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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니보레
작품등록일 :
2016.12.17 01:06
최근연재일 :
2017.01.15 16:27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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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833

작성
16.12.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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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단편]비텔교도로 살아가지 않는 여자(2)

DUMMY

***


나의 시점에서 볼 때 비텔교는 정말 뜬금없이 나타난 종교다. 물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이비가 존재하지만 신의 실존을 증명할 수 없다면 종교를 이용해 나쁜 짓 하는 것만 아니면 뭐라 할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비텔교는 현재 사회적으로 드러난 부분만 보면 사이비라 비난할 요소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별로 믿음을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신도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거나 나쁜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신의 이름을 내걸고 각종 자원봉사나 사회환원이 이루어져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지는 좋은 편이다. 더구나 신의 실존을 증명하듯 신에게서 받았다는 이능으로 사람을 구하며 사람들을 열광시키기까지 했다. 대표적으로 신도림 테러사건이겠고.


그래, 비텔교는 다른 종교와는 다르다. 이미 언급했지만 완전히 오컬트다. 내 입장에서 정말 신의 실존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텔교는 신도가 되는 것만으로도 묘한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인터넷만이 아닌 주위에서 조금만 수소문해도 엄청나게 많은 증언을 얻을 수 있으니 의심할 여지는 없다. 듣기로는 파고들면 더욱 강력하고 눈에 띄는 능력도 얻을 수 있는 모양이다.


실제 비텔교의 교주와 사제라는 이들이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이다. 좀만 관심있으면 TV나 유튜브 같은 곳에 올라오는 동영상으로 그와 관련된 것을 볼 수 있다. 조작이라는 말도 있지만 내 생각엔 아무래도 조작은 아닌 거 같다.


이런 기존 상식과는 완전히 괴리되는 환상 속에만 있던 이능,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명확한 신의 실존 증명으로 비텔교는 정말 비상식적으로 퍼져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다.


정말 비상식적이다. 꺼림칙할 정도로. 아무리 요새 시대가 인터넷과 고속운송수단으로 인해 상시 연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해도 그렇다. 마치 하룻밤 잤더니 다른 세상이 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보통 종교는 눈물 없는 세계의 아편이라고도 하듯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어지간히 고통 속에 뭐라도 의지하고 싶다는 절박한 풍조와 강한 사회불신에 찌들어 있지 않으면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것을 비텔교는 진심과는 상관없이 믿겠다는 기도 한 번이란, 적어도 겉보기엔 거의 없는거나 다름없어 보이는 대가로 막대한 혜택을 주고 사회적인 이미지를 대기업과의 연대를 통한 대대적 사회봉사로 밝게 해서 사람들을 급속도로 끌어들였다.


그 때문에 비텔교의 신도라고는 해도 대다수는 진지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비텔이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단지 아는 것과 신앙이라 할 정도의 믿음은 별개인 것이니까.


비텔교의 대다수는 그저 신도가 되면서 얻게 되는 힘과 기존 상식에선 생각할 수 없던 현실을 초월하는 초월존재의 등장에 이루어진 분위기에 취한 정도로 보였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갑자기 부모님에게 평소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멋진 장난감을 받고 멋진 놀이동산에서 놀면서 신이 난 어린애들 같다고나 할까?


여기서 장난감을 쥐여준 자가 정말 부모 같을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물론 진짜 부모 이상으로, 부모를 따르는 것보다 훨씬 열성적으로 장난감을 쥐여준 상대를 진지하게 따르는 이들 또한 존재한다.


여기서부터 꺼림칙함은 한층 더 커진다. 굳이 비텔교가 아니더라도 종교 관계자들 중에는 너무 열성적이다 못해 광신의 영역에 들어가는 신도는 분명 존재한다.


그것을 생각하면 비텔교라고 해도 지나치게 열성적이거나 광신의 영역에 이른 신도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비텔교는 발생한 기간에 비해 비상적인 전파속도만큼이나 광신의 영역에 근접하거나 넘은 이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특별하기는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그냥 아는 것과 신앙이란 믿음은 별개의 것이다. 이렇다 할 성전이나 가르침이 체계화되어 있는 것도 아닌 거 같은데 신도들의 종교에 감화되는 속도의 정도가 내 눈에는 아무래도 지나쳐 보인다.


이런 의심은 예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본 글 때문에 더 가중되어 있다. 주위에서 권하기에 장난삼아 비텔교의 신도가 되었다는 친구가 다음날 아침, 하루 아침에 사람이 완전히 달라지다 못해 광신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치 비텔교를 주위에 전도하고 비텔의 위대함을 전파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사명이라도 되는 양 미친 사람처럼 떠들어대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친구라는 작자가 작성자의 오랜 친구로서 알아온 바론 절대 그럴 리 없는 위인이었으며, 그 전까지는 오히려 비텔교에 부정적인 사람이었고 증언한 것은 덤이다.


사실이라면 무척 꺼림칙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비텔교에 호의적으로 접근해 신도가 되었다 할지라도 하루 아침에 그렇게 될 정도로 종교에 물들게 하기는 힘들다. 한 개인의 사상을 바꾸는 것이 그렇게 쉬울리가 없다.


처음부터 부정적으로 불신하며 접근하였다면 말할 것도 없다. 사상 자체를 바꾸지 못하리라곤 하지 않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 아침에 그 변화는 너무 빠르다.


뭔가 모종의 협박이나 거래를 받고서 그에 따라 속마음과는 다르게 연기했다는 가정도 할 수 있겠지만, 글의 뉘양스를 봐선 그런 정도가 아니라 진짜 사람 자체 바뀐 거 같았다.


더 꺼림칙한 건 내가 보았다는 이 글이 어느 사이에 사라져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후 비텔교 신도들의 열성적인 비텔교 변호 덧글에 부담이 되어 작성자가 스스로 지웠다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 그 외의 다른 이유 또한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그 이후로 그 작성자가 올린 글을 찾아볼 수 없다던가, 비텔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심을 불러올 글 자체가 찾기 힘들 정도로 무척 적어졌다는 점은 별개로 치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생각하면 비텔교는 모종의 수단으로 신도가 된 자들을 광신의 영역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강제하는 경우도 있지 않는가 의심해볼 수도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심증일 뿐이다. 일단 증거 자체도 찾을 수 없고, 이런 게 가능하면 왜 다른 신도가 된 이들 전원을 광신도로 만들지 않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저 심증이더라도 이런 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섭기 그지없는 것이다.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 사람으로서 자신의 자아가 다른 사람이건 초월존재건 타자에 의해 침범당해 멋대로 훼손되고, 왜곡되고, 변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고서 태연할 수는 없다.


애초에 난 종교 자체에 부정적이다. 신의 실존을 부정한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신앙, 자신이 모시는 신이 무조건 인간이나 신도를 자식처럼 사랑해 무조건적으로 베풀고 신앙에 따라 그에 걸맞게 답해줄 것이라는 믿음에 부정적이다.


언젠가 스승님이 말씀하셨다. 스승님에게 배운 것 중 대다수는 묘하게 그럴 듯하게 보이는 듯 하면서도 실상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데는 그리 쓸모없는 것들이었지만 그래도 이 2가지는 내 인생의 지침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람이 신을 위해 존재할지언정, 신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신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사람을, 인간을, 신도를 사랑해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그런 믿음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제멋대로 만들어낸 가공의 신 한정일 뿐이다.


물론 실존하는 신이 사람이나 신도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이것이 증명된 절대적인 사실인 것은 아니다. 애초에 사랑한다 해도 표현방식이 인간에게 좋은지 나쁜지도 고려해보아야 한다.


이런 의심은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의심을 멈추면 그건 그냥 신이 만들어낸 흐름에 몸을 맡길 뿐인 노예나 인형일 뿐이다.


생각을 포기함으로서 행복해질 수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난 불행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너무 의심만 하는 것도 좋지는 않지만 의심이란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가르는 중요한 지침 중 하나라고도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는 의심 없는 순진한 어린이 같다. 사탕과 장난감을 쥐여주는 유괴범 말에 순순히 따라갈 정도로.


극단적인 비약으로 이야기하면 비텔이란 존재가 처음에는 신도를 늘려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인류에게 달콤한 미끼를 던지고, 어느 순간에 한번에 수확하기 위해 수를 쓸지 누가 아는가?


어느 날 갑자기 신도로서 비텔의 힘을 얻은 자들이 그 힘에 의해 괴물처럼 변해 비텔의 괴물군단이 되어 아포칼립스를 일으키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흥미본의의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의 영혼과 심장을 내놓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을 하고 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너무 나간 것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는 누누히 말하지만 기존 상식을 초월한 초월존재다. 아무리 극단적인 의심을 한다해도 명확한 증거가 없는 이상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덤으로 말하자면 어디까지나 나 유소화의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비텔교도들은 기본적으로 나한테는 그 자체로 무척 꺼림칙하다.


일단 비텔교는 신을 모신다고는 하지만, 사제나 성기사 같은 것도 있는 거 같지만 거기서 기인하는 힘은 내가 보기에 일반적인 판타지에 나오는 성스러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동양사상으로 치면 음기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뭔가 어둡고, 음습하고, 우중충하고, 음산하고, 차갑고, 칙칙하다고나 할까···뭔가 저주처럼 까닭없이 소름끼치는 불길함이 풀풀 느껴진다.


이건 내가 만난 비텔교도라고 하는 사람들 전원에서 느끼는 것이었다. 요새 대한민국 메이저 종교가 비텔교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이런 것을 느낀다는 것이 된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소름돋는다. 언젠가 유령에 씌였다는 사람을 봤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마치 인스머스의 식료품 체인점에 발령받은 젊은이가 된 기분이다. 사실 내 해외여행 동기 중에는 이에 대한 기분전환도 있었을 정도였다.


이건 다른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기에 더욱 소외감은 크다. 요새 정말 혼자서만 과민반응하는 바보, 망상증 환자가 된 기분이기도 하다. 눈이 한 개만 있는 사람들만 있는 나라에서는 눈 두 개가 있는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이라더니. 아, 진짜 생각만 해도 울 거 같다.


동시에 답답하기도 하다. 내 눈에 비텔교는 거의 사이비를 넘어서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마신을 섬기는 사교도 수준이다.


뭐, 실제 드러난 행실이 그렇지 않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불길한 기척에 한정해서는 그렇다는 의미다. TV 같은 데에서 나오는 교주의 수호자들이라던가 하는 이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천사처럼 한 눈에도 밝고 성스러운 외견만이 신의 사자의 자격이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내가 보기에 그 수호자란 자들은 아무리 봐도 어둠 계열이다.


이건 나의 편견에 한정된 정보에 영향을 받아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크지만, 그 수호자란 자들은 아무리 봐도 착하다던가 자비롭다던가 하다못해 제정신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뭔가 이성적으로 미쳤다던가, 묘한 곳에서 가치관이 크게 일그러진 사람의 기척을 느낀 거 같았다.


이래저래 나로서는 비텔교에 적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저히 호의나 믿음을 가질 수가 없다. 알 수 있는 정보도 한정된 상황에서 가질 수 있는 것은 그저 불신 뿐.


진심과는 상관없이 신도가 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다양한 듯 하지만 솔직히 그런 혜택도 나로서는 그리 탐나지도 않는 것들이다. 언어 능력 정도는 탐나기도 하지만 그렇게 절실한 것도 아니고, 정 필요하면 내가 노력해서 익히면 그만이다.


그 정도의 머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건 신에 의지할 필요도 없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신 같은 것엔 아예 의지하지 않는 편이 사람으로서는 더 바람직하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대놓고 드러낼 수는 없다.


이미 언급했듯이 현재 비텔교는 대한민국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메이저 종교다. 거기에 반감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거의 역적취급인 것이다.


물론 역적취급이라고는 해도 대놓고 길가에서 돌이나 계란을 던지거나 극단적으로 직접 처형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감을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대를 무시하거나 따돌리기는 하는 것이다.


고쳐 말하자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비텔교에 반감을 드러낸다는 것만으로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수준의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기업에서는 면접자가 비텔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면접에서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뭐 이게 과장이라고 해도 이 경우 입사해도 회사생활이 엄청 고달플 거 같긴 하다만.


그런 탓에 종교인이 아니면서도 비텔교 자체에 대해 우려하는 지식인들도 존재는 하는 거 같지만 크게 목소리를 높히지는 못하는 거 같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있어도 국민 대다수의 반감과 미움을 사면서까지 소신있기는 힘든 것이다.


그래서 나도 비텔교 가입 권유는 최대한 정중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하며 거절할 뿐, 다른 이들에게 비텔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절대 말하지 않는다. 정말 친한 이들 중에서 비텔교도가 아닌 자들만 있을 경우에 슬쩍 말해보는 정도를 제외하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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