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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ya 놀자!

달빛은 구름을 품고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단비ya
작품등록일 :
2018.06.11 11:55
최근연재일 :
2019.04.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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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5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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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혁무월, 대법왕을 만나다. (1)

DUMMY

금빛 갑주를 입은 중년인, 수라왕 범진은 뜨거운 눈길을 용왕 소지태에게 고정시키며 다가왔다. 한 사부를 모시며 동문수학한 사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적대적인 눈빛이었다. 후계 전쟁이 시작한 이 후로, 한 자리에서 모이기 힘든 대법왕의 제자들 중 세 명이나 한 자리에 모이는 진귀한 광경에 백성들은 신기한 반면 혹여 일이 터질 새라 긴장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사형을 노려보던 시선을 거둔 그는 자신에게 쏠린 모든 이들의 시선을 즐기는 듯 주위를 내려다보며 시원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늘 전장에 있어서 정발(승려가 삭발하는 것)하는 것을 잊은 것일까. 승려임에도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길이로 기른 머리가 커다란 덩치를 뒤덮은 황금빛 갑주와 어우러져 야성적인 매력을 뽐냈다.


“아니 이게 누구시오? 공사다망하신 사형께서 어인 일로 예까지 행차시오? 하하하.”


생긴 것만큼이나 걸걸하고 커다란 목소리로 인사를 한 수라왕 범진은 사형인 용왕 소지태의 바로 앞에서 말을 세우며 바닥으로 내려왔다. 커다란 덩치에 비해 날렵한 동작이었다. 그런 그의 요란한 등장과 달리 조용히 반대편에서 나타난 앳된 모습의 승려, 가루라왕 능소천은 두 사형들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자신들을 지켜보는 혁무월에게도 부드럽게 눈인사를 건넸다.


“국경을 지켜야 할 네가 이 곳에 있는 것보다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은데.”

“국경은 알아서 잘 지키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사부님 걱정에 한 달음에 달려왔으니 너무 그리 홀대하지 마시오, 하하.”

‘다른 생각 때문이겠지···’


속에 있는 말을 아낀 소지태는 처음의 불쾌한 표정을 감추고는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며 이제야 발견했다는 듯, 막내 사제인 능소천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런, 우리 막내도 왔구나. 그래, 공부는 잘 되가느냐.”

“능소천이 둘째 사형을 뵙습니다. 부족한 만큼 열심히 공부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사도 드리지 못하여 그저 죄송할 뿐입니다.”

“허허, 그래. 본래 공부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사제는 사부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제자로써 힘을 써야한다.”

“네, 사형.”


흡사 아들뻘인 사제에게 따뜻한 충고와 배려를 하는 듯이 보였지만 부드러운 표정 안에서도 경계의 눈빛이 비쳤다. 또한 그의 말을 곱씹어 보면 후계와 같은 것은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하라는 경고가 담겨있었다.


소지태의 경고를 알아 들은 것인지 아니면 눈치가 없는 것인지 능소천은 해맑은 미소로 답을 하며 셋째 사형인 범진에게도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능소천, 셋째 사형을 뵙습니다. 항상 백성들을 위해 몸소 국경에서 힘써주는 사형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끄덕.


오랜만에 만난 막내 사제에게 따듯하지는 못하더라도 한 마디 인사라도 해줄 법도 하지만 범진은 그저 고개를 끄덕임으로 그를 철저히 무시했다.


사부님인 대법왕의 아래에서 수십 년 동안 혹독한 수련의 시간을 거치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자신들과 달리 막내 능소천은 고작 오 년 만에 자신들과 같은 자리에 오른 것이다.


대법왕이 말년에 얻은 제자, 능소천.


심지어 색목인 출신이다. 물론 서역과 중원을 잇는 서장의 특성상 색목인이나 혼혈인에 대한 차별은 덜 하지만 차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색목인이라는 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던 그들도 처음 사부님의 손을 잡고 두려운 표정으로 궁으로 들어온 능소천을 보며 마음이 녹았다. 동그란 눈에 하얀 피부의 능소천의 모습은 지켜주고 싶은 어린 새였던 것이다.


서로 물고 뜯었던 자신들에게 사부님을 제외하고 돌보고 보듬어 줘야 할 존재가 생겼다. 속세로 따지면 아들 뻘, 혹은 손자 뻘인 막내 사제에게 무공도 가르쳐주고 무릎에 앉히고 경전도 읽어주던 시절도 있었다. 보기만 해도 으르렁 거리던 그들도 막내 사제가 있을 때만큼은 암묵적으로 평화의 시간을 가졌을 정도니, 늘 제자들의 반목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던 대법왕이 능소천을 아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형들의 사랑도 잠시, 이례적으로 대법왕이 능소천을 사형들과 같은 사천왕의 자리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되었다.


“그나저나··· 그대가 소문의 마교의 소교주인가 보군.”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범진이 혁무월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서장의 국경을 책임지는 범진에게 타세력의 인물들은 모두 현재의 적, 혹은 잠재적인 적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때문에 나오는 언사 또한 예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혁무월 또한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모로 눕히며 대답을 했다.


“훗··· 천마신교의 소교주, 혁무월이오. 아주 흥미로운 곳이오, 이곳 서장이라는 곳은. 여러모로···”

“뭐라? 건방진···”

“감히!!! 말씀을 가려서 하시오! 서장은 예법이 없는 것이오!”


범진의 태도에 강인한이 나서며 호통을 쳤다. 흑풍단까지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당장이라도 무기를 뽑을 것처럼 흉포한 기세를 내뿜었다.


일촉즉발의 순간.


의외로 범진은 강인한과 흑풍단을 무시하며 혁무월을 향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뭐··· 그쪽도 흥미로운 것은 마찬가지군. 주인보다 더 크게 짖는 개라··· 하하. 아주 재밌어.”

“그만해라. 이 분은 내 손님이다. 더 이상의 무례는 나를 욕보이는 것이다. 더 볼일이 남지 않았다면 그만 가보지?”

“하하. 입궁하던 중, 소문으로만 듣던 중원 마교의 소교주가 왔다고 하길래 인사나 나누기 위해 왔는데 우리는 인연이 아닌가 보오. 다행인지 그대와는 같은 편에 설 일은 없을 것 같소.”

“인연은 아니더라도 악연을 될 수가 있지요. 멀리 안 나가겠습니다, 그럼.”

“··· 끝까지.”


소지태의 만류에도 끝까지 비아냥거린 범진은 이어진 혁무월의 말에 그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듯한 혁무월의 말에 한방 맞은 것이다.


“흥! 마음에 들지 않아. 가자!”

“어디로 모실까요?”

“본궁으로! 사부님께 인사 드려야겠다.”

“네!!!”


요란한 등장만큼이나 요란한 퇴장이었다. 신경질적으로 말에 오른 범진은 일부러 흙먼지를 크게 일으키며 장내를 벗어났다. 그와 함께 무장한 병사들이 떠나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이거 원··· 셋째가 성미가 급합니다. 자, 이러지들 말고 우리 자리를 옮겨서 조금 더 긴 얘기를 나누는 것이 어떻겠소?”

“좋습니다.”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려는 듯 소지태가 나섰다. 내심 범진의 등장이 자신에게 득이 된 듯하자 기분이 좋아진 그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우같은 늙은이.’


가마에 오른 소지태를 따라 나서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던 혁무월은 자신을 향해 초롱초롱 눈빛을 빛내는 능소천을 발견하고는 아는 체를 했다. 이미 그의 정체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한 혁무월은 유진운 또래의 능소천이지만 예의를 갖추었다.


“천마신교의 혁무월입니다. 하실 말씀이라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부족하게나마 서장의 동쪽을 맡고 있는 능소천입니다.”


대법왕의 제자들은 각기 포달랍궁의 동, 서, 남, 북 네 방위에 위치한 작은 궁에 자리 잡았다. 천왕, 용왕, 수라왕, 가루라왕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지만 동왕, 서왕, 남왕, 북왕이라고 짧게 불리기도 한다.


공손하게 합장을 하는 능소천에게 이채를 발한 혁무월은 다른 사형들과 달리 예의가 바른 그에게 호감을 느꼈다.


“동쪽이라면 소문의 가루라왕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소문이라면···”

“그저 서장에 들어오기 전에 들었습니다. 대법왕께서 말년에 제자를 들이셨다는 정도입니다.”

“그렇군요. 아, 제가 손님의 발길을 잡고 있었군요. 다름이 아니라··· 둘째 사형과 얘기를 나누신 이후에 저에게도 소교주님을 뵐 기회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한껏 낮추며 얘기를 하는 능소천의 모습에 혁무월은 잠시 말없이 그의 눈을 바라봤다. 자신의 뒤에 선 벽청혜와 닮은 푸른 눈의 승려. 단정하게 정발한 모습이지만 머리를 길렀다면 여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외모를 가졌다.


어리지만 깊고 신비한 눈빛에 계속 바라보고 있자면 빨려 들어갈 것같은 느낌이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했던가. 그 속에서 한없이 순수한 마음을 읽은 혁무월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차를 좋아합니다.”

“값비싼··· 차는 없지만 향이 좋은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좋군요. 그럼···”


그의 순수하고도 솔직한 대답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은 혁무월은 가볍게 목례를 하며 이미 저만치 앞서간 소지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길을 터주며 혁무월과 그를 호위하는 흑풍단과 흑암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능소천 또한 기분 좋은 얼굴이었다. 지금까지 아무런 말없이 그의 곁을 지켰던 황색 가사의 노승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네! 그는··· 아주 신기한 색을 가졌군요.”

“신기한 색이요?”

“네, 사부님과 닮았어요.”

“그, 그런··· 대법왕님과 닮았다니요···”


서역의 왕인 대법왕과 비교를 하자 놀란 노승은 혹여 누군가 듣지 않았을까 주위를 살피며 옆에 선 젊은 사내에게 눈짓을 했다. 젊은 사내는 늘 있었던 익숙한 일인지, 주변의 기운을 차단하며 자신의 어린 주군의 말이 새어나가지 않게 무형의 장막을 쳤다.


“사부님은 여러가지 색이 뭉쳐 있지요. 아름답지만 무섭고 두려운 색··· 찬란한 금빛, 시리도록 차가운 푸른 색···.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자비로운 따뜻한 색과 같은.”

“그럼 저 마교의 소교주란 인물도···”

“천마신교요. 마교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예요.”

“아··· 죄송합니다. 천마신교의 소교주도 대법왕님과 같은 여러가지 색이 보이신다는 말씀입니까?”

“네! 재미있어요. 그는··· 마치 태초의 우주와 같은 그런 사람이네요.”


능소천의 말에 노승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무형의 장막을 치고 있느라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젊은 사내도 놀란 기색이었다. 기라성 같은 사형들에게도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던 능소천이었다.


세상을 색으로 보는 능소천.


대법왕과 두 노소밖에 모르는 비밀이다. 모든 사람과 사물에는 저마다 고유의 색이 있다. 겉으로 포장된 것들을 투과하여 본질을 알아보는 능력. 불교에서 말하는 육심통 중 하나인 타심통의 능력을 갖고 태어난 아이.


전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남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그가 가진 마음의 진실 유무를 알 수 있었다.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따뜻한 사람이군요.”


.


소지태를 따라 이동한 곳의 끝에는 붉고 하얀 벽이 뒤섞인 궁이 있었다. 마치 포달랍궁의 본궁을 그대로 축소하여 옮긴 듯한 모습의 궁에는 북궁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현판이 걸려있었다. 금빛 지붕마저 똑같이 재현한 북궁의 입구에는 조금 전에 있었던 저자거리에서 보다도 더 많은 상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포달랍궁의 고유한 황색 가사를 걸친 승려들의 안내에 상인들은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며 가지고 온 물건들을 궁내로 들였다. 이미 물건들을 옮기고 밖으로 나오는 상인들은 이문이 남는 거래를 마쳤는지 만족한 표정으로 궁을 나섰고, 아직 차례가 오지 않은 상인들은 연신 눈알을 굴리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는 모습이었다.


포달랍궁의 살림을 책임진다는 북궁 답게 각지에서 온 상인들의 모습이 무척 활발한 모습에 혁무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궁으로 들어섰다. 강인한과 흑풍단은 주변을 살피며 무사들의 수와 위치를 파악했고, 어느새 주변으로 은신을 한 흑암대 또한 주변의 모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안으로 드시지요, 용왕께서는 이미 안으로 드셨습니다. 다른 분들은 저희가 마련한 장소에서 잠시 쉬시지요···”


젊은 승 두 명이 혁무월과 일행들에게 다가오며 안내를 했다. 그의 말 대로 소지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젊은 승의 말에 은신해 있던 마청운과 관벽이 모습을 드러내며 혁무월의 좌우에 섰다. 혁무월의 뒤를 따르던 고재성의 옆에 선 강인한 또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품안에서 수투를 꺼내었다.


수투를 끼며 두 주먹을 마주친 강인한이 뒤를 보며 고개 짓을 했다. 그러자 흑풍단과 상인들이 승려를 따라 이동했다. 물론 장걸의 투덜거림이 크게 들려왔지만 그 누구도 그런 그를 말리지 않았다.


“환대는 아니더라도··· 참. 좀 그렇군요.”


강인한의 말처럼 불쾌한 대접이었다. 불쾌한 내색을 내비치지 않고 남겨진 젊은 승에게 미소를 지은 혁무월은 그의 안내를 따라 궁 안으로 이동을 했다. 입가의 미소와 달리 어느새 그의 눈빛을 차갑게 가라앉았다.


궁의 내부는 이곳이 사찰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모습이었다. 대리석이 깔린 바닥은 물론, 사방을 온갖 보석으로 장식한 벽과 천장이 눈이 부실 정도였다. 서역에서 넘어온 것인지 중원의 담백한 그림과 달리 벽에 걸린 화려한 색채의 그림들을 구경하며 다다른 곳에는 커다란 황금빛 문이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호위 분들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불가.”


마청운의 단호한 말에 진땀을 흘린 젊은 승은 사정을 봐 달라는 표정으로 다시 한번 부탁을 했다.


“법도가··· 그리 합니다. 지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불가.”


호위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흑암대의 소관이라 혁무월도 말을 아끼며 벽에 걸린 그림을 구경했다. 마청운과 관벽의 뜨거운 눈빛을 받아내느라 안절부절 못하는 승려를 구한 것은 안에서 들려온 용왕의 목소리였다.


“괜찮다. 모두 들이도록.”

“후··· 드시지요···”


찡긋.


고생한 젊은 승려에게 그 마음을 안다는 듯이 커다란 눈을 찡긋한 관벽은 그를 지나치며 혁무월보다 먼저 안으로 들어섰다. 장난을 치면서도 확실한 호위 구조였다.


커다란 방 안에는 새하얀 대리석과 어울리는 그보다도 더 하얀 빛깔의 커다란 식탁이 길게 놓여 있었다. 상석의 화려한 금빛 의자에 앉은 소지태는 반대편 끝의 자리를 혁무월에게 권하며 준비한 찻잔에 차를 따랐다.


또르르륵.


중원의 차가 아닌지 마치 사약처럼 검은 빛깔의 차가 찻잔에 가득 차자, 대기하고 있던 승려가 쟁반에 담아 혁무월의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 놓았다.


“가배(커피)라는 것입니다. 서역의 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재성의 설명을 들으며 찻잔을 들어올리는 혁무월의 모습에 만족했는지 기껍게 웃었다.


“허허. 자, 이제 사업 얘기 좀 해봅시다.”


.


북궁의 외원을 감싼 회랑을 지나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자, 식당으로 보이는 넓은 곳이 나타났다. 기다란 식탁들이 줄지어 위치한 그곳에 흑풍단원들과 상인들이 앉아 있었다. 승려들은 준비한 음식들을 그들 앞에 내려 놓으며 대접에 소홀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그런 그들의 정성에 내내 불만스러운 기색을 띄던 장걸도 어느정도 마음이 풀어진 기색이었다. 중원의 승려들과 달리 굳이 고기를 금식하지 않는 이곳이다. 덕분에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고기 요리에 다들 만족하게 식사를 마쳤다.


“쩝쩝쩝, 특이한 향이긴 한데 맛은 있다.”

“그러게요, 시큼하면서도 톡 쏘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그랬는데 씹을수록 아주 고소하니 맛있네요.”


모두가 식사를 마친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기를 뜯는 장걸과 김평달이었다. 입가에 묻은 기름을 훔쳐내며 벽청혜가 새초롬하게 말했다.


“아저씨들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멀쩡히 살아 나올 거예요.”

“이 계집애가 어디서 또 그런 말은 배워 가지고.”

“계집애라고 하지 말랬죠! 소교주님한테 정말 이를 거예요.”

“일러라, 일러라. 그럼 너 정말 계집애 되는 거라고.”

“흥! 말이나 못하면. 그나저나 시간이 길어지네요.”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의 벽청혜와 달리 장걸은 마지막 남은 고기 한점을 기어코 김평달의 손에서 낚아 채며 입으로 넣으며 말했다.


“쩝쩝, 뭔 일이나 있겠냐. 우리 소교주님이 어떤 분이신데 걱정일랑 집어치우라고.”

“이미 한 시진이 지났다구요.”

“아 걱정 하지 말라니까 그러네. 네 말 대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멀쩡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바로 소교주님이라고.”

“그게 소교주님을 지키는 사람이 할 소리예요!”

“그러게 말이다.”


갑자기 들려온 혁무월의 음성에 놀란 장걸은 입가에 묻은 기름기를 지울 새도 없이 벌떡 일어서며 혁무월에게 다가갔다.


“아이고, 소교주님. 제가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아십니까··· 하하···”

“하하, 입가에 묻은 기름이나 닦고 말해라.”

“응? 이게 언제 묻었지··· 쩝.”


혀를 날름거리며 기름을 닦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벽청혜는 혁무월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얘기는 잘 끝내셨나요?”

“음··· 글쎄? 나쁘지는 않구나.”

“다행이네요, 호호.”

“녀석.”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그녀의 머리를 한차례 헝클어트린 혁무월은 수하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일어나자.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동쪽으로 가보자고.”

“네!!!”


북궁을 나서는 혁무월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있었다.


“건방진 놈··· 뭘 믿는 거지?”


소지태는 협상 내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혁무월의 모습을 상기하며 중얼거렸다. 사실 여유로운 척을 했지만 현재 상황은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먼저, 사형인 천왕 율무천에게는 엄태익이라는 커다란 패가 있었다. 죽은 전대 패왕성주와 호형호제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대법왕의 모든 무공을 물려받았다는 율무천에게 있어 패왕성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게다가 사제인 범진은 어떠한가. 어려서부터 정치와 상계에 관심을 두었던 자신과 달리 호전적인 성격의 범진은 사형인 율무천 다음으로 무공이 셌다. 율무천이야 워낙 사부님과 오랜 시간 수련을 했기 때문에 무공으로는 넘볼 수 없었지만, 자신보다 십여 년은 더 어린 범진이 자신의 수준을 뛰어넘은 것은 진작부터 알았다.


오죽하면 백성들마저 서장 제일 전사가 범진이라며 추켜 세우지 않나. 국경을 책임지는 그 답게 그에게는 수많은 병력들이 있다. 자신에게 없는 무력이 셋째에겐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천마상단의 인물들이 서장에 들어온 것을 알고 그들과 접촉했다. 사실 그들의 재력은 필요 없었다.


돈이야 자신에게도 충분했으니. 하지만 천마상단과 함께 온 소교주의 무력이라면 말이 달랐다. 이미 사막에서의 활약을 들은 소지태다. 율무천에게 엄태익이 있다면 자신은 혁무월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소문대로 혁무월의 무력이 엄태익과 비등하다면 자신은 돈과 무력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천마신교라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뒷배 또한.


“그런데··· 저 놈 속에 능구렁이가 들어섰나··· 신통치가 않단 말이야···”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 답답해진 소지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명을 내렸다.


“당장 제자들을 붙여서 그를 주시하도록. 누구를 만나는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알아보거라!”

“존명!!!”


.


해가 뉘엿뉘엿 질 때 즈음, 혁무월과 일행들은 포달랍궁의 동쪽에 위치한 작은 궁에 도착했다. 아니, 궁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낡고 작은 사원이었다. 입구에 붙은 동궁이라고 적힌 현판만이 이곳이 사천왕 중 한명인 가루라왕 능소천의 궁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뭐야··· 곧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은.”

“아휴. 장 아저씨는 무소유의 삶도 모르나요.”

“무소유? 뭐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그런 건가?”

“네! 속세를 벗어난 승려와 도인들은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잖아요.”

“쩝··· 그런데 이 계집애는 자꾸 그런 말을 어디서 배우는 거야?”

“소교주··· 읍!!!”


몸을 돌려 혁무월에게 달려가려는 벽청혜의 입을 커다란 손으로 가로막으며 진땀을 빼는 장걸의 모습에 모두들 웃음을 지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선두에 선 혁무월은 북궁과 비교해 초라한 모습의 동궁을 바라보며 강인한에게 입을 열었다.


“모두 들어가기엔 무리네. 여기서 대기하도록 하시오.”

“네, 소교주님.”


북궁의 모습과 다른 점이 또 있었다. 상인들로 가득 찼던 북궁과 달리 동궁의 주변에는 일반 백성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몸이 불편해 보이는 환자들도 더러 보였는데 그런 환자들의 중심에는 능소천의 곁에 섰던 황색 가사의 노승이 있었다.


원래 의술을 익혔던 것인지 그는 능숙한 솜씨로 환자들을 돌봤다. 사람 좋은 표정으로 귀찮은 기색 없이 환자들을 살피던 그는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혁무월과 눈을 마주쳤다.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노승은 혁무월에게 관심을 끊으며 환자들을 돌보는데 집중했다.


“좋군.”


그 모습이 무례하다기 보다는 의원의 사명감이 느껴진 혁무월은 짧게 소감을 뱉으며 시선을 돌렸다. 조금은 강한 기운이 느껴진 것이다.


젊은 사내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 이는 능소천이었다. 낡은 가사를 걸치고 나타난 모습이 소지태와 확연히 비교가 되었다.


“하하, 오셨습니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좋은 차를 마시려고 왔소만···”

“향이 좋은 차로 준비를 했습니다. 사형께서 대접하신 차에 비하면 손색이 있겠지만···”

“무슨 말씀을. 처음 보는 서역의 차라 신기하긴 했지만 입맛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사형께서 들으시면 섭섭하시겠습니다. 드시지요.”


능소천이 안내한 곳은 동궁의 내부가 아닌 궁 뒤편에 위치한 아담한 정자였다. 작은 언덕길을 올라 정자에 오른 그는 미리 준비했는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전자에 찻잎을 조심스럽게 넣으며 차를 우려냈다.


정자 안에는 작은 다탁과 방석만이 있었지만 언덕 아래로 드러난 동궁의 풍경이 홍산의 경치와 어우러져 운치가 있었다.


털썩.


주저없이 바닥에 놓인 방석 위에 앉은 혁무월의 모습에 가볍게 미소를 지은 능소천은 찻물이 다 우러났는지 그의 앞에 놓인 찻잔에 주전자를 기울였다.


“이름 없는 차입니다. 보셨겠지만, 치료를 받은 백성들이 손수 산자락을 뒤져 캔 약초들을 배합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름은 없지만 그 향 속에서 백성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즐겨 합니다. 변변치 않은 대접에 흉보지 마시고 마음을 받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후루룩.


능소천의 말 대로 아주 좋은 차는 아니지만 그 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 것이 혁무월도 꽤나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좋군요. 좋은 향을 가진 차를 준비하신다더니 역시라는 말이 나오는 군요.”

“하하, 감사합니다.”

“소탈하시군요.”

“저야 뭐··· 승려 아닙니까. 소교주님이야 말로 소탈하다는 표현이 맞는 분 같습니다.”

“그런가요? 하하.”


순진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능소천의 눈빛에 잠시 시선이 끌린 혁무월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역시 저 신비한 눈빛이야···’


시선을 돌려 바라본 언덕 아래로 어느새 흑풍단원들이 서장의 백성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좋은 분들이군요.”

“그들 역시 한때는 소외당한 이들이었으니까요.”

“그런가요?”

“중원에서 낭인이라는 존재는 그저 고용한 이들의 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군요··· 어쩌면 그래서 일반 백성들과 가장 가까운 것일지도요.”


한 가지를 말하면 그 안에 담긴 만 가지 사정들을 알아본다. 혁무월은 자신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숙연한 표정으로 합장을 하는 능소천의 모습에 이채를 띄었다. 속세의 사정에 어두운 승려다. 게다가 젊다.


조금 전에 한 시진 동안 얘기를 나누던 소지태 또한 상계의 사정을 잘 알면서도 실제 일반 백성들의 사정에 대해서는 무지한 눈치였다. 그 모습에서 실망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 눈 앞의 이 젊은 색목인 승려는 보아하니 백성들의 삶에 대해 잘 아는 듯했다.


“그들의 사정에 대해 잘 아시나 봅니다.”

“저도 그 안에서 자랐으니까요.”


대단한 집안의 자식들이었던 다른 사형제들과 달리 능소천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 대법왕의 눈에 띄어 그의 제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자신은 저들 속에 섞여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정이 갔다.


“그랬군요···”


그 말을 끝으로 어색한 침묵이 정자 안을 채웠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혁무월의 찻잔이 비워지면 능소천이 바로 채워주고 말없이 주위를 바라보는 것만이 반 시진 동안 그들이 한 전부였다. 그 사이 해가 저물며 정자 안에도 어둠이 찾아왔다.


화르륵.


화섭자에 불을 붙여 초를 밝힌 능소천이 긴 침묵을 끝내며 입을 열었다.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제가 왜 소교주님을 청했는지요.”

“하하, 좋은 차를 마시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혁무월의 말에 한방 맞았다는 듯이 표정을 지은 능소천은 이내 표정을 굳히며 말을 했다.


“저··· 사실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 청했습니다.”

“······”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현재 사부님께서 위중하신 상태입니다.”

“네···”


능소천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혁무월의 입장에서 엄연히 말하자면 그를 도와준다는 것은 이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 또한, 만약 능소천이 자신에게 도움을 부탁한다면 그에게 가졌던 호감마저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말았으면···’


“도와주십시오.”

“······”


‘그랬던가··· 아쉽구나.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었는데. 역시 내 힘이 탐났던 것이구나.’


두 눈을 감은 혁무월의 얼굴에 안타까운 빛이 드러났다.


투욱.


“아니? 왜 이러시오!”


묵직한 소리에 눈을 떠보니 어느새 능소천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소교주님.”

“아니, 이런 식으로 갑작스럽게···”

“불경스럽지만 사부님께서 연로하신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쓰러지실 분이 아닙니다!”

“일어나십시오. 보기 민망합니다. 이런 식으로 제 힘을 원하시는 것은···”


혁무월의 만류에도 능소천은 고개까지 숙이며 요지부동이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모순적이게도 외부인인 소교주님 밖에 없습니다!”

“그만 하십시오. 이런 식으로 저의 도움을 바라는 것은 서로에게···”

“사부님의 상태를 한번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니까 글세··· 네?”

“고강한 무공을 가진 분들은 의술에도 조예가 깊다고 들었습니다!”


능소천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낀 혁무월은 그가 한 말들을 곱씹어 보며 물었다.


“그러니까··· 저한테 부탁한다는 것이···”

“네, 사부님의 상태를 한번 봐주셨으면 합니다.”

“하아···”


털썩.


허탈함에 힘이 빠진 혁무월은 바닥에 주저 앉으며 잠시 멍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고는 피식 웃더니 이내 크게 웃었다.


“하하하.”

“아니··· 갑자기···?”

“하하, 아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를 했습니다. 사과를 드립니다.”

“이, 이런···”


포권을 쥐며 고개를 숙이는 혁무월의 모습에 당황한 능소천은 마주 합장을 하며 둥그레진 눈으로 물었다. 왜 그러느냐고.


“그런 부탁이라면··· 제가 해보겠습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이십니까? 하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처럼 좋아하는 능소천의 모습에 혁무월은 다 식어버린 차를 단숨에 들이켜며 숨을 골랐다.


‘이런 도움을 말한 것이라니··· 하하. 무월아, 무월아. 너도 아직 멀었구나.’


후계 싸움으로 치열한 다른 사형들과 달리 오직 사부인 대법왕을 걱정하는 능소천의 모습에 잠시나마 그를 오해했던 자신을 질책하는 혁무월이었다. 아무래도 요즘 너무 음모 속에서만 살았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자신의 마음 또한 의심부터 드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조금 전에 보니··· 노승께서 의술을 익히신 것 같습니다만.”

“아, 진영법사님은··· 사부님을 뵙지 못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현재 사부님의 처소는 첫째 사형이 지키고 계십니다. 사형께서 이미 뛰어나다는 의승들에게 일러 사부님의 상태를 확인하였지만 그저 노환이라는 말 밖에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진영법사님을 모시고 사부님을 본다고 하면···”

“문제가 생길테지요.”

“네···”


의기소침하게 대답한 능소천은 제자임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자책하는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대법왕님의 상태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까. 첫째 사형이라는 분이 지키고 있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것이··· 천마신교의 소교주님께서 인사를 드린다고 하면 첫째 사형께서도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없습니다. 물론 의심은 하시겠지만 사부님께서 누워는 계시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하시니 아마도 사부님께서 손님이 오셨다고 하면 먼저 뵙자고 하실 것입니다. 사부님은··· 그런 분이시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언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가실 수 있겠습니까?”


워낙 간절한 표정에 혁무월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지금 갑시다.”


작가의말

오래 기다리셨죠? ㅎㅎ

꽤 많은 분량을 준비했습니다. ㅎㅎ 마음에 드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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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84 김유환
    작성일
    18.11.05 02:18
    No. 1

    분량 굿입니다ㅋ잘보고있어요.자주연재부탁드려요ㅎ 날씨 추우니 건강조심하시고 건필하시길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단비ya
    작성일
    19.01.28 14:38
    No. 2

    잘 보고 계신다니 감사합니당 ㅎㅎ 답댓이 너무 늦었습니다 ㅠ 추위에 감기 조심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모종
    작성일
    18.12.03 13:31
    No. 3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단비ya
    작성일
    19.01.28 14:38
    No. 4

    재미있게 보고 계신다니 감사합니당. ㅎㅎ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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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서장은 지금. +2 18.11.12 1,312 21 26쪽
110 서장으로 쏠리는 시선. +2 18.11.06 1,324 22 14쪽
109 혁무월, 대법왕을 만나다. (2) +3 18.11.05 1,307 22 29쪽
» 혁무월, 대법왕을 만나다. (1) +4 18.11.05 1,391 26 30쪽
107 장족의 과거와 미래. +2 18.10.31 1,528 21 20쪽
106 음모 중첩. +2 18.10.17 2,105 26 19쪽
105 은밀한 거래 (feat. 사공지은) +2 18.10.12 1,683 29 25쪽
104 무림대학관 (3) +2 18.10.11 1,750 2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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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청해호 혈투 (2) 18.10.03 1,891 26 18쪽
97 청해호 혈투 (1) +2 18.09.28 2,011 29 21쪽
96 악연의 고리 (4) +3 18.09.27 2,034 2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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