 꼬마아이들은 보이질 않았으나, 이 셋은 분명히 그때의 그 남성들이었다.


"『은백색 마녀』. 저번에 네놈한테 신세를 졌다. 덕분에 이 몸은 수치스러워 육일동안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고, 앙?"


노란머리의 남자는 라파냐 때문에 수치감을 느꼈다며 발광해댔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그녀의 정체를 알자마자 가장 먼저 도망친 사람. 그것이 그였기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는 어지간히 큰 수치스러움을 느꼈었던 모양이었다.


허나 사실만 따지자면, 라파냐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저 그 장소에 서있던 에이토에게 흥미가 있었던 것뿐. 애초에 그런 그녀를 『은백색 마녀』라는 허울을 씌우고 악한 존재로 받아들인 사람들과 이 남자쪽이 잘못은 더 컸다.


하지만 이 남자는 뻔뻔하게도 라파냐에게 잘못이 있다며 처들어온 것이었다.


"하. ···너는 말이지, 딱딱하게 굳어버린 빵이야. 그것도 억세게 굳어버린 식빵. 그런게 우리 빵집에 들어와? 빨리 나가, 우리집은 고품질만을 취급하거든."


라파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다. 자신에게는 여동생과도 같은 아이가, 숨을 헐떡거리며 피를 토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는 참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하지만 라파냐는 이런 쪽에서는 냉정했다. 설령 화가 났더라도, 무작정 적에게 달려드는 바보같은 용자가 아니었다. 라파냐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하고 그녀는 계속 생각했다.


먼저, 에이토는 현재 전투불가 상태. 그 말은 즉슨, 이곳에서는 그녀와 아이, 아니 그녀 혼자만이 전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 상대측의 전력은 아데미타 둘과 중간 정도의 마력량을 가진 인간 하나. 그리고 그 인간은, 인정하기는 싫지만 실력은 꽤 뛰어났다. 저번에 에이토에게 한 것처럼, 단지 속도를 높여주는 마법인 《가속》을 그의 팔에 부여하여, 돌덩이의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상승시켰었다. 안타깝지만, 정말로 이 노란머리의 남성은 실력만큼은 수준급라고 말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지금 이곳은 그녀가 운영하는 빵집. 그러니까, 이곳이 완전히 파괴되는 상황은 그녀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큰 파괴행위는 불가. 이것은 꽤나 큰 흠이었다.


이처럼, 현재의 상황은 매우 암담하였다.


"크하하하! 어이, 마녀. 그렇게 행동해도 되는거냐? 상황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지금은 우리한테 빌빌 빌어야 할 때잖냐!"

"흐응~.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줘도 괜찮은데 말이지? 딱딱한 식.빵.씨."


그러나 라파냐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그녀가 상황파악을 할줄 모르는 바보같은 자라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라파냐에게는 여러가지 승리수단이 남아있었다.


라파냐는 이마에 힘줄을 볼록하게 띄고 있는 노랑머리의 남자를 향하여 팔을 폈다. 그렇다,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있는 여러가지 승리수단 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을 실행하려고 하였다.


공격성 마법, 《빙극(氷棘)》. 그것은 오직 세계에서 단 세명만이 사용 가능한 기술이었다. 일정한 범위 내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가늘고 날카로운 가시들을 만들어 대상을 즉사시키는 어마무시한 마법.


이것은 가게에도 큰 피해를 끼치지 않을 뿐더러, 그들을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었다. 심지어는 잘만 조절한다면 에이토나 아이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마법은 방대한 마력을 가져가버리는 법. 만약에 그가 외부에 지원을 준비해 두었다면, 라파냐는 승부에서 지게 되버린다.


하지만 라파냐는 이미 결심하였다. 그것을, 사용하기로.


아, 물론 그녀가 마법싸움에서 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타인을 공격할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하는 자들은 약 삼십명 정도, 『십등(十等)』으로 불리는 자들 뿐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빙극이라는 마법은 그 마법들에 포함되었다.


"《빙극(氷棘)》"


라파냐는 마법을 사용하였다.


라파냐의 주변은 점점 얼어갔다. 바닥에서 벽, 결국에는 천장까지, 이 가게의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온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0도, 영하 10도, 영하 20도··· 온도는 그들의 관절을 얼어버릴 듯할 때까지 내려갔다.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본 노란머리의 남성은 질겁했다. 자신이 건드린 상대가 누구인지, 그는 이제서야 겨우 실감한 것이었다. 그는, 정말로『마녀』를 건드렸던 것이었다.


라파냐는 그런 그를 보고 씨익하고 웃었다. 그가 이렇게 당황한다는 것은, 그의 전력은 저 뒤에서 몸을 떨고 있는 아데미타 두 명 뿐이라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즉, 이 상황의 승자는 그녀라는 것을 의미하였다.


라파냐는 더 악날하게 웃음을 지었다. 정말 마녀처럼, 하지만 어딘가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웃음을 지었다.


"젠장··· 젠장··· 젠자앙!"


그는 두려움을 느꼈는지, 재빨리 뒤돌아 가게를 빠져나가려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라파냐가 허락하지 않았다.


얼음으로 된 가시 다섯개가, 그에게 돌진하였다.


라파냐는 그가 가시에 꽃히는 장면을 상상하였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승리를 확실하게 확신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틀림없는 확신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가 날린 다섯개의 얼음 가시들은 그를 꼬치로 만들지 못하였다.


그 대신에, 망토를 한 남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남성은 한 손에 칠흑의 색의 검을 들고 있었으며 그의 눈은 칼과 똑같은 색을 비추고 있었다.


라파냐의 앞에는 그녀의 도구인 남자, 에이토가 서있었다.


라파냐는 살짝 놀란 듯하였다. 하지만 그런 라파냐에게 에이토는 잠깐만 기달려 달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었기에, 라파냐는 그저 그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가 생각하는 것이 있으리라.


에이토는 자신의 검을 높이 들었다. 화산한 빛을 받은 그의 검에서는, 흑색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광택이 났다. 참으로 아름다운 검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그 검은 곧 탁한 붉은색으로 칠해져 더러워졌다.


사악, 사악사악.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칠흑의 눈동자를 가진 에이토는, 그 자리에 있던 거대한 근육맨을 베어버렸다.


처음에는 근육 마초맨의 복부에 대각선으로 깊은 선을 그었다. 꽤나 깊게 들어간 칼날. 하지만 그 칼날은 근육에 막혀서 생명을 끊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이연격. 그것들은 아까 베어졌었던 그 자리에, 십자 모양으로 그려졌다. 결국, 마초맨은 털썩하고 자리에 쓰러졌다.


"미안, 나는 라파냐의 검이라서 벨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처참하게, 찍소리도 못 내며 죽어간 그를 바라보며 에이토는 애도의 표현을 보내였다.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키다리 남성은 절규하였다. 그는 절규하며 두 손으로 땅바닥을 기어갔다. 최대한 그에게서 멀리 떨어지고 싶었던 그는, 마녀가 있는 곳이라고 할지라도 필사적으로 기어갔다.


하지만 그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라파냐가 너무 방해되었다. 자신은 저 이상하리만치 무서운 녀석에게서 도망쳐야 하는데, 떡하니 서서 방해하고 있는 그녀가 너무나도 걸리적거렸다. 그래서 그는, 품에서 검을 꺼내어 라파냐에게 휘둘렀다.


팅.


하지만 그의 공격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실패하였다. 그의 흰색 검은 에이토의 칠흑의 검에 의하여 튕겨 저 뒤로 날라가버렸고, 그의 앞에는 괴물과도 같은 남성이 서있었다.


사아아악.


그리고 그 남자는, 절규하는 것도 못한 채로 잘려버렸다. 머리에서 발 끝까지 단 일격으로 잘려져버린 그의 몸둥아리는 두 덩어리로 나누어져 있었다.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미안. 나는 라파냐의 방패라서 지킬 수밖에 없었어."


에이토는 아까와 비슷한 말로 애도의 표현을 하였다. 물론 그 말에는 감정따윈 담겨있지 않았으나, 그의 안에서는 분명한 애도의 표현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주범을 베려고 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까의 그 노란머리 남성은 그 자리에는 없었다. 아마도 그 둘을 희생하여 도망친 것이리라. 마지막까지 비열하고 더러운 남자였다.


어찌되었든 상황은 종료된 듯하였다. 놓친 한 명을 에이토가 쫒아가려 하였으나 라파냐에게 발을 묶여 저지당하였다.


"에이토, 그 녀석은 그냥 놔둬. 어차피 식빵 따위가 도구 없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까."

"···그렇네."

"···으으으~. 아가씨~ 저런 사람을 신성한 식빵에 비유하시지 마시라구요~."


그리고 아이는 정신을 차린 듯하였다. 뭐, 사실 그렇게 큰 상처는 아니었으니 금방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겠지.


어쨋든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두 명의 아데미타는 에이토가 정리(?)했다고 하였고, 바닥에 흩뿌려져 있던 피들은 아이가 열심히 닦았다. 물론, 라파냐도 일을 하기는 하였다. 라파냐는 바닥에 떨어져버린 크림빵들을 열심히 먹고, 나머지 빵들은 버렸다. 역시, 대단한 편식가이다.


뭐, 정리 도중에 에이토의 마력이 다해서 라파냐와 오랜만의 이마키스를 하였었다는 유감스러운 내용도 있었으나, 가게는 어느 정도 원래의 모습을 찾았다. 에이토는 연비가 나쁜 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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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머리를 한 남성은 달렸다. 도착지점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그는 괴물같은 남자와 마녀같은 여자에게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 참상을 눈에 똑똑히 세겼다. 마녀가 날린 뾰족한 얼음의 창 다섯개와 자신의 도구 두 명을 갈기갈기 베어버린 칠흑의 검을 말이다.


이미 그의 노란머리는 흩트러져 바나나 껍질과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그의 손과 다리는 계속 진동했다. 그의 모습은 폐인 그 자체였다.


그렇게 하염없이 달리던 그는, 어떠한 『벽』에 부딪혔다. 그것은『벽』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조금 말랑했고, 벽이 아니라기에는 너무 단단했다. 심지어는 그것은 온기를 품고 있어서 마치 사람의 품속같았다. 아니, 그것은 사람의 품속이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는, 험상궂은 표정을 한 남성이 있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매우 낮고 어두운 톤의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중년 남성과의 거리를 조금 벌렸다. 흉악한 표정을 하고 있는 그는, 맨눈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압도적인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뒤를 돌아본 그는, 이런 남성보다도 훨씬 더 두려운 존재를 두 명 떠올렸다. 그래서 그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그 방향으로 뛰어갔다.


"아···으아아아아!"


그는 절규했다. 그는 고개를 돌리는 행위로 인하여 아까의 참상이 떠올라 버렸다.


그는 도망쳤다. 열심히 괴물들을 피하여 도망치려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아까의 남자에 의하여 저지당하였다.


"······어이, 당신. 혹시 『은백색 마녀』라는 자를 본 적 있나?"


중년의 남자는 그에게 질문했다. 하지만 그것은 하면 안 될 질문이었다.


그는 다시 아까의 참상을 떠올려 버렸다. 그리고 칠흑의 눈동자와 하늘색의 뿔을···. 그리고 그는, 유감스럽게도 소변을 지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것을 생각할 시간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다행일까? 그의 그런 행동은, 말보다도 더 확실한 대답이 되었다.


중년의 남자는 그가 뛰어온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확신했다, 저곳이라고.


콰직.


나서는 안 될 소리가 노란머리의 남자의 목에서 났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이후로 그를 목격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모든것은 공주님을 위하여···."


그리고 그 장소에서는, 한 목소리만이 울렸다.


작가의말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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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섯번째 장 . 금빛색 공주(2) 18.02.10 67 0 14쪽
» 네번째 장 . 금빛색 공주 18.02.05 99 0 14쪽
3 새번째 장 . 은백색 마녀(2) 18.02.04 39 0 13쪽
2 두번째 장 . 은백색 마녀 18.02.03 85 0 14쪽
1 첫번째 장 . 칠흑의 눈을 한 도구 +4 18.02.01 157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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