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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기씨 님의 서재입니다.

white blood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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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기씨
작품등록일 :
2016.05.09 16:27
최근연재일 :
2017.10.15 16:20
연재수 :
4 회
조회수 :
285
추천수 :
2
글자수 :
20,786

작성
17.09.07 21:30
조회
129
추천
1
글자
9쪽

WHITE BLOOD CELL - 30화

DUMMY

.

임시표지.png

4-(1).jpg

<동화나라, 퐁포로 마을, 밤, 호숫가 인근>


'저건 아직 죽지 않았어. 랭크가 낮아보이는데 어떻게 진오귀를 두 번이나 버틴거지?'


엘리의 눈빛을 본 아라는 위협감을 느꼇습니다. 최소한의 안전거리를 확보한 아라는 시험이라도 하듯 품 안의 부적을 엘리에게 던졌습니다. 불길에 휩싸인 부적이 날아오는 동안 엘리가 정신을 차려 피할 확률은 없어보였습니다. 그 때 팅! 오르웬의 보호막에 부적이 사그라들었습니다.


'뭐지? 의식이 없는데 쉴드를 생성할 리 없잖아!'


아라가 의아해할 때 엘리가 툭 ...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일어날 기운도 없나 봅니다.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만 저런 상태라면 이 싸움을 끝내기엔 충분했습니다. 직격을 먹이려 조심조심 엘리에게 다가간 아라가 품 안의 부적을 꺼낼 때였습니다. 꿈틀! 엘리가 꿈틀대며 무기를 꽉 쥐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흐느적거리며 일어났습니다. 그녀가 불타는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자 이번에 아라가 느낀 감정은 오기인 듯 했습니다.


표정이 바뀐 아라가 싸늘하게 웃으며 주문을 외웠습니다.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엘리의 아래쪽으로 태극 문양의 주술진이 생겼습니다.


"동방무궁류. 나르나리!"


그러자 엘리의 주변에 병사로 보이는 여섯귀신이 일어났습니다.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이들은 불타는 창으로 엘리를 찔러댔습니다. 티티팅! 팅팅팅! 티티팅! 하지만 이들의 공격은 오르웬의 보호막을 뚫지 못했습니다. 아라가 아무리 애써도 B랭크 무기의 보호막을 뚫는 건 쉽지 않은가 봅니다. 하지만 아라가 노린 건 이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구나. 이 결투는 네가 죽기 전엔 끝나지 않는 거구나. 그럼 나도 전력을 다해주마."


아라는 흐느적거리며 몸을 추스리지 못하는 엘리에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훗날 누군가 명예로운 마법사에 대해 물으면 너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으마. 죽는 순간까지 무기를 놓지 않고 구걸이나 항복도 안한 녀석이 있었다고."


의식이 흐릿한 엘리는 아라의 말에 답할 수 없었습니다. 건들면 쓰러질 것 같은 엘리를 조금 더 바라보던 아라는 여섯 병사의 소환을 해제하곤 동방무궁류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주문을 마치며 그녀는 품에서 대량의 부적을 하늘에 뿌렸습니다. 그것들은 춤추듯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회전이 빨라지자 그것들에서 강한 돌풍이 일었습니다. 여전히 죽지 않은 엘리의 눈빛을 본 아라가 이어 말했습니다.


"경의의 표시로... 고통없이 한 번에 보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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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귀신의 공격으로 분노포인트를 모은 아라가 다시 진오귀를 시전하려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의 진오귀는 부적 20-30장을 소모시켰으나 이번엔 수백장의 부적이 하늘하늘 춤추었습니다.아라의 전력을 다한 한방인 것 같습니다. 춤추는 부적들 사이에 눈을 감은 아라가 중얼중얼 조상들의 힘을 빌리는 주술을 외웠습니다. 잠시 후, 눈을 뜬 아라가 샌드백이나 다름없는 엘리를 손짓하자 부적들이 엘리의 주변에 하늘하늘 내렸습니다.


엘리의 주변에 떨어진 부적들은 곧 귀신의 형태로 변해 그녀에게 다가섰습니다. 한이 많아 보이는 그들은 억울한 표정, 분노한 표정 등을 짓고 있었습니다. 엘리를 어딘가로 데려가려는 걸까요? 그들은 엘리를 잡으려 애썻으나 오르웬의 보호막이 이들을 뿌리치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술은 심상치 않단 걸 느낀 오르웬이 의식 없는 엘리를 다그쳤습니다.


'엘리! 정신차려 엘리! 이번껀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주술이라 측정이 애매하지만 최소 씨랭크급의 필살마법이야. 빨리 마력방패를 소환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해!'


이 순간에도 망자들은 엘리를 데려가려 보호막을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엘리를 몇 겹으로 둘러싸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아라가 전력을 다해 외쳤습니다.


"진! 진오귀!"


그러자 엘리와 엘리를 둘러싼 망자들 주변에 주술진이 다시 한 번 생겼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불기둥으로 변해 하늘 높이 솟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건 불에 타 고통스럽게 사라지는 망자들과 무의식적으로 방어태세를 취하는 엘리였습니다. 진!진오귀에 전력을 다 쏟은 아라는 하늘을 뚫을 듯 솟아오른 불기둥을 바라보다 풀썩... 쓰러졌습니다.


<잠시 후>


진!진오귀를 직격으로 맞아 저 멀리 날아간 엘리는 숲 속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죽어도 이상할 리 없는 공격이었으나 가진게 힘과 체력밖에 없는 엘리답게 버텨냈나 봅니다. 엘리의 머리 위로 위험을 알리는 붉은색 게이지가 깜빡이는 듯했습니다.


'엘리! 좀 정신차려. 마력회복이 되고 있어. 이번엔 우리 차례야! 너만 정신차리면 되!'


오르웬의 말에 엘리가 살며시 눈을 떳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불기둥...은 기억나!"


'끝이라 생각했는데... 잘했어 엘리! 본능만으로 마력방패를 소환해 방어할 줄은 몰랐어.'


"몰라! 기억이 안나 ... 오르웬 우리 이 틈에 도망치자!"


'무슨 소리야? 결투가 끝나기 전까진 결투장벽을 벗어날 수 없어. 거기에 방금 공격으로 아라는 분명 많은 힘을 썻을꺼야. 더 이상 위력적인 공격은 할 수 없는 상태라구. 당한만큼 갚아줄 차례야.'


"..."


오르웬이 엘리에게 용기를 주려 했으나 엘리의 눈은 공포에 질려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마력재생이 시작된 엘리는 겨우겨우 근처의 바위 위에 앉았습니다.


"이길 수 없어. 지금까지 난 한 번도 아라를 공격하지 못했잖아. 근처에도 갈 수 없었어."


아라와 자신의 역량차이를 충분히 느낀 엘리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습니다.


'아이 답답아. 이제 아라는 널 죽일 만큼의 공격을 할 수 없대두 그러네. 한번만 제대로 찔러 넣으면 이긴다니까? 그냥 될 때까지 하면 되!'


"아퍼... 너무 아퍼... 그리고 뜨거워. 그 공격을 또 받아낼 자신이 없어. 또 맞으면 분명 죽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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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오르웬은 엘리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단 걸 알았습니다. 오르웬의 말이 어렴풋이 들리긴 하겠다만 그거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혼잣말들을 중얼거리는 거였습니다.


'엘리! 정신차려 엘리! 정신차려야 해!'


오르웬은 엘리를 계속 불렀지만 응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엘리를 움직이고 있는 건 살고 싶단 본능뿐이었습니다. 이를 확인이라도 시키듯 그녀가 중얼거렸습니다.


"왜? 왜 저렇게 강한거지? 왜 난 근처도 갈 수 없는 거지?"


엘리의 공포나 절망에 사로잡히면 가망이 없다는 걸 아는 오르웬은 계속 그녀를 설득했습니다.


'엘리! 넌 아라와 왜 싸우고 있지?'


"기억이 안 나.내가 왜 싸우고 있지?"


'넌 무궁을 지켜주려 한 거 아냐? 지금 무궁은 전투의욕이 없어. 허수아비나 다름 없다구. 너마저 허수아비가 되 버리면 너도 무궁도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거야. 그리고 ... 이건 가이드로서 말하는 게 아니라 네 파트너로서 말하는 거야. 갈 길이 멀어. 여기서 멈출 때가 아냐."


"비참한 최후라면 ...?"


'그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라가 기운을 차리면 널 가만둘리 없지.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정말 널 태워죽일 거야."


"악! 그건 싫어!"


엘리는 진오귀가 생각난 듯 비명을 지르며 양 손으로 머리를 감쌋습니다. 공포에 질린 듯 머리를 숙이며 숨는 자세를 한 엘리는 전투의욕이라곤 1도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르웬의 말이 선명하게 들리는 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말야. 지금이라면 기회가 있어. 근접을 절대 허용 안하는 걸 보면 분명 아라는 멧집이 약해. 비랭크 무기로서 조언하자면 네가 단 한 번만! 두 번도 필요없어! 한 번만 공격을 성공시키면 아라에게 치명타를 줄 수 있을 거야. 네 공격은 초보 마법사의 공격이 아냐. 비랭크 무기의 공격이야. 날 믿어도 돼! 딱 한 번만 하면 되."


"정말... 한 번이면 되?"


오르웬도 한 번이면 될지 안 될지 몰랐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엘리의 전투의욕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오르웬은 장담하듯 답했습니다.


'응!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 한번이면 분명 아라는 쓰러지고 넌 현세로 돌아가게 될 거야. 슬슬 현세로 돌아갈 시간이 됐거든. 하지만 결투 중에는 벗어날 수 없어. 네가 뭘 해야 할지는 분명하지?'


"돌아가고 싶어. 이젠 좀 돌아가서 쉬고 싶어."


'아라만 이기고 네가 원하면 돌아갈 수 있어. 자! 일할 시간이야.'


그 말에 엘리가 오르웬을 꽉 쥐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엘리가 다짐하듯 가슴에 한 손을 올리며 중얼거렸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성공하면 돼."


엘리는 고개를 들어 퐁포로 마을의 밤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별들도 엘리를 응원하듯 반짝이고 또 반짝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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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WHITE BLOOD CELL - episode5. 남쪽의 거대병기(2) 17.10.15 43 0 10쪽
3 WHITE BLOOD CELL - episode5. 남쪽의 거대병기(1) 17.09.26 60 1 14쪽
2 WHITE BLOOD CELL - 31화 17.09.16 53 0 13쪽
» WHITE BLOOD CELL - 30화 17.09.07 13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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