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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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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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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33,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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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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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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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247화. 오마르의 선택

DUMMY

천년을 이어온 아카드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될지도 모를 오마르가 엘프의 눈물이라는 술병을 잡으려고 부들거리는 손을 내미는 것을 보고 칼로스가 대신 술병을 잡아 오마르의 술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폐하께서 황태자로 계실 적에 이렇게 술을 대작하며 밤을 꼬박 새웠던 기억이 나는군요...제가 올리는 마지막 술이 되겠군요...”


“그 시절이 그립군....내가 황제의 위에 올랐던 것도 자네가 내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지...그때 자네가 광휘의 검을 얻지 못했다면, 제위는 내 아우에게 돌아갔겠지....용렬한 나의 욕심으로 제국을 망치고.. 영명했던 나의 동생까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으니....모든 것이 나의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오마르가 황금빛 술을 멍하니 바라보며 자책하듯이 말하곤 다시 술잔을 들었다.


“...이오니아 전하가 계시지 않습니까....영명하신 이오니아 전하시라면, 원래의 제국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마나역전의 병으로 오늘 내일을 모를 이오니아에게 무슨 기대를....”


“제가 알아본 바로는....쥬신의 대공이 카라트를 넘어갔다 왔다고 하더군요....분명히 그가 약초를 구해 왔을 겁니다..그러한 이유로 황후가 황녀 전하를 구금하고 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심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정말 약초를 구해 왔을까...약초의 대가로 황녀에게 무엇을 요구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그가 제국의 일부를 요구했다 하더라도 순순히 약초와 맞바꾸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아니...내가 그렇게 결정할 힘도 없으니, 결과는 마찬가지였겠지만...결국 모든 책임은 나로 인한 것이겠군...하하”

오마르가 헛웃음을 지으며 술병을 잡아서 이번에는 술병채로 입에 갖다 대고 꿀꺽거리며 마셨다.


“잠시 후면 먼 길을 떠나실 건데...술은 그만 드시는 것이 좋겠군요...”

칼로스가 술병을 잡아 멀리치우며 말했다.


“알고 있네...아카로스의 장벽이 모래성처럼 산산이 부서져 나갔다는 것도...지금 아카디아에서 쥐새끼처럼 도망가지 않는다면, 이 거대한 아카디아 또한 먼지처럼 사라지게 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네...그 엄청난 마법을 일으킨 쥬신의 공비가 예전에 이오니아의 전속 마법사였다고 들었네..그녀의 집안이 황후의 모략에 의해 역모로 몰려 몰살당했으니, 이 모든 것이 인과응보가 아니겠는가......단지 이오니아와 쥬신의 공비간에 약간의 연이 있으니...이오니아만이라도 무사하길 바랄 뿐이지... ”


“.....”

‘그렇게 알고 계셨으면서도 왜 이리 무력하게 계셨습니까...독하게 마음을 잡으시고 저에게 한마디 명령만 하셨다면...황후도 황자도...황후를 따르는 간사한 무리들 모두를 참하고 폐하와 제국이 다시 똑바로 설수 있었건만...단순히 미약의 중독만이 아닌 폐하의 우유부단함이 결국 이렇게 만든 것이니...폐하 말씀대로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칼로스가 나직이 한숨을 쉬며 자신의 앞에 놓인 술잔을 천천히 비웠다.


“...처음에 아난드라의 기사단들이 북쪽에 나타났다는 보고를 들었을 때는... 북국에서 뭔가 변고가 생겼을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했었지...그러다가 아난드라의 공작이 세 개의 기사단을 끌고 아카디아까지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제국의 명운은 이로써 끝났다고 생각했네...이 거대한 제국이라는 것도 결국은 엘프의 묵인아래서 모래성처럼 존재하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무능한 나조차도 제위에 오르고 나서야 충분히 알 수 있었지...

천 년 전에 엘프의 가호로 제국이 창건되었지만....그 가호 또한 나의 대에서 끝나게 되었으니, 이 또한 나의 운명이지 싶네...무슨 짓을 하던지, 닥쳐올 일은 결국 오게 되지 않았을까...그런 생각이 들더군...오비안느 황후가 저리 된 것 또한 나의 책임이니....자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관여할 생각도 의지도 없지만. 아스란의 피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놔주기를 자네에게 부탁할 뿐이네... ”


“폐하의 덕으로 제가 기사가 될 수 있었고 광휘의 검까지 얻을 수 있었으니...제가 폐하의 검이 되겠다고 맹세를 한 몸으로써 어찌 폐하의 뜻을 어길 수 있겠습니까...폐하께서 미약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신 그때....이오니아 황녀 전하의 병을 고치기 위하여 테라의 대공에게 사신을 보내는 그 즈음이겠군요....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지만...그 때도 이런 말씀을 제게 하셨지요...그 때였다면 황후파를 모두 쓸어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지경에 와서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그야말로 파국의 말로를 걷는 길이겠지요...서남부로 가는 것이 아스란의 피를 잇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거기까지 폐하를 모시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그렇다고 서북이든 동북이든 그 어디에도 갈 생각도 없으니...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폐하의 뜻을 따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그렇게 해야겠는가?”


“황후께서 저를 마살라로 보내려는 것을 폐하께서 끝까지 반대하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때 마살라로 가서 전장에서 제 운명을 끝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칼로스...어릴 때 나의 시동이자 나의 기사가 되고... 무능한 나를 황제까지 만들어 주었던.. 나의 단 하나 뿐인 친구인 자네를....마지막에는 결국 이렇게 보내게 되는가..”


“저를 따르는 기사들을 데리고 아카디아의 성문 밖에서 적들을 막을 겁니다...제국의 검이라는 제가...그나마 마지막으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일이 되겠지요...황금 드레곤 기사단 모두가 그런 저를 따르겠다고 했지만, 폐하를 모실 기사들을 남겨두고.. 반을 데리고 나갈 것입니다....내일 아침 일찍 나머지 기사들이 폐하를 모시고 에스코레의 관문을 통해서 나설 것이니, 폐하께서도 준비를 하셔야 될 것입니다.....그럼...저는 저의 일을 하기 위해서 이만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로스가 황제 오마르에게 기사의 예를 마지막으로 올리고 나서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갔다.

황제를 만나러 오면서 주변을 감시하던 정탐꾼들을 모두 칼등으로 기절을 시켰던 터라, 거실에도 두 명의 기사와 시녀가 아직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황제 오마르가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는 칼로스를 보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멀리 치워놓았던 술병을 가져다 테이블에 다시 올려놓았다.

‘이제는...끝을 내어야겠지...그것이 그나마 이오니아를 위해서 내가 할 애비의 마지막 소임이 되겠지...’

오마르가 품속에 숨겨둔 조그만 약병을 엘프의 눈물에 흘려 넣고는 마지막이 될 술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우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황제의 집무실을 나선 칼라스가 기나긴 회랑을 거쳐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와 테레니아에게 보낼 엷은 속지를 봉하고 나서 보좌관을 부르려고 일어설 때에,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수석 보좌관인 카메스가 창백한 안색으로 칼로스에게 말했다.

“...공작 각하....조금 전...폐하께서...스스로 독을 마시고....”


“...조금 전이라고?...내가 뵙고 나가고 바로...그러셨다는 말인가....그래서 폐하께서 그런 다짐을 내게 또 주셨던 것인가..”

칼로스가 한숨을 내쉬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창밖의 달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황금 드레곤 기사단 오십 명이 각하와 마지막을 같이 하기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만...이렇게 되면, 나머지 황금 드레곤 기사들이 황후를 따라 나설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수석기사인 카메스가 황제가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긴장된 어조로 말했다.


“.....황도 수비단의 단장이야 원래부터 황후의 사람이었으니, 황후를 따라 나서겠지만...폐하의 근위기사단인 황금 드레곤은 폐하의 서거를 알게 된다면, 당연히 그들을 따르지 않겠지....카메스...자네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리겠네....지금 이 시간부터 황금 드레곤 오십 명은 제위를 승계하실 이오니아 전하의 전속 기사단이 될 것이다...자네가 책임을 지고 황녀 전하의 옆에서 보위하되, 절대로 이번 전투에는 참여하지 말도록 하게...나중에 테레니아 공작이 기사단을 보낸다면, 왕국의 기사단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자네가 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네...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것이라고 믿겠네...”


“공작 각하!...그럼..”


“황후가 폐하의 시신을 챙겨가겠지...돌아가신 폐하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내가 길목을 지키고 있어야 되지 않겠나...내가 기사들을 데리고 아카디아의 성 밖에서 적군을 맞을 것이다...제국이 외방의 적을 맞는 전투는 그것으로 끝날 것 이며...그 결과에 따라서 백기를 올리도록 하게......이오니아 전하의 정치적 유산이 될 이곳이 온전하려면, 수성은 절대로 해서는 않될 것이네...이점을 명심하도록 하게..테레니아 공작에게 보낼 이 서신은 날이 밝는 대로 자네가 보내도록 하게...어서 나가서 일을 보도록 하게..”

칼로스 공작이 빠르게 명령을 내리고 떨리는 손으로 검대을 움켜쥐며 망자의 쉼터라는 하늘에 떠있는 백색의 달을 무심히 쳐다보았다.

‘결국 이렇게 가실 것을....차라리 그때 제가 마스터가 되지 않았더라면, 평안한 황족의 삶을 사실 수 있었을 텐데....이 모든 것이 폐하의 책임이 아니라, 저로 인해서 그런 것이니...저 또한 내일이면 폐하를 따라갈 것이니, 잠시 기다려 주시길...’


평소에 즐겨 입던 황금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진 성장대신 간편한 평상복에 금색의 로브를 걸친 오비안느 황후가 망연한 표정으로 엎질러진 찻잔을 치우고 있는 시녀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 중요한 순간에....황제도 없이 우리만 피한다면...나중을 어찌 기약하라고....’


“....황후마마....칼라스 공작께서 나가시고 나서... 바로 음독을 하신 것 같다고....”


“시끄럽다...이 지경에 칼라스 공작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이렇게 되면 우리를 따를 근위 기사단이...빨리 나가서 황금 드레곤 기사단의 향배를 알아 보거라!”

‘....지금 이오니아를 죽여 버리면.. 종속의 인에 묶여있다는 쥬신의 공비까지 같이 죽어버리지 않을까...서신에서는 상급을 넘어 최상급까지 오른 쥬신의 공비가 종속의 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정말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만일 별 영향도 주지 못한다면, 안전을 담보할 마지막 패를 헛되이 써버리게 되니....’


오비안느가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물 잔을 드는 순간, 방문을 열고 측근인 파세리코 후작이 황급히 들어서며 말했다.

“황후마마...큰일이...”


“...폐하의 소식은...이미 들었네....”

갈라진 목소리로 조용히 말한 오비안느가 조용히 물을 마시며 마른 목을 축였다.


“....황공하옵게도 폐하께서....그리고 같이 따라 나설 황금 드레곤 기사단 오십 명이 이탈하여 이오니아 전하의 궁으로 가서 호위하고 있다고 합니다.”


“뭣이!...감히 누구의 명으로 감히 그런단 말인가....폐하께서 돌아가셨다고 바로 이렇게 돌아선단 말인가.”


“칼로스 공작의 명령이라고 들었습니다....이렇게 되면 우리와 같이할 기사단은 황도 수비기사단 뿐이옵니다.”


“파세리코 후작!...자네가 칼로스 공작에게 가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황금 드레곤의 반은 우리에게 넘겨주라고 하게...어서!”

‘황녀궁을 이미 황금독수리들이 호위하고 있다면, 황녀는 손 댈 수 없다는 말인가...어쩔 수 없이 황녀를 고이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안전하게 빠져나가는 수밖에는 없겠군....’

허급지급 밖으로 나가는 파세리코 후작을 보고나서, 미리 써 두었던 서신을 꺼내 시녀에게 건네주며 오비안느 황후가 말했다.

“이 서신을 카마프라의 마케도르 후작과 통교하고 있는 셀피에르 후작에게 건네주면 알아들을 것이다...서둘러서 전해주도록...”


쓰려오는 가슴을 부여잡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오비안느가 그제야 황제 오마르의 죽음을 실감하며 하나 뿐인 아들인 이사르의 앞날을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이사르와 이오니아가 제국의 정통성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것인가....쥬신의 대공이 정말 약초를 가지고 있다면....완쾌한 이오니아를 이사르가 감당할 수 있을까...황제가 마지막에 이오니아에게 힘을 실어주려고.....참으로 무정한 남편이구나...그럼에도 그 무정한 남편의 시신이라도 같이 가져가야 하는 형편이니.. ’


아카디아의 하늘에 떠있는 새벽달이 희미해지는 새벽녘에도 황녀궁의 마나등은 환하게 밝은 빛을 뿌리고 있었다.

황녀궁을 지키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조금 전 들이닥친 황금드레곤의 기사들에게 제압당해 쓰러지고, 기사단을 이끌고 온 수석기사 카메스가 이오니아의 앞에 부복해 황제의 서거와 칼로스 공작의 전언을 동시에 전했다.


“....아버님이....”

카메스의 말에 휘청거리는 이오니아를 양옆에 선 시녀들이 부축하며 겨우 자리에 앉혔다.


“전하!...괜찮으시옵니까...”


한동안 눈을 감고 숨을 몰아쉬는 이오니아가 생각을 정리했는지 힘겹게 눈을 뜨고 말했다.

“...카메스 경...그렇다면...그대가 이끌고 온 황금 드레곤 기사단의 반인 오십 명은 이제부터 나의 근위기사단이라고 믿어도 되는 것인가?”


“제국의 승계자이신...오로지 황녀 전하께 충성하는 기사단이 맞사옵니다...”


“황도경비 기사단은 원래부터 황후에게 속해 있었으니...그들 모두는 황후를 따라가겠지?”


“에스코레 관문이 열렸다는 소식으로....기병 육천을 함께 데리고..아침이 밝는 대로 빠져나갈 것입니다.”


카메스의 말에 나직이 한숨을 내쉰 이오니아가 재차 물었다.

“그럼...아카디아에 남은 병력들은 얼마나 있는가?”


“중보병 오천과 기사단 소속의 일천 보병이 남게 될 것입니다.”


“칼로스 공작이 데리고 나갈 병력은...황금 드레곤 오십과 기사단에 소속된 일천 보병 뿐 이란 말인가?”


“.....”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는 카메스를 보며 이를 악문 이오니아가 시녀의 부축을 받고 일어서며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

“마지막을....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될 필요가.....지금 바로 칼로스 공작에게 가보겠네...나를 호위해 주게...카메스 단장..나의 첫 번째 명령이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황금색의 궁을 배경으로 황금 드레곤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거의 반년 만에 드디어 황녀궁을 나서는 이오니아의 가슴에는 갑작스런 부친의 죽음보다는 앞으로의 미래가 더 두려워졌다.

‘폐하의 죽음도 슬퍼할 시간조차 없구나...자신의 불운을 한탄해서 마지막을 그리 보내신 것일까...아니면 마지막으로 나를 위해서....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칼라스 공작을 막아야 해...그리고 시아라....아니 이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보다 훨씬 존귀해진 대마법사이며 왕국의 비가 될 루네시스 전하인가...이 모든 급작스런 변화가 시아라로 인해서이니...내가 나선다면 마지막 타협은 가능하지 않을까..’


황녀궁 앞에 준비해둔 마차를 타고 칼로스 공작의 집무실에 도착한 이오니아가 내리자, 공작관 앞의 공지에는 엄정히 정열하고 있는 황금드레곤의 나머지 오십명 기사들이 진형을 갖추고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을 끝까지 지켜야 돼.....나의 기사단으로 전부를 가져가지 않는다면, 무슨 힘으로 아카디아를 지킬 수 있겠는가...’


이오니아가 시녀들의 부축을 받아 카메스와 같이 힘겹게 이층의 집무실로 들어서자, 창백한 얼굴로 도망치듯이 쫓겨나고 있는 파세리코 후작의 모습이 나타났다.

“...황녀 전하께서 이곳에... 어떻게....”


파세리코 후작이 묻는 말을 무시하고 칼로스 공작의 집무실로 이오니아가 들어서자, 카메스가 뒤에서 문을 닫고 그런 파세리코에게 살기를 쏘아내며 말했다.

“두 분께서 중요한 말씀을 하실 것이니...후작은 이만 돌아가시오....”


파세리코를 참할 것처럼 빼어든 칼을 수납하고 창밖을 보고 있던 칼로스 공작이 집무실로 들어선 이오니아 황녀를 돌아보곤 묵례를 하며 말했다.

“아직..몸이 편찮으실 건데...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공작께서 저를 제국의 승계자로 인정하셨기에...황금드레곤 기사단을 저에게 보내주신 것이겠지요?”


“.....”


“그렇다면....제국의 승계자로써 공작께 명하겠어요....이제부터 내가 쥬신과 테라의 대공들과 담판을 짓고 이 전쟁을 멈추겠으니....공작이 데리고 나갈 나머지 황금 드레곤의 기사들도 나에게 귀속시키길 명하겠어요...그들은 공작의 기사가 아니라 나의 근위 기사들이니...”

이오니아가 창백한 얼굴빛으로 인해 더 파랗게 보이는 눈동자로 칼로스 공작을 똑바로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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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248화. 칼로스의 선택 23.09.19 190 8 16쪽
» 247화. 오마르의 선택 23.09.19 191 3 17쪽
246 246화. 이안나와의 약속 23.09.18 193 6 15쪽
245 245화. 시아라의 힘 23.09.18 198 5 15쪽
244 244화. 아카로스 관문 23.09.17 193 6 14쪽
243 243화. 드디어 아카디아로 23.09.17 199 4 16쪽
242 242화. 카마프라의 밤 23.09.16 200 5 17쪽
241 241화. 외경의 눈빛 23.09.16 197 4 18쪽
240 240화. 카마프라에 입성하다. 23.09.15 202 7 19쪽
239 239화. 카마프라로 진격하다.(2) 23.09.15 197 5 18쪽
238 238화. 카마프라로 진격하다(1) 23.09.14 203 5 17쪽
237 237화. 메소포라(2) 23.09.14 199 6 17쪽
236 236화. 메소포라(1) 23.09.13 204 5 18쪽
235 235화. 스피트레 새로운 주군을 찿다. 23.09.13 203 5 18쪽
234 234화. 마살라를 넘다. 23.09.12 205 5 15쪽
233 233화. 무너지는 관문 23.09.12 204 5 17쪽
232 232화. 마살라 23.09.11 216 6 19쪽
231 231화. 검은 기운 23.09.11 215 4 20쪽
230 230화. 검은 전갈 기사단 23.09.10 207 5 19쪽
229 229화. 전장을 옮기다. 23.09.10 212 4 17쪽
228 228화. 전장의 공포 23.09.09 212 8 16쪽
227 227화. 은빛 오우거 23.09.09 216 5 17쪽
226 226화. 제국의 기사단 23.09.08 218 5 17쪽
225 225화. 해후 23.09.08 217 4 17쪽
224 224화. 마르칸을 접수하다. 23.09.07 219 5 18쪽
223 223화. 덴타르의 부탁 23.09.07 211 3 20쪽
222 222화. 마르칸으로 23.09.06 222 5 16쪽
221 221화. 승리의 자부심으로 23.09.06 212 5 16쪽
220 220화. 요새를 넘다. 23.09.05 224 6 14쪽
219 219화. 마모세트 요새 23.09.05 216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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