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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의 서재입니다.

방구석 살인청부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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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9.22 23:58
최근연재일 :
2024.09.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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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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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루시퍼

DUMMY

이번에는 1억인가? 일이 커지고 있군.


이번에는 살인이다.


“루시퍼, 사람을 죽여본 적 있어?”

“물론...”


“와, 진짜, 사람을 죽였다고 그러고도 무사한 거야?”

“나쁜 놈을 죽인 것뿐이야. 그리고 깔끔하게 처리를 했지. 사람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지금껏 사람을 죽인 것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것도 실수라면 실수였고, 어쨌든 고등학교 시절에 악질 일진을 옥상에서 밀어 추락사시킨 것이다.


덕분에 한동안은 악몽에 시달려야 했고 그 이후로는 나쁜 놈이든 뭐든 사람을 죽일 때는 신중하게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몇 달이 지나자 녀석에 대한 죄책감은 사라졌다. 나를 괴롭혀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나 이전에도 다른 녀석들을 괴롭혀서 결과적으로 한 명이 자살하게 한 사건의 주동자였으니까,


결국 나는 악인을 죽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녀석이 저지를 악행을 막은 것이고 말이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최책감이나 악몽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때가 돼서 나는 졸업을 하게 되었다.


물론 살인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것도 없었다. 후미진 옥상 그리고 주변에 있던 몇몇 녀석들이 있었지만 내가 그 일진을 아래로 떠미는 장면을 본 녀석은 아무도 없었다.


“그냥, 대천이가 옥상으로 뛰어내리는 걸 봤어요.”

“비명을 지르기는 했는데 누가 밀거나 한 건 아니었고 뭐랄까, 그냥 몸이 떠오르는 그런 느낌으로..”

“저희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대천이 혼자서 뛰어내린 겁니다.”


같이 있던 일진 녀석 셋과 같이 어울리던 여자애 둘이 일치된 증언을 했고 경찰 수사는 단순 실족사로 결론을 지었다.


연이어 두 번의 실족사가 일어난 그 옥상은 내가 졸업할 때까지 완전 폐쇄가 되었다.


“마치 귀신의 장난 같았다니까.”

“역시 민형이의 귀신이 그런 걸까?”


김민형, 내가 전학 오기 전에 죽은 녀석이었다. 그 녀석도 같은 옥상에서 실족사를 한 또 다른 희생자였다.


실제로는 장대천 일당이 괴롭혀서 반강제로 뛰어내렸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정확한 것은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이후에 겪어 보니 그러고도 남을 녀석들이었다.


투명화 반지, 나는 그걸 기게스의 반지라고 부른다.


신화 속의 그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장대천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충동적으로 올라간 산에서 그 반지를 발견한 것이다.


사실은 목이라도 매고 죽어버릴까 그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목이 아니라 손가락에 반지를 끼게 된 것이다.



어쨌든 다 지난 일이고, 이제는 그 투명반지의 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 익명으로 불법적인 일을 해서 돈을 벌 기회도 많아졌다.


텔레그램은 익명으로 뭘 하기에 딱 좋은 익명의 섬, 익명의 망명지 같은 곳이다.


고등학교 무렵에 아버지의 교통사고로 나는 고아가 되어버렸다.


어머니는 내가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일찍 병으로 돌아가셨고 가족이라고는 외삼촌이 전부였다.


서울로 이사를 온 것도 외삼촌 집에 얹혀 살기 위해서였다.


시골에 살면서 서울로 전학가는 녀석들을 많이 봤지만 나는 공부를 하러 가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전학을 간 서울의 고등학교는 지옥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더해 장대천 일당에게 꼬투리가 잡혀 이런저런 괴롭힘을 당하던 중이었고,


말 그대로 목을 매고 죽을 생각으로 간 학교 뒤 야산에서 우연히 그것을 발견한 것이다.


나는 채팅방을 살펴보다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마법의 반지인가? 아니면 외계의 기술?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설에 나오는 기게스의 반지처럼 그 반지는 반지의 주인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조지 오웰의 소설처럼 몸만 투명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옷과 신발 그리고 소지품까지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투명화가 가능하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몸을 투명하게 한다기보다는 몸 주위에 투명한 방어막 같은 것을 만든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았다.


옷과 신발 그리고 내가 지정만 하면 자동차 같이 큰 물건도 투명화가 가능하니까 말이다.


어쨌든 외삼촌도 공무원으로 박봉에 시달리고 있었고 외숙모의 눈치도 보여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나는 외삼촌 집을 나와 독립을 하게 되었다.


주유소나 편의점 알바를 거쳐서 간 곳이 흥신소였다.


내심 적성에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기게스의 반지도 있고 남을 미행하거나 뒤를 캐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기게스의 반지 덕에 불륜 커플들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었고 그걸로 흥신소 소장님에게 능력 있다는 말도 많이 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도 실증이 났고 본격적으로 내 사업을 시작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텔레그램을 이용한 해결사였다.


가끔 흥신소에도 그런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말하자면 사적복수를 의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들어보면 나름 억울한 사정이 있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폭력으로 보복을 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흥신소라고 해서 별 다른 건 없다. 돈을 받고 보복폭행을 해준다고 해도 경찰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투명인간이라면 어떨까?


투명화반지, 기게스의 반지를 사용하면 CCTV든 사람의 눈이든 증거나 증인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된다.


거기다 나의 오랜 실험결과 지문 같은 흔적도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명화 상태에서는 지문은 물론이고 발자국도 남지 않는다. 잘은 모르겠지만 투명한 막 같은 것이 외부와 모든 것을 차단시키는 것 같았다.


어쨌든 텔레그램의 비밀 채팅방으로 사람들을 끌여들어서 사적복수라는 테마로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플레이어는 나고 다른 채팅방 멤버들은 관중이라고 할까?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고 돈을 챙기는 것이다. 후원금 형식으로 말이다. 텔레그램의 채팅방을 통해 암호화폐로 후원을 받고 사람들이 원하는 사적복수를 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새롭게 구상한 사업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일이 커지고 있었다.


몇 번 기게스의 반지로 나의 능력을 보여줬더니 팬들이 늘어난 것이다. 후원금도 늘어난 것은 좋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원하는 요구치도 커진 것이다.


이번에는 살인을 원하고 있었다.


물론 상대는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 악인이었다.


의뢰인은 최도철이라는 27세의 남자였다.


사적복수, 일종의 대리복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텔레그램 임에도 외뢰인의 개인정보는 확인하는 방식이다. 적어도 타인에게 그런 복수를 부탁할 정도라면 자신이 누구인지 밝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채팅방 참여자들 가운데 의뢰인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하지만 의로인의 사연은 공개하고 그게 그럴듯하다면 다른 채팅방 멤버들이 후원금을 모금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인 후원금이 기준액을 넘어서면 해결사인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의뢰인의 사적 복수를 대행하지만 돈은 다른 채팅방 참여자들에게서 공동모금을 하는 방식인데, 의외로 이런 모금이 액수가 상당히 모이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벌써 1억을 채웠다.


매번 액수가 늘어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1억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뢰인의 요구사항은 문제의 그 악인을 살해하는 것이었다.


진짜 일이 커진 것이다.


1억을 받고 사람을 죽여달라는 건가?


이거야 말로 청부살인을 하는 건데...어쩌지..


의뢰인이 채팅창에 밝힌 청부살인 대상의 사연은 죽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기는 했다.


“뭐 하는데 죽이겠다는 거야?”

“살인은 너무한 거 아닌가? 대충 린치 정도면 몰라도.”

“그래, 지난번 양아치 녀석을 패준 정도가 딱 좋은데, 아무리 그래도 살인은 너무 하잖아.”


시골 출신의 건장한 20대 남성, 군필자로 일대일로는 어지간해서 지는 일이 없는 나였다. 거기에 기게스의 반지로 모습을 감출 수 있는 특수 능력이 생긴다면?


그리고 투명화는 나의 신체 외에도 다른 도구까지 가능했다. 지난 번에 그 양아치 녀석도 야구방망이 하나를 투명화해서 들고 녀석의 집 앞에서 잠복했다가 혼자 집으로 들어가는 녀석을 사정없이 패준 것이다.


그 전에 사귀던 여자를 죽도록 팬 녀석이니, 똑같이 복수를 당한 셈이다. 야구방망이까지 동원해서 신나게 해주고 피투성이가 된 녀석의 얼굴을 찍어서 채팅방에 공개를 한 것이다.


이른바 해결사방의 루시퍼가 유명해진 사건이었다.


의뢰인은 그 양아치에게 맞았던 여자의 오빠였고 해결사방이라고 불리는 비밀 채팅방의 존재를 알고 복수를 의뢰한 것이었다.


물론 경찰은 나의 존재를 파악할 수도 없었고 증인도 없고 CCTV에도 나의 모습이 전혀 남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의외로 인간이란 정의감을 떠나 타인의 불행 혹은 폭력에 당하는 악인의 모습에 통쾌함을 느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해결사방에 들락거리는 놈들이 정의의 사도나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저 누군가가 처맞는 걸 즐긴다고나 할까? 거기에 적당한 구실이 있으니 그걸 빌미로 욕하고 조롱하는 걸 즐기는 것은 아닐까?


인간에게 내제된 폭력성이 드러나는 것 말이다.


어쨌든 그들에게는 그런 카타르시스를 제공한 대가로 나에게 얼마씩의 후원금을 기꺼인 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후원금을 받고 의뢰인을 골라 사적복수를 대행해 주는 일로 나는 건당 수백에서 수천까지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1억인가?


처음에는 먼저 복수를 해주고 그 증거물을 보여주며 후원금을 받았지만, 외뢰인이 많아지면서 특정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오고 미리 특정 의뢰인의 사건에 후원금을 내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에 가장 큰 모금액이 모인 사건은 일명 유부녀킬러라고 불리는 파렴치한 녀석이었다.



의뢰인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말하자면 부하직원이었다.


엔케이 텔레콤이라는 대형 통신사의 대리점장이 그 주인공인데 주로 주부들이 많이 일하는 이 회사에서 유부녀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의뢰인의 주장이었다.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거 아냐? 엔케이 텔레콤이라면 대기업인데, 사내 성범죄 전담 부서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미투니 뭐니 말 한마디만 해도 다 성희롱으로 난리가 나는 세상이잖아. 그런데 대기업 대리점장이 대놓고 성범죄를 저지른다고? 그게 말이 되냐? 저 새끼 그냥 회사에서 쫓겨나고 헛소리하는 거 아냐?”


“보통 그렇게 생각하죠. 사실 여자 측에서 피해를 주장하면 바로 신고가 되고 회사에서 난리가 날 겁니다. 하지만 여성 측, 즉 피해자가 고발하지 않으면 회사든 경찰이든 아무 것도 못해요.”


“그거야, 당연한 거지, 피해자가 신고를 안 한다는 건 사건이 없다는 거나 다름없잖아?”


해결사방의 채팅창에서는 처음에는 이 의뢰인의 사건을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뢰인이 비교적 상세하게 자신이 겪은 일을 설명하자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대리점장 수법이 아주 교묘해요 일부러 영업 사원을 뽑을 때, 인적사항을 확인해서 결혼한 유부녀 그리고 어린아이가 있는 여자들만을 고르는 거죠. 거기에 부부관계나 그런 것도 문제가 없는 비교적 안정적인 가정주부를 고르는 겁니다.”


“일부러 가정생활에 문제가 없는 주부를 고른다는 건가?”


“보통 사람은 지켜야 할 것이 있을 때 행동이 제약을 받죠. 주부사원들도 마찬가지에요. 윤태호 지점장이 주부사원을 뽑는 기준은 안정적인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죠. 가정을 지켜야 할 이유가 확실한 여자를 뽑는 겁니다.”


“그 후에는?”


“회식을 핑계로 술자리에서 약 같은 걸 쓰는 모양이에요. 그냥 술에 취한 게 아니라 졸피뎀 같은 데이트 드럭으로 정신을 잃게 하고 모델로 데려가는 거죠.”


그다음은 대충 알만한 내용이었다. 약을 먹여서 정신을 잃게 하고 그리고 더 악질적인 것은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서 이후에 협박을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 쓰레기군, 네 말이 사실이라면 말이야.”

“확실한 겁니다.”


“증거라도 있는 거야? 직접 본 건 아닐 테잖아.”

“증거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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