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투자가 두려워질 때 비로소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초보는 투자가 게임과 같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고 신나며 큰 수익이 났을 때의 기쁨과 환희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아드레날린의 분출 정도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투자의 성공이 남녀의 성관계보다 더 강력하다고 보고하는 의학리포트도 존재한다. 그런 정도로 투자의 성공은 사람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도박에 중독된 사람의 뇌는 마약에 중독된 사람의 뇌와 같은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였는데 투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투자에 중독된 사람은 하루라도 투자를 하지 않으면 꼭 무엇인가 허전하고 공허한 기분이 든다. 밤에 자다가도 투자 생각에 잠을 깨기도 하고 연인과의 데이트, 친구와의 교류, 부모님과의 상봉도 시큰둥해진다. 투자를 모르기 전 본인이 좋아하였던 모든 것(스포츠, 이성, 영화, 술자리, 여행, 취미)에 관심이 없고 자나 깨나 오직 투자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 정도 상태가 되면 이미 투자에 중독된 것이다.
자! 그럼 투자에 중독되면 수익이 발생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자에 중독된 것과 수익이 생기는 것은 전혀 관계가 없다. 오히려 중독되면 손실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쉬운 예로 경마장에 중독된 사람이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경마장을 다닌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겠는가? 오히려 열심히 하면 할수록 손실의 폭만 커지게 된다. 투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투자가 재미있고 신나고 꿈에서도 나타난다면 그건 이미 투자가 아닌 중독된 게임일 뿐이다. 투자 중독이 일반적인 게임보다 더 나쁜 것은 다른 게임의 경우 단순히 플레이어의 시간과 노동만 투입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나 투자는 실제 세상에서 사용하는 ‘돈’을 투입해야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가진 ‘돈’을 모두 잃는다면 시장 참여가 불가능하게 된다. 투자는 한가롭게 여유 시간을 투입하여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게임들과는 의미 자체가 다르며 실패 시 큰 부작용이 발생한다.
노련한 투자자는 투자를 두려워한다. 손실이 무서워 두려워하는 건 아니다. 투자는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이익 아니면 손실이 발생하게 되어 있고 확률은 각각 50%이다. 노련한 투자자가 두려워하는 것은 첫째, ‘때’가 아닌 상황에서 자신의 오판으로 진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다.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염려이다. 둘째,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외부의 사건으로 자신의 투자가 망가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쉬운 예로 2001년 오사마 빈라덴에 의하여 발생한 뉴욕 비행기 테러가 대표적인 사건이다. 모든 것을 정확히 예측하려고 노력하여도 하늘이 이를 시기하여 틀어 버릴 수 있다는 근심이다. 셋째, 적절한 시점에서 탈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노련한 투자자는 수익이 발생하고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선에서 이익을 확정할지와 손실이 발생하고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선에서 손실을 확정할지를 미리 정한다. 하지만 자신의 욕심으로 원칙을 깨는 상황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한다.
노련한 투자자는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어딘지 탐탁하지 않으면 주저하게 된다. 쉽게 말하여 ‘투자’ 자체를 두려워한다. 두려우니 아무래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한 번 더 생각하니 함정이나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위험관리가 철저하니 수익이 나는 곳에만 투자가 진행된다. ‘두려움 → 신중함 → 위험회피 → 수익 발생’의 선순환 구조가 달성된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들은 매우 용감한 전사(戰士)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투자를 겁내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때가 되었다 싶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한곳에 쏟아붓기도 한다. 투자를 결정할 때는 두려운 마음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지만 일단 결정을 한 이후는 용기와 과감성을 표출하는 것이다. 투자는 결코 가벼운 게임이 아니며 사람의 목숨을 결정할 만큼 무겁다.
투자가 두려워질 때 비로소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백일홍
[ 인연,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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