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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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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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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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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화. 웜홀 연결

DUMMY

일요일에도 밖에는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깨어 시간을 보니 여덟시가 다 되어간다.

눈을 뜬 김에 폰을 들고 뉴스를 보니, 특보라고 엄청난 소식이 들어와 있었다.

터키시각으로 밤 열두시가 막 넘어서 한국 탐사대 여섯 명이 터키의 수도 앙카라 북쪽의 폰투스 산맥에 있는 웜홀에서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터키에서도 예상치 못했든 터라 엄청나게 흥분했다고 한다.

관련기사를 찾아보니, 관계자의 비공식 코멘트라고 하며, 이번의 태백산 웜홀 탐사가 유럽연합의 탐사와 더불어 공조해서 추진되었다고 쓰여 있었다.

그 밑에 뉴스에서는 태백산에서 진입한 시각이 월요일 오전으로 보인다고 적혀있다

삼일 만에 주파한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게이트 연결일지라도 최단시간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고 하니...이게 무슨 세계 신기록 다툼도 아니고...’

대충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아빠도 일어나서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뉴스보고 내려왔니? 무슨 옛날에 달 착륙한 것처럼 떠들썩하구나.”


“요즘은 달도 못가니, 그럴만하죠”

아빠 옆의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뉴스에서는 특보 ‘한국 터키 간 웜홀 게이트 연결’이라 큼지막하게 자막을 써놓고 앵커가 흥분한 듯이 말했다.


-.... 지금 탐사대 대원들의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


-...폰투스산맥의 웜홀에서 터키 시간으로 밤 열한시 삼십분 경에 나와서, 지금은 모처로 이동하여 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웜홀 입구로 나올 때 본 목격자의 말로는 모두 건강하게 보이고, 아무 이상 없이 보였다고 합니다.


-다행이군요. 한국 각성자 연합회에서 지금 간단한 브리핑을 보내 왔는데요, 여기에는 유럽의 탐사실패와 관련된 소식도 있습니다.

한국과 유럽이 공조하여 같은 날에 탐사를 시작했고, 유럽 측에 도움을 주기위해 한국의 초각성자 한분을 파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럽은 알프스 부근의 원홀로 진입 후 두 팀으로 갈라져 우측과 좌측사면으로 탐사를 진행하며 갈라졌다고 합니다.

장민호기자! 유럽 측에서도 사건경위를 브리핑 했다고 하죠?


-그렇습니다. 사고가난 알베르토씨가 속한 팀에는 다행히 우리 원유석대원이 속해있지 않고 좌측방향의 탐사대에 속해 있다고 하는데요, 무사히 귀환하기를 빌어봅니다.

우측사면 십사명중 십삼 명의 사고원인은 웜홀을 진입하고 사흘 째 되는 날에 삼십 마리 이상으로 보이는 랩틸리안 무리의 갑작스러운 기습으로 순식간에 발생했다고 전해지는데요,

퇴각하면서 순차적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마지막으로 알베르토씨만 빠져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아직 이계에 남아있는 원유석대원의 탐사대가 정말 걱정입니다.

그리고 한국각성자연합회에 따르면, 우리 탐사대의 일차연결이 성공하면, 보급 후 다시 탐사 할 계획이었지만, 유럽탐사대의 참사를 접하고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는데 현명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랩틸리안이 삼십 마리정도 되면 초각성자가 열네 명이라도 힘든 건가...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아니면, 무언가 다른 변수가 있는 건가...’


랩틸리안이라 불리는 이계의 마수는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마수다.

미국 탐사대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 마수는 처음 조우했을 때, 이계의 원주민이 아닌지 의심했을 정도로 이미터 정도의 직립형 파충류 마수로 만나자 마자 전투가 벌어졌지만, 다행히 작은 무리라 없앨 수 있었다고 한다.

보통 대여섯 마리 정도의 가족단위로 다니며, 박쥐처럼 생긴 얼굴에 접었다 펼 수 있는 낫과 같은 발톱을 지니고 있는 마수라고 알려져 있다.

그 형태가 랩틸리안이라고 상상해온 모습과 비슷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들었다.


“그래도 유럽에서 한 팀이 아직 생존했을 수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구나.”

아빠가 뉴스를 듣고 말했다.


“만약에 남아있는 팀마저 귀환하지 못한다면, 유럽도 앞으로의 안전에 타격이 크겠지만, 향후 이계탐사는 불가능하다 봐야겠군요.”


“그렇겠지 초각성자가 그 정도 규모로 피해를 봐서는..., 다시 회복하려면 십년 이상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아빠가 씁쓸하게 대답했다.


“이 사건들 땜에 관악산 웜홀문제가 순위에서 밀려나서, 관심도가 너무 떨어지겠어요. 우리야 관악산이 현실적으로 제일 긴급한 문제인데 말이예요.“

아빠에게 위로하듯이 말했다.


일요일 아침은 아빠랑 같이 간단하게 빵이랑 두유로 때우고, 엄마는 요 몇 일간 정신적으로 피곤할 것도 같아서 푹 주무시게 내버려 두었다.

비오는 일요일 오늘은 그냥 책이나 읽으며 하루를 보내야 할 것 같다,



방학이라 그런지 너무 게을러진 것 같다.

어제 늦게까지 영화 두 편을 보고 잤다가, 일어나니 열시가 다 되어간다.

오늘 한시에 병원 진료도 있고 해서, 아침 겸 점심으로 먹고 갈려고 일층에 내려가니, 엄마도 스포츠센터 강좌에 나가는지, 준비하고 나가실 모양이다.


“준아 오늘 병원 간다 했지?”

스포츠 백에 운동복을 챙겨 넣으며 엄마가 말했다.


“이틀 전에 했던 피검사 결과보고 약타고, 별거 없어요.”

냉장고의 시원한 보리차를 마시며 엄마에게 말했다.


“그래도 같이 가봐줘야 하는데, 혹시라도 변동사항 있으면 연락하고...시래기 국 끓여놨으니 냉장고에 반찬 꺼내서 챙겨먹고”

스포츠 백을 어깨에 메고 나가며 엄마가 말했다.


티브이를 켜고 멍하니 앉아서 광고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보도채널로 돌려서 뉴스를 보니 유럽연합의 웜홀 탐사대 소식을 보도 중이다.

이계에 잔류하고 있는 유럽 탐사팀은 아직 소식이 없는 모양이었다.

구조대를 보내야 한다는 소수의 의견도 있는 모양이지만, 과연 어느 누가 갈수 있겠는가.


‘갈려면 토벌대 수준으로 가야 하는데 말이 안 되지.. 만약 구출대 마저 피해를 본다면 유럽의 안전은 최악으로 가겠지...‘


초각성자가 지구에서는 에너지 방어막 때문에 타격을 입히기 힘든 존재이지만, 이계 차원에 들어가서 초각성자 혼자서 중급마수를 만난다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들었다.

랩틸리안이 중급 마수 급은 안 되지만 떼로 뭉쳐 덤비는데다, 지능도 있어서 까다로운 마수라고 한다.

시간을 보니, 준비를 서둘러야 진료시간에 안 늦겠다 싶어서 소파에서 일어나 밥부터 먹기로 했다.



“류한준씨... 조금만 기다리고 계세요”

예약되어있는 진료를 접수하자, 한나와 닮은 삼십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간호사가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말했다.


‘한나도 나처럼 외가 쪽으로 많이 닮은 모양이네..이모님도 미인이시네’

대기의자에 앉아 기다리면서, 한나 이모를 보며 생각했다.



“요즘 통증이나 별다른 이상은 없었나요?‘

오십 초반 정도로 보이는 담당 주치의가 컴퓨터 화면의 검사결과를 보며 말했다.


“딱히 그런 건 못 느꼈는데요...”

뭐가 변화가 있나 생각하며, 의사에게 말했다.


“면역 글로블린 수치가 생각보다 많이 올랐는데.... 이주일후 검사를 한 번 더 해 봐야겠네요.”


“어느 정도로 오른 거죠? 많이 올랐습니까?”


“위험수치 근처까지 올라와 있는데, 다음검사 때 더 오르면 입원해서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의사가 담담하게 말했다.



진료가 끝나고 나오니, 다음 검사일과 진료일을 설명하는 한나 이모님이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접수증을 건네주었다.


약국에서 약을 받고나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오는데, 걱정이 안 들 수가 없었다.

폰에서 알림이 와서 보니까, 면접일자 통보 문자다.


-수요일 오전 열시에 본사 이층 사무실에서 면접예정입니다. (주)부일공업사


‘그것 참. 하필이면 이럴 때 그러네. 이때까지 멀쩡하다가...’

모레 면접을 봐야할지 고민이 된다.


‘엄마한테는 굳이 지금 말할 필요는 없겠고, 다음 검사 결과보고 말하든지 해야겠네.’

집에 와서 차가운 보리차를 꺼내 마시며 생각했다.

‘야간근무가 검사에 안 좋은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는데...대학입학 하고나서 검사 했을 때도 조금 올랐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갔었는데 별일이야 있겠어.. 몸은 아무 이상도 없는데’


샤워를 하고 거실에 앉아서,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려봐도, 딱히 볼만 한건 없었다.

화면에는 요즘 제일 인기라는 남자 사인조 보이그룹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며 멋있는 동작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저들 전부가 일차각성을 하고나서 연예계로 나왔다고 하는데, 노래도 수준급인데다가 삼년 넘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각성했다고 연예인으로 전부 성공하는 것도 아니니, 저 동네에서 일류로 살아남는 것도 보통이 아니겠네...’


각성 했다고, 가창력이나 연기력까지 좋아지는 것도 아니라서, 나머지는 모델이나 스포츠선수로도 활동한다고 들었다.

연예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민간 기업에 특채 된다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으니, 일반인들이 저들과 경쟁하면서 할 수 있는 분야는 오로지 공부해서 의사나 판검사가 되는 길 뿐인 듯싶다.


‘그건 블루문 이전의 옛날이나 지금도 같은 건가...’

피식하고 실소를 흘리며 아무 생각 없이 티브이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았다.


‘부의 집중이 이대로 계속 흘러간다면 얼마 안 가서 모든 것이 얼마 안 되는 각성자들의 손으로 다 넘어가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관문을 열고 엄마가 집으로 들어왔다.


“준이 집에 있었네...병원에는 별일 없었어?”


“뭐 맨날 똑같지... 엄마는 밥 먹고 왔어요? 나는 아직 안 먹었는데...”

할 말도 없고 해서 괜히 다른 말을 했다.


“엄마도 안 먹었지. 간단하게 라면이나 먹을래. 아니면 다른 거 먹고 싶어?”


“그냥 라면 먹어요.”



오늘도 아빠는 조금 늦게 퇴근 하셨다.

식사 후 과일을 한 조각 먹고, 아빠도 피곤해 보여서 일찍 이층으로 올라갔다.

유럽탐사대 소식이 어떻게 됐는지 찾아봤지만 아직 다른 소식은 없는 것 같았다.


‘오늘로써 사일이 다 되어 가는데... 근데 이계차원에서는 식량문제는 어떻게 하는 거지..현지조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웜홀 게이트를 통과 하면서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니..“


처음으로 웜홀이 생기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각성자의 육체만 통과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초기에 통과한 각성자는 완전 나체 상태로 들어갔었다.

이계의 출구근처에서 나뭇잎이나 줄기 등을 채집해 와서 나중에 가공법을 알게 되고, 조금씩 발전하여 지금은 마수의 뼈로 칼도 만들고, 마수의 가죽으로 방어구까지 만들게 되었다.


‘전에 봤던 그 초각성자가 입은 진회색의 가죽옷도 마수의 가죽으로 만든 건지도...’

그런 생각을 하며 시계를 보니 벌써 아홉시가 넘어간다.


병원의 검사결과를 생각하니, 괜히 신경이 쓰여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어제까지 비가 내려 깨끗한 밤하늘엔 오늘 따라 더 푸르슴한 빛을 뿌리는 푸른 달만 무심하게 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달에서 폭발하듯 새파란 빛이 번쩍하고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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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웜홀팽창 23.05.16 568 7 13쪽
» 6화. 웜홀 연결 23.05.15 632 7 11쪽
5 5화. 예지자 김태현 +3 23.05.14 642 9 12쪽
4 4화. 장한나 +1 23.05.13 709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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