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기억-완결후기.
끝입니다. 이 짧은 글이 근 1년 간 걸렸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연재가 길고 지루한 이 짧은 글을 끝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께 먼저 감사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진실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언젠가 친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제게는 무서웠던 어떤 사건이(물론 제이 같은 정도는 아니고, 적절하게 무서웠던 정도였습니다만) 그 친구는 아름답게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어떤 기억을 누군가와 나누다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그 분이 알고 있는 것이 완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 일만이 아닙니다.
작게는 어제 먹은 밥을 잘못 기억하는 것부터, 먼 예전에 만났던 사람에 대해 완벽하게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 이제는 이름도 기억 나지 않는 반친구들, 시간 속에서 사라진 기억들. 없어진 기억들. 잘못된 기억들.
여러분은 그의 이름을 먼저 물었습니까, 혹은 먼저 답했습니까?
여러분은 누군가와 아름다운 시간만을 보냈다고 확신하십니까?
시선과 시선의 차이에서 발생되는 기억의 차이..
예. 이 글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사실’ 이라는 것이 얼마나 진실 되게 기억할 수 있을까요? 무섭고도 무거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러하기에 글이 무섭고 무거워야 했습니다.
이전의 제 글들을 쭉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매번 글 마다 (눈치 채지 못하신 분들도 있을 만큼 적지만) 스타일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글에 맞춰서, 내용에 맞춰서 말이지요. 하지만 이번 글은 그런 변화를 많이 주다 보니 일상이 바쁜 것 이상으로 글의 진행이 더뎌지기도 했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작은 깨달음도 함께 얻었습니다. ^^;) 진행이 더뎌지는 것 만이 아니라 글에 참 많은 빈 부분이 보입니다.
이런 저런 고생을 했던 만큼 제 자신에게는 얻는 것이 많은 글이기도 했습니다만
죄송스럽게도 여러분께는 큰 즐거움을 드리지는 못한 것 같군요.
그럼에도,
제이와 쥬베브의 여행길에 동참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라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글은 좀더 나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Girdap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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