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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글쓰기

천마에서 SSS급 힐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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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작품등록일 :
2023.11.18 20:46
최근연재일 :
2023.12.08 00:52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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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4
추천수 :
65
글자수 :
87,109

작성
23.12.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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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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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13화, 지키는 힘

DUMMY

동면혈귀의 채찍이 집요하게 나를 노리고 날아왔다. 현재 나의 능력에 비해서 너무 강한 상대라는게 절실하게 느껴졌다. 온 신경을 동면혈귀에게 집중하고 공격을 피하면, 내 주변에 있던 마교도들이 그 공격의 희생양이 되어 버린다. 방어증가를 아무리 절묘하게 걸어도 수준 차이가 너무 심해서 죽지 않게 만드는 정도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공격증가는 공격이 닿을 때에나 의미가 있는 스킬이라 지금 처럼 공격하나 닿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쥐새끼 처럼 요리 조리 잘 피하는구나!”


더 집요하게 날아드는 동면혈귀의 공격을 피해 바닥을 몇번 굴러가며 마교 진영에서 밖으로 벗어났다. 나 때문에 아군에게 벌어지는 피해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 물러나라, 어차피 너희들 공격은 동면혈귀에게 닿지도 않아.”


나에게 치료와 강화를 받으며 내 말을 잘 듣게된 병사들이 뒤로 빠지고, 나와 동면혈귀의 일대일 상황이 만들어 졌다.


도대체 이 시험은 나에게 뭘 원하는 걸까? 저 동면혈귀는 헌터로 치면 A급은 족히 될 수 있는 수준의 마두이다. 지금 내가 저놈을 잡기위해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지? 천부적인 감각으로 공격을 피해 나가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게 떠오르지 않는다.


답답해 하는 내 눈앞에 시스템창이 생겨났다.


[최종 보스까지 한명의 희생자 없이 접근했습니다. 파티원들의 신뢰가 일정 수치 이상에 도달했습니다. 파티원들이 허락하는 만큼 그들의 기운을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직업특성 제한이 일시적으로 사라집니다.]


“어라?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 지지?”


직업특성 제한이 사라졌다는 것이 무슨말인가? 바로 공격형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수준의 마기로 사용할수 없는 기술들 이더라도 남들의 기운을 빌려 와서 쓸수 있다.


“언제 까지 피하기만 할 생각이냐?! 정정당당하게 내 채찍을 받아라!”


동면혈귀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린이들의 정기를 빨아 들이며 정기를 쌓은 주제에 정정당당을 운운하는게 어이없다.


“안그래도 지금부터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오랜만에 쓰는 것들이라 몸이 제대로 따라와 줄지 모르겠네? 일단 가볍게 천마나수의 수법으로 날아오는 채찍을 거머 쥐었다. 사이한 기운이 가득 담겼던 동면혈귀의 채찍은 내 손에 닿자 마자 기운을 잃고 축 늘어졌다. 그리고 이내 검게 변하며 바스라졌다.


끝부터 삭아서 사라지는 채찍의 모습을 보면서 동면혈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


얼마나 놀랐는지 입을 벌리고 황당함에 뭐라 말하고 싶은듯 했지만, 마땅히 할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 이 감각 정말 오랜만이구나.”


예전 힘의 일부를 마음대로 쓰는 감각이 썩 괜찮다. 몇년동안 제대로 스트레칭 하지 못했던 근육을 제대로 풀어주는 것 같은 개운함이 올라온다.


모처럼 이런 기회가 왔는데, 맨주먹 만을 쓴다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검.. 검 어디 없나?”


근처에 쓰러져 있는 혈교도 하나의 검 하나가 눈에 띄었다. 허공섭물의 묘리를 담아 손을 뻗자 날아와 내 손안으로 쏙 들어온다.


“허···. 허..공 ..섭물···?”


절정이상의 경지의 고수들만이 할 수 있는 기예가 눈앞에서 펼쳐지자 동면혈귀 뿐만 아니라 마교진영까지 전체가 술렁거렸다.


손에 감긴 검의 감각이 퍽 반갑다. 신들에게 전생을 부탁할 때만 해도, 검따위 다시 잡고 싶지 않았는데, 또 이렇게 잡게 되니 온몸의 감각이 날카롭게 살아난다. 원래도 전장을 파악하고 강화술을 적절히 쓰기 위해 감각을 날카롭게 벼려 놓고 있었지만, 검을 잡자 내 모든 신경이 한층 날카롭고 정교해 지는 것이 느껴진다.


“하아··· 좋구만···”


이대로 가만히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한 동면혈귀는 삭아서 없어져 버린 채찍을 버리고 손톱을 새워 덤벼왔다. 붉은 기운이 녀석의 손톱에 어리며 혈향이 짖게 풍겨왔다. 저걸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어린아이들이 소모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분노가 치민다. 이미 그 죄는 내가 예전에 죽여서 치르게 했지만, 이런 녀석은 골백번 죽어도 죗값을 다 치를 수 없다.


공격이 오는 방향으로 검을 들어 가볍게 횡으로 휘둘렀다. 손톱을 휘두르며 공격하던 녀석의 공격이 한번에 다 바스러지고 가슴에 사선으로 상처가 새겨졌다.


상처가 세겨지자 마자 뒤로 두바퀴 재주를 넘으며. 재빨리 가슴의 상처를 지혈한 녀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누가 혈교의 찌꺼지 아니랄까봐 뻔하게 행동하네.”


이미 기백이 넘는 혈교의 마두들을 쓰러뜨린 경험이 있는 나다. 녀석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는 눈앞에 선히 그려진다.


앞으로 발을 한번 구른다. 천마군림보의 묘리가 더해지며 하늘과 땅이 흔들리고 나는 어느새 동면혈귀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


천마군림보의 영향으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게된 동면혈귀는 다리가 풀려 주저 앉았다.


다시 도망가면 힘드니까 일단 이동수단을 제거 하자. 검을 휘둘러 다리의 힘줄을 끊어 놓았다.


“살···살려주··· 십시오···“


“너는 살려달라고 한 아이들을 살려준 적이 있냐?”


“···그건 어차피 나의 일부가 되는게 더 나은 선택이니까···.”


이놈들의 사고방식은 들을 때마다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로 더럽다. 더이상 귀를 더럽 히고 싶지 않다. 시스템이 만든 환상이지만 더럽게 재현을 잘 해놓았다.


마기가 줄줄 흘러 나오는 검을 높이 들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친다. 천마일섬 개산파벽. 하늘과 땅 사이에 거대한 검은색 선 하나가 뻗어나간다. 굉음과 함께 하늘이 갈라지고 동면혈귀가 갈라지고 땅이 갈라진다.


***


[승격심사를 종료합니다.]


온몸에 전능하게 넘쳐 흐르던 기운이 사라지며 눈 앞이 암전되었다. 그리고 다시 익숙한 자취방 거실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마음껏 기운을 사용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스템창이 눈앞에 주르륵 올라왔다.


[승격 심사 결과 계산중···]


[피해 감소 등급: S, 공격 기여 등급: S, 서포터 등급: S ···]


이후 줄줄이 알 수 없는 항목에서 모조리 S등급의 판정을 받았다. 콜라를 보고 생각해낸 공략법이 주효한듯 했다.


[··· 축하합니다. C급으로의 승급에 성공하셨습니다.]


이 고생을 하고 C급으로 올랐다는 사실에 기뻐 해야 할지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일단 기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걸음 한걸음 강해지는 것 말고는 별 수 없지 않겠는가? 거기다가 이제 C급이면 사회에서도 쓸만한 헌터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회복술의 회복력이 증가합니다. 공격력 증가와 방어력 증가중 하나를 선택하여 스킬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성과로 승격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공격력 증가와 방어력 증가가 모두 스킬로 추가 되었습니다.]


[희생자 없이 승격심사를 통과했습니다. 특전으로 ’지키는 힘‘이 스킬로 추가 되었습니다.]


“응? 지키는 힘?”


[지키는 힘, 파티 결성시에만 사용할 수 있다. 파티원들의 피해를 감소 시키거나 회복 시킨 양과 비례하여 파티원들의 능력을 특성 제약과 관계없이 빌려올 수 있다.]


이번 승격 심사안에서 마지막에 동면혈귀를 쓰러뜨렸을 때 주어졌던 능력이 스킬이 된 모양이었다.


“파티원들의 능력이라.. 살짝 애매한데?”


이번 승격 심사에서는 파티원들이 마교인 이었기에 그들의 힘을 빌려서 천마의 힘을 쓸수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스킬을 얻었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게 있다면, 어떤 파티원의 힘이라도 불세출의 천재 백우진은 잘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C급도 되었으니 이제 다시 설윤을 향해, 아니 차하린을 향해 한발짝 더 걸어갈 자격을 얻게 되었다. 나는 핸드폰을 열어 장실장님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


눈을 감았던 하린이 눈을 번쩍 뜬다.


과녁들이 시간차로 하나 둘씩 일어서기 시작한다. 거대한 수련장 안에는 차하린 혼자 뿐이다. 주위를 돌던 수탄들이 날아가 하나씩 과녁에 꽂힌다. 수탄을 맞은 과녁은 버티지 못하고 터져 나간다.


날카롭게 수탄이 날아가는 소리와 과녁이 터져 나가는 소리가 거대한 수련장을 가득 채운다.


한차례 시간차로 올라오는 과녁들을 모조리 파괴하자 전방위를 감싸는 과녁이 등장했다.


한번 짧게 호흡을 들이마신 하린은 양손을 하늘위로 번쩍 치켜 들었다. 두 손바닥을 중심으로 작은 물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점차 소용돌이는 커다래 지며 주변에 위협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소용돌이가 주변을 덮을 정도로 커졌을 때 머리위로 올린 두손을 교차하며 내리자 소용돌이가 맹렬한 기세로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하린을 감싸던 과녁은 소용돌이에 휩쓸리며 자취를 감추었다.


“으아아 오늘 훈련 끝!!”


시원하게 소리를 지른 하린은 그대로 바닥에 누워 숨을 몰아 쉬었다.


“헥 헥··· 아직도 회전을 넣는건 쉽지 않네. 더 괜찮게 쓸 수도 있을것 같은데···”


누워서 개선점을 생각하던 하린은 훈련장 스피커로 장실장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듣고 일어나 앉았다.


“아가씨 훈련은 잘 끝나셨습니까?”


“네 실장님, 무슨일이에요?“


“잠시 나와보셔야 할것 같습니다. 회장님께서 방문하셨습니다.”


***


“하린아, 내가 이렇게 부탁하마.”


태청그룹의 회장 차우중은 하나뿐인 금지옥엽 차하린을 앞에 두고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아니 아빠! 내가 그런놈이랑 지금 만나야 겠어?!! 내가 무슨 나이 사십먹은 노처녀도 아니고 왜 자꾸 나를 시집을 못 보내서 난리냐고!!!!”


“아 진짜 그친구 진국이라니깐, 너도 연애도 해보고 해야 하지 않겠어? 우리 딸이 어디가 모자라다고 스물 다섯이나 먹고 모태 솔로인게 말이나 되니?”


“마음에 차는 놈이 없는걸 어떻게해! 다들 비리비리 하고 약해 빠져서는 쓸만한 놈이 없어.”


“혹시 남자에는 관심이 없는거니? 이 아빠는 다 이해한다. 일단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렴. 아빠가 이해하려고 노력해 볼게.”


차우중의 상상력이 또 이상한 곳으로 튀기 시작했다. 하린은 신경질을 내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으아악! 그 이야기좀 그만해 나 남자 좋아한다고! 쓸만한 놈이 없어서 그렇지!!! 나 쉴꺼니까 따라오지마!!”


안그래도 그룹을 관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양반이 자기한테 시덥지 않은 잔소리를 하러 찾아왔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며 하린은 짐을 챙겨 훈련장을 벗어났다.


급할때는 날아가거나 저택 내부 전동차를 타고 다니지만, 오늘은 그냥 좀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어 걸어서 본인의 방이 있는 건물까지 가기로 마음 먹었다. 천천히 걸으면 이십분은 넘게 걸어야 하지만 조경이 잘 되어 있는 길을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아빠는 너무 걱정이 심하단 말이야. 내가 무슨 노처녀도 아니고 벌써부터 시집걱정을 하고 있어.“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린 본인도 한번쯤은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남자같은 남자들이 없어서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린의 능력, 혹은 외모를 보고 정말 많은 남자들이 대시를 했다. 그중에는 이름만 말해도 사회적 파장이 생길수 있는 연예인도 있었고 정치인의 아들, 혹은 성공한 사업가, 능력있는 헌터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잘난 남자가 대시를 해도 하린은 도무지 무언가를 시작해 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데··· 하린 본인도 본인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경험삼아 아무나 괜찮아 보이는 놈을 잡아서 연애를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마음은 원래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 도저히 연애를 시작할 수 없었다.


언론이나 인터뷰에서도 툭하면 나오는 이상형 질문에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장난삼아 자신 보다 강한 남자가 좋다고 했다. 대충 생각없이 던졌던 대답이지만, 그 대답이 워낙 인상적이었던 것인지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고 덕분에 대시해 오는 남자의 숫자도 많이 줄어들었다.


하린은 자신의 연애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걸었다. 문득 하늘을 바라보자 붉은 노을이 사그라 들며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붉은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며 하린은 문득 그때 만났던 그 사람이 떠올랐다. 그, 게이트 동시 폭주 사건에서 혼자 고블린들을 죄다 때려 눕히고 있었던 그 헌터 말이다.


“이름이 백우진 이라고 했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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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병아리는 알을 깬다 23.11.28 7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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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화, 검은사제와 개노답 삼형제 23.11.24 80 0 14쪽
7 6화, 무공으로 꿀빨려 했지만 23.11.23 101 5 12쪽
6 5화, 강해지는 법 23.11.22 113 5 12쪽
5 4화, 내가 힐러라니 23.11.21 118 5 13쪽
4 3화, 결정 23.11.20 125 7 13쪽
3 2화, 각성 23.11.20 150 7 13쪽
2 1화, 혈마대전 23.11.20 186 8 15쪽
1 프롤로그 23.11.20 226 1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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