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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다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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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다운
작품등록일 :
2023.04.25 01:14
최근연재일 :
2023.04.2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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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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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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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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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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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UMMY

최연소 검도 국가대표 발탁.

한국인 최초 세계검도선수권대회 개인 우승.

최연소 펜싱 국가대표 발탁.

세계 청소년펜싱선수권 대회 사브르 부문 3연속 1위.

세계 펜싱 선수권 대회 플뢰레, 에페, 사브르 3종목 통합 우승.

.

.

.


압도적인 재능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되는 21세 진도형의 이력이었다.


올림픽 출전만 하면 금메달 3개는 따 놓은 당상이란 말이 돌 정도로 그의 위상은 대단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짐을 싸서 훈련 캠프를 박차고 나갔다.


“도, 도형아!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담당 펜싱 코치가 쫓아 나와 그를 붙잡았다.

진도형은 코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신의 개인 장비가 담긴 더플백을 건네 줬다. 그리고....


“이제 그만두렵니다.”

“...? 그게 무슨?”


코치에게 넘긴 더플팩을 한 번 힐끔 쳐다 본 도형이 말했다.


“지루해서요.”



* * *



어린 시절 난 특이한 꿈을 매일 꾸었다.


검을 든 남자가 되는 꿈.

그 앞에는 항상 무시무시한 적들이 대치했다.

산적부터 중세 시대에 나올 법한 기사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까지.

목숨을 건 난전이 벌어졌고 끝에 살아남는 건 언제나 꿈 속 남자의 몫이었다.


그 꿈을 꾸고 잠에서 깨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어, 난 가까운 검도장을 찾았다.


꿈속의 남자처럼 검을 손에 쥐었다.

신기하게도 머릿속에 여러 검로들이 그려졌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머리가 시키는 대로 몸을 움직였다.

그때, 검도장 사범의 경악어린 표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천, 천재.’


그렇게 검도장을 밥 먹듯 들락거렸고.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 되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무언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펜싱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천재 소리를 듣게 되었다.

최초로 펜싱의 모든 종목 국가대표가 되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검을 쓰는 종목이란 종목은 모두 다 해보았지만.

자꾸만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어린 시절 매일 꿨던 그 꿈도 언젠가부터 꾸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검을 잡아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다. 그렇게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아, 내가 원했던 건 이런 게 아니었구나.’


날도 없는 가검을 감흥 없이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난 꿈속 남자처럼 날이 시퍼렇게 벼린 검을 들고 뜨거운 숨을 내뱉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선수촌을 박차고 나왔다.

천재라며 수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어도 내가 원하는 건 그곳에 없었으니까.


“후회는 없다. 근데....”


당장은 어떡하지?

막상 선수촌을 나오니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진짜 다른 나라로 가서 용병 일이라도 해?”


찾아보니 현재, 전쟁 중이거나 내전중인 몇 개국에서는 용병을 필요로 했다.

그곳에서 내가 꿈꿨던 데로 매일 칼질이나 하면 어떨까 하던 그때였다.


“응?”


길 건너 전광판.

웬 게임 광고 하나가 시선을 끌었다.


[검과 마법 그리고 모험....]

[당신이 꿈꿔왔던 단 하나의 리얼리티 가상현실, 카르마 대륙]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 세계를 지금 경험해 보세요]


가상현실, 카르마 대륙?

현실과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



들어 본 적 있다.

최초의 리얼리티 가상현실 게임, 카르마 대륙.

출시된 지 1년 밖에 안 된 이 게임은, 한 번 죽으면 캐릭터 삭제 등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했지만.

그런 위험을 감안하고도 압도적인 재미를 선사하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었다.

물론 내 흥미를 끈 건 따로 있었다.


‘분명, 검을 쓸 수 있다 했지?’


극강의 난이도든 방대한 스케일이든 모든 간에 상관없었다.

내게 중요한 건 오로지 검뿐이었으니까.


그래, 어차피 당장 집에 들어가 봤자 할 것도 없겠다....


“한 번 해볼까?”


난 곧장 캡슐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푸쉬이이


캡슐 문이 열리며 새하얀 연기가 새어 나왔다.

난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선 캡슐 안에 몸을 집어넣었다.

문이 자동으로 닫히고 완전한 암전이 왔다.

그 순간,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


그리고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부유감이 느껴졌다.

눈을 살짝 떠 보니, 주변이 아무것도 없는 순백의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게 가상현실?’


생각보다 더한 현실감.

신기한 느낌에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감각을 확인하는 그때였다.


[카르마 대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웅장하게 들려왔다.


[당신은 앞으로 꿈과 모험이 넘쳐나는 카르마 대륙에서의 멋진 일상을 함께 경험하게 될 겁니다]

[본 게임을 시작하기 앞서, 카르마 대륙에서의 빠른 적응을 위해 튜토리얼을 진행하겠습니다]

[튜토리얼에서 사용 할 기본 무기를 선택하십시오]

[10초 안에 선택하지 않을 시, 랜덤으로 선택 됩니다.]


빛 무리와 함께 십여 가지 각종 무기들이 허공에 나타났다.


이렇게 바로 시작한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난 빠르게 무기들을 눈으로 훑었다.


검, 도, 창, 도끼, 활, 몽둥이 등등.

척 봐도 초보자용으로 보이는 평범한 무기들.

물론, 내가 선택할 건 당연히 하나뿐이었다.


덥석


가죽으로 덧댄 검 손잡이를 꽉 잡자 검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굳은살이 박히고 박혀 손바닥에 변형이 일어날 정도로 징그럽게 잡아왔던 검.

다른 점이 있다면 평소처럼 날이 없는 가검이 아니라 금방이라도 베일 듯 날이 잔뜩 서 있다는 것이다.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다.


“...뭐, 질질 끌지 않아서 좋네.”


여타 다른 게임들처럼 복잡한 고유 세계관 설정들을 나열하지 않으니, 오히려 좋았다.


난 자연스럽게 검을 허공에서 한 번 휘둘렀다.


여기라면 예전 꿈속의 남자와 같은 그 기분을 조금이라도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묘한 기대감이 부풀어지던 참이었다.


[무기 선택을 완료했습니다. 튜토리얼을 시작하겠습니다]


“음?”


파아앗-


하얀 빛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주변이 바뀌었다.

처음 순백의 공간은 온데간데없고.

음산하고 칙칙한 분위기가 잔뜩 나는 동굴 속으로 이동했다.

주변이 바뀌었음을 인지한 바로 그 순간.


후웅!-


내 머리를 쪼개버릴 기세로 거대한 둔기가 날아 들어왔다.


“?”


뒤따라 들리는 꺼림칙한 소리.


“케륵.”


웬 초록 괴물이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흉측하게 웃고 있었다.



#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상현실 게임 카르마 대륙.

덕분에 커뮤니티, ‘카르마 매니아’는 분당 수백 개의 게시글이 쏟아질 정도로 북새통이었다.

그리고 그 수백 개의 다양한 게시글 중에서.


[튜토리얼 난이도 대체 머임?]


이런 느낌의 제목들이 주기적으로 올라왔다.


[살다 살다 별 ㅈ같은 튜토리얼 다 보네]

============================

시벌, 뭔 무기를 고르자마자 머리통을 쪼개버림?

게임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


카르마 대륙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 대부분이 극강의 튜토리얼 난이도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런 게시글에는 기존 유저들의 댓글이 관례처럼 이어졌다.


ㅋㅋㅋㅋㅋㅋ 아 뉴비들 발작하는거 달다 달어

제발 이딴 똥글 쓰기 전에 필독 공지 한번만 읽고 와라

ㄹㅇ 공지만 읽어도 튜토리얼 정도는 1트 쌉가능

┗ 뭐래, 처음 하는 건데 공략 법 한 번 읽었다고 1트가 가능하다고?

님들 전 첨 시작하자마자 웬 시커먼 몽둥이 맞고 죽었는데 그냥 다시 하면 되나여?

┗ 억ㅋㅋ 즉사 판정 ㄹㅇㅋㅋ

┗ 걸려도 즉사가 걸리네....

┗ ? 웃지만 말고 설명좀

┗ 공지 먼저 읽으셈


신입 유저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링크 하나가 댓글에 달렸다.


- [링크] 필독 공지부터 먼저 읽고 시작하지 그러셨어요 링크 남길 테니 타고 가세요


[※슬기로운 카르마 대륙 생활을 위한 공략 법(튜토리얼 편)]


9999+개의 추천수가 박히고 공지까지 오른 이 게시글에는 신입 유저들을 위한 튜토리얼 공략 방법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은 시작하자마자 머리에 몽둥이를 맞고 웬 칙칙한 감옥에서 놀란 눈을 떴겠죠?

...여러분이 겪은 그 일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저는 물론, 이 게임을 처음 하는 모든 유저들이 꼭 한 번씩 겪었던 일이니까요.


네, 맞습니다.

이 게임은 튜토리얼 첫 시작부터 유저들의 대갈빡을 깨고 시작해요.

그냥 본 튜토리얼 시작 전에 나오는 컷신이라 생각하면 되니, 맘 편하게 가지셔도 됩니다.(운 안 좋으면 즉사 판정 나올 수 있음. 튜토리얼에서는 사망해도 캐릭터 재생성 할 수 있으니까 그냥 다시 시작하세요.)


그래도 머리통 제대로 한 번 깨지는 경험하면 카르마 대륙을 완벽하게 적응 할 수 있으니까.

마냥 나쁘게만 보기엔 좀 그렇긴 하네요.

뭐랄까..., 어미 사자가 어린 새끼를 절벽 아래로 떠미는 느낌?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카르마 대륙의 기본 튜토리얼은 총 다섯 스테이지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몽둥이를 맞고 잠시 기절하게 되면 던전 감옥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요.


여기서부터 실질적인 첫 번째 스테이지의 시작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곳에서 우선 자신의 상태창을 한 번 확인 할 겁니다.

시스템 말만 따라 주면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보상으로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초기 보너스 스텟을 주니까.

자신이 원하는 직업 육성을 위한 ‘나천재의 카르마 대륙 육성법’ 게시글 참고해서 적당히 분배해줍니다.


두 번째 스테이지는 철장 열쇠를 획득하는 건데요.

원래 같으면 하루 종일 찾아야 하는 게 맞겠지만.

그렇다면 공략법이 왜 있겠습니까?

주로 나오는 위치 포인트를 찍어 드릴 테니까 참고해서 열쇠 파밍해 줍니다.

마찬가지로 보상으로 받는 보너스 스텟 계속 찍어 주시고요.

.

.

.

.

.

.....그렇게 철창 열쇠를 얻고 기본 무기도 되찾고, 솔플로 고블린 경비병 잡으면서 전투 감각 익히게 되면 대망의 마지막 스테이지입니다.

기본 튜토리얼의 보스 몬스터이자.

첫 시작 때 우리 머리통을 깠던 그 홉 고블린을 잡으러 갈 겁니다.

당한대로 갚아주는 게 우리네 미덕 아니겠습니까? 똑같이 뚝배기 깨버려야죠^^


아 물론 걱정마세요 1-4스테이지 보상으로 얻은 보너스 스텟들로 능력치도 펌핑됐고.

다른 철장에 갇혀 있던 초보 모험가 NPC들과 함께 레이드 하는 형식이니까, 웬만해서 종이인형 마냥 밀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녀석의 자세한 공격 패턴과 사냥 공략 법은 따로 링크 남겨둘 테니까 댓글을 확인하세요.


아무쪼록 이 게시글을 본 카르마 대륙의 모든 뉴비분들이 한 번에 튜토리얼 끝내고 무사히 본 대륙으로 넘어오시길 빕니다.


-카르마 대륙 공략 천재, 나천재-

============================


튜토리얼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이 게시글 아래에는 수많은 감사 댓글이 달려 있었다.


- 정리추 ㄱㅅㄱㅅ

- 와, 형 감사요.

- 아 ㅋㅋㅋㅋㅋㅋ시벌 리얼리티 게임이라 그런지 튜토리얼부터 미친 난이도네.

.

.

.


또한 기존 공략법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이도 있었다.


근데 처음 컷씬 때, 홉 고블린 공격 피하는 방법은 없나여?

┗ 아ㅋㅋㅋㅋ 뉴비 생각하는 거 너무 귀엽고~ 아ㅋㅋㅋㅋㅋ

┗ ㅋㅋㅋ왜 안 되겠어요? 그냥 님이 생각한대로 슥하고 피하시면 되죠 쉬워요^^

┗ 우리 홉오빠의 스매쉬는 무조건 유효타 판정이라굿!

┗ 글쓴이입니다. 위 댓글처럼 무조건적인 유효타 판정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게 없지만.

사실 상, 그렇다 봐도 무방합니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그런 시도를 해 봤고 또 본인이 직접 트라이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1-4 스테이지에서 받은 보너스 스텟으로 능력치 올리지 않으면 녀석의 공격에 반응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튜토리얼 이라 해도 보스몹인데 1렙 초보자가 솔플하는 그림은 저로썬 전혀 그려지지 않네요.

괜한 일에 힘 빼지 마시고 그냥 맘 편히 몽둥이세례를 받아드리세요....



#



...왼쪽 관자노리를 향해 몽둥이가 날아온다.


피해야 하나?

막아야 하나?


머릿속에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몸은 이미 즉각적으로 반응한지 오래였다.


탓!


검을 곧추 세워 왼쪽 대각선으로 한 발을 크게 내딛었다.

내가 기습에 대응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지 괴물 녀석의 동공이 커졌다.


카가각!


녀석의 몽둥이와 내 검이 그림같이 맞물렸다.

난 거기서 멈추지 않고 검을 앞으로 쭉 그었다.


츄아아악-


몽둥이를 타고 올라간 검이 녀석의 굵은 손가락들을 자르고 팔뚝을 가른다.

붉은 안광을 번들거리던 녀석의 얼굴에 당황이 깃 들었다.

이내 검 끝은....


스걱!


녀석의 목마저 갈랐다.


“크룩?”




경악 어린 녀석 머리가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띠링!

[튜토리얼의 보스 몬스터, 홉 고블린을 처지했습니다! 보상을 확인하세요]

띠링!

[대단한 업적! 자신의 레벨보다 높은 상대를 단독으로 처치했습니다! 보상을 확인하세요]

띠링!

[튜토리얼 첫 번째 스테이지를 클리어....]

띠링!

[튜토리얼 두 번째 스테이지....]

.

.

.


기나긴 알림 음이 끝나고 지금 것과는 다른 웅장한 알림 음이 들려왔다.


두둥!

[경이로운 업적입니다! 최단 기간으로 기본 튜토리얼을 모두 클리어 했습니다. 보상을 확인하세요]


난 눈앞을 어지럽히는 메시지들을 뒤로하고 난 바닥에 쓰러진 녹색 괴물을 내려다 봤다.


“이 녀석은 갑자기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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