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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커뮤니티 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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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윤재호
작품등록일 :
2024.05.09 14:08
최근연재일 :
2024.05.09 22:41
연재수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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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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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3,387

작성
24.05.0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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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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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이세계 커뮤니티 신이 되었다 1화.

DUMMY

여기 방금 차에 치여 죽어버린 불쌍한 놈이 있다.

평생 사후세계나 신 따위는 믿지도 않았기에, 죽음의 끝에서 '와 존나 억울하네' 따위의 독백만을 남겼던 놈.


"그러니까...... 이걸 뽑으면 살아난다 이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 놈은, 지금 제비뽑기로 다음 생을 정하라는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피부도 옷도 머리카락도 온통 새하얀, 순백의 여신으로부터.


"...... 도대체가."


뒤졌다고 생각했던때부터 체감상, 고작 5분여 정도가 흐른 것 같다.

그런데 이딴 만화나 소설같은 전개가 흘러가니, 도저히 뇌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 환생 뽑기 ]


그 어이없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적힌 상자.

딱 사람 하나의 손이 들어갈만한 그 상자에, 조심스럽게 손을 뻗는다.


이걸 뽑으면 내가 살아난단다.

그것도 뽑은 쪽지에 적혀있는 '무언가' 로.


"그러니까 인간이 아닐수도 있단 거고요."

"보통은, 전생의 모습을 따라가지만...... 아닐수도 있습니다."


꽤나 의미심장한 말을 표정변화 없이 지껄이는 자칭 여신.

순백의 몸체에 유일하게 파랗게 빛나는 그 눈동자를 잠시간 바라보다, 외쳤다.


"아자자자자자!!!!!!"

"...... 풉-"


그 기합과 함께, 어디에서 풍선 바람빠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다음의 생을 정한다.

그 중요한 기로에서, 이 정도 소리는 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흠흠,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디까지나 가벼운 선별 과정이며, 특수한 업을 쌓은 영혼들에게 주어지는 기회이니. 정말 극악한 확률을 제외하면 모두 좋은 모습으로─"


어느새, 표정을 고친 여신이 나를 다독이며 말했다.

그와 함께 가슴에 차오른 작은 용기.

나는 곧바로 상자에 손을 집어넣고, 하나의 쪽지를 뽑아냈다.


"뽑았─!"


그리고, 그것을 펼쳐내자 보이는 모양.


'F'


"......?"


그에, 순간 말을 멎었다.

설마 이게 내가 아는, 그 가차겜에서의 F등급은 아니지?


에이.

그럴리가 없지.

웬만하면 좋은게 나온다면서?


확실히, 그 이후 드러난 내용은 처음 내가 봤던 내용과 달랐다.


'FFF'

'무너진 차원의 신'


"......"


웬만하면.

좋은 게 나온다면서?


말없이 그 여신을 쳐다보자, 그녀도 이쪽을 아련하게 바라본다.


"....... 뭐라 드릴 말씀이."


야, 이 개같은─


욕지거리를 입 밖으로 내뱉음과 동시에, 시야가 반전된다.


"......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냐."


내 인간시절의 마지막 기억.

나는 그 뽑기 때문에 이곳에 갇혀있다.


"700년...... 뒤로는 세지를 않았네."


무려 700년이 넘는 세월동안.




****




어릴적, 밤하늘을 보면 꽤나 별이 총총했다.

검은 배경에 보석처럼 반짝거리며 점점이 박힌 별들.

그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썩 감상적이 되었다.


"...... 예쁘네."


그때보다 더 너른 밤하늘.

하늘에 수놓인 수많은 별들.

공해없이 반짝거리는 그 아름다움을 눈 안에 담는다.


그러나, 그에 별다른 감상은 없다.

이 풍경을 매일같이, 700여년간 보고 있자면 누구라도 그리 되겠지.


여긴 빌어먹을 시간의 늪이다.

앞으로 얼마간 더 이러고 있어야 할 지 모른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썩 답답하다.


물론 그런 감각도 이제는 마모되었지만.

처음 여기에 끌려왔을때를 생각하면......


"개새끼."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새하얀 방.

그곳에서 엄숙하고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던 여신이다.


본인이 선하다 주장하는듯한 그 외견과는 다르게, 아주 개같은 년이다.

나를 이딴 곳에 유리시킨 원흉.


...... 물론 지금에서도 그 여신에게 복수할 방법이란 요원하다.

이 코딱지만한 행성에 갇혀, 그 어느곳에도 갈 수 없는 처지이니.


"...... 너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그나마, 이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건 이것이다.


럭셔리 S22.

지구에서 사용했던 스마트폰.

그것을 켜자, 액정을 통해 비치는 것은 커뮤니티 사이트다.


[ 다중차원 종합 갤러리 ]


내가 다른 '지성체'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소통창구.

무려 내 '신성력'까지 써야 접속할 수 있는 그곳.

갤럭시인사이드(Galaxyinside).


오늘도 역시 수많은 글이 올라와있었다.

나는 개중 눈에 띄는 하나의 게시글로 들어갔다.


======


제목 - 요즘 새로 뽑은 사천왕 새끼가 말을 안 듣는다.

작성자 - 절대마왕


흑승지옥 공작 추천으로 뽑은 녀석인데, 판데모니움에서 맨날 여자나 꼬시러 다닌다.

불러서 뭐라고 하니까 말대꾸 찍찍하면서 나중에는 억울하다고 질질 짜더라.

인큐버스는 원래 이런거라고 그러면서 앙탈부리던데......


귀여워서 용서해줬다.

역시 사천왕은 잘생긴 놈들로 뽑아야 하나보다.


「사천왕 막둥이.JPG」


잘생긴게 최고다 ㅇㅇ


댓글 (3)


ㅇㅇ(224.99) - 이 얼빠련은 언제쯤 마계 관리 제대로 하냐

ㄴ 절대마왕 - 잘생긴걸 어카냐 ㅇㅇ 아이피 보니까 리히텐 쪽 사나본데, 거기 충인(蟲人)들밖에 안 살지? 부러워서 그러는거 안다.

ㄴ 츠치구모 - 충인들 차별하지마라.


======


오늘도 개똥글이나 싸지르고 있구나.

여기저기서 보이는 그 글들을 보며 실없이 웃음지었다.

이것들은 700년이라는 시간동안 한치의 변함이 없다.


"부럽다."


동시에 한 편으로는 부러움이 올라온다.

여기, 이 다중차원 종합 갤러리에 있는 녀석들은 대부분 나와 다른 환경에 있다.


나같은 전생자, 환생자일지라도 올바른 이세계에 환생한 놈들.

이렇게 버려진 차원의 한구석에서 처박힌 나랑은 다른 생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 생각을 하니 한 번 더 빡이 친다.

그 여신년은 도대체 나한테 뭘 바란거지?


...... 진정하자.

나는 다시금 올라오는 열기를 식히며, 커뮤니티를 탐방했다.


결국에 내 일과란 이정도다.

매일 이 쓰레기같은 행성 관리나 설렁설렁 하다가, 비는 시간에 커뮤니티 글이나 보며 낄낄거리기.

물론 하급이지만, 명색이 '신'이라는 놈의 일상 치고는 더럽게 하찮다.



=====


개념글


[ 오늘 세계수 통신상태 왜 이러냐 (25) ]

[ 종갤러랑 통화하다 만난 후기 (77) ]

[ 속보) 빡대가리 호빗새끼들 드디어 일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6) ]

[ 충격) 드디어 돌아버린 아말테아 차원 전쟁 진행 상태 ㄷㄷㄷㄷㄷㄷㄷ (182) ]

......

......

...

...


=====


"뭔 떡밥이냐 이건."


뜬금없이 불타는 커뮤니티의 주제.

그에 슬그머니 흥미라는 놈이 고개를 처든다.


물론 타차원의 전쟁얘기야 내 실생활에 하등 영향이 없지만, 세상에서 제일 궁금한게 싸움 구경 아니던가.

꽤나 긴긴 시간동안 이따위로 살아가다보니, 사람이 죽고 살고 하는 문제에 대한 윤리관도 희미하다.


그냥 재밌으면 그만이지.

그러며 개념글을 누르던 그때.


[ 갤럭시인사이드(Galaxyinside)의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


"...... 뭐?"


뜬금없이 액정위로 떠오르는 메시지.

그에 의문을 표했다.

무슨 뜬금없이 업데이트야?


애초 지금껏 그 긴긴 시간동안 이딴 메시지는 본 적도─


[ 업데이트 완료! ]

[ 업데이트 내용 - 외차원의 신 하나가 갤럭시 인사이드 관리자로 임명됐습니다 ]

[ 관리자님의 닉네임은 '생명의여신나가뒤져라' 입니다. ]


"...... 나?"


뜬금없는 업데이트.

그 뒤 떠오르는 메시지는, 분명 나를 지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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