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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만능 B급 회귀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무선악
작품등록일 :
2019.07.08 21:18
최근연재일 :
2019.08.01 20:0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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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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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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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대혼란 (3)

DUMMY

< 1화. 대혼란 (3) >


정시현의 스테이터스에서 주목할 만 한 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빌리티인 생명력 부여, 하나는 성향.

어빌리티는 다른 말로 퍼스널 어빌리티, 소울 스킬 등으로 불렸다.

퍼스널이 개인, 소울이 영혼이란 뜻이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마다 다르게 부여되는 스킬이다.

한 개만 가진 사람도 있고, 여러 개를 보유한 사람도 있다.

비교적 흔한 어빌리티도 있고 그 반대도 있는 등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확실한 건 누구나 어빌리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좋든 구리든.

어빌리티인지 그냥 스킬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등급이 붙지 않는 스킬이 바로 어빌리티지.'


모든 스킬에는 등급이 있었다. 등급이란 당연히 현재 스킬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스킬을 쓰면 숙련치를 쌓을 수 있었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등급이 올라가는 식이었다.

헌데 어빌리티엔 등급이 없었다.


'그렇다고 어빌리티 스킬이 강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저 등급이 없기에 수치상으로 알 수만 없을 뿐 얼마든지 수련할 수 있었다.


'남은 건 성향인데.'


지금껏 시스템에서 성향이란 걸 본 적은 없지만 대충 알 수 있었다.


'아마 도덕이나 윤리를 수치화 한 거겠지.'


성향이 선이란 건 적어도 나쁜 놈은 아니라는 소리다.


'일단은 데리고 다녀볼까. 괜찮은 놈인지는 지켜보면 알겠지.'


자신을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자 정시현이 슬슬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저, 저기······.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 과자 부스러기가 좀 붙어있긴 하네."


서치율은 대강 둘러대곤 편의점에 널린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정시현은 서치율을 보며 눈에 띄게 당황했다.


"어··· 이거 절도 아닌가요?"

"걱정 마. 잡으러 올 사람도 없거든."

"그게 아니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서치율의 태도에 정시현은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서치율은 정시현을 보고 피식 웃더니 삼각김밥 하나를 집어서 던졌다.


"좀비한테 죽을 뻔하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그치만 나중에 편의점 주인이 따지면 어떻게 해요?"


정시현은 우물쭈물 하면서도 삼각김밥을 조심스레 뜯어서 입에 넣었다.


"시스템 살펴봤지? 특히 상점."

"네. 뭔지 몰라도 되게 많이 팔더라고요."

"그럼 딱 감이 오잖아? 밖에 있는 좀비들이 끝일 거 같아?"


정시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 좀비가 끝이 아니면요?"

"분명 더 센 놈들이 마구 튀어나오겠지."

"총이 있잖아요. 탱크도 있고··· 저, 전투기도 있고! 미사일이라도 쏘면······."


정시현 스스로도 말하면서 뭔가 확신이 없어 보였다.


"아까부터 너무 조용하다는 생각 안 들어? 이 정도면 국가 비상사태인데 군대는 소식이 없고 경찰도 코빼기도 안 보이고.

"느, 늦게라도 오지 않을까요?"

"아까 전에 설명했듯이 모든 자동차가 멈췄어. 탱크랑 전투기도 같은 꼴일 가능성이 크지."


서치율은 또다시 허리를 숙여서 뭔가를 집은 뒤 정시현에게 내밀었다.


"크림치즈 좋아해? 난 이거 비싸서 자주 못 사먹었거든."

"좋아는 하는데······."

"지금 많이 먹어두고 이제부턴 정신 똑바로 차려. 망설이는 순간 죽는 거니까."


그 말에 크림치즈 포장을 뜯던 정시현의 손이 멈칫했다.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만 생각하지도 말고. 네가 말한 것처럼 꼭 게임 같잖아? 열심히 레벨업해서 강해지면 되지."

"네. 저 꼭 강해져서 형한테 갚을게요."


정시현이 다시 기운을 찾은 듯 했다.


"그거 꼭 따라다니겠다는 거처럼 들리네?"

"어··· 그럼 안 될까요?"


눈동자를 굴리며 초조해하는 정시현을 보며 서치율은 입을 열었다.


"강해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몬스터를 많이 잡으면 되지 않을까요?"


서치율이 씨익 웃었다.


"분명 몬스터는 점점 더 강해질 거다. 좀비는 비교도 되지 않는 놈들이 많겠지."

"아······."


정시현이 두려워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래도 괜찮겠어?"


서치율은 정시현을 지그시 쳐다봤다.

마음 같아선 안전할 거라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데리고 가고 싶었다.

그만큼 어빌리티가 좋았고 몇 십 분을 버틴 근성도 괜찮았다.

서치율이 중요시하는 건 다름 아닌 주체성이었다. 본인의 자유의지가 부족한 인간은 재능이 뛰어나도 성장하지 못한다.

정시현은 어느새 혼잣말까지 중얼거릴 정도로 생각에 몰두해 있었다.


"강해진다······."


서치율은 굳이 방해하지 않고 가만히 놔뒀다.

잠시 뒤 정시현은 뭔가 결연한 표정으로 서치율을 쳐다봤다.


"저, 강해지고 싶어요. 형만 허락한다면 따라가게 해주세요."

"좋아. 굉장히 빡셀 거다."


첫 동료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미래를 안다는 듯이 말한 건 조금 실수였지만 그 정도는 예측했다고 하면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야. 다른 사람한텐 조심해야겠군.'


정시현은 뭔가 순진한 면이 있어서 무슨 말을 해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지만 다른 사람은 아닐 것이다.


둘은 쓸 만한 물건들을 챙긴 뒤 편의점을 나섰다.

편의점을 나서기 전 정시현은 제자리에 멈추더니 죽은 알바생을 몇 초간 뚫어져라 바라봤다.

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사람이야?"

"어··· 글쎄요. 그냥··· 벌 받을 만한 사람이었어요."

"그래."


서치율은 굳이 더 캐묻지 않았다.

정시현은 어색한 웃음을 지은 뒤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렸다.


"근데 형. 인벤토리에 이렇게 조금밖에 안 들어가는 건 완전 사기 아니에요?"

"뭐 그렇지."


편의점에서 정시현은 신나서 물건을 마구 쓸어 담았다.

그게 고스란히 전부 다 인벤토리에 들어갈 줄 알았건만 웬걸.

고작 도시락 몇 개를 넣고 나니 인벤토리가 꽉 찼던 것이다.

서치율은 조용히 인벤토리를 열었다.


'나하고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인벤토리 안이 편의점 음식들로 가득 차있었다.

정시현이 한 눈 파는 사이에 재빠르게 수납한 물건들이었다.


'인벤토리 크기 늘리려고 집착할 필요가 없겠군.'


인벤토리 크기를 확장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레벨을 올리거나 특별한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물론 특별한 아이템은 얻기 힘들었다. 결론적으로 지름길이 없다는 소리다.

서치율은 현재 0레벨이니까 당연히 인벤토리가 최소 크기여야 했건만 그렇지 않았다.


'인벤토리 크기가 죽기 전 그대로일 줄이야.'


검도장에서 장비들을 수납하다가 뒤늦게 발견한 사실이었다.

인벤토리 외에도 굉장히 도움이 될 만한 게 몇 가지 더 계승되긴 했지만 이번 스테이지에선 쓸 데가 없었다.


"혹시 우리나라 개돼지 게임처럼 과금해야 인벤토리 늘어나는 거 아니에요?"


다행히 그건 아니었지만 싸우지 못하는 이들에겐 더 잔인할 수도 있었다.


"아직 어떤 방법을 써야 인벤토리 레벨을 올릴 수 있는지도 모르잖아. 너무 실망하지 마라."

"그건 그렇지만······."


가득 차있는 자신의 인벤토리와 정시현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왠지 모를 희열을 느끼는 서치율이었다.


'계속 숨길 수도 없으니 적당한 거짓말로 속여 넘겨야겠군.'


거대한 인벤토리 크기를 언제까지고 속일 순 없다. 정시현이 아무리 둔해도 같이 다니면 언젠가 눈치를 챌 것이다.

그에 대한 변명거리는 이미 생각해뒀다.


"형 근데 이제 좀 어디 가는지 말해주면 안 돼요?"

"마트로 갈 거야."

"마트요? 이미 인벤토리 꽉 찼는데 물건은 어떻게 들고 다니려고요?"


예상대로의 질문이 나왔다.

서치율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걸 말해줘도 되나······."

"형! 저 못 믿어요?"

"우리 만난 지 20분된 사이잖아."

"아··· 그건 그렇네요."


정시현은 풀이 죽어선 바닥만 쳐다보며 걸었다. 딱 서치율이 의도한 대로였다.


"너도 혹시 스킬 있냐?"

"어, 있어요. 이름이 뭐더라······."


서치율이 손바닥을 내밀어 정시현의 입을 막았다.


"잠깐만. 말하지 마. 그런 건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다."

"왜요? 말하면 큰 일 나요?"

"상점에서 파는 스킬들 못 봤냐?"

"보긴 봤죠. 스킬이 엄청 많던데요."


서치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되게 다양하지만 정리해서 보면 단순해. 먼저 계열은 네 가지 계열로 나뉘지. 전투, 마법, 생산, 생활."

"와··· 형 벌써 그렇게까지 분석했어요? 대단하다."


서치율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발동 방법에 따라서 세 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지. 마스터리, 액티브, 패시브."

"게임이랑 똑같아서 이해하기 쉽네요. 어··· 근데 한 가지가 빠진 거 아니에요?"

"그래. 어빌리티가 빠졌지."

"와. 형 진짜 대단하다."


정시현은 참 감탄시키기 쉬운 인물이었다.


"상점에선 아무리 찾아봐도 어빌리티 스킬이 없는 거 보고 이거 뭔가 있구나 하고 감이 확 오더라고."

"그렇죠. 상점에 없으니까요."

"이쯤 됐으면 당연히 알겠지만 내가 갖고 있는 스킬은 어빌리티야. 보아하니 네가 갖고 있는 것도 어빌리티 같네."

"네. 맞아요. 어디 보자. 설명이······."


다시 서치율이 정시현의 말을 막았다.


"거참. 함부로 말하지 말라니까. 딱 느낌 오잖아. 어빌리티는 함부로 밝히면 안 된다고."

"아··· 형 그래서 아까 말할까 말까 망설이던 게 어빌리티였어요?"


서치율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까 인벤토리도 꽉 찼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했지?"

"그럼 혹시?"

"맞아. 내 어빌리티 스킬은 인벤토리랑 관련 있는 거다."


그 말을 들은 정시현은 화들짝 놀랐다.


"어? 저한테는 함부로 말하지 말라면서요."

"그건 그런데, 얘기 좀 해보니까 말해도 괜찮을 거 같더라고. 딱히 나쁜 놈 같지도 않고."

"와, 제가 그렇게 믿을 만 해요?"

"그것보다는 어차피 같이 다니다 보면 금방 들킬 거 같아서."

"에이. 그래도 직접 말하는 건 다르죠. 이야. 내가 좀 신뢰를 주는 타입인가 보네."


서치율은 들뜬 기분으로 걸어가는 정시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아주 자연스럽게 넘어가는군.'


정시현은 굉장히 다루기 쉬운 타입이었다.

과정은 아주 간단했다.

먼저 정시현을 조금 서운하게 만든다.

그 다음에 어빌리티를 왜 밝히면 안 되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마무리로 너니까 알려준다는 식으로 가짜 어빌리티를 밝히면 끝.


'인벤토리 관련 어빌리티는 실제로 있는 거니까 나중에 들킬 염려도 없지.'


인벤토리를 늘려주는 어빌리티는 초반 생존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갈수록 쓸모없지만.'


나중에 인벤토리 크기를 들킬 바에는 미리 밝히는 게 나았다. 덤으로 신뢰까지 얻었으니 일석이조다.

서치율은 사람 다루는 솜씨도 좋았다.


"그나저나 이제 곧 시작할 거 같은데."

"뭐가요?"

"메시지 안 봤냐?"

"무슨······."


서치율이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입을 뗀 순간이었다.


[스테이지 0, 종료합니다.]

[스테이지 1,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네크로맨서 이볼크는 사악한 존재입니다.

이볼크는 어느 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마을에 저주를 내렸고 누구도 나갈 수 없도록 봉인했습니다.

당신이 살아날 길은 하나입니다. 이볼크의 저주를 파훼하고 죽은 자들로부터 마을을 되찾으십시오. 주의하세요. 저주는 시간이 갈수록 강해집니다.]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

[불가능]


스테이지 0이 끝남과 동시에 스테이지 1을 시작한다는 메시지였다.


"파티 설명에서 말한 난이도가 이거였네요. 형 우리 무슨 난이도로 할 거에요?"


월드 시스템에는 파티 기능이 있었다.

흔히 게임에서 나오는 파티랑 똑같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파티원들의 난이도는 파티장이 선택한 대로 따라간다는 것이다.

물론 파티장은 서치율이었다.


"무슨 난이도긴. 그거야 당연히 처음부터 정해뒀지."

"역시 어려움이죠? 목숨 걸고 강해지려면 그 정도는 해야죠."


지난 생에서 이미 한 번 실패했다.

강해지기 위해선 상상 이상의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

서치율은 말없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니. 우리는 불가능 난이도로 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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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6화. 개미지옥 (3) 19.07.25 473 4 12쪽
18 6화. 개미지옥 (2) +1 19.07.24 538 9 13쪽
17 6화. 개미지옥 (1) 19.07.23 569 10 12쪽
16 5화. 늑대와 함께 춤을 (4) +3 19.07.22 587 13 12쪽
15 5화. 늑대와 함께 춤을 (3) +2 19.07.21 604 11 13쪽
14 5화. 늑대와 함께 춤을 (2) 19.07.20 620 8 12쪽
13 5화. 늑대와 함께 춤을 (1) 19.07.19 670 10 12쪽
12 4화. 복수귀 (2) 19.07.18 667 10 12쪽
11 4화. 복수귀 (1) 19.07.17 716 11 13쪽
10 3화. 공동묘지 (2) 19.07.16 744 13 14쪽
9 3화. 공동묘지 (1) 19.07.15 774 15 14쪽
8 2화. 저주의 보옥 (4) 19.07.14 825 13 12쪽
7 2화. 저주의 보옥 (3) +1 19.07.13 841 15 12쪽
6 2화. 저주의 보옥 (2) +1 19.07.12 900 18 13쪽
5 2화. 저주의 보옥 (1) 19.07.11 1,001 19 14쪽
» 1화. 대혼란 (3) +1 19.07.10 1,109 21 12쪽
3 1화. 대혼란 (2) 19.07.09 1,275 21 13쪽
2 1화. 대혼란 (1) +2 19.07.08 1,551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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