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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반 게임 속 밸런스 파괴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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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50
작품등록일 :
2024.09.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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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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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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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7. 공적.


초능력이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초능력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고, 부르는 명칭은 각 국가마다 너무나 달라 많은 혼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전 세계는 분별력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안해내는데. 초능력의 세세한 부분을 제외하고 공통된 부분을 중심으로 크게 계열을 구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결과. 일정 기준치를 초과하며 범상치 않은 신체를 보유한 체질.

어떠한 물건이나 도구에 적성과 특징을 지니게 되는 물질.

그리고 상식을 벗어난 이능, 도술이나 마법 등의 신비로운 힘을 발휘하는 특질 능력으로 나뉘게 되었다.


사실 체질 능력은 초능력자라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기초적인 능력이었으나. 그 편차치가 극심하였기에 따로 나뉘게 되었다.


‘상식적으로 신체를 보호하지 않으면 치명상을 입는 인간과 맨몸으로 총탄을 맞아도 멀쩡한 사람을 같은 선상에 둘 순 없는 노릇이지.’


마나를 이용한 신체 강화. 초능력자라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주력 기술로.

체질 능력자의 주특기라 할 수 있지만. 나는 여태껏 써보질 못했다.


‘그저 마력을 다루는 재능이 없어서 그런가했는데, 기질 특이성 때문이었군.’


기질 특이성은 개인이 가지는 고유 특성. 마력을 사용함에 있어 특별한 조건이 추가된 경우를 의미했다.


대체로 쓸모없고 초능력을 발휘하는데 방해되는 제약이 태반이지만. 조건만 파악하고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 메리트 또한 뛰어났다.


대표적인 예시를 하나 들자면. 마녀 금미나의 ‘소서리스의 유산’이 있다.

그녀의 마력은 본인의 어머니가 창조한 비전 마법을 사용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성질을 지녔다.


‘완전 사기나 다름없는 특성이지.’


비전 마법은 그녀한테 특별한 조건이 아닐 뿐 더러. 그렇다고 다른 종류의 마법을 쓰는데 제한이 있지도 않았으니까.

때문에 마녀는 나이가 어린 마법사라는 패널티를 무시하고 엄청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질 특이성을 지니고 그 조건을 충족하여 자유로이 사용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새로운 능력을 깨우친 것이나 다름없었다.


‘내 경우에는···, 독이 조건인가.’


이거 하나로 단정 짓기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단서를 찾은 게 어딘가 싶다.


앞서 스케빈저와 단신으로 대적하고, 맨몸으로 총탄을 막아내는 기행을 체험하며.

나는 스스로가 평범한 상시 강화 계열의 체질 능력자라 착각했다.


실제로 체질 계열 초능력 대부분이 신체 보강을 통한 신체 향상 혹은, 오감이 발달했다는 정도의 단순하고 수수한 것들이었으니.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래서 체형이나 용모 변화가 심했던 건가.’


나는 초능력 각성을 이 세계로 오면서 생긴 특전 혹은 부작용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러한 배경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놀랍다.


감상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다시 집중하자.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내게 이런 능력이 숨겨져 있단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빨리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

괜히 무안한 기분을 털어내며. 빠르게 현황을 파악했다.


‘아직 내 상태를 모르는 모양이군.’


마물은 승리를 확신한 듯 한껏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흘린 피와 외상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얼핏 겉으로 보기에 변화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물은 멈칫거리며 나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뭔가 낌새를 눈치 챘나.’


죽었다고 방심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끝까지 경계를 풀지 않다니 참 짜증나는 놈이다.


녀석이 내 상태를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행동에 돌입하기로 결심하며. 에어 부스트의 출력을 최대로 높여서 단숨에 돌진했지만.

해독하는 과정에서 밑으로 가라앉은 탓에 조금 거리가 있었다.


“크르르르!”


이것을 최후의 발악이라고 여긴 걸까.

마물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머리를 들이박았다.


이대로라면 분명 방금과 똑같은 장면이 반복될 터.


‘저걸 어떻게든 해야 돼.’


뿔을 피하고 빈틈을 찌르는 게 베스트일 테지만. 나는 상대의 눈을 속일만큼 현란한 칼솜씨를 지니지 못했고. 시간 또한 내 편이 아니었다.


‘슬슬 에너지도 부족하다.’


전투를 길게 끌어선 안 되었기에. 내게 남은 길은 오로지 빠르게 결판을 내는, 정면 승부뿐이었다.


‘일격에 모든 걸 쏟아 붓는다.’


전신을 강화하고 남은 마력을 소닉 블레이드에 덧씌운다.


물질 계열의 능력자들의 주특기, 이른 바 무기 강화 기술이다.

예리함과 절삭력 높이는 것이 본래 목적이지만. 아직 내게 그런 요령은 없었다.


비효율적인 형태로라도 온몸을 내던질 폭발력을 선보일 뿐이다.


다행히 다른 특수 기능은 없을지라도.

무식하게 마력을 쏟아내도 상관없는, 내구성 짱짱한 외계 무기가 있다.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이제 검이 아니다.

어느덧 야구 배트와 흡사한 형태의 둔기. 마물의 머리통을 박살낼 몽둥이가 쥐어져 있었다.


후웅-!


나는 베어내는 게 아닌, 아주 으깨버릴 기세로 무기를 휘둘렀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간 둔기는 이윽고 마물의 뿔과 전력으로 부딪쳤고.

방금과는 정반대의 형태를 보여주었다.


내 마력과 뿔에 서린 기운이 중화 반응을 일으키며, 기이한 반발력이 죽은 것이다.


가가가가각-!!!


쇠붙이가 서로를 깎아내리는 듯 한 파공음에 귀가 먹먹해진다.


‘이대로 부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직감.

어디서 흘러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을 믿었다.


왼손으로 단단히 지탱하며 쥔 자세를 유지한 후, 오른팔을 재차 내지른다.


쾅!


무기 위로 꽂힌 주먹의 위력이 더해지자.


빠직-.

뿔에 자그마한 균열을 만들어 내더니. 이내 녀석의 뿔이 쩍-하고 갈라졌다.


두 쪽으로 동강난 뿔 조각이 아래로 가라앉고.


“--!!!!”


마물은 고통에 가득 찬 괴성을 내질렀다.


“윽!”


엄청난 포효에 한순간 뒤로 밀려나 버릴 정도였다.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금 공격을 감행하려는데.


[마스터. 마물이 도주하고 있습니다.]


블랙의 말마따나 마물은 괴성 직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리나케 도망치고 있었다.

급히 심해로 돌아가려는 듯 허겁지겁 헤엄치는 모습.


‘여기까지 와서 곱게 보낼 줄 수 없지.’


나는 곧바로 마물의 뒤를 전력으로 쫓았다.


이대로 물러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때를 생각해서라도, 미리 후환을 제거해야겠다는 심산이었다.


마물과 나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녀석 또한 그걸 의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근거리까지 따라잡은 순간. 마물의 고개가 확 비틀렸다.


파지직-

반 토막 난 뿔에 강력한 기운이 모여들며. 곧바로 요전의 파괴광선을 쏠 기세였다.


‘영악한 새끼, 그럴 줄 알았다.’


녀석이 큰 공격을 준비하는 시간. 이 타이밍을 노렸다.

나는 미리 꺼내둔 레이저 건을 녀석의 아가리에 정조준 했다.


이럼 빗맞을 리 없겠지.


‘블랙, 리미트 해제 풀 파워 샷!’


[특수 명령 확인. ‘풀 파워 샷’을 발동합니다.]

[경고. 명령을 수행한 직후 저장된 에너지가 전부 소진되며. 모든 시스템이 정지됩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내게 남은 잔여 마력까지 최대한으로 욱여넣었다.


청명한 마력이 흘러넘쳐 주위에 넘실거리는 것이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였다.


내뿜어진 마력으로 주위가 요동치고. 전력 줄기같이 뻗은 마력이 갈 곳을 잃고 이리저리 흩어진다.


이윽고 총구에서 발사되는 눈부신 섬광.


거대하고도 찬란한 빛의 기둥은 심해 밑바닥까지 닿을 기세로 뻗어나갔고.

상체가 통째로 소멸당한 마물의 시체가 밑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나는 그것을 제자리에서 담담하게 지켜보았다.


‘이걸 이기네.’


해놓고도 믿기지 않는 승리.

온몸을 비튼 끝에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겼다. 이겼어······!”


조그맣게 자축하며 승리를 만끽하려는데. 블랙의 차가운 음성이 불쑥 끼어들어 그 여운을 깨뜨렸다.


[단독으로 미성숙 마물을 토벌 완료. 안드로메다 행성 연합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합니다.]

[지시 불이행. 수신 상태 불량으로 인해 기록 기재가 보류됩니다.]

[안드로메다은하의 명시된 법에 의거. 임의적으로 공로를 인정합니다.]

[마스터(남지훈-지구)의 식별코드로 공적치 1pt가 적립됩니다.]


‘공적치···? 이건 뭐야. 아니 그보다 블랙, 배터리 얼마나 남았어?’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서였다지만 에너지를 무리하게 끌어다 썼다.

이러다 여객기로 복귀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는데.


[작동 정지까지 10. 9. 8······.]


불시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지금 그런 걸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더는 이 상태를 유지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어서 수리를 하던가 해야지, 원!’


나는 서둘러 물을 거슬러 올랐다.


[시스템이 강제 종료됩니다.]


워치가 정지되며 전투복을 비롯한 각종 보조 수단이 사라졌지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부스터를 가동한 덕분에 몸은 가파르게 치솟는다.


“푸핫!”


관성으로 바다 표면까지 올라오는 것엔 성공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대체 어디까지 날아 온 거야?’


여객기는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을 지경.

당연히 방향조차 가늠이 안 된다.


‘···막판에 방향만이라도 알려달랄 걸 그랬나.’


맨몸으로 태평양 위에 덩그러니 놓인 상태.

나는 여객기가 위치했을 방향을 묻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내 처지가 어떻든 간에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지평선에선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황빛으로 물든 새벽 바다의 풍경은 무척이나 근사했지만. 그런 감상보다는 막막한 심정이 앞섰다.


‘이럴 땐 가만히 있는 게 낫다고 했던가.’


산 속도 아니고 바다에서 조난이라니.

어쩌면 좋을지 확신이 없었다.


워치가 복원될 때까지 이대로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무렵.

저 멀리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지훈-! 들리면 대답하게!”


제임스가 보트를 타고 날 찾으러 온 것이다.

이길지도 질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전투에서 나를 구조하러 와주다니. 감동했다.


“제임스, 여깁니다-!”


나는 살았다는 기쁨에 손을 번쩍 들며 크게 소리쳤다.


그 외침을 들었는지, 보트의 방향이 이쪽으로 꺾이고. 때마침 떠오르는 태양이 그 뒤를 후광처럼 비춰주었다.


*


여객기의 손님들은 많은 시간이 흘러, 우여곡절 끝에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다.

그리고 여객기 추락 사건은 당연하게도 매스컴을 타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바다 한가운데에서 와이번한테 공격당했다고? 다 물고기 밥 됐겠네ㅠ

└ ㄴㄴ 전원 생존했다는데?

└ 와. 그걸 사네? 대체 어떻게 삼?

└ 운 좋게 탑승객 중에 초능력자가 있었다고 함.


대게 이러한 소문은 보통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사건은 이례적으로 매우 축소되어 알려졌다.

이것은 제임스가 소속된 히어로 유니온의 힘쓴 결과물로. 이에 대해선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 근데 그걸 왜 쫓아내기만 함? 잡아버려야지. 나중에 저 새끼가 나타나면 어쩌려고? 책임감 ㅈ도 없네.

└ 그럼 네가 가서 잡든가.

└ 애초에 거기서 비행 몬스터를 무슨 수로 잡음?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우려를 표했던 부류가 늘어나며,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 이제 무서워서 어뜩하냐. 여행도 함부로 못 다니겠네.

└ 그러게 말이야. 솔직히 이것도 운 좋아서 무사한 거지 정말 큰일 날 수도 있었던 거 아닌가.

└ 이러다가 나중에 모든 공해에 괴수들이 바글거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대중들에게 몬스터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되어서 나름 만족스러웠다.

부디 지속적으로 몬스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자네, 정말로 괜찮은 건가?”


제임스가 내 안색을 살피며 묻는다.

마물과의 전투 이후, 내가 이동하는 여정 내내 심각한 컨디션 난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괜찮다 말하고 싶은데···. 도저히 그러진 못하겠네.”


솔직히 말해서 아주 죽을 맛이다.


‘어쩐지 너무 효과가 뛰어나다 했지.’


마물의 독성 물질을 해독하고 반대급부로 신체를 강화시키는 능력.


‘확실히 단순하기 짝이 없는 체질계 능력이라기 보단 명백히 이능에 가까워.’


이질적이고 과도한 능력에는 그만한 패널티가 있기 마련. 그 대가로 이런 후유증을 남긴 것이다.


신체 내부에서 이뤄지는 능력이니만큼 몸으로 고스란히 감당해야만 하는, 이 세계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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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심해의 괴물(2) 24.09.17 11 2 12쪽
14 심해의 괴물 24.09.16 13 2 13쪽
13 질문 타임 24.09.15 16 2 12쪽
12 대화 자세 24.09.13 16 2 12쪽
11 등장인물 24.09.12 15 2 12쪽
10 훌륭한 스타트 24.09.11 20 3 12쪽
9 미지의 적 24.09.10 20 2 13쪽
8 불쾌한 기억 24.09.09 23 2 12쪽
7 전리품 24.09.08 27 3 13쪽
6 특별 상품 목록 24.09.06 26 2 12쪽
5 역할 24.09.05 28 1 13쪽
4 다섯 24.09.04 29 2 12쪽
3 괴한 24.09.03 32 1 13쪽
2 기가 막힌 우연 24.09.02 39 1 17쪽
1 프롤로그. 취미 + 1. Movie licensed game. 24.09.02 47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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