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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가도ACE 님의 서재입니다.

선불영웅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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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가도ACE
작품등록일 :
2022.11.21 11:58
최근연재일 :
2023.01.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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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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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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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개아무리

DUMMY

한밤의 어둠을 틈타서 용금강 일행은 현무를 타고 다공리 방면으로 이동한 것이다.


엥산의 뒤편으로도 높고 낮은 산맥이 있어서 관방리 쪽으로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말을 달려도 반나절은 걸리는 거리인데, 현무의 속도가 빨라 거의 한 시진(두시간) 정도 만에 다공리를 거쳐서 대금산 아래의 작은 마을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의 입구에 현무를 막아둔 채로 공주일행은 교대로 잠시라도 잠을 자 두기로 한다.


용금강의 작전에 따라 새벽녘이 되어서 피아 구분이 되어야 도망치는 놈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니 잠시라도 잠을 자 두고 교전신호가 떨어지면 현무 안에서 총포로 도망을 치는 놈들만 처치하기로 한 것이다.



밤의 어둠을 이용하여 용금강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기절시킬 수 있는 놈들은 모두 기절시키고 포박하여 둔다.


대장인 녀석이 있을 만한 집 앞에는 보초들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차피 소리 없이 보초를 처치하고 대장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어려워 보이므로 용금강도 새벽이 되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새벽이 되어 날이 밝아 사람의 눈이 사물을 인식할 수 있게 되자 용금강은 가차 없이 보초를 서고 있던 두 놈을 먼저 처리하고 대장이 있을 만한 방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무장을 해제하고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놈들의 대장도 보통은 아니었다.

무장한 채로 그저 누워 있다가 용금강이 들이닥치자 먼저, 아시가루 대장이 칼을 뽑아서 달려들었다.


일시에 습격은 용금강이 하였지만, 오히려 기다리고 있던 아시가루 대장의 선제공격을 용금강이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용금강은 용신이 깃든 몸.


찰나의 순간적인 동작으로 아시가루 대장의 칼을 비껴서 피하고 그대로 아시가루 대장의 배에 칼을 꽂아 넣었다.


“으윽-” 하는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아시가루 대장은 그 자리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러자 대장으로 보이는 놈과 주변의 부하들이 모두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고 앉아 항복을 하는 것이다.


용금강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용금강은 대장과 부하들을 인솔하여 현무가 있는 부근까지 걸어 나왔다.

왜구들은 순순히 말을 듣고 잘 따라주어 그들의 저항이 상당히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던 용금강도 오히려 신기하게 생각했다.



이마까라는 밤중에 인기척도 없이 홀홀단신으로 덤벼 들어온 적이 보통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에 아시가루 대장을 단 일격으로 보내 버리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순간적으로 깨닫게 된 것이었다.


이마까라가 생각할 때에 적은 혼자서 쳐들어왔고, 조금 지나면 일행이 분명히 있겠지만 소수일거라 생각했다.


이곳 마을에 있는 자신의 부하들은 약 50여명 정도 되니, 날이 밝아서 전부가 모이면 저 놈이 제아무리 뛰어난 놈이라 한들 한 번 대적해 볼만은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순순히 항복을 하였고 포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거대한 거북이 앞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저, 저런... ... 저렇게 큰 거북이라니... ...’


그런데, 또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거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사람이 만든 것 같은 배 모습처럼 생긴 것이다.


‘어? 저것은 아무리 보아도 사람의 손으로 만든 배 같은데... ? 이 놈이 믿는 구석이 저것이었나?


저것이 배라고 한다면, 그래도 아무래도 6명 정도가 들어 있으면 많겠는데? 고작 여섯 정도면 우리 50명에 비한다면 상대가 될 수가 없지, 절대로... ...’



포로가 된 이마까라는 억지 연극을 하면서 자신의 부하들이 다 모일 때까지 시간을 끌어 보기로 한다.


“어~헝, 나으리, 소인도 역시, 조선사람 이옵니다요~! 그러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허~엉~”


“네가 조선 사람이라면 어찌하여 앞장서서 조선인들을 이렇게 참혹하게 살해하고 다니는 것이냐?”


“저들이 시켜서 그렇게 된 것이옵니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요... 허~엉~”



용금강은 갑자기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


“네놈의 목숨만 중요하고 그들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란 말이더냐! 어찌하여 네놈이 살자고 죄 없는 사람들을 저렇게 죽일 수가 있다는 말이냐!”


“허엉~, 나으리, 너무 무섭사옵니다요~ 그럼, 힘 없는 소인이 어쩌란 말씀이십니까요? 소인도 죽는 것이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사옵니다요~”


“이, 이... ... 이놈을... ...”


그때 아직 어둑어둑한 골목 쪽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도노! 도노, 괜찮으신 겁니까?”


이마까라의 부하들이 몰려 온 것이다.


이마까라는 대번에 표정을 바꾸더니 꿇고 있던 무릎의 흙을 털어 내면서 일어선다.

“그래, 괜찮다. 이 놈과 농담을 좀 주고받고 있었다.”


몰려 온 부하들은 대략 50여명 쯤 되어서 시골 집 좁은 마당에 모두 들어서기에는 마당이 좁아서 아직 골목 쪽에 서 있는 놈들도 제법 되었다.


“나도 이 써글 조선에서 천민으로 살면서 설움도 많이 받았다. 네 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네놈들 같은 양반들에게는 우리 같은 천민들을 사람도 아니지 않더냐. 이제, 나도 힘과 권력을 좀 쥐게 되어서 양반을 두고, 동물취급을 좀 한 것인데, 그것이 뭐 그렇게 대수더냐?”



“저, 저놈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현무 안에 있던 부장 하나가 분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하게 말을 꺼낸다.


“쉿-, 자세한 내막을 좀 더 들어야 하니 조용히 하시기 바랍니다.”

공주가 한 마디 하자 모두들 다시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



“나는 조선에서는 개아무리라는 천민이었으나 이제, 일본에 투항하여 이마까라로 불리는 아시가루 대장이 되었다. 즉, 네 놈은 나의 적이란 뜻이다.”



용금강은 콧방귀를 핑- 끼었다.

“흥- 그렇구나. 아까는 살려달라더니 지금은 적이라고 하는구나. 네놈의 그 한줌도 안 되는 부하들이 오니까 이제 자신감이 좀 생긴 모양이구나.”



“덜컥~!”


그런데, 현무 안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안공주가 현무에서 내린 것이다.


이마까라가 개아무리라는 말을 듣게 된 공주는 예전의 불쌍한 ‘금개’ 생각이 떠올라서 분을 참지 못하고 현무 밖으로 뛰쳐나갔다.


상대가 50여명쯤 되어도 용금강한테 맡기면 용금강이 당해내지 못할 리는 없다. 하지만, 공주로서는 개아무리가 죽는다 하더라도


죽기 전에 자신의 죄를 알게 일깨워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안 됩니다. 공주님-!”


이안공주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나머지 그만, 소리를 치며 부장들도 뒤따라 나갔다.


갑자기 공주와 6명 정도의 일행이 나타나자 이마까라의 부하들도 갑자기 흥분을 하면서 각자 칼을 뽑아 들었다.



용금강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공주를 보며

“아니, 위험하게 이게 무슨 일입니까?” 라고 한다.


“내, 저 놈에게 한마디 하려고 왔습니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반성이라도 하라고 말입니다.”



“공주님, 제발 그런 순진한 소리 좀 하지 마시오. 저 놈은 이미, 인간이길 거부한 놈입니다. 저런 놈에게 반성이라니오? 위험하니 어서 현무로 돌아가십시오!”


그러나 공주는 용금강의 말에도 현무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금, 이 자리에서 저 놈을 꾸짖기라도 하지 않는다면 금개의 억울함은 어찌 하겠습니까?”



이안 공주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개아무리를 보며 소리를 친다.

“네 놈은 지난 날 양반집 규수를 욕보이고 그 아비와 오라비를 죽였다. 그것도 모자라 저 왜구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많은 조선인들을 죽이고 다녔다. 네 놈은 정녕, 하늘이 두렵지 않으냐?”



“별로, 아직까지 내가 멀쩡하게 잘 살아 있는 것으로 보아 하늘이 두렵지는 않구나!”

개아무리가 비아냥대듯이 공주의 말을 맞받아친다.


“네 놈들 양반들은 자기보다 약한 백성들을 속이고, 무시하고, 착취하였다. 그렇다면 네놈들 양반은 정녕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뭐, 뭣이라~? 저, 저 놈이... ...”

개아무리의 말에 주변의 부장들은 부들부들 거리며 분에 차 있었다.


“이놈, 저놈 하지 말거라. 나는 이제 더 이상 네놈들 나라의 백성이 아니란 말이다!”


개아무리는 콧방귀를 핑- 뀐다.

“흥, 웃기고 있네! 양반 같은 소리 작작 해라. 도데체, 양반이라는 것들이 뭐하는 것 이길래, 글 모르는 우리를 속이고, 업신여기며, 착취하고 빼앗아 가느냐? 죽일 놈들~ 하늘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들은 오히려 양반 놈들이 아니더냐!”



그리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간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일전에 내가 양반을 겁탈해 본 일이 있는데, 벗겨 놓으면 다 똑 같은 계집일 뿐이더구나~! 그러니, 양반입네, 상놈입네 좀 고만 하라고... 웃기지도 않으니까 말이다.”


“네, 이놈~! 그 입 다물지 못할까? 어디서 감히 상놈의 새끼가... ...”

분노에 찬 김린이 고함을 질렀다.


“상놈, 상놈 하지마라 이 새끼야! 나는 이제 조선인도 아니니 조선에 찾아온 일본인이다. 그러니, 나에게는 손님 대접을 하도록 하거라 이 예의도 모르는 것들아!”


“뭐, 뭣이라~! 네, 이놈이~!”

김린은 분에 차서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이안공주는 얼굴이 벌개 지도록 분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놈이 바로 ‘금개’를 죽게 만든 그 장본인 인 것이었다.


“네 놈이 감히... ... 너는 오늘 기필코 이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흥, 조그마한 계집이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구만... ... 주변을 한 번 둘러 봐라. 지금, 누가 죽게 생겼는지. 그래, 아까 듣기로는 공주마마라고 하던데, 공주라면 어디 칼도 비껴가는지 내가 직접 한 번 베어 보면 되겠구나!”



그때 용금강이 앞으로 나서며 이안공주를 보고 한 마디 한다.


“공주님, 이제 아셨지요? 저 놈은 원래부터 반성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놈입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있지만, 벌레지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개아무리를 향해 말을 한다.


“네 놈은 그냥, 전란의 혼란을 틈타서 네 놈의 본성에 있는 살인충동을 마음껏 즐기려는 것뿐이니, 자꾸 이것저것 핑계를 갖다 대어서 스스로 자기위안 삼지를 말아야 한다! 네 놈은 그냥, 원래부터 나쁜 놈인 것이다!”


“그래, 맞다. 네놈들 가운데 정신이 멀쩡한 놈도 있긴 있었구나~! 하지만, 어쩌랴~ 지금 상황을 보면 네 놈도 저 공주 년도 오늘로써 이미 명줄이 다한 것을... ... ”



그때, “쾅!” 하는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났다.

그리고는 이마까라가 그대로 뒤로 쓰러져 드러누웠다.


공주가 총포를 쏜 것이었고, 이마까라의 이마 한가운데를 탄환이 정확하게 뚫었다.

이마까라는 그렇게 일말의 비명조차 지르지도 못한 채 드러누운 것이다.


“이, 이 놈들이~!, 모두 죽여라!”“이, 이야아아~!”

“공격하라! 모두 죽여라!”



김린은 공주의 팔을 끌고 얼른 현무에 올랐다.

“무엇들 하느냐, 어서 현무에 오르지 않고~!”


이마까라의 부하들이 덤벼들자 순식간에 용금강은 발도를 하면서 셋을 베었다. 워낙 동작이 빨라서 덤벼들던 왜구들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다.


김린의 지휘에 맞추어 일행은 모두 현무에 올랐으며 곧장 측면의 창을 열고 총포를 쏘기 시작했다.


한 번씩 쏘고 총알이 장전 된 총으로 다시 바꾸어 쏘는 방식으로 세 명씩 동시에 발사하니 용금강이 베어버린 녀석들과 함께 순식간에 10여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아직 날이 채 밝기도 전의 산골 작은 마을.

마을 사람들은 모두 피란을 떠나서 텅텅 비어버린 작은 마을에서 새벽의 고요를 깨고 연달아 총성이 울리고 왜구들이 쓰러졌다.


이 총성은 멀리 덕곡리의 주막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자신들을 이끌던 대장과 함께 순식간에 많은 왜구들이 쓰러지자 집 마당에 채 들어오지 못하고 골목길에 서 있던 놈들부터 뒤로 돌아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용금강은 도망치는 왜구들을 뒤쫓지는 않았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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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다시 구출작전 22.12.28 35 1 12쪽
24 23화 비변사 낭청 22.12.27 3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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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조선세법 22.12.14 40 0 12쪽
16 15화 환술 22.12.13 36 0 13쪽
15 14화 전투 22.12.12 35 0 12쪽
14 13화 합동 작전 22.12.09 37 0 12쪽
13 12화 아마리 우지야스(甘利氏康) 22.12.08 36 0 12쪽
12 11화 남송리 해안가 결투 22.12.07 3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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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고음제성 습격 22.12.05 34 0 11쪽
9 8화 내부에서 배신 22.12.02 41 1 12쪽
8 7화 금개 22.12.01 3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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