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조회수 :
80,799
추천수 :
1,566
글자수 :
1,933,298

작성
23.07.18 21:00
조회
279
추천
7
글자
17쪽

121화. 흔적을 뒤쫓다.

DUMMY

한준이 오랜만에 목욕 같은 샤워를 하고나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조금 길은 머리카락은 너덜거리는 배낭의 겉가죽을 잘라서 머리끈으로 묶어서 꽁지머리를 하니, 한준자신이 보기에도 점차 성령 누나를 닮아가는 것 같았다.

생각난 김에 전에 입었던 내의도 물에 빨아서 나뭇가지위에 널어놓고 조그만 호수가의 바위에 걸터앉아서 식사까지 하고 가기로 했다.


‘평화롭구나..항상 이곳을 지나쳐가다가, 가까이에 이렇게 괜찮은 곳이 있는 줄도 몰랐어..’

한준이 눈을 감고 이곳에 오두막을 짓고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지구가 어떻게 되든지 옆에 성령 누나만 있어 준다면, 더 이상의 욕심도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시간의 덧없는 공상에 빠져서 미소를 짓고 있던 한준이 정신을 차리려는 듯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의 햇살아래 바짝 마른 내의를 배낭에 수납을 하고, 한준이 평화로운 호수가를 한 번 더 둘러보고는 고개 마루를 넘기 위해 빠르게 달려갔다.


‘지금 웜홀로 나가본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더 망가지고 희망 없는 현실만 보게 되겠지..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예전에 누나가 만들어 두었던 나무위의 오두막까지 도착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한준이 늦은 오후에 관악산 웜홀로 통하는 경계막을 언덕 위에서 잠시 보고나서, 미련 없이 그대로 태백산의 웜홀 방향으로 바로 달려갔다.


‘이제부터 산맥을 타고 가면서 악한 고리를 찾아내야 하는데...정말 막막하구나.’

한준이 들은 정보로는 태백산 웜홀과 그 다음 웜홀의 중간 정도 지점에서 올라간다는 정보밖에는 들은 게 없었다.

한준이 태백산 웜홀 부근에서 일주일째 산 사면을 비스듬히 타고 오르며 아스라이 떨어진 크레이터의 대산맥을 올려다보았지만, 아직 그 차이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이 정도 높이에서는 감을 못 잡겠어..중간 정도의 속도로 탐색하면서 왔으니, 대략 이 정도면 태백산 웜홀과 몽골 웜홀 사이가 되지 싶은데..설원지대까지 올라가 봐야 그 차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한준이 구름이 걸쳐져 있는 대산맥의 설산 지대를 올려다보며, 본격적인 산행을 결심하고 이제까지 올라온 커다란 바위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한준이 서있는 지대도 제법 높은 지대인지 이곳만 해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식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었다.

‘여기부터는 올라갈수록 과일도 없을 것 같으니, 사냥을 자주 하면서 훈제고기라도 넉넉히 만들면서 가야겠지.. 사막에서 채취한 호두열매는 말 그대로 비상식량이니 최대한 아껴야 될 거고..’


멀리서 봤을 때의 대산맥은 깎아지른 듯 높다랗게만 보였으나, 한준이 막상 산맥 안으로 들어와서 보니 전반적으로 오름새가 많은 지형이라는 것의 차이만 있을 뿐, 이곳자체도 구릉지대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완만한 지대로 느껴졌다.

‘워낙 거대한 산맥이라서 그런지, 실제로 안에서 느껴보니 이곳도 이곳 나름대로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한준이 토끼마수 세 마리를 사냥해서 훈제용으로 도축을 한 뒤에, 훈제가 완성 될 때까지 바위에 앉아서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는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눈도 날리겠지...산지라서 그런지 확실히 크레이터 내부보다 계절이 바뀌어 나가는 속도가 빠른 것 같아..’


한준의 기감에 이곳으로 마수가 다가오는 기척이 조금씩 느껴졌다.

한준이 파동의 기감을 확장시켜보자, 중형급 정도의 익숙한 형체가 느껴졌다.

‘하필이면 훈제를 만드는 와중에 마수가 나오다니..기감으로 보아 트롤 같은데..토끼고기 냄새를 맡고 오는 건가..’

한준이 바위에 그대로 걸터앉아서 조금 더 기다려보자, 낙엽을 밟는 소리가 들리면서 풀숲에서 트롤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천천히 걸어 나오는 게 보였다.


트롤이 자신을 보고도 자기보다 몸체도 작아 보이는 놈이 별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대로 있자, 자존심이 상하는 듯 낮게 그르렁거리며 트롤 특유의 유유자적한 걸음으로 한준을 향해서 다가왔다.

한준이 훈제고기를 지키는 것처럼 모닥불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구덩이 앞에 서서 조용히 칼을 뽑아들었다.


트롤은 몇 번째나 되는 자신의 갑작스런 공격을 피해 나가면서, 뾰족한 뼈 같은 걸로 자신의 몸에 몇 번이나 구멍을 내면서 빠르게 빠져나가는 이 조그만 놈이 도대체 왜 잡히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준이 시간감속을 다섯 번째로 사용하면서, 이번에도 트롤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빠르게 옆으로 빠져나갔다.

‘트롤이 공격하는 구간이 길어서 나름대로 시간감속을 훈련하는 데는 제격이네...’

한준이 트롤을 찌르고 나서 다시 거리를 벌리면서, 그 사이에 어지러움을 어느 정도까지 느끼고 얼마나 시간감속의 효과를 할 수 있을지, 트롤을 시험대상으로 삼는 바람에 트롤의 수명이 조금 더 길어지게 되었다.


‘연속으로 실행할 때만 삼십여 초 정도 어지러움이 심하게 오는구나...인터발만 충분하면 계속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고..’

다람쥐처럼 계속 빠져나가는 한준에게 분노한 트롤이 쇠스랑같이 긴 발톱으로 한준을 잡아서 분질러 버릴 것처럼 갑자기 뛰쳐나왔지만, 한준 또한 더 이상의 시험은 무의미한 것 같아서 공간이동 한 것처럼 뒤로 뛰어오른 한준이 뒤쪽으로 베어나가자 트롤의 목이 깨끗하게 달아나 버렸다.


한준이 훈제한 고기를 배낭에 갈무리를 하고나서, 눈 덮힌 위쪽의 산봉우리를 향해서 오후의 잔광을 등에 맞으며 빠르게 걸어 올라갔다.

‘이제 트롤도 나오기 시작하는 걸 보니, 지금 부터는 중대형 마수들의 영역으로 서서히 바뀌겠어..’


한준이 트롤을 만나고 열흘 이상을 더 올라왔으니, 산맥에 접어든 지가 벌써 보름은 훨씬 넘은 것 같았다.

중앙탐사를 기준으로 하면 웜홀에서 절벽의 동굴거주지까지의 거리가 되는 정도이지 싶지만, 기후의 변화는 그보다 더 심하게 변하는 것 같았다.

‘이제 완전히 겨울로 접어든 모양새야..다행히 눈은 그리 많이 오지 않는 모양이네..’

산위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눈 알갱이들이 쓸려가서 그런지 골짜기를 제외하고는 눈은 그리 많이 쌓여있지 않았지만, 한준이 깎아지른 바위 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한겨울의 황량한 대지가 아스라이 펼쳐져 있었다.


한준이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다가 건너편에 솟아나 있는 바위벽에 뭔가 다른 이상을 느끼고 집중을 하고 자세히 보자, 오러로 깎아낸 화살표의 모양이었다.

‘일차 탐사팀이 저기로 지나갔었구나..그래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올라온 셈이네..’


화살표 표시가 새겨진 바위벽까지 가려면, 한준이 가는 길의 방향을 돌려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이었지만, 무인도에서 배를 만난 것보다 더 반가운 마음이었다.

골짜기에 쌓인 눈을 피해서 아래로 더 멀리 돌아가야 했지만, 그 동안 막연하게 산맥을 올라갔던 한준에게는 이제 부터의 탐사는 한결 쉬워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바위벽에 새겨진 화살표는 단순하게 새겨져 있었지만, 고속도로 표지판처럼 알기 쉽게 가야할 방향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었다.

‘만약을 위해서 이차 탐사팀이 찾기 쉽도록 이렇게 표시를 해 둔 모양이네...그러면 이렇게 표시만 따라가면 그 다음 표지석도 나올 수 있겠어...’

한준이 표지석 아래를 내려다보니, 주변이 탁 트여서 방향만 잘 잡고 온다면, 어디에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면서 식사라도 하고 가기로 하고, 배낭에서 훈제고기를 꺼내었다.


‘훈제고기도 미리 더 준비를 하고 가야겠어...이제 갈수록 토끼마수의 고기도 구하가 힘들 것 같은데..정 안 되면 중대형 마수의 고기라도 먹어야 되겠지...’

식사를 마친 한준이 다른 표시가 더 없는지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았다.

일차 탐사팀도 여기까지는 별다른 사고 없이 왔지 싶었다.


‘오러 마스터 네 명이면, 대형 마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에야 위험할 것도 없겠지..’

한준이 바라보는 이 표시석 다음부터의 여정이 그런 대형마수들이 출몰하는 길이 아닐까 싶었다.


표시석이 가리키는 열한시 방향으로 보름 정도를 한준이 계속 산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그동안 계속 산을 타고 가면서, 먼저 올라갔던 일차 탐사팀의 흔적을 간간히 보곤 했지만, 이번에도 올라가는 방향에 커다란 나무가 허리높이 정도로 잘려가서 넘어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루 이틀 간격으로 나무를 잘라서 표시를 해 놓고, 필요하면 다시 나아가는 방향표시도 해 두어서, 다음 사람이 찾아가기 쉽게 해 두었어..각자 출발 한지가 서너 달은 넘었으니, 지금쯤이면 산맥의 정상은 넘지 않았을까..물론 성공을 했을 때의 이야기겠지만...’


한준이 오러로 잘라낸 나무의 단면에 새겨진 방향표시를 다시 확인하고 나서, 가야할 방향으로 감지의 파동을 펼치면서 사전 경계를 해보니 익숙한 마수의 기감이 포착되었다.

‘이백여 미터 정도는 되겠는데..오우거 정도면 우회할 것도 없겠지..괜히 우회하다가 방향을 놓치는 게 더 피곤한 일이니..’


한준의 생각대로 바위 돌들이 산위에서 쏟아져 내려 온 것 같은 암석지대로 들어서자, 오우거도 한준의 기색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한준이 걸어오는 방향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저놈이 나를 보는 게..꼭 식사거리의 재료를 쳐다보는 느낌이네...크레이터의 오우거와 달리, 가죽이 은색에 가까운 놈인데..조금 특이한 변종인가..몸체도 조금 더 큰 것 같고.. ’

그 동안 보았던 오우거와는 다른 모습이라, 한준도 방심하지 못하고 먼저 본스워드를 조용히 빼들고 놈의 공격을 대비했다.


은색의 털가죽으로 인해서 유난히 더 붉은색으로 보이는 오우거의 흉폭한 붉은 눈이 한준이 들고 있는 본스워드를 감아 도는 오러의 푸른빛을 보고나서는 경시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바로 옆에 서있는 나뭇가지를 우악스런 힘으로 부러뜨려서 몽둥이처럼 들고 한준에게 달려왔다.


오우거가 비스듬히 휘두르는 한준의 키만큼 굵은 나뭇가지가 한준의 머리부터 부수려는 것처럼 내려오는 순간, 한준의 신형이 마치 공간 이동한 것처럼 오우거의 팔 밑으로 빠져나가며 오우거의 한 쪽 다리를 깔끔하게 베어내자, 슬로우 비디오처럼 오우거가 비스듬히 넘어지기 시작했다.

아마 오우거 자신도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을 것 이다.


한준이 시간감속이 서서히 풀어지는 것을 보면서, 쓰러지고 있는 오우거의 뒤로 돌아서 오우거가 넘어지는 반대방향으로 다시 한 번 오러의 칼날을 베어가자,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면서 오우거가 쓰러지는 소리와 함께 목도 같이 얼어붙은 땅바닥으로 같이 떨어졌다.


한준이 목이 잘린 채 넘어져 있는 오우거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칼을 들고 다시 다가 섰다.

‘마핵은 당연히 채취해야 되겠지만, 이놈의 가죽도 희귀한 것 같으니 가죽도 벗겨가야 되겠어...산맥을 무사히 넘어갈지는 모르겠지만 가져간다면 쓸 일이야 많겠지..’


한준이 일자로 길게 오우거의 목에서부터 아래로 내장이 잘리지 않게 조심해서 가죽을 잘라낸 다음 도축용으로 쓸 나이프로 바꾸어서 먼저 심장 부근의 마핵을 조심히 떼어 내었다.

생각했던 대로 일반적인 오우거의 마핵 보다는 조금 더 큰 크기였다.

마핵을 챙겨 놓고 나서 꼼꼼히 오우거의 가죽을 벗겨 가는 걸 직접 해보니, 예전에 동영상으로 보았던 것 보다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었다.

‘큰 놈이다 보니..시간을 더 많이 잡아먹네..’


이윽고 오우거의 가죽을 다 벗겨낸 한준이 눈발이 흩날리는 차가운 대지에 오우거의 은색 빛 가죽을 펼쳐놓고 보니, 한쪽 다리가 무릎 밑으로 잘려 나간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정도만 해도 자신의 방호복을 만들고도 남지 싶었다.

가죽을 다시 뒤집어 기름기 묻은 지방까지 깨끗이 제거하고 나니, 산중이라 그런지 날씨가 벌써 어둑해져 오기 시작했다.

햇빛이 날 때 다시 한 번 말리기로 하고, 모포처럼 둘둘만 가죽을 배낭위에 단단히 고정을 하고나서야, 오늘 밤을 보낼 숙영지를 찾기 위해서 한준이 자리를 일어섰다.


한준이 오우거의 사체가 내버려진 자리를 벗어나고 얼마 안 있어, 그동안 하늘에서 떠돌며 기회를 노리고 있던 사체청소부 새들이 잘 차려진 식사거리로 쏜살같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가는 행로에 나무라도 베어서 표시를 해두더니, 사흘째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아...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우거를 사냥하고 나서, 보름 가까이 일차 탐사팀의 뒤를 쫒아온 한준이 주변에 이상이 있는지 둘러보며 생각하고 있었다.

계속 올라가야할지 아니면 주변을 더 꼼꼼히 탐색을 해 봐야 할지 고민하는 한준의 눈에 우측에 있는 바위의 색깔이 조금 검붉은 것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나서 검게 변색 된 것 같지만..붉은 색의 피가 맞는 것 같은데.. 여기서 붉은 피라면 인간의 피 말고는 없을 건데...일행 중에서 누가 다친 것일까...’

한준이 주변의 바위 틈새를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더 이상의 흔적은 볼 수 없었다.

근처의 거대한 침엽수에 손을 대고 교감을 연결해 보아도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나무에게서도 특별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대형마수의 습격이 있었을까...도망치는 와중에 한명이 부상을 입었고..달아났다면 어느 쪽으로 갔을까..’

이제껏 잘 따라가던 흔적이 갑자기 증발한 것처럼 사라지면서, 이 거대한 산맥에서 한준 혼자 갑자기 미아가 된 기분을 느꼈다.


‘어쩔 수 없지..새로운 흔적이 나올 때까지는 계속 올라가 볼 수밖에..’

위로 올라 갈수록 바람에 흩날리던 눈들이 바닥에 빙판처럼 얼어붙어 있어서, 가파른 바위를 오를 때에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올라야 했다.


한준이 가파른 바위 위에 올라서자 갑자기 널찍한 평지처럼 변한 설원의 모습이 한준의 눈앞으로 탁 트여서 나왔다.

얼음처럼 쌓인 눈밭을 걸어가던 한준이 내 딛던 발을 멈추고 눈밭에 찍혀있는 발자국 모양들을 세심히 살펴보았다.

‘사람들의 발자국과 뒤섞여 있지만..그 뒤에 따라오면서 나중에 그 위에 찍혀있어..어떤 마수일까..’

한준이 발자국이 시작된 방향을 찾기 위해 주변으로 넓혀서 탐색해 보자, 좌측 편 침엽수림 지대로부터 발자국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처럼 보였다.


‘..좌측의 수림지대에서 빠져나온 탐사팀을 마수 한마리가 뒤 쫒아 가는 상황인가...마수의 발자국 크기가 같은 걸 보면 한 마리밖에 없는 것 같은데...발자국의 보폭을 보면 몸체가 이미터정도는 넘을까.. 우림에서 보았던 그런 대형마수의 사이즈는 아닌 것 같은데, 이놈도 흑룡처럼 등급을 초월하는 괴물일까..’


탐사팀의 일행 중 한명이 다친 곳에서, 일주일 정도를 곧장 위로 올라 왔었는데, 탐사팀은 뭔가에 쫒겨서 숲으로 도망을 쳤다가, 이쪽으로 다시 빠져 나온 것 같았다.

이제부터 최대한도의 경계심을 가지고 이 흔적을 쫒아야 할 것 같았다.

한준이 배낭을 한번 추스르고 나서, 마수의 발자국이 향하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한준이 발자국을 쫒아서 따라 온지 하루 만에 도착한 황량한 이곳에서 오러 마스터의 배낭과 방호복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바닥에 갈기갈기 찢어져 해체되어 주변에 늘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검붉은 색깔에 물들어 점점이 흩어진 시신과 피의 흔적들이 여기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명이 먼저 희생 된 것일까...도망치는 오러 마스터들을 어떻게 이 정도로 집요하게 괴롭히면서 죽일 수 있을까...’


이번에는 반나절도 못가서, 두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바닥에는 두 자루의 칼까지 회수되지 못하고 떨어져 있었고, 그 중의 한 자루는 반 토막까지 나 있었다.

‘강 대장은 아직은 무사한 것 같아...강 대장이 들고 있었던, 거대한 코쿠리같이 생긴 그 칼은 보이지 않아..’

한준이 바닥에 떨어진 온전한 칼을 집어서 손에 잡아보니, 한준 자신의의 칼처럼 코팅이 되어있었고 상태 또한 자신의 본스워드보다 괜찮아 보였다.

한준이 주인을 잃은 칼을 배낭에 예비용으로 수납을 하고나서, 설원에서 다시 침엽수림으로 이어지고 있는 흔적을 따라서 걸음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말의 경계를 걷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8 128화. 프롤케로 향해서(2) 23.07.21 264 5 17쪽
127 127화. 프롤케로 향해서(1) 23.07.21 265 4 16쪽
126 126화. 루한 23.07.20 270 5 16쪽
125 125화. 뜻밖의 조우 +1 23.07.20 264 5 16쪽
124 124화. 대산맥을 넘어서 23.07.19 272 7 18쪽
123 123화. 마지막 관문 23.07.19 271 8 16쪽
122 122화. 두 번째 흑룡 23.07.18 278 7 16쪽
» 121화. 흔적을 뒤쫓다. 23.07.18 279 7 17쪽
120 120화. 대산맥으로 23.07.17 276 6 16쪽
119 119화. 흑룡을 추적하다. 23.07.17 274 6 16쪽
118 118화. 돌아가는 길 23.07.16 272 6 16쪽
117 117화. 오러 각성 23.07.16 288 8 16쪽
116 116화. 계속되는 위기 23.07.15 286 5 15쪽
115 115화. 이별 23.07.15 270 6 16쪽
114 114화. 흑룡 23.07.14 276 5 15쪽
113 113화. 아나콘의 마핵 23.07.14 276 6 15쪽
112 112화. 리나를 보내고 23.07.13 269 5 15쪽
111 111화. 리나의 위기 23.07.13 271 5 16쪽
110 110화. 우중의 전투 23.07.12 275 5 15쪽
109 109화. 우림지대 23.07.12 276 5 16쪽
108 108화. 해답을 찿아서 23.07.11 274 5 16쪽
107 107화. 화이트 홀의 여정을 시작하다. 23.07.11 277 6 14쪽
106 106화.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23.07.10 275 7 16쪽
105 105화. 카트리나 클라인 23.07.10 281 6 16쪽
104 104화. 제인의 분노 +1 23.07.09 294 6 15쪽
103 103화. 나의 선택 23.07.09 283 6 15쪽
102 102화. 두 가지 선택 23.07.08 287 5 14쪽
101 101화. 도전의 가망성 23.07.08 291 6 14쪽
100 100화. 지구차원의 위기 23.07.07 290 6 16쪽
99 99화. 위기 23.07.07 279 4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