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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던위자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55
최근연재일 :
2017.12.2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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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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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287

작성
17.11.1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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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2쪽

129. 전쟁준비

DUMMY

누구나 하나를 원하고 통일을 원하고 질서를 원한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지금 ROD 독립 연합 계획을 망치고 싶다 이겁니까?”


이도가 혹시나 해서 다시 물어본다.


“네.”


그리고 김석전은 그 어떤 미동도 없이 대답한다. 흔들림은 없다.


“...”


무휼 길드, 길드 마스터 무휼과 이도 자신도 생각도 못해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 제안에는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여론이 그 쪽에 압도적인 건 알고 말하시는 거죠?”

“네.”


지금 ‘ROD 독립 연합’은 일반 유저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그에 걸맞는 세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그에 반대되는 성향을 내보이는 것은 잘못하면 그대로 쓸려 나갈 수 있다. 현실에서는 힘이 있으면 무마 시킬 수 있지만 게임에서는 아무리 강해도 커뮤니티의 악플은 막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여론전에서 반전을 가져 오지 못하면 어떤 일을 해도 후폭풍이 클 겁니다.”

“그렇겠죠.”


무휼 길드도 만만한 길드는 아니었다. 물론 그래도 숫자 싸움으로 가면 상대조차 안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1~2번 이라면 ‘ROD 독립 연합의 계획을 지연시킬 수단 정도는 갖추고 있었고 실제로 실행도 가능했다. 문제는 그 후였지만 말이다.


“대책이 없군요.”

“그렇죠.”


이도는 시간 낭비라 생각했다. 지금 자신들처럼 ‘ROD 독립 연합’이 무너졌으면 하는 길드들은 꽤 있었다. 성주가 되고 싶은 자들은 많았으니까. 그 중에 대다수는 ‘ROD 독립 연합’ 에 들어가 일이 전부 끝난 후 전리품을 나눌 때 성 하나를 챙겨갈 정치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은 지켜보거나 떡고물을 바라며 살짝 걸치는 정도에서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


저들의 계획이 완수 될 때까지는 지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럼 더 이야기 할 필요 없겠네요.”


쌍둥이가 이 정도로 예의를 갖추는 자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별 거 없는 인간이라 판단한 이도가 일어선다.


“물론.”


하지만 김석전의 힘 있는 말에 이도는 나가려는 것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 생각했던 방식으로 했으면 그렇게 되겠죠.”

“...방법이 있군요.”


상대가 가지고 있는 기대치를 낮추고 관심도를 올리는 것도 흔한 대화법 중 하나다. 이도가 지금까지 김석전이라는 인간에게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이도조차 생각했지만 결국 마땅한 해결책은 못 내놓은 문제에 대한 김석전의 해답에 집중 할 것이다.


그리고 30분 후


“어 왔냐?”

“응...”


이도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무휼이 아무리 눈치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 표정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뭔 일 있어?”

“...그게 말이야.”


이도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결심 했다는 듯 입을 연다.


“무휼.”

“어?”

“이 길드 실세 나 맞지?”

“그게 길드 마스터 앞에서 할 소리냐?”

“맞지?”

“...그래 네가 실세이긴 하지.”


무휼은 무력파 길드 마스터였다. PVP쪽에서는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 중에서도 실력자. 그렇기에 길드 운영이나 방침 전체적인 의견들은 대부분 부길마인 이도에 뜻에 따랐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 이번 일은 내가 결정한다.”

“이번 일이 뭔데?”


무휼 길드를 이 규모까지 키운 이도조차도 동참 할 수 밖에 없는 제안. 거절 하지 못할 제안.


“노 리스크 하이리턴 건을 하나 물어 왔거든.”


이도는 살짝 미소 지으며 이 상황에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김석전 일행.


“이도가 순순히 수락했네요.”

“그럴 수 밖에.”


이도는 김석전의 제안을 듣고 빠르게 수락했다. 김석전조차 살짝 놀랄 정도로 말이다.


“일단 자신들에게는 딱히 리스크가 없으니까 말이야.”


공짜를 좋아 하면 대머리가 된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정작 공짜라고 하는데 안 받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는가.


“대답을 빨리 낸 거 보면 이미 관련 사안들에 대한 계산을 이전부터 계속해온 거지.”


김석전 쪽에서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이도가 고민을 별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 예상치 못한 제안이 들어오면 멍청이가 아닌 이상에 어느 정도 고민을 해보고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지 안 될지를 판단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도는 쌍둥이의 말 대로 무휼 길드를 그 자리까지 올린 상당히 뛰어난 정치꾼 스타일 유저임에도 불구하고 딱히 김석전에 제안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적어도 관련 사안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 왔기에 계산 시간이 극도로 짧아 진 것이 첫번째 원인 일 것이다. 손익 계산을 끝내고 추가 계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


“그럼 다음은...”

“스파게티 길드라고 했나?”

“네.”

“일단 거기로 가지.”


이도 정도 되는 인물이 수락했다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 할 수 있다. 지금 ‘룰 오브 다크에이지’는 마치 하나의 여론과 흐름으로 통일 된 것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김석전은 알고 있었다. 완전한 통일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후바로님.”

“예.”


‘ROD 독립 연합’ 이 소유 하고 있는 유일한 건물. 에르원 성 다음의 규모와 크기를 자랑하는 ‘룰 오브 다크에이지’의 중심지인 바르한 성 안 구석에 있는 낡은 건물 하나. 이 연합의 규모와 크기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수장은 성을 점령해서 나오는 이득을 순전히 다음 성을 공략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고 이런 것 때문에 여론을 자신들 쪽으로 돌리고 더욱 더 덩치를 키워 갈 수 있었다. 겸소하고 청렴하게 이 게임의 악인 에르원 왕국만을 처리하겠다는 모습이 RPG 유저들에게는 나름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ROD 독립 연합’도 걱정하는 것이 있었다.


“블랙 리스트 길드의 간부들을 만나고 다니는 유저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도 안다. 가장 큰 문제는 에르원 왕국을 처리하고 그 후라는 것을. 결집력을 잃고 흩어진 연합의 공백을 노리는 자들. 또는 연합에 합류 했지만 일이 끝나면 언제든지 뒤통수를 칠 길드들이라는 것을. 일은 때로는 그 목적을 달성 하는 것보다 그 후의 일처리가 더 중요한 것도 있다. 적어도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 그 후에 챙길 수 있는 이득이 상상을 초월한 경우에는 더 그렇다.


“또 뭔 놈들이 떡고물 먹겠다고 설치는 건데?”

“쌍둥이랑 같이 다니는 유저인데... 타 게임 유저인 거 같습니다.”

“뭐?”


후바로는 연합의 목표가 완수 된 후 뒷정리를 하는 ‘연합 공적 위원회 위원장’ 직위를 가지고 있는 유저였다. 대부분의 연합 초창기 맴버가 성공이 가시권에 오자 후의 일을 염려했고 그런 측면에서 정치력이 가장 강했던 후바로에게 이 지위를 맡긴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니 정작 그는 연합 맴버들이 지금 에르원 방벽을 점령하고 느끼고 있을 뽕 같은 것은 전혀 체감조차 할 수 없이 이리저리 각을 재는 타 길드와 세력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쌍둥이가 왜 움직여?”


후바로의 이미지에서 쌍둥이는 그냥 또라이나 미친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현실이나 게임이나 한 명씩은 존재하는 건들면 안되는 미친 놈들. 딱 그 정도 이미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둘이 지금 이 판으로 끼여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나도 감이 안잡히니까. 그런데 타 게임 유저라고?”

“네.”


후바로는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 위원장 일을 맡게 되면서 더 그랬다. 성이라는 것이 상상 이상의 실질적인 수익을 가져왔기 때문에 벌어지는 더러운 상황. 이 정도 떡고물이 걸리니 당연히 치고 들어오는 빌런 같은 놈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초창기 맴버들조차 자신들의 공을 자랑하며 일이 끝난 후 돌아올 상을 기대하고 있다. 마치 전쟁이 끝난 후 공을 구분해 상을 주는 것 같은 느낌. 문제는 이게 진짜로 재미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정치라는 것이다.


“아니 타 게임이 여기 와서 뭐 할건데?”

“그러게 말입니다.”


후바로의 블랙 리스트 길드. 연합도 멍청이가 아니기에 자신들의 적에 대한 정보는 알고 있다. 거대 길드들을 중심으로 해서 성이나 거기서 나오는 수익에 혀를 날름 거리는 자들을 추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막 새로운 유형의 블랙 리스트가 추가 되었다. 타 게임 유저. 거대 업데이트가 있긴 했지만 타 게임 유저는 성의 성주가 될 수 없다. 후에는 생길지도 모르지만 당분간은 밸런스 패치만 하겠다고 공언한 개발진들의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 적어도 모든 일이 끝나고 혼란기마저 끝날 때까지 타 게임 유저가 껴들 일은 없다고 후바로도 생각하고 있었다.


“바지 사장처럼 하려고 하나?”

“그럴 수도 있을 거고요.”


가능성은 여러가지였다. 쌍둥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실세가 되는 방법은 가장 첫번째로 생각 해볼 수 있는 가능성에 불과 했다.


“그 쪽도 연합 만드려고 하나?”

“그건 아닐 걸요.”

“그렇지?”


거대 길드들과 연합이 에르원 왕국 공격에 거의 모든 것을 올인하고 있는 이 때, 사실 성을 공격한다면 별 피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들이 왜 먹지 못하고 있는가. 그것은 그 후에 시작 될 일반 유저들의 여론 공세를 아무리 거대 길드라고 해도 막을 여력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안 좋아 지면 에르원 왕국의 멸망 후에 그 길드들이 다음 멸망의 수순을 탈 것이다.


“그러면 역시 미리 조율 하는 거겠죠?”

“이미 그놈들은 어느 정도 합의를 봤을 텐데...”


에르원 왕국이 멸망하고 열기가 식어진 후 본격적으로 공에 따라 상을 줄 때 벌어질 연합 내부의 길드 사이의 갈등과 정치싸움. 그리고 그런 갈등들이 터지면 커뮤니티와 일반 유저들은 실망 할 것이다. 그 후에 거대 길드들이 낼름 성을 점령해서 받아 먹고 갈라진 여론은 그들을 심판하지 못한다. 그것이 그들 입장에서 베스트. 그리고 충분히 노릴 수 있는 방안.


“확실히 주의 하도록 해. 일단 어디 성을 노리는 건지부터 명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로아님에게 보고를 따로 할까요?”


이쪽 관련 일은 어디까지나 로아가 후바로에게 모든 권한을 맡긴 상태다. 그럼에도 중대한 사안이면 따로 보고를 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아니 괜찮아. 바오워 성 공략도 쉽지 않을 텐데 생각을 늘릴 수는 없지.”


아무리 많은 인원이 참가 한다고 해도 개발진에서는 ‘절대로 쉽게 뚫게 해주지 않겠다.’ 라고 공언한 만큼 빡빡하게 구상하지 않으면 실패 할 수도 있고 한 번의 실패는 다수의 유저 동원을 더 힘들게 할 것이다. 그렇기에 로아의 고민을 깊어 지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후바로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배려심이 어떤 사태를 몰고 올지 후바로는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난 이런 게임이 별로란 말이지.”


중세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미래적인 복장. 각종 총기와 SF적인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는 4명의 유저. 누가 봐도 ‘오메가 기어’ 출신들이다.


‘저쪽 게임은 이 게임이랑 궁합이 별로일텐데?’


다른 게임으로 가서 레이드나 던전을 돌아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긴 하지만 ‘오메가 기어’와 ‘룰 오브 다크에이지’는 궁합이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오메가 기어’쪽에서 ‘룰 오브 다크에이지’ 로 넘어가서 업글 할 수 있는 아이템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왜 ‘오메가 기어’ 유저들이 왜 왔는지 궁금해 하는 자들을 뒤로하고 4명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재미 없으면 석전 넌 죽었다. 진짜.”

“그건 동의한다.”

“빨리 만나고 싶네요.”

“사부님...”


광마, 리페도, 유지희, 에조나.


그들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아는 자들이 보기에는 명백히 ‘김석전쪽 인간’ 들이 이 게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고작 시작일 뿐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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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9. 전쟁준비 +2 17.11.15 1,452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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