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본적으로 기독교교회의 역사에 '스켈레톤' 혹은 언데드는 없습니다.
즉, 시체를 일으켜 사역하는 악당 같은게 원래는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강령술사를 의미하는 네크로멘서는 말 그대로 '강령술'이 원전입니다. 즉, 죽은 사람의 영을 불러와 점을 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시체에 씌워서 일으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는 거죠. 이런의미로, 사실 네크로멘서는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에서 성행하는 무당과 거의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골격만 남은 인형은, 그 자체로 움직여 돌아다니는 괴물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그저 죽음에 대한 의인화(가장 대표적인 예가 영혼수확자-그림리퍼-입니다)로서 다루어지고 또 그려졌습니다.
이것이 이제 걸어다니며 사역마로서 의미하게 된 것은 1950년대 스톱모션미디어(일종의 영화)에 등장한 이후라고 합니다. 이후 이것이 TRPG와 서양(특히 미국)의 장르문확과 결합되고 다시 디지털게임화 되면서였죠. (마찬가지로 네크로멘서의 사역마로서 가장 유명한 좀비는, 원래 아프리카 민간신앙에 존재하던 것이었고 역시 교회-기독교-의 역사엔 없던 존재입니다)
결국 교회가 싫어했던 건 '시체를 사역하는 장의사로서의 강령술사'가 아니라, '절대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없는 영혼을 대신해, 사자의 영혼으로 위장한 악마와 결탁해 유족들을 속여먹는 악마의 하수인' 이죠.
뭐 ~ 어쨋든 강령술사(=악마의 하수인)를 혐오하고 말살하려고 하는게 맞긴 하므로 교회가 네크로멘시와 네크로멘서를 싫어한다는 건 분명히 맞는 말이지만, 어쨋든 단순히 시체를 사역하는 존재로서의 네크로멘서를 부정한다고 볼 순 없습니다. 애초에 - 그런 존재는 전통적인 교회사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여담으로 환상 장르 문학에서 네크로멘서의 반대편에 교회를 두는 건, 그저 그러는 편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악마숭배자로서의 네크로멘서라면 반대편에 서 있는게 당연하고, 그러지 않더라도 사실 스켈레톤이라는게 서양에서는 죽음의 형상화-어둠-로서 오랫동안 인식되어 온 만큼 반대로 생명과 삶-빛-으로 인식되는 신의 대리인 내지는 숭배자들을 대적자로 두는 것 만큼 쉽게 인식시키고 갈등관계를 유발할 수 있는게 드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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