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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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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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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03
추천수 :
1,566
글자수 :
1,933,298

작성
23.09.04 22:00
조회
221
추천
6
글자
18쪽

218화. 기사단을 만들다.

DUMMY

루한에게서 강열한 살기가 퍼져 나오면서, 루한의 주변을 둘러싼 마르칸의 기사와 병사들이 날뛰는 기마들을 수습하며 주춤거리고 있을 때, 루한이 손에 든 창을 내 버리듯이 죽어버린 수석기사의 머리에 창을 꽂아 넣어 버리자, 그 무심한 잔혹함을 목도한 마르칸의 병사들이 지휘관의 복수보다는 공포감을 느끼며 공격도 못하고 도망도 못가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루한을 경계만 하고 있었다.

‘아직 달아날 정도까지는 아닌걸 보니, 아직 멀었다는 말이겠지...’

루한의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멀찍이 둘러싸서 창칼을 내 뻗은 채 대치하고 있는 기사들과 병사들을 차가운 눈길로 둘러보며 루한이 칼을 빼들었다.


‘기사들이 어리석은 것인가...아니면 마스터와의 대적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차라리 말들을 버리고 내려서서 대적하는 편이 그나마 나을 것인데...’

다시 한 번 강열한 살기가 주변으로 퍼져나가자, 포식자의 살기를 먼저 감지한 예민한 말들이 루한으로부터 더 멀어지려고 몸을 돌리고 도망치려고 하면서, 전장이 다시 한 번 어지러이 엉키지 시작했다.


서너 명의 기사들이 모여 있는 방향으로 미끄러지듯이 순식간에 다가선 루한이 발을 박차고 하늘높이 뛰어오르며 이십이 식의 쾌도식을 풀어나가자, 기사와 병사들을 불문하고 목과 몸통이 잘려나가면서 또 다시 공포의 살육이 한바탕 펼쳐지면서 중앙에 위치한 방어선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마르칸의 중앙 진형이 루한에 의해 잔혹한 살육의 난장판으로 변해가고 있을 때에 테라의 기사들까지 속속 도착해서 전의를 상실한 마르칸의 기병들을 쓸어나가자, 포위협공을 위해 마르칸의 좌익과 우익을 달리던 기병들이 더 이상의 포위가 무의미한 것을 깨달았는지 말을 되돌려서 후방으로 후퇴하면서, 마르칸의 중앙 진형은 아무른 도움도 받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살육당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후퇴를 하고 있던 좌우의 기병들이 모여든 후방의 진형에서 누군가가 나서서 새로운 명령을 내리는 소리가 루한에게 들려왔다.

“좌익과 우익의 이 연대는 후위로 돌아 나와서 이쪽으로 결집하라!!”


‘저놈이 그 다음의 지휘관인가..나머지 반이라도 살리는 쪽으로 작전을 변경할지 지켜보마.. 후퇴를 한들 어차피 네놈들이 돌아갈 곳은 네르가가 있는 본진이겠지...’

루한이 새로운 목표물을 눈여겨 보고나서, 주인을 잃은 말에 올라 칼날에 오러를 두르고 소리쳤다.

“걸리는 놈들은 그대로 압살하고 돌파하라!! 우리의 목표는 네르가의 목이다!!”


붉은 피로 물들어서 더 새빨갛게 보이는 붉은 전포를 휘날리는 공포의 마스터가 기세를 불어넣어 소리를 치자, 살아남은 칠백 기 정도의 기병들이 두려운 눈빛으로 루한을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테라의 기병들은 솟구치는 흥분과 사기로 계곡을 치고 흐르는 흙탕물처럼 그런 마라칸의 병사들을 덮쳐가며 소리를 질렀다.

“대공을 따라라!!... 네르가를 잡으러 가자!!..”


마르칸의 주변 속령인 파르카다에서 기사 세 명과 사백기의 기병들을 이끌고 온 헤로트가 마라칸의 일 연대를 학살하고 있는 테라의 기병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사람이 쥬신의 대공인가.....공포의 전장이라고 불린다더니...’


마라칸 본성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휘관을 맡았던 포노샤르가 일찌감치 공포의 마스터가 휘두른 창대에 두 쪽으로 갈라져 죽어버리고, 그 주위에 있었던 마라칸의 기사들까지도 같이 휩쓸려 죽어 버리는 것을 보면서 우익으로 달리고 있었던 파르카다의 기병대는 그 전력을 아직은 온전하게 지키고 있었지만, 이제 얼마 후면 자신들의 차례도 다가올 것이라고 직감하고 있었다.

삼십대 중반에 벌써 마르칸의 인근에서는 제법 강하다고 소문난 자신이었지만, 인간을 초월한 듯한 루한의 모습을 목격하고 난 지금은 단지 자신이 데려온 기병들과 더불어 이 전장에서 온전히 살아서 나가겠다는 일념 밖에 없었다.

‘...파르카다의 성을 타고난 내가... 아무 명분도 없이 네르가 마르칸을 위해서 죽어야 한다는 말인가..오히려 두 대공의 격문을 읽고 동감을 했던 내가 아닌가...’


오러의 칼날에 갈라지고 있는 마르칸의 병사들을 이를 악물고 바라보며 다시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자, 기사 누카르가 기병들을 정열하고 있다가 그런 헤로트와 눈을 마주쳤다.

“헤로트님...이대로 계시면 일연대의 방진은 금세 깨지고 말 것입니다!!...지금이라도 후퇴를 하는 것이..“

파르카다의 기사 누카르가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사백기의 파르카다 기병들을 지휘하면서 말했다.


‘서둘러야 해...좌익을 맡았던 모테사르가 내 말을 따르지 않더라도, 파르카다를 보존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형님이 마르칸의 본진에 있지만, 다행히 아버님은 아직 파르카다에 머물러 있으니...’

헤로트가 좌익을 맡고 있었던 나오야크의 수석기사 모테사르에게 말을 달려가서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모테사르경!.. 우리와 같은 속령이었던 도베인은 벌써 항복했다고 하오! 우리 속령들이 마르칸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명분이 뭐가 있겠소...나 헤로트 파르카다는 쥬신의 마스터에게 투항하겠소...”

헤로트가 빠르게 말을 하고 전방에 위치한 마르칸의 기병들을 쳐다보니, 벌써 일 연대의 반수는 흩어져가고 나머지 기병들은 달아나지도 못하고 쥬신의 대공과 테라의 기병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고 있었다.


좌우 날개를 담당했던 속령 파르카다와 나오야크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이 연대는 그나마 전력을 보존한 채 헤로트 주변으로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는 형국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테라의 기병들과 함께 저 무시무시한 선혈의 마스터가 이쪽으로 치고 올 것이었다.

“..처음부터 우리 나오야크는 마르칸에 굴종하지 않았소이다...우리 영주께서도 지금 이 자리에 계셨다면, 나의 선택과 같았을 것이오...지금부터 나오야크는 파르카다와 같이 하겠소!!”

모테사르가 자신의 키처럼 큰 장창을 어깨 뒤로 두르고, 실핏줄이 터졌는지 붉게 달아오른 눈으로 헤로트를 보고 말했다.


“누카르...우리는 후퇴도 전투도 하지 않는다...모테사르 경과 같이 군사들에게 창을 내리고 진형만 정돈하라고 하라!.....쥬신의 대공께는 내가 말할 것이다!...”

칠백여기에 달하는 파르카다와 나오야크의 기병들을 정돈하는 모테사르를 포함한 여섯 명의 기사들을 바라보고 나서 헤로트가 말에서 내렸다.


마르칸의 기병들이 채 준비도 마치지 못하고 루한의 칼에 잘려나가고, 좌우로 분개하면서 덮쳐오는 테라의 기병들에게 사과껍질이 도려 나가듯이 병력이 깎여나가자, 죽음의 공포를 견디지 못한 후위의 기병들이 말머리를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놈들은 놔두고.. 남은 병력들을 포위 섬멸하라!!”

테라의 기사들이 남아있던 마르칸의 사백여기 기병들을 더 빠른 속도로 죽여 나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나머지 기병들이 창을 내던지며 항복을 부르짖으며 목숨을 구걸했다.


마르칸의 방진을 종진하면서 걸리는 족족 기병들을 베어나가던 루한이 말에서 끌려 내리는 마르칸의 기병들을 보고는 테라의 기사단에게 소리쳤다.

“삼개 대대는 포로들을 감시하고.. 나머지는 나를 따르라!”

여태껏 루한이 베어버린 마르칸의 기사가 다섯은 될 것이고, 테라의 기사들에게도 한두 명이 더 죽었는지 더 이상의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심각한 타격을 준 것 같군...이제 저 쪽에 남은 진형만 깨면 되는 것인가...그런데 왜 아직 후퇴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거지...항복할 생각인가..’


루한이 테라의 기병을 이끌고 사열방진으로 창을 내리고 있는 마르칸의 진형으로 돌아 달려가며 공격대형을 짜는 순간, 목표물의 선두에 위치하고 있던 기사 한명이 말에서 내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 자는 지휘관이 죽고 나서, 후속명령을 내렸던 기사 같은데...싸울 의사가 없다는 뜻인가...’

방어태세로 보이지 않고 루한이 다가올수록 허겁지겁 말에서 내리는 마르칸의 나머지 기사들을 바라보니, 항복의 의사를 표하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아직도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는 평원에서는 전장을 앞둔 긴장감 보다는 전투가 끝나고 살았다는 안도감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이 뒤섞인 눈빛으로 마라칸의 기병들이 두 무리로 나누어져 바닥에 꿇어앉아 석양의 노을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나누어진 두 무리의 병사들을 테라의 기병들이 말에 올라타서 항복한 마르칸의 병사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조금 떨어져서 접이식 나무 의자에 오연히 앉아있는 루한의 앞으로 일곱 명의 기사들이 머리를 조아리면서, 그들의 대표로 헤로트가 입을 열었다.

“...파르카다와 나오야크의 기사들을 대표해.. 헤로트 파르카다가 쥬신의 대공 전하께 죄를 청하옵니다...”


“그대 이름의 마지막 성이 파르카다라면...영지의 계승자인가?”


“...둘째이옵니다...형님은 지금 네르가의 본진에 같이 있으며...아버님은 다행히 아직 파르카다 영지에 머물고 계십니다...”

헤로트가 루한이 무심히 물어보는 말에 흠칫했지만, 있는 그대로 말했다.


“파르카다와 나오야크가 도베인과 더불어 속령이라고 들었다...항복의 의사는 이와 관계가 있는가?”


“그렇습니다...그 전에는 대공 전하께서도 아시다시피...페드라트 영지도 속령에 속하고 있었지만, 네르가 후작의 흉계로 역모로 몰려 멸문함으로써 마르칸에 속한 속령으로는 이제는 세 개가 남아있게 되었습니다...저희 속령들은 페다르트의 그런 최후를 보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간의 유대를 가지며 절치부심하고 있었습니다.”


“페다르트의 일은 쥬신의 수석기사로 있는 나소르 페다르트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지...그대들의 속령이 갖는 고충은 이해하고 있으나, 단지 그것만으로 그대들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노릇이지....헤로트...자네는 우리가 사방으로 포고한 격문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우연히..몇일 전에 입수하여 보았습니다...그리고 그런 대의에 동참하지 못한 저희의 운명에 낙담하고 있었습니다...만약에 저희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감히 그 대열에 동참하여 대공 전하의 뒤를 따르고 싶을 뿐이옵니다.”

헤로트가 고개를 들어 갈망의 눈빛으로 루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 속령들이 따르고 있었던 네르가 마르칸 정도는.. 상대라고 인정하기도 아까운.. 거저 스쳐가는 길목일 뿐이다...나의 진정한 적은 거대한 제국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끝까지 나와 함께 갈 수 있겠는가?...여기 있는 너희들에게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하지는 않겠다...하지만 제국을 물리치고..거기에 합당할만한 공훈이 있으면, 거기에 맞는 대가를 내릴 것이다..모든 신상필벌은 공정하게 할 것임을 마스터의 명예를 걸고 말하겠다...“


루한의 말에 부복한 기사들이 열망과 기대감으로 번지는 눈빛을 하고 고개를 올려 루한을 바라 볼 때에 헤로트의 바로 뒤에 부복하고 있던 장신의 기사가 걸걸한 음성으로 루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을 열었다.

“저..모테사르 페사닌...목숨을 걸고 대공 전하를 따를 것입니다...부디 모자라는 실력이지만 대공전하의 전열에 세워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옵니다.”

일곱의 기사 중 가장 장신이면서 파세토와 비슷한 타고난 신력을 느끼게 하는 기사인지라 루한이 부복하고 있던 기사들 중에서 헤로트와 더불어 눈 여겨 보고 있었던 기사였다.


모테사르의 말에 뒤이어 헤로트가 충성의 서약을 하자, 나머지 기사들이 줄을 이어 루한에게 충성의 맹서를 하면서, 루한이 약식으로 기사의 예를 취하게 하고나서 말했다.

“지금의 간단한 의식만으로 그대들을 완전히 믿고 뒤를 맡길 수는 없겠지만, 이후의 전투를 같이 겪어가면서 하나가 되어 갈 것이라고 믿겠다...만약 지금의 맹서를 어기는 자가 나온다면, 지옥보다 더 큰 고통을 맛보게 해줄 것을 같이 약속하겠다.”


루한이 살기를 뿌리며 덧붙여 하는 말에 전장에서 직접 목격한 루한의 신위를 다시 한 번 머릿속으로 떠 올리며 일곱의 기사들이 부복하면서 말했다.

“목숨을 걸고 대공 전하를 끝까지 따르겠습니다...이를 어긴다면 아누의 천벌을 받을 것을 맹서합니다!!!..”


“지금부터 파르카다와 나오야크의 기병들은 기사 한명씩 맡게 하고 ...나머지 다섯 명의 기사는 쥬신의 기사단으로 새로 발족하여, 단장은 헤로트가 맡고 부단장은 모테사르가 맡는다...비록 다섯으로 시작한 기사단이지만, 그 끝은 제국의 기사단처럼 온전하고 강력한 기사단이 될 것이라고 내가 장담을 하겠다...헤로트는 병사들을 새로 정비하고 휴식을 취하게 하면서 다음 명령을 대기 하도록 하라,.”

루한이 새로운 명령을 하달하고 나서, 무기를 손에 놓고 땅에 내려선 파카디아와 나오야크의 기병들에게 다시 전열을 갖추게 했다.


루한을 따라나선 테라 기사단의 수석이 루한에게 다가와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말을 했지만, 루한의 엄중한 눈빛을 보고는 더 이상 반론도 하지 못하고 현 상황을 보고했다.

“대공께서 계시는데...저들이 어찌 반심을 품겠습니까....그리고 저희 테라기병들 중 사상자와 중상자를 합쳐서 팔십여 명이 나왔습니다... 지금 뒤따라오시면서 보고를 받으셨을 테이렌 전하께서 대승에 크게 놀라시고 계실 겁니다.”


“...일방적인 전투였음에도 사상자가 그 정도는 발생했군....테라의 기병들도 고생이 많았으니, 식사와 함께 휴식을 취하게 하게.”

‘이런 식으로 기병들을 흡수하고 기사단을 급조하는 것이 불안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따지면서 할 여유도 없어...그나마 마르칸과 감정이 남아있던 속령 출신의 병사들이니, 마르칸만 격파한다면 그 때부터는 온전한 나의 군대가 될 수 있겠지.’


날이 어둑해 질쯤이 되어서야 기다리고 있었던 테라의 본진이 벌판의 능선위로 모습이 보이더니, 테라의 대공과 그 뒤를 따르는 모스라 도베인의 모습까지 루한의 눈에 들어왔다.

“전령을 받고 믿을 수 없었네...이천에 가까운 적들을 팔십 정도의 사상자만 내고 제압을 하다니 말이야...하하...더구나 파르카다와 나오야크의 기병들과 기사들까지 온전히 흡수를 했다니...이로써 마르칸의 속령들은 모두 우리 편으로 돌아섰군.”

김태현이 흐뭇하게 웃으며 루한의 대승을 축하하며 말했다.


“네르가를 아직 잡지 못했으니, 마르칸을 확실히 제압했다고 말하기는 이르겠지요...급조한 기병들이라 미덥지 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제가 앞장서서 저들을 이끌고 나아갈 생각입니다..괜찮으시면 도베인의 기사와 기병들까지 저에게 맡겨줄 수 있겠습니까...김 선생님께서는 후방을 안정시키면서 천천히 따라오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도베인의 기병 이백과 기사 두 명까지 더하면 자네가 이끌 전력이 얼마나 되겠는가?”


“다 합치면 기사가 아홉에 기병 구백 정도가 되겠군요....”


“....네르가가 있는 본진에 남아있는 기병이 이삼백이 좀 넘겠고...여기서 달아난 놈들이 또 그 정도가 된다고 하니...합치면 대략 기병 오백에 보병 삼천정도...거기에 기사들이 아직 열댓 명 정도가 남아 있겠군... 기병 구백에 기사 아홉이면 병력에서도 크게 밀리지는 않겠군...더구나 자네가 있으니 오히려 압도적이겠지...도베인에게 말해서 기사와 병사들을 자네에게 귀속시키라고 말하겠네...이제부터 속령지의 기사들과 기병들은 자네의 병사들이네..”


“감사합니다...무리한 부탁인줄 알면서도 말씀 드렸습니다...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군사력을 불려가야지 제국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마르칸의 항복한 병사들까지 흡수하고 싶지만...아직은 이르겠지요...”


“저들은 차후에 마르칸이 사라지고 나서야 온전히 흡수할 수 있겠지...자네의 승전을 듣고 테라에 전서구를 보내서 보병 일천을 불러올렸다네...속령지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앞으로 얻을 마르칸의 영지는 다져놓고 가는 것이 앞으로의 진격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어차피 마르칸은 대공께서 병합할 땅이니, 그리 하셔야 되겠지요...그런 점에서 영지를 안정시킬 병사들을 빼가는 제가 좀 죄송스럽군요...”


“자네가 죄송할 것이 무엇이 있겠나....이쪽은 앞으로 보병만 늘여가며 수성에만 신경 쓰면 충분하지...기병은 지금 숫자만으로도 충분하고 넘친다네..”


루한이 김태현과 차후의 병력문제를 조율하고 나서, 새로 받아드린 도베인의 수석기사 메토스와 또 다른 한명인 신참기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그대들도 쥬신의 기사단에 속하게 되었어...처음에 신속했던 도베인과의 의리까지 저버리라는 말은 하지 않겠어...하지만 최소한 제국과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나의 명령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야..내 명을 받지 못하겠다면, 지금이라도 거부하도록 하게...하지만 나를 따라서 전쟁을 마치는 날.. 그 공과는 확실히 챙겨서 돌려주겠다...”


메토스를 기사단의 두 번째 부단장의 자리에 추가해서 임명하고, 젊은 기사에게는 기병 이백을 지휘하게 하면서 총 구백 명의 기병을 마련한 루한이 푸른 달이 뜨는 것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 늙은 여우를 잡으러 갈 시간이군...네르가가 어디까지 달아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네놈이 본성으로 들어서기 전에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


전방으로는 척후병들을 퍼트리고 루한이 천천히 말을 몰아 달려가자, 기사단으로 임명된 여섯 명의 기사가 그 뒤를 따르고 그 뒤를 다시 영지별로 구분된 기병들이 달빛을 등불삼아서 완보의 속도로 새롭게 바뀐 쥬신의 깃발을 앞세우고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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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8화. 기사단을 만들다. 23.09.04 222 6 18쪽
217 217화. 마르칸과의 첫 전투 23.09.04 227 4 16쪽
216 216화. 출전의 의식 23.09.03 235 5 17쪽
215 215화. 출전 23.09.03 223 5 14쪽
214 214화. 도움을 청하다. 23.09.02 234 6 17쪽
213 213화. 전쟁의 방식 23.09.02 235 6 17쪽
212 212화. 명분 23.09.01 240 5 16쪽
211 211화. 아나콘의 가죽 23.09.01 229 5 15쪽
210 210화. 달라진 쥬신 23.08.31 229 7 15쪽
209 209화. 다시 쥬신으로 23.08.31 227 6 15쪽
208 208화. 제인 마법을 구사하다. 23.08.30 238 8 16쪽
207 207화. 카라트에서 차를 마시다. 23.08.30 231 7 15쪽
206 206화. 약초를 구하다. 23.08.29 241 7 15쪽
205 205화. 다시 대산맥으로 23.08.29 228 6 17쪽
204 204화. 정리와 이별 23.08.28 233 7 16쪽
203 203화. 거사 +1 23.08.28 236 7 14쪽
202 202화. 살릴 자와 죽일 자들 23.08.27 237 6 15쪽
201 201화. 고향의 집 23.08.27 236 6 13쪽
200 200화. 지구차원으로 23.08.26 243 7 15쪽
199 199화. 다시 찾은 관악산 23.08.26 241 6 16쪽
198 198화. 재회 23.08.25 260 7 14쪽
197 197화. 약초를 발견하다. 23.08.25 237 7 16쪽
196 196화. 크레이터에 들어서다. 23.08.24 246 8 15쪽
195 195화. 카라트에 올라서다. 23.08.24 234 6 16쪽
194 194화. 다시 찾은 프사돈 23.08.23 236 4 17쪽
193 193화. 둘만의 여정 23.08.23 238 4 16쪽
192 192화. 마법용품 23.08.22 232 4 16쪽
191 191화. 긴 여정을 준비하다. 23.08.22 233 5 16쪽
190 190화. 오랜만의 휴식 23.08.21 231 6 13쪽
189 189화. 일을 완수하다. 23.08.21 234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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