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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kcho14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농민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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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kcho14
작품등록일 :
2021.02.25 22:33
최근연재일 :
2021.03.12 21:14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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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추천수 :
19
글자수 :
40,319

작성
21.02.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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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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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정체 모를 습격 (1)

DUMMY

반트. 예전 이름은 백지훈.


어느 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나는 이름 모를 세계에서 다시 태어났다.


끔찍하게도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 지나 어느덧 나는 18살의 청년이 되어있었다.


귀족의 자식이나, 제법 이름이 알려진 가문이 아닌 그저 평범한 농민으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랐다.


그렇기에 아직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나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제국의 국경 부근에서 정체 모를 습격에 당한 부대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운 좋게 살아 돌아온 자들은 마치 어딘가에 홀린 듯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라고 말이다.


정체 모를 습격에 국경을 지켜야 할 병사들이 처참히 죽어 나가고 있다는 소식은 제국 전체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에 보다 못한 황제가 국경에 대대적인 군사를 파견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렇게 나온 방법이 바로, 국경 부근의 마을에서 강제적으로 주민들을 징집해 국경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 * *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수백 개의 움직이는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광활한 초원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수가 늘어났다. 실로 공포스러운 광경이었다.


"대.. 대체 저것들이 뭡니까요?"


징집병 한 명이 벌벌 떨며 부대장으로 임명된 병사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웠다.


"닥치고 가만히 서 있어라!"


전쟁터에서 제법 굴러본 병사인 탓일까. 그는 징집병들을 아니꼽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그조차도,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쿵ㅡ 쿵ㅡ


그때였다. 광활한 초원을 뒤덮은 형체들이 보폭을 맞추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징집병들이 하나 둘 씩 부대를 이탈해 도망쳤다. 그러나 부대장은 도망치는 징집병들을 가만히 서서 보고만 있었다.


이에 내가 입을 열었다.


"대장님. 저희는 이제 어떡하죠?"


내 말을 들은 부대장이 정신을 차리더니, 긴박하게 얘기했다. 드디어 상황파악이 되는 듯 보였다.


"일단 자리에서 대기해라."


나는 그의 말에서 약간의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나는 일단은 잠자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지켜보기로 했다. 의외로 담력이 있는 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초원을 뒤덮은 형체들은 우리 부대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현재 나의 양옆으로는 또 다른 징집병 부대가 대열을 이루고 서 있었는데, 그들도 공포에 질린 듯이 서서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때 한 기사가 말을 타고 나타나 주변에 큰소리로 알렸다.


"모두 물러서라! 후방에서 대열을 정비한다!"


이에 징집병들이 드디어 살았다는 표정으로 재빠르게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 * *


그 시각 후방에 위치한 막사 안.


징집병 부대들과 일반 병사 부대의 지휘권을 맡은 남자가 외쳤다.


"도대체 저것들은 뭐냔 말이다!"


그의 이름은 로데르 바텐베르크. 제국의 변경백이었다. 그의 외침에 주변에 서 있던 부대장들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국경에 배치된 부대를 습격한 것들이 아닐까요?"


"습격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하나같이 인간이 아닌 것들에게 공격받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저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소리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부대장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들 정신 차려라! 인간이 아닌 것들이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누가 믿는가? 짐승들이 지능적으로 인간을 그렇게 습격 할 수는 없다. 분명 초원을 뒤덮은 저들도 인간일 것이다. 아마 다른 국가의 병사들이겠지!"


로데르의 말에 술렁이던 사람들이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들도 로데르의 말에 공감하는 듯 보였다. 이에 로데르가 흥분하며 다시 말했다.


"다른 국가가 우리 바르칸 제국을 침략하였다! 당장 이 사실을 폐하께 알려야 해!"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이 거기. 우리 부대에서 가장 말을 빨리 달리는 병사에게 가서 이 사실을 폐하게 전해드리라고 하여라."


"예!"


로데르에게 지목당한 병사가 힘차게 대답했다.


"지금 초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우리 제국의 영역을 침범한 놈들에 대한 것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고해라."


"맡겨만 주십시오!"


그는 자신만만하게 소리치고는 막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가 나가자 다른 부대장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제국의 영역을 침략하려는 목적이 아닐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엄연한 군사도발이다. 어찌 되었든 저들이 우리 제국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후, 로데르는 다른 부대장에게 후방에 위치한 부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명령하였다.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싶다! 다들 나가거라!"


로데르의 명령에 부대장들이 모두 막사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막사 안에 남은 사람은 오직 로데르 뿐이었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의자에 앉았다.


"젠장..."


그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 * *


후방에 도착한 나는 병사들과 대열을 이루었다. 비록 절반 이상이 징집병이었지만, 총합 1000여 명의 병사들이 대열을 이루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모두 조금만 버텨라! 우리보다 후방에 위치한 부대들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로데르의 말에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는 조금만 버티면 지원군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병사들의 사기를 돋구기에는 충분했다.


"바르칸 제국을 침략한 놈들에게 우리들의 무서움을 보여주자! 창을 들어라! 방패를 들어라! 그대들이 바르칸 제국의 방패들이다! 조금만 버티면 지원군들이 달려와 남은 적들을 몰살시켜 버릴 것이다!"


로데르 바텐베르크. 그는 제법 많은 전장을 겪어온 장군이었다. 그에게 있어 병사들의 사기를 돋구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로데르의 짧은 연설에 병사들은 더욱 환호하며 함성을 내질렀다. 나 또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들과 함께 소리쳤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적들은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육안으로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거리가 돼서야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저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장군! 적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 병사의 외침이 로데르의 귀에 들어왔다. 그 또한 알고 있었다. 지금 상대하는 적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물러설 수 없었다. 이미 적들은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 싸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창병들은 창벽을 만들어라!"


로데르가 외치자 맨 앞줄을 포함하여, 그 뒷줄에 위치한 창병(모두 징집병)들이 창을 내세워 자세를 잡았다. 징집병들의 창을 잡는 자세가 어정쩡하긴 했지만, 수십, 수백 개의 창들이 창벽을 이루는 모습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창벽의 뒤로는 제대로 훈련된 병사들이 방패와 저마다 다른 한 손 무기를 들고 서 있었다. 이 전투의 주력은 저들이 될 것이다.


"쿠아아!"


곧이어, 적들이 괴성을 지르며 돌격하기 시작했다. 대열에 맨 앞줄에 서서 창을 들고 있던 나는 그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웬 늑대들이 두 발로 뛰며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고 있었다. 나는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 저게 도대체 뭐냐? 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포심에 벌써부터 벌벌 떨고 있는 자들도 제법 보였다.


"적들에게 죽음을!"


쿵! 쿵! 쿵!


로데르의 거친 외침과 함께 늑대들과 창벽들이 서로 충돌하였다. 창을 쥐고 있던 두 손에서 아찔한 감각이 전해져 올라왔다. 여러 개의 살덩이들이 창에 거세게 박히는 감각이었다. 나는 순간 뒤로 밀려날 뻔했지만, 이를 악물고 힘으로 버텨내었다.


하지만 모든 병사가 나와 같은 것은 아니었다. 벌써부터 힘에서 밀려난 병사들이 속속히 생겨나고 있었다. 그들로 인해 창벽의 군데군데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으아아!"


"제발 그냥 죽여줘!"


고통에 몸부림 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맨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는 처음 느껴보는 전투에 벌써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숨이 가파르게 차오른다.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내 창을 부러트리며 안으로 파고드는 늑대들로 인해 나는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내 몸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야아!"


나는 부러진 창을 앞으로 거세게 내질렀다. 그러나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창은 늑대들의 방패에 튕겨놨다. 그렇다. 늑대들은 방패를 지니고 있었다! 비록 동물의 것인지 사람의 것인지 구분 안 되는 뼈방패를 들고 있었지만, 부러진 창을 막아내기엔 충분했다.


"방패병 돌격!"


로데르가 외치자, 내 뒤에서 방패병들이 속속히 나타나 늑대들에게 돌진하였다. 그들의 방패가 늑대들을 거세게 밀어내고 있었다.


방패병들이 적들을 밀어내는 틈을 타, 나는 부러진 창을 버리고 멀쩡한 창을 새로 주워들었다. 그리고는 온 힘을 다해 병사들을 돕기 시작했다.


인간 측 병력 1000명. 그중 대다수는 징집병


늑대 측 병력 최소 2000마리. 모두가 겁 없이 달려드는 짐승과도 같다.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는 늑대 쪽으로 기울었다. 인간들은 절반 이상이 다치거나 무기를 버리고 도망쳐버렸다. 거의 전멸에 가까운 피해였다. 심지어 인간들의 사기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었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며 털썩 주저앉았다. 온몸은 베이고 찟겨진 상처투성이였으며, 더 이상 몸에 남은 힘 따위 없었다.


도대체 지원군은 언제 오는 것일까? 아니, 오기는 할까? 나는 그저 의미 없이 전장에서 죽어 나가는 병사들 중 한 명이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이미 난 죽은 목숨인 듯 보였다. 곧 있으면 내 몸은 늑대들에게 잡아 먹히겠지. 끔찍한 고통이 상상되었다. 이미 한 번 죽어본 몸. 죽으면서 느꼈던 고통과 내 몸이 사라지는 느낌은 지독하게도 고통스러웠다.


또 죽기는 싫어.


그렇게 다짐한 탓일까. 갑자기 몸에서 없던 힘도 생겨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를 찌르려던 늑대의 창을 붙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그를 두 손으로 잡고 들어 올린 뒤 온 힘을 다해 바닥으로 던졌다.


내가 원래 이렇게 힘이 쌧었나?


분명 나는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른 청년들보다 월등하게 힘이 세기는 했다. 그러나 나보다 훨씬 무거워 보이는 상대를 들어 올리고, 심지어는 던져버릴 정도로 힘이 세지는 않았다.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본 힘을 발휘한다는데, 지금 내가 그런 상황인 것일까.


숨을 내쉬며 폐에 공기를 불어 넣자, 흥분했던 사고가 진정되고 냉정함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현재 나를 포함한 병사들은 적들에게 완벽하게 포위당한 상태였다. 빠져나갈 구멍 따위는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만들면 되지 않을까.


나는 땅에 떨어진 방패와 한 손 도끼를 집어 들고 괴성을 지르며 방패와 함께 힘차게 돌격하였다.


"이야아아!"


쿠ㅡ쿵!


방패 너머로 느껴지는 충격을 무시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내 모습은 마치 전차와도 같았다. 적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전차. 그런 나의 모습을 본 병사들이 하나둘씩 내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살길이 트였다는 듯이 말이다.


나는 돌격하면서 방패 너머로 공격을 날리는 놈들을 도끼로 후려갈겼다. 묵직한 도끼날이 늑대의 목을 자르고, 팔을 날려버렸다. 지금의 나를 가로막을 적들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계속 돌격을 감행한 나는 어느새 늑대들의 포위망에서 빠져나와 있었다.


히이잉!


그때 저 멀리 지평선에서 말의 투레질 소리와 함께 여러 개의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그 여러 개의 말발굽 소리는 점점 커져 땅을 울릴 지경이 되었다.


나는 말을 타고 거칠게 돌격하는 기사들을 보았다. 그들은 남은 늑대들을 몰살시키러 달려온 지원군이었다!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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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투의 결과 21.03.12 21 2 13쪽
6 아나톨리아 평원의 전투 (2) 21.03.09 23 2 13쪽
5 아나톨리아 평원의 전투 (1) 21.03.06 32 2 13쪽
4 전쟁 준비 21.03.05 27 2 13쪽
3 인생의 전환점 21.03.01 36 3 13쪽
2 정체 모를 습격 (2) 21.02.27 54 3 13쪽
» 정체 모를 습격 (1) +2 21.02.26 9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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