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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소다 님의 서재입니다.

천사와 악마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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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라트
작품등록일 :
2022.11.09 18:32
최근연재일 :
2022.11.23 02:04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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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1,505

작성
22.11.1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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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을의 아름다운 여성_ (1)

DUMMY

광디앳 마을의 어두운 밤이었다.

잿더미가 밤공기를 두루 다니며 마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유심히 누군가를 지켜보았다.

"수우" 라는 이름의 한 매춘부였다.


그녀는 노출이 있는 야한 옷을 입고서 손님을 찾아 구석진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일부로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는 듯한 옷차림.

그러던 중 한 키가 작은 남자가 어둠 속에서 나와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걸었고 마침내 희미하게 불이 켜진 저택에 멈추었다.


둘은 문을 열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어두웠고 창문은 모두 커튼이 쳐져 있었다.


그들은 기름 램프와 양초로 조명된 안방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여러 값비싼 술과 멋진 사치품들로 장식되어있었다.


바깥은 쌀쌀했다.

잿더미들이 바람을 타고 안방까지 들어와 두 눈을 똑바로 뜬 채로 그들을 구경했다.


'수우'는 침대 한 가운데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긴 검은 머리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 남자의 손가락이 수우의 뺨에 닿았고 아래를 향해 천천히 내려갔다.

수우는 부드럽게 눈을 감았다.

그들은 수다를 떨며 독한 술을 마셔댔다.


매캐한 잿더미는 그 이후의 모든 것을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둘 앞에 나타났다.

잿더미 악마의 눈은 붉었고 창 밖에서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닫혔던 창문이 열리며 커튼이 휘날렸다.

잿더미는 점점 소용돌이치며 모였다.

모습을 드러낸 작은 몸집의 잿더미 몸뚱아리.


"이...이게 뭐지? 뭐야?"

수우를 껴안고 있던 그 남자가 다급히 일어나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더니 침대 아래에 있던 칼을 꺼내들었다.

자기 자신의 몸을 지키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였을 것이다.

그러자 순간 악마가 사라졌다.


그 남자는 한껏 긴장된 상태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잿더미 악마는 보이지 않았다.

시야에서 없어졌다.


그는 떨리는 호흡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움켜쥐고 있던 칼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고 수우는 괜찮은지 뒤돌아보았다.

수우는 흐느끼며 울었다.

아름다운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 남자는 그녀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강제로 만지며 말을 이었다.

"수우, 한 번 더 할래요?"


수우는 공포에 떨고 있었으나 그녀는 돈을 쥔 그의 손을 보았다.

결국 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밖은 해가 막 떠오르려던 참이었다.

수우는 그의 저택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걸었다.

길을 걷다가 수우는 멀찍이서 교회를 발견했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교회를 피해 골목길로 돌아가려 했다.

또한, 그녀는 괜히 근처에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을 했다.


그러다 수우가 어느 골목길로 들어선 순간, 누군가 말을 걸었다.

"젊은 아가씨, 여기서 뭐하세요?"

키가 큰 금발의 여성이였다. 다시 말하자면, '미카엘'이였다.


깜짝 놀란 수우.

"누구세요?"

"왠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녀는 먹을 것이 담긴 바구니와 겉옷 한 벌을 들고 있었다.


수우는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있었기에 추위에 떨고 있었다.

금발의 미카엘은 수우가 겉옷을 입는 것을 도왔고, 먹을 것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제 많은 일이 있었죠?"

"네?"


금발의 여성은 성경을 펼치더니 복음서의 한 이야기를 읊어주었다.

깊은 교훈이 담긴 이야기였다.

그러더니 수우의 눈을 쳐다본 후 말을 이어갔다.

"수우, 교회를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수우는 그녀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

"아가씨는 아직 양심이 남아있어요."


수우는 할 말을 잃었다.

수우는 그녀가 떠나간 후에도 그녀가 한 말이 자꾸 생각났기에 혼란스러웠다.

그 시각 교회에서는 예배를 보기 시작했다.


교회에 몇몇 마을 사람들이 예배를 보러 왔다.

목사는 강단에 서서 성경에 기록된 죄악들 중 음행의 죄에 대한 설교를 하였다.

수우는 뒤늦게 교회에 들어와 앉아 설교를 들었다.


설교가 끝나고 예배가 마무리 되었으며, 목사는 항상 그랬듯이 마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회 안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수우를 발견하고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수우와 함께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그 누구도 그녀를 보고 창녀 취급 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목사는 늘 그렇듯이 교회로 다 같이 먹을 음식을 가져왔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통밀 빵과 야채가 한 가득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치킨, 돼지고기와 많은 양의 반찬들을 들고 왔기에 더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수우에게는 그러한 것들이 모두 신기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먹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몸을 팔아 번 돈으로 그것들보다 더 값지고 맛있는 음식들과 술을 먹어왔기 때문이다.

점점 날이 어두워지자 마을 사람들은 각자 흩어져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추운 밤이었다.

수우는 금발의 여인이 줬었던 겉옷을 벗었다.

그녀는 다시 어제처럼 몸을 드러낸 상태로 그 키가 작은 남자를 만나러 갔다.


어느 골목에서 키 작은 남자가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우는 천천히 그 남자 곁으로 다가가 그의 몸을 감쌌다.

키 작은 남성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어여쁜 수우를 자신의 저택으로 데리고 갔다.


역시나 잿더미 가루들은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택의 안방은 여전히 사치품들로 가득했다.

둘은 야한 농담을 나누며 술을 마셨다.

밤은 깊어만 갔다.


그러던 중, 누군가 안방 문을 세게 두드렸다.

'쿵, 쿵, 쿵'

그리고 저절로 열리는 문짝.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수우는 왠지 모를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키 작은 남성은 칼을 꺼내들며 윽박을 질렀다.

"도대체 뭐야?! 누구야?"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남성은 괜히 수우에게 화풀이를 하며 그녀를 내쫓으려 하였다.

"분위기 다 망쳐놨네, 그만하자. 야! 돈 받고 꺼져."

그는 수우를 집 밖으로 내던지고 문을 쾅 닫았다.


수우는 추위를 막을 외투를 입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차가운 밤거리를 홀로 걸었다.


광디앳 마을의 밤, 거리에는 범죄자들과 강간범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녀가 길을 걷고 있을 때, 한 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그녀를 에워쌌다.

그들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렸다.


그들 중 하나가 수우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다른 남자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힘껏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녀는 땅바닥에 넘어졌고 계속해서 발길질을 당했으며 의식을 잃었다.


수우는 쓰러진 채로 길거리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상태로 수우는 새벽동안 온 몸을 떨며 계속 쓰러져 있었다.

몇 분 뒤면 해가 뜰 듯 했다.


그 시각, 잿더미 가루들은 서로 수다를 떨었다.

잿더미가 잿더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런걸 왜 하는 거지?"

"그러니까 내 말이, 게다가 별로 안 불쌍해."

"근데 신기해, 좋을까? 기분?"

그들은 꽤나 궁금해 하는 듯 했다.


"많이 멍청한 거 같아."

"그러게, 뭣하러 저럴까?"

"에휴, 몰라."


잿더미 가루들이 흩날렸다.


날이 밝아왔다.

어디선가 미카엘이 수우를 향해 힘껏 달려왔다.

수우는 완전히 쓰러진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담요로 수우의 아름다운 몸을 덮어주었으며 간단하게 상처를 닦아준 뒤 옷을 입혔다.

그 후 그녀를 업어서 교회로 향했다.


교회 한 구석에 담요를 깐 뒤 그녀를 눕혔다.

교회는 텅 비어있는 듯이 조용했다.


금발의 미카엘을 보고 놀란 그녀는 재빨리 일어나려 했다.

"움직이지 마세요. 많이 다치셨어요."

그녀가 수우의 이마를 살며시 만졌다.


"미안해요. 많이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우선은, 푹 쉬세요."

그녀가 수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수우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렴풋이 어제의 기억이 되살아났고 죄책감과 동시에 수치와 상처가 솟구쳐 올라왔다.

여러 생각과 기억들이 밀려 들어왔다.

"당신 말을 듣고 교회로 갔었어요, 어제."

잠깐의 침묵 후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교회를 떠난 후, 저는 여전히 매춘을 했어요."


금발의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들어주었다.

"그 남자의 집은 교회와는 달리 정말 호화롭고 값 비싼 장식이 가득했어요, 음식 역시 교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죠. 같은 고기라도 차원이 달라요."


수우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이제는 이런 사치스러운 생활에 중독되었나 봐요. 전 제가 더 예뻐지길 원해요, 물론 밤일은 늘 끔찍하긴 하지만, 전 이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수우는 눈물을 흘렸고, 금발의 여인이 자신을 위로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나 금발의 여인은 뭔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수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금발의 여인이 입을 열었다.

"수우씨에겐 교회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네?"

금발의 여인은 말을 이어갔다.

"부디 몸조심 하세요. 밤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많이 겪어봤잖아요. 특히나 오늘 아침, 만약 제가 수우씨를 돕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겠어요?"


미카엘은 수우에게 몇 푼의 돈과 가방을 건네주며 말했다.

"몇 주 동안은 버틸 수 있을 거예요. 제발 정신 차리세요."


그 후, 키가 큰 금발의 미카엘은 떠나갔다.

그리고 한참 뒤 목사가 교회에 들렀다.

"어? 안녕하세요, 안에 계신지 몰랐네요."

목사가 교회 안에 앉아있는 수우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아, 네."

수우는 어색한 표정으로 목례를 하며 가볍게 인사를 했다.


목사는 그녀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간단하게 음식을 같이 먹다가 습관처럼 성경을 펼쳐 설교를 했다. 물론 설교 내용이 수우의 귀에 들어갈 리는 없었다.


해가 저물고 있었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수우는 교회를 떠나 걸었다.


밤공기는 추웠다.

수우는 꽤 많은 고민을 하는 듯 했다.


한동안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그녀는 좁은 골목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여러 생김새의 다양한 여자들과 술에 취한 남자들이 즐비했다.


수우는 그 남성들 중 가장 돈이 많아 보이는 부자에게 다가갔고, 잠시 후 부자는 수우를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그들은 가장 비싼 술과 고급 요리를 먹었다.

수우는 마치 부자의 아내가 된 것 마냥 가게 직원들을 부려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수우는 부자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하고 싶어요?"

수우의 두 눈을 쳐다보는 부자의 시선.

부자는 수우를 침실로 데리고 갔다.


밤은 추웠다.

수우가 침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부자는 수우를 넘어뜨린 후 온 몸을 밧줄로 묶었다.

비명을 지르는 수우.

'끼야아악!'

하지만 그녀는 저항할 수 없었다.


"겉모습은 그럴 듯 해 보였는데, 별것도 아니었군."

"돈은 넉넉히 주겠소."

그는 돈다발을 그녀의 손에 쥐어준 뒤 밖으로 나갔다.

"······."

수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잠시 뒤 남자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와 밧줄로 묶여있는 존재를 덮쳤고, 몇 분이 지난 후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다음 사람 역시 똑같이 한 후, 몇 분 뒤에 나갔다.


그 다음, 그 다음도 마찬가지였다. 밧줄로 묶인 그것은 끊임없이 괴성을 질러대며 발버둥 쳤다.

길고 긴 밤 동안 계속해서 그 침실로 수많은 남자들이 들락날락 거렸다.

침실은 눈물과 피, 독한 술 냄새와 땀 냄새로 가득 찼고, 밧줄로 묶여있던 존재는 언제부턴가 이미 끔찍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매캐한 공기, 잿더미 가루가 흩날렸다.

"왜 이런 짓을 할까?"

"불쌍해."

그 잿더미 가루는 점점 뭉쳐지더니 작은 몸뚱이가 되었다.


"도와주는건 어떨까?"

"글쎄..."


그 몸뚱이는 매캐한 연기를 뿜으며 밧줄로 묶인 존재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것의 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 밖으로 나왔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그것의 아름다웠던 머리카락.

그렇게 그 잿더미로 이루어진 몸뚱아리는 그것을 질질 끌며 교회로 데려갔다.


'끼이익-"


텅빈 교회 안, 한 가운데에 그것을 눕힌 후 잿더미들은 떠나갔다.

그렇게 밤이 지나갔다.


이른 새벽, 목사는 늘 그렇듯이 일찍이 깨어나 교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교회의 문을 열었으며 그대로 앞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 맙소사···."


해가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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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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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바다 탐험_ (4) 22.11.23 15 0 12쪽
17 바다 탐험_ (3) 22.11.21 21 0 12쪽
16 바다 탐험_ (2) 22.11.20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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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문_ (1) 22.11.18 18 0 12쪽
13 붉은 개구리_ (3) 22.11.17 21 0 18쪽
12 붉은 개구리_ (2) 22.11.16 20 0 12쪽
11 붉은 개구리_ (1) 22.11.15 21 0 12쪽
10 왕의 몰락_ (1) 22.11.14 23 0 13쪽
9 잿더미_ (5) 22.11.13 19 0 12쪽
8 잿더미_ (4) 22.11.13 22 0 12쪽
7 잿더미_ (3) 22.11.12 20 0 13쪽
6 잿더미_ (2) 22.11.11 20 0 12쪽
5 잿더미_ (1) 22.11.11 27 0 12쪽
4 마을의 아름다운 여성_ (2) 22.11.11 28 0 12쪽
» 마을의 아름다운 여성_ (1) 22.11.10 29 0 13쪽
2 아이들의 장난_ (2) 22.11.10 27 0 12쪽
1 아이들의 장난_ (1) 22.11.09 6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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