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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드레이 님의 서재입니다.

처음 균열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행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김에드레이
그림/삽화
김에드레이
작품등록일 :
2020.05.18 19:14
최근연재일 :
2020.06.16 20:1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032
추천수 :
295
글자수 :
77,931

작성
20.06.10 19:49
조회
49
추천
12
글자
7쪽

20화

DUMMY

‘뽀잉 뽀잉’

슬라임이 움직일때마다 나는 소리이다.

물론 실제로 나는 소리는 아니지만 모두들의 귀에는 그렇게 들린다.


“으앙~ 너무 귀여워. 우리 라임이!”

엘리는 슬라임에게 푹 빠진 모양이다.

무표정이었던 차가운 얼굴이 헤벌쭉 풀어져있었다.

서강은 그녀가 약간 무뚝뚝하고 무미건조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자 다르게 보였다.

귀여운 것엔 사족을 못 쓰나보다.


엘리는 슬라임을 바닥에서 들어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렸다.


‘철퍽!’


그런데 슬라임은 그녀의 손바닥에서 스스로 떨어졌다.


“왜? 내가 싫어?”

엘리는 마음에 크게 상처를 입어버렸다.


슬라임은 그런 그녀를 거들떠도 보지않고 서강에게 다가갔다.

서강은 멋쩍게 웃었다.

“이 아이가 낯을 많이 좀 가리나봐요...곧 있으면 친해질 수 있을 거에요.엘리씨.”


서강이 슬라임을 손바닥 위에 올리자 본래 자신의 자리인 마냥 편해보였다.

그리고는 슬라임을 자신의 셔츠 앞 주머니에 넣었다.

이 슬라임은 아직 작아서 자신들의 발걸음을 따라 올 수 없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있는 슬라임은 역시 무척 귀여웠다.

그 모습을 본 엘리는 무척 아쉬웠는지 ‘힝’ 소리를 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자자, 슬라임이 귀여운 건 알았으니까 이제 여기서 나가야지.”

칼리가 지도를 펼치며 말했다.


‘지도! 하긴 이곳이 이분들의 고향이니까 지도는 당연히 있겠지. 진작에 이런게 있었다면 나도 초반에 그렇게 고생하진 않았을텐데... ’

서강은 홀로 지난 날의 고생을 짧게 회상했다.


“저희가 있는 곳은 지금 어디쪽인가요? 저는 일단 강 위쪽을 향해서 가고 있었는데 그게 맞는 방향이었을까요?”


“우리가 있는 곳은 여기쯤이다. 너가 가는 방향은 맞는 방향이다. 우리는 출구에 거의 다 왔다.”

칼리가 손가락으로 지도의 윗부분 강 주변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 정말요? 찍어맞췄던건데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지. 앞으로 출구에 가려면 동굴을 지나쳐서 가야하는데 그곳은 좀 많이 성가셔.”

칼리가 인상을 팍 구기며 말했다.


“그곳은 괴물들이 엄청 세나요?”

서강은 덜컥 겁이났다. 이렇게 센 모험가들 조차 성가시다고 표현하는 저 동굴은 또 어떤 지옥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 말이다.


“그딴것보다 냄새나.”

칼리가 질색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얼굴엔 진심이 담겨있었다.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냄새를 제외하면 많이 위험한 곳은 아닌건가요?”

서강이 예상치 못한 칼리의 대답에 조금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 방심할 수는 없지. 거기는 길도 좁고 천장도 낮아서 나나 칼리처럼 큰 도끼나 칼을 가지고 싸운다면 분명 제약이 생길거야. 무기가 벽이나 천장에 걸려 마음껏 휘두를 수 없는 불상사가 생기게 될 수도 있겠지.”

바라가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나역시 무척 불편한 곳이 될거야. 그곳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온 엘리가 말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여행이 되겠네요...”

서강은 침울해졌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서강씨라는 전력도 생겼고 괜찮을거에요!”

리사가 서강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러분은 그 동굴로 자주 왔다갔다 하신건가요?”


“아니, 우리도 입구 부근까지만 갔다왔다.

냄새나서. 그것때문에 다시 약초를 찾고 되돌아가다가 너를 만나게 된거지.”

칼리가 대답했다.


‘어... 그럼 정말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서강은 걱정이 되었다.

자신이 아직 장갑도 익숙치 못 하는데 과연 이들에게 얼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내가 이들의 전력이 되어줄 수 있을까? 아니야. 더이상 짐이 되고 싶지않아. 내가 노력해야지.’

서강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언제까지고 이 세계에서 도태될 수는 없었다.

자신도 이제는 강해져야하고 발전을 해야한다.


이 다섯명은 동굴로 향했다.

동굴에 다가갈수록 이들을 가로막는 괴물들의 수는 점점 늘어났다.


‘동굴의 영향인가? 괴물들이 더 흉폭해진 거 같네.’

서강은 이들의 뒤에서 열심히 창으로 견제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괴물이 있었다.

“슬라임??”

서강은 놀랐다.


마치 슬라임 처럼 생긴 액체 괴물이었다.

차이점이 있었다면 기존 슬라임과는 다르게 눈 같은게 보이지 않았으며 몸 안에는 주먹만한 크기의 파란색 돌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냄새를 맡아보니 기름 냄새가 났다.


“어? 저 돌은 뭐지?”


“저건 슬라임과는 다른 종이다. 지능이 없고 오로지 먹어치우려는 습성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

저 돌은 뭐냐하면 말이지.”

바라가 도끼를 들며 말했다.


그 슬라임은 바라에게 달려들었다.

바라는 손쉽게 피하고 슬라임의 몸 안에 있던 돌을 도끼로 부셔버렸다.

그것이 파괴되자 슬라임은 흐물흐물 녹아내려버렸다.

“바로 저녀석의 핵이야. 이것만 파괴하면 금방 처리 할 수 있지.”

바라가 기름이 묻은 도끼를 닦아내며 말했다.


서강은 녹아버린 슬라임을 보고 잠깐 생각하다가 리사에게 부탁해 병 여러개를 얻어 그 기름을 담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기름이라면 분명 어딘가에 쓸데가 있을거야.’


다행히 이정도 괴물들은 모험가들의 상대가 되진 않는 듯 했다.

그렇게 별 무리 없이 동굴 앞까지 도달하였다.


근처 지반이 깍아내려져 생성된 동굴인 듯 제법 웅장하기도 했지만서도 그 모습은 무척 을씨년스러웠다.

괴물 보다는 귀신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고 서강은 생각했다.


길이 좁아 맨 앞에는 주위를 비추는 빛 마법을 사용하는 리사가 서고 그녀 양 옆에는 칼리와 바라가 섰다. 그 뒤에는 엘리와 손전등을 든 서강이 따라들어가기로 했다.


“으... 냄새. 엘리, 준비하기로 했던 약 어서 줘.”

칼리가 코와 입을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네,잠시만요! ”


이곳에는 이로 말할 수 없는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나기는 했지만 칼리에겐 특히 강하게 느껴져왔다.

칼리는 원래 후각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기때문에 지금 배로 힘들다.

그 뛰어난 후각 덕분에 평소에는 다른 괴물들이 가까이 다가올때 미리 알아차리기 쉬워 유리한 부분이 많았지만 이곳에서는 코가 마비될 정도로 괴로울 뿐이었다.


리사는 재빨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초들을 조제하여 약물을 만들어 칼리에게 주었다.

칼리는 그걸 받자마자 약물을 들이켰다.


“오...! 안나! 냄새가 안나!”

칼리는 처음으로 해맑게 웃으며 들떠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굴의 냄새 문제는 해결됐지만 칼리는 이제 냄새를 아예 못 맡게 되어 다른 괴물이 다가와도 못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이들이 조금 더 걸어나가자 좁은 통로가 사라지고 넓은 곳이 나왔다.

“잠깐, 저기 뭐가 있어요.”

선두에 있던 리사가 무언가 발견했다.


그 앞에는 거대한 알들이 있었다.

사람보다 커다란 알들.

어림잡아도 수백개는 있는 듯 했다.

그곳엔 투명하고 두꺼운 거미줄들이 쳐져있었다.

그 거미줄에는 여러 괴물들이 뒤엉켜있었다.

천장에는 거미줄에 묶여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괴물들도 여럿 있었다.


이들은 저것들이 누구의 알일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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