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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용1234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구리시닌자
작품등록일 :
2023.06.27 15:12
최근연재일 :
2023.12.07 22:20
연재수 :
2 회
조회수 :
57
추천수 :
2
글자수 :
11,242

작성
23.12.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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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검 한자루로 세상을 평정한다

DUMMY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검을 동경했다.

그저 막연히.


태어났을 때부터 머릿속에 박혀있던 집념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러다, 몇 살이었을까?


어느 날, 검을 휘둘러보고 싶었다.

일단 욕망이 솟구치자, 실천은 터무니없이 빨랐다.

대충 깎아서 직접 만든 목도를 등에 지고 산에 올라, 뒷산의 나무를 끊임없이 두들겼다.


목적도, 동기도 없이 단순히 재미로 검을 휘두르던 나날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동안이나 나는 미친놈처럼 검을 휘둘러대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촌락의 사람들은 우르르 몰려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왜 검을 휘두르느냐? 농부의 아들 주제에.”

“왜냐니...당연히...”


농사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고.

나는 그때서야 스스로의 본질에 다가선 질문을 건낼 수 있었다.


농부의 아들 주제에 어째서 검을 휘두르냐는 진지한 질문.

그런 질문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나조차도 이상하다 느낄 정도로, 내 대답은 빠르게 튀어나왔다.


“검 한자루로 세상을 평정한다.”

“뭐?”

“남자로 태어난 이상, 반드시 이뤄야할 꿈이니까.”


내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워졌다.

광인을 내려다보는 시선.

자기보다 못한 자를 업신여기는 듯한 시선이 나에게로 쏟아졌다.


“아들아.”


그러나, 부모님 만은 달랐다.

진지한 눈빛으로, 그러나 어딘가 원망과 공포, 그리고 자책이 섞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언제까지?”


언제까지 검을 휘두를 것이냐는 질문.

숨길 수 없을 만큼 떨리는 목소리.

이번에도 대답은 짧았다.


“저 하늘의 태양마저 가를 때까지.” “아...”


할 말을 잃은 듯한 부모님은 조용히 발걸음을 돌리셨고.

그날 밤, 나를 죽이려 드셨다.


푸슈욱!


“아아악!”


그것이 나의 첫 살인이었다.

살부살모(殺父殺母).

천륜을 저버린 금기.

그러한 끔찍한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나는 묘하게 기분이 들떴다.

마치, 천살(天殺)의 별이라도 타고난 것처럼.


머리가 으깨진 부모님을 뒤로 한 채, 촌락을 떠났다.


그 후, 육십 년.


천하를 유람하고, 강호에 투신하였다.

나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리고 세인들에게는 불행하게도.


나는 무(武)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다.


천살(天殺)의 성운(星運)을 타고났기 때문일까?

천무(天武)의 성운(星運)을 타고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천살성과 천무성을 동시에 타고난 유일무이한 존재였기 때문일까?


의식하지 않더라도 천하의 모든 기운은 내 손아귀에 쥐어졌고, 천하의 모든 무리(武理)가 뇌리에 똬리를 틀었다.


수천을 베고, 수만을 갈랐다.

무림맹, 사도련, 천마신교, 중원황실.

모조리 베어 내 검을 위한 양분으로 삼았다.


적들의 피가 눌러붙어, 검에 슨 녹이 되고.

검었던 머리가 희끗희끗해 졌을 쯤에, 나는 깨달았다.


“검 한자루로 세상을 평정한다.”


어리석고 멍청했던 사내아이의 빛바랜 꿈.


“이뤘구나.”


육십 년, 1갑자 라는 세월이 지나.

꿈은 이미 이뤄진지 오래였다.


천하만민은 내게 승복하고 말았다.

그들은 이 세상의 선과 악을 모조리 도륙낸 검 한 자루를 두려워한다.


천마, 검신, 마신, 검귀.


모두가 내 별호였다.


허나.


“그뿐이구나.”


검 한자루로 세상을 평정한다는 꿈은 이뤘으나.

오 할. 절반의 성공일 뿐.


또 다른 꿈.

저 하늘의 태양마저 갈라낸 다는 꿈.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아니, 이룰 수 없었다.


“아득히...아득히 멀다...”


약해빠졌던 천마, 무림맹주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을만큼 작은 하늘.

그런 하늘에 박혀있던, 빛을 내는 구슬.

태양.

자연경에 도달해, 대기를 짓밟아, 천외천에 진면목을 보아왔던 나만은 세계의 진실을 알고 있다.


태양은, 절대로 베어낼 수가 없다.

인간 따위가 범접할 수 없는 그 뜨겁고, 또 뜨거운...

지구가 몇 백개가 있어도 그 열을 조금도 식힐 수 없는 거대한 불덩어리.


그 무엇에도 꺾이지 않았던 내 마음이.

태양을 두눈으로 본 그날.

꺾였다.


“오 할도 아니구나. 일 푼은 될까.”


태양을 벤다는 꿈에 비해서, 검 한자루로 세상을 벤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애들 장난에 불과하였다.

절망.

그러나, 꺾이지 않는다.


“시간을 쏟는다면, 가능하다.”


세상의 이치를 벗어난 재능.

한계를 뛰어넘은 직관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2700년.”


만약, 2700여 년간 수련한다면.

폐관 따위가 아닌 실전으로,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두드린다면.

나는, 저 하늘의 태양마저 벨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다.

그리고, 내게 남은 수명은...


“4년인가.”


노화.

수백 만 년, 아니, 어쩌면 수십 억 년간 모든 생명을 끊어온 최악의 질병.

내 무한한 정신은 이 늙은 육체에 갇힌 채로 죽을 것이다.

꿈을 이루지 못한 채로.


“인정할 수 없다.”


살부살모.

부모를 죽이고 도달한 경지를 버리고.

여기서 죽는다고?


“누구 마음대로!”


나는 격노했다.


“이것이 하늘의 뜻이더냐! 천륜을 어기고! 수만의 생을 앗아간 나에게! 네놈들이 내린 천벌이더냐!”


그렇다면, 역천(逆天)이다.

태양을 보러갈 때 이미 부순, 하늘이라는 환상.

그 거짓된 환상은, 이미 내 발아래 짓밟혀 산산히 부서진지 오래다.


“반로환동! 세월을 넘어! 시간을 넘어! 차원을 넘어! 한계를 넘어!”


나는...


“저 하늘의 태양마저 갈라내주마!”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비처로 숨어서, 반로환동의 대법을 시전하였다.

.

.

.

.

.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에.


“에에엥??? 뭐야! 탄소기반 유기체?”


오줌처럼 노오란 머리칼에, 유비처럼 긴 귀를 한 선녀가...


“당신, 설마 전설의 지구인?”


얼빠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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