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지혁 님의 서재입니다.

골든 라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해피몽키
작품등록일 :
2021.06.18 23:34
최근연재일 :
2021.08.08 17:0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660
추천수 :
94
글자수 :
94,903

작성
21.06.18 23:41
조회
379
추천
10
글자
11쪽

얼굴이 까만 아이

DUMMY

강원도 정촌이라는 시골마을에 얼굴이 유독 까만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얼굴이 까매서 어릴 때 별명은 깜돌이었다. 모두가 깜돌이라 부르자 부모님도 그를 깜돌이라고 불렀다. 깜돌이는 그래도 성격이 밝고 낙천적이어서 어릴적 친구가 많았다.


“깜돌아 같이 놀자~”


“그래 좋아. 같이 놀자.”


깜돌이는 특이한 능력이 있었다. 깜돌이는 누구보다 식물을 잘 길렀다. 다 죽어가던 식물도 깜돌이의 손만 탔다하면 되살아나곤 했다.


깜돌이의 이름은 조성호였다. 조성호는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를 무사히 잘 졸업했고 공부도 비교적 못하지는 않았다.


“성호야, 직업이 안정적인 초등학교 선생님이 최고니 선생님이나 해라.”


조성호 부모님은 조성호가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길 바랬다. 착한 조성호는 부모님의 바램대로 교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생활이 재미가 없었다. 천성이 착해 부모님의 뜻대로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교대에 왔지만 적성에 맞지가 않았다. 친구들은 대체로 임용고시 준비를 열심히 했으나 조성호는 흥미가 없었다. 수업에 빠지는 것이 다반사였고, 학점은 뉴욕 양키스 개릿 콜 방어율 수준이었다. 만화방, 당구장, PC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이런 생활이 지루해지자 군대를 다녀왔다.


“얘들아, 공부 열심히 해라. 난 군대나 갈랜다.”


군대 제대 하고 복학을 하고 시간은 흘러 어느덧 4학년이 되었다. 졸업반이 되자 깜돌이 역시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이 많아졌다. 서점에 가서 자기계발서 책을 읽어 보았지만, 고리타분한 이야기들 뿐이었다.


‘내가 잘하는 것을 해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그는 자신이가 잘하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보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게 몰까? 정말 모르겠다.’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화초 키우기 뿐이었다. 화초 하나만큼은 잘 키웠다.


“꽃집이나 해야 하나?“


조성호는 너무 답답했다. 주변 친구들은 열심히 임용고시를 준비 중이거나, 사립학교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바램대로 사범대에 오긴 했지만, 깜돌이는 선생님이 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조성호는 우연히 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다. 영화 제목은 ‘더 옥슨 오브 월스트리트(The Oxen of Wall Street)' 였다. 할리우드의 명배우 ‘레오나르도 가프리’가 주연한 미국 월스트리트를 소재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월스트리트에서 투자로 성공한다는 이야기였다.


그 영화의 주인공은 성공한 증권맨으로 벤츠차에 내려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들고 초고층 화려한 빌딩에 출근을 하고, 출근하면 비서들이 줄을 서서 인사를 했다. 그리고 무엇인지도 모를 모니터 창을 몇 개씩 보며 일을 하고, 동료들과 경제, 투자 등에 지적인 토론을 무엇보다 퇴근 후에는 멋진 여자와 데이트도 했다.


조성호는 이 영화에 강한 감명을 받았다. 조성호는 그 영화의 주인공이 실제로 어떻게 투자를 하여 어떻게 성공했는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이런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일하는 증권맨들이 왠지 세련돼 보이고, 뭔가 있어 보였다. 요즘 표현으로 ‘간지’나 보였다.


조성호는 잠시 자신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란 상상을 해봤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좋은 집에서, 멋진 차를 타고, 아름다운 미녀와 데이트도 하고...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였다. 뭔진 모르지만 투자 일이란 걸 해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들었다. 이왕 사는거 한번 멋지게 살아보고 싶었다. 가슴 속에서 뭔가 꿈틀대는게 느껴졌다.


‘아, 부자되고 싶다. 근데 세계 최고 부자는 누구지? 찾아봐야 겠네.’


깜돌이는 컴퓨터로 세계 최고 부자가 누구인지 검색을 해보았다. 세계 최고의 부자는 ‘워런 버핏’이란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주식 투자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고 한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런데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초 울트라 캡숑 주린이인 조성호는 무엇을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워런 버핏도 주식으로 성공했고, 그 영화의 주인공도 증권맨이었으니 일단 근처 증권사에 가서 한번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깜돌이는 ‘쇠뿔도 단김에 빼라’ 한 것처럼 일단 근처 증권사 영업점을 찾아갔다. 그의 전략은 증권계좌를 만들면서 직원에게 증권사 취업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구골 맵을 찾아 처음 방문한 구일 증권사 영업점, 그가 상상했던 화려하고 멋진 곳은 아니었다. 시골 촌 구석의 증권사 영업점이라 읍내 미용실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객장에는 할아버지, 동네 아저씨들이 돌아다니고, 부스스한 머리에 허름한 넥타이를 맨 직원들이 있을 뿐이다.


‘여긴 지방 지점이라 그럴 거야. 서울 여의도 가면 내가 상상하는 화려한 모습이겠지?’


일단 주식계좌 개설을 신청했다. 친철한 여직원분이 계좌개설을 도와주셨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깜돌, 아니 조성호입니다.”


“여기 여기 기재해 주세요.”


계좌 계설을 무사히 마친 조성호는 그 다음 스텝에 들어갔다.


“저기, 주식이 처음인데 상담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 그러세요? 제가 전문적으로 상담하시는 분 소개해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잠시 후 여직원이 돌아와서 남자 직원이 있는 다른 부스로 안내해 줬다. 처음 만난 남자 직원은 그래도 자신이 상상했던 증권맨의 모습과 유사했다. 약간 퉁퉁한 체격에 뿔테 안경을 낀 남자 직원은 약간은 지적인 모습도 있었다.


남자 직원이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조성호 고객님? 주식 상담 받으신다고요?”


“네, 주식은 처음 이어서요.”


“그러시군요, 초보 투자시면 안정적인 종목이 좋을 거 같네요. 음식료주나 통신주 같은 종목들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그 남자 직원은 친절했다. 조성호는 종목 상담을 마친 후 진짜 궁금한 걸 물어봤다.


“저기... 그런데 이런 증권사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남자 직원은 살짝 당황해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아, 취업 준비하시나 봐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촌교대 학생이어서 이런 쪽은 잘 몰라서요.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네요.”


“아, 네 그러시군요.”


남자는 잠시 생각을 한 후 입술을 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씀드려, 현실적으로 저희 같은 증권사 입사는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지금 서울의 내로라하는 학생들도 귀하 같은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더군다나 전공이...이쪽 분야 일하려면 주로 상경계나 법대 아니면 차라리 공대 쪽을 선호하는 편이거든요.”


예상한 대답이었지만, 약간의 충격이었다. 그래도 조성호는 자신이 로망 하는 이 분야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는 좀 더 집요하게 물어봤다.


“네 알고는 있습니다. 저도 현실이 여의치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투자의 일(1)도 모르지만, 이쪽 일이 너무 하고 싶어요. 어떤 방법이 없을까요?”


그 남자는 다시 한번 고심을 했다.


“사실 이쪽 증권가 일이 보기보단 쉽지 않아요.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정년도 그렇게 긴 편도 아니고 소위 잘 나가는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들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솔직히 저도 서울 본점에서 펀드매니저로 잘 나가다 시원하게 말아먹고, 고향인 이쪽으로 좌천돼서 온 거예요. 참, 고향이 이쪽이신가요?”


“아... 네 맞습니다.”


“고등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


“네, 정촌 고등학교입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아 그러세요? 저는 45회입니다. 몇 회 세요?”


“선배님이시네요. 저는 57회예요. 반갑습니다 선배님.”


“그렇구나. 후배니까 말 편하게 할게. 교대라면서. 좋은 학교 다니네. 그냥 임용고시나 공부하지 왜 이런 험한 일을 해보려고 해?”


“네 사실 저는 교대, 선생님과는 잘 안 맞는 거 같아요. 무언가 화려하고 멋지게 한번 해보고 싶어요.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차도 타고 싶고 타워 팔리스 같은 멋진 곳도 살아보고 싶고요. 미국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살잖아요.”


“하하하, 네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구나. 미국에서도 네가 상상하는 그런 사람들은 상위 1% 정도일 거야. 2008년도 리만 사태 알지? 그때 많은 증권맨들이 실직하고, 지금은 많이 살아나긴 했어도 거기나 여기나 아마 크게 다르진 않을 거야.”


그 남자 직원은 조성호의 풋내기 발언에 실소를 하고 어이가 없어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이 길을 잘못 택했나 현실을 너무 몰랐나 라는 생각도 들고 머리가 복잡했다.


“그런데 말이야..”


그 남자가 다시 말을 잇기 시작했다.


“투자 일을 하고 싶다고 꼭 증권사에 들어올 필요는 없어.”


“네? 무슨 말씀이 신지???”


“그러니까 네가 투자일을 하고 싶다면 증권사만 있는 건 아니야. 투자 일을 곳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도 있고 벤처캐피털도 있어. 오히려 그쪽이 네가 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을 수 있어”


“아 그런가요? 주식투자 일은 증권사에서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야 꼭 그렇진 않아. 물론 증권사에서도 하지만 우리나라엔 무수히 많은 투자회사들이 있단다. 그리고 솔직히 너의 스펙으론 네가 생각하는 그런 유명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은 쉽지 않아. 대신 내가 아는 선배분이 있는데 최근 투자회사를 개업하셨거든. 거기 인턴사원을 뽑는 거 같은데, 원하면 내가 추천해 줄 수는 있어. 고등학교 후배고 인상이나 말하는 태도, 너의 열정 등을 보니 한번 추천해 보고 싶은데, 어때?”


조성호는 잠시 고민을 했다. 짧은 순간이지만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다. 이때 주마등처럼 지나간 생각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현실적으로 내가 이런 쪽으로 취직하긴 어렵다!’


“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는 그렇게 인턴사원으로 바로 취직하게 되었다.


“엄마, 나 서울의 투자 회사 취직했어.”


“뭐라고? 뭔 회사?”


“투자회사. 주식투자하고 뭐 그런거 있잖아.”


“야 이놈아. 네가 무슨 투자야. 그냥 임용고시나 공부할 것이지 옆집 용식이는 이번에 합격했대.”


“아, 엄마는 또 그 소리야? 나 선생님 안할거라고, 몇 번을 말해?”


“선생님이 얼마나 좋아? 방학있지 은퇴하면 연금 빵빵하게 나오지..남들은 못해서 안달인데, 저 회상은 갑자기 서울에 가서 축구인지 투자인지를 한다니..아이고 복창터져.”


“아, 엄마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명품백도 사줄게. 미국 최고 부자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야. 엄마 몰랐지?”


“부자는 무신 부자..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아 몰라. 네 맘대로 해. 대신 엄마한테 돈 달라 하지 말어. 네가 다 알아서 해.”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깜돌이 조성호는 서울에 입성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골든 라이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986년 12월(2) 21.08.08 75 2 9쪽
15 1986년 12월(1) +1 21.08.07 75 3 12쪽
14 물의 기운을 찾아라 +1 21.07.31 84 3 13쪽
13 화요일엔 빨간 장미를 21.07.24 120 3 7쪽
12 브로맨스 21.07.23 111 3 11쪽
11 저 색깔은 처음 보는데? 21.07.19 122 3 18쪽
10 칼인베스트먼트의 첫번째 추수 +1 21.07.17 134 4 11쪽
9 뜨거움과 따사로움 +1 21.07.11 156 6 16쪽
8 369 게임은 어려워 +1 21.07.10 170 7 19쪽
7 난 운동도 잘한다고! +1 21.07.03 172 8 12쪽
6 헬리코박터균 +1 21.07.02 196 8 12쪽
5 미백 사찰 +1 21.06.26 218 8 14쪽
4 가기싫은 회식이지만 그래도 즐거워 +1 21.06.25 195 8 18쪽
3 첫번째 프로젝트 +1 21.06.20 213 9 17쪽
2 삼류 투자회사 +1 21.06.19 240 9 10쪽
» 얼굴이 까만 아이 +4 21.06.18 380 1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