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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kcho14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농민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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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kcho14
작품등록일 :
2021.02.25 22:33
최근연재일 :
2021.03.12 21:14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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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추천수 :
19
글자수 :
40,319

작성
21.02.27 22:24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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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정체 모를 습격 (2)

DUMMY

지원군을 본 나는 힘차게 외쳤다.


"지원군이다!"


내 뒤를 따라온 병사들이 나의 외침을 듣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 애원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주변에 없는가!"


그 목소리는 분명 로데르의 것이었다. 나를 포함한 병사들이 포위망에서 빠져나올 때 로데르는 미처 따르지 못한 것 같았다.


"빌어먹을!"


로데르는 욕설을 내뱉으며 검을 휘둘렀다. 마나를 머금은 검이 휘둘러지자 늑대들이 갈려나갔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늑대들은 아직 셀 수 없이 남아있었고, 로데르의 체력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젠장!"


대열을 유지한답시고 혼자 적진에 뛰어든 것이 문제가 되었다. 당연히 그는 포위되었고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었다.


로데르는 자신이 멍청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제발! 아무도 없는 것이냐!"


그가 처절하게 소리쳤다. 변경백으로써의 품위는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결국, 싸우다 지친 로데르는 적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푹!


자신의 배를 관통한 차가운 검날을 느낀 로데르는 무릎을 꿇었다. 그는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을 느꼈다.


그런 로데르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일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웬 처음 보는 기사가 늑대들을 헤집으며 자신을 구하러 와준 것이었다!


아니, 복장을 보아하니 기사가 아니었다. 그는 일개 징집병이나 입는 옷을 입고 있었다.


로데르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무력에 순간 그를 기사로 착각하고 말았다.


"로데르님! 괜찮으십니까!"


그는 바로 나, 반트였다.


나는 로데르의 목소리를 들은 뒤 그를 구하기 위해 단숨에 달려갔다. 앞을 가로막는 늑대들을 모두 밀쳐내고 나서야 드디어 로데르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나는 도끼를 휘둘러 주변에 있던 늑대들을 떨쳐낸 뒤, 로데르를 부축하였다.


그러나 로데르를 데리고 다시 빠져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내 한 몸 지키기도 바쁜 판국에 한 사람을 데리고 다시 적의 포위망을 돌파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았다.


"조금만 버티십시오. 곧 기사들이 구하러 와줄 것입니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늑대들이 나를 향해 돌진했다. 나는 방패로 돌진을 흘려내면서 늑대를 뒤로 넘겨 버렸다.


그다음 늑대는 도끼로 목을 날려버리고, 그 이후로 오는 늑대들도 하나둘씩 죽여나갔다. 나는 살면서 싸움 한 번 배워본 적 없는 몸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생겨난 압도적인 힘 덕분에 어렵지 않게 늑대들을 막아낼 수 있었다.


"히야아!"


"뒤져라!"


잠시 후, 함성과 함께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때마침 나에게 정신이 팔린 늑대들을 향해 돌격을 감행했다.


쿵! 콰직!


기사들의 돌격에 늑대들이 처참하게 갈려나갔다. 적들의 대열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고, 그들은 혼비백산한 상태로 바닥을 굴렀다.


"바텐베르크 변경백님! 보내주신 전언을 받고 바로 달려왔나이다!"


어느새 한 기사가 우리들의 앞에 도달해 있었다. 말을 타고 있었기에 나는 그를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휘황찬란한 갑옷을 입은 기사의 모습. 나는 처음으로 코앞에서 기사를 마주하였다. 실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감탄할 때가 아니다.


"거기 병사. 로데르님을 내 뒤에 태우거라."


나는 조심스럽게 로데르를 기사의 말 위에 태우기 시작했다. 기사가 도와준 덕분에 손쉽게 그를 말에 태울 수 있었다.


로데르는 말에 완전히 탄 상태로 나에게 말하였다.


"이름이 무엇이냐."


이에 나는 곧장 대답했다.


"반트입니다."


"반트. 이 일은 내가 꼭 보답하겠다."


로데르는 그 말을 남기고는 기사와 함께 떠나버렸다. 나는 무기를 고쳐 들고 남은 늑대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기사들과 늑대들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곳엔 나도 서 있었다.


지원군으로 온 기사 300명. 그들은 남은 늑대들을 모두 몰살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나는 기사들과 함께 후방에 위치한 야영지로 이동했다.


* * *


바텐베르크 변경백이 안으로 들어오자, 시끄러웠던 막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로데르는 자리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


"내 몸은 많이 호전되었다. 일단은 가장 위급한 사안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대화하던 부대장들은 대부분 이 자리에 없었다.


그 대신 새로운 부대장들과 변경백들이 그곳에 서 있었다.


"나와 같이 어제 있었던 전투를 경험한 이들은, 결코 적들이 인간이 아니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로데르의 말에 몇몇 부대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의 전투에서 용케 살아남은 자들이었다.


로데르는 그들을 확인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늑대. 아니, 늑대인간이었다."


늑대인간이라는 말에 변경백들이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놀라는 이들도 있는 반면,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미 늑대인간이 공격해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늑대인간이라니, 정말 그들이 실존하는 생물이었습니까?"


지금 질문하는 사람은 제국의 변경백중 한 명이었다.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들은 이족 보행을 하는 늑대들이었다. 심지어는 인간과 같이 무기를 들고, 조잡스럽지만 갑옷 또한 입고 있었다."


순간, 모든 변경백들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이족 보행에 모자라서 무기를 들고 갑옷을 입은 늑대라니.


그들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말일 것이다.


"처음에는 다른 국가의 병사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한 것은 피에 굶주린 늑대들이었지... 제길, 다시 생각해봐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군."


로데르는 자신의 군대 1000명(기사단 제외) 중 800명이 사망하는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이미 그의 군대는 전투 불가라고 보는 것이 맞았다.


말 그대로 전멸이었다. 그가 후방에 배치해 놓은 기사 300명이 있어서 다행이었지, 그들이 없었더라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문득, 그는 자신이 죽기 직전 갑자기 나타나 목숨을 구해준 한 청년이 떠올랐다. 이름이 반트라고 했던가.


"여러 국가와 전쟁 중인 우리 바르칸 제국에 병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 또 하나의 적이 생겨난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지."


로데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변경백들도 착잡한 표정이었다.


잠시 후, 로데르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한 부대장에게 말하였다.


"폐하께 전언은 보내놨겠지?"


어제 로데르가 폐하께 전언을 보내라고 시킨 그 부대장이었다. 그는 아직까지 살아있었다.


"물론입니다. 빠르면 사흘 내에 답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폐하의 말씀을 기다리도록 하지."


* * *


야영지에 도착하고 나서 자그마치 3일이 흘렀다. 나는 그동안 상처 입은 몸을 치료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 바텐베르크 변경백이 나를 불렀다.


"내 생명의 은인이자, 용맹한 전사인 반트. 잘 왔다."


뜻밖의 칭찬을 받은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일단은 능숙하게 대답하였다.


"예. 부르셨습니까."


환생하기 전, 판타지 소설을 자주 읽어본 덕분에 이런 높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나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판타지 소설이 현실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맞을 것이다.


"그래. 자네에게 해줄 말이 있어서 이렇게 부른 것이다. 중요한 내용이니 잠자코 듣거라."


잠시 후 로데르는 말을 이어나갔다.


"오늘 새벽. 폐하께서 전언을 보내오셨다. 내용은 이러했지. 늑대들의 대대적인 침공이 이루어졌다. 그들은 현재 제국의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진군 중이다. 그리고 그들의 진군 경로에는 자네의 고향인 리포드 마을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제게 이런말을 해주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며칠 전, 전투에서 내가 말했었지. 이일은 꼭 보답하겠다고 말이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반트. 말을 달릴 줄 아는가?"


나는 예전에 한 두 번 말을 타본 경험이 있었다.


"어느 정도 달릴 줄 압니다."


로데르는 자신을 구해주던 반트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했다. 혼자서 묵묵히 수십 마리의 늑대들을 물리치고 기사들이 올 때까지 자신을 지켜주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로데르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좋다. 자네는 내 목숨을 구해주었지. 이제 내가 보답할 차례다. 말을 하나 내어줄 테니, 말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가족을 데리고 최대한 멀리 도망쳐 안전하게 살아야 한다."


환생하기 전 나에게는 부모님이 계셨다. 그리고 지금도 그랬다. 처음 보는 세상에서 나를 지금까지 키워주고 지켜주신 부모님들이 계셨다.


이제 내가 그들을 지켜야 할 차례다.


"바텐베르크 변경백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 인사는 됐다. 지금 바로 말을 내어줄 테니, 더 늦기 전에 출발하거라."


나는 간단한 준비를 한 후, 곧바로 말을 타고 고향으로 향했다. 쉬지 않고 달렸다. 한시라도 빨리 마을로 돌아가고 싶었다.


말을 달리는 와중에 나는 제발 늑대들이 마을에 도착하지 않았기를 빌고 또 빌었다.


* * *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순간적으로 사고가 정지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는 지금 불타버린 마을 안에서 홀로 걸어가고 있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참혹한 약탈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 안에 위치한 집들은 대부분 불타버리거나 무너져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마을 안은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핏자국들로 얼룩졌는데 말이다.


"역겨운 짐승 새끼들..."


늑대들이 시체들을 모조리 먹어 치운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시체 하나 없을 수 있을까.


나는 부모님의 시체를 계속해서 찾아보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부모님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이미 불타버린 우리의 집이 눈에 밟힐 뿐이었다.


그렇게 빌었는데, 제발 이런 상황만은 싫다고 그렇게 빌었는데.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피로 얼룩진 복수심뿐이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렇게 나는 야영지로 돌아와 로데르가 있는 막사로 향했다.


내가 막사 문을 벌컥 열어젖히며 안으로 들어오자 경비병이 나에게 고함을 질렀다.


"허락도 없이 이곳이 들어오다니! 당장 나가거라!"


"됐다. 내가 아는 자다. 다른 사람들은 잠시 나가 있도록."


이제 막사 안에 있는 사람은 로데르와 나뿐이었다. 나는 터벅터벅 걸어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를 병사로 받아주십시오. 죽을 때까지 적들과 맞서 싸우겠습니다."


나의 목소리에는 결의와 분노가 섞여 있었다.


"젠장.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졌나 보구나."


로데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내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한순간의 복수심에 사로잡혀 일을 저지르는 것은 좋지 않다. 분노를 가라앉히거라."


그는 천천히 자세를 숙여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아직도 화가 나느냐?"


"예.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습니다."


나는 다소 예의 없게 말하였다. 생각보다 감정이 앞선 결과였다. 그러나 로데르는 나를 탓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 또한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순간 살아생전 처음 느껴보는 느낌의 파장이 내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러나 결코 기분 나쁜 파장은 아니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군."


"예?"


"반트. 마나를 알고 있는가?"


마나. 오래전부터 몇 번 들어본 적 있는 단어였다. 그러나 정확하게 마나가 어떤 것인지,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내가 그게 무엇이냐는 듯한 표정을 짓자 로데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놀라지 말거라. 반트, 지금 너의 몸에는 마나가 흐르고 있다."


"제 몸에요?"


"그래. 드디어 자네가 전투에서 보여주었던 압도적인 힘과 무력이 이해가 되는군. 자네는 마나를 타고난 몸이었어. 단지, 그것을 지금 알아차렸을 뿐이지."


마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마나가 엄청난 힘을 가져다준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희귀한 마나가 내 몸에 흐른다니. 순간 나는 귀를 의심했다.


"자, 일어나거라 반트."


로데르는 숙이고 있던 몸을 일으킨 후, 잡고 있던 손으로 나도 똑같이 일으켜 세웠다.


"자네에게 일개 병사는 알맞은 처지가 아니다. 그래, 내 기사가 되는 건 어떤가? 나는 두 팔 벌려 환영해 줄 것이다."


나는 로데르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어안이 벙벙했다.


작가의말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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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생의 전환점 21.03.01 36 3 13쪽
» 정체 모를 습격 (2) 21.02.27 54 3 13쪽
1 정체 모를 습격 (1) +2 21.02.26 9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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