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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검회귀(整劍回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출고가
그림/삽화
출고가
작품등록일 :
2024.08.18 15:42
최근연재일 :
2024.09.04 16:1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082
추천수 :
43
글자수 :
89,567

작성
24.08.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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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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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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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칠결의 총순찰4

DUMMY


양진의 생각처럼 신개가 움직였고 낭아혈적을 막는다.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리라 행동했던 낭아혈적이 신개가 나타나자 확실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만약 낭아혈적이 지금 죽는다면······. 앞으로 낭아혈적에 의해 희생당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고민이 들다. 낭아혈적을 지금 잡는다면 최소한 저자의 손에 죽는 자들은 없으리.


소요문과의 연관성을 흘려 음월칠귀가 생겨날 일도 없을 것이며 동적무경을 연구한답시고 납치되어 죽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근데······.’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아는 역사와 이곳의 역사는 달라질 것이다.


천지회의 움직임이 변할 수도 있을 것이며 파천마제의 움직임도 변할 것이다.


‘코앞은 모르겠지만 몇 해가 지난다면 내가 아는 것 많이 달라지고 내가 아는 정보는 쓸모없어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한다고 하여도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양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제약된다.


모든 것을 안다고 하여도 실패할 수 있는 일이기에 더더욱 생각이 깊어진다.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패를 잃을 수도 있는 일.


“하지만 나와 개방의 악연도 없지 않소?”


“흐음······.”


신개의 반응을 보아 불필요한 충돌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이대로 보내는 게 맞는 것일까······.’


낭아혈적을 바라본다.


그 순간 낭아혈적을 죽이고 그에게 잡혀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인체 실험을 위해 납치되온 이들.


모두가 겁에 질려있었고 양진을 보자 구원자가 나타난 것과 같이 표정이 점차 밝아진다.


······살려두면 피곤해지겠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잡혀 온 이들도 모두 죽였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 자신의 정체가 너무 일찍 발각될 수도 있기에.


무고한 이들을 죽였다.


아니······. 무참히 찢었다.


가슴 한쪽이 찌릿한다.


처음 돌아왔을 때 무고한 이들을 지키리라 다짐했었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된다.’


역사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춰 자신이 좀 더 움직이고 좀 더 생각하면 된다.


불리한 상황이 오더라도 타협하면 안 된다.


한두 번 타협하다 보면 무뎌질 것이고 그렇다 보면 과거의 자신과 그리고 천지회와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다짐한 양진은 입을 연다.


“영생.”


알면서 무고한 이들의 피해를 관망하지 않을 것이다.



**



잠시 꿈틀거리던 낭아혈적은 숨을 거둔다.


그동안 장내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양진은 죽어가는 낭아혈적을 바라본다.


‘이게 맞는 것이다. 이자는 갱생할 여지도 없으며 살아봐야 무고한 이들만 죽을 뿐이다. 또한, 앞으로 일어날 변화가 어찌 될지 모르지만, 이자와 같은 순수한 악인에게는 자비란 없을 것이다.’


다시 한번 결심을 한 양진은 고개를 들어 신개를 바라보았고 신개 역시 양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대 정체가 무엇인가?”


“말씀드렸다시피 양가라 합니다.”


“양가라······.”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양진을 보며 신개는 수염을 쓰다듬은 뒤 말한다.


“일단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답을 해주겠소?”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겠습니까?”


양진의 말에 신개는 고개를 끄덕였고 신개가 분타주를 바라보자, 분타주는 명령을 내린다.


“지금부터 초중단은 개방이 관리하겠소!”


“무, 무슨 말이오!”


초중단의 단주 요명이 당황해하며 말하자 분타주가 답한다.


“이곳은 낭아혈적과 관계가 있는 곳. 낭아혈적은 사람을 납치하고 잔인하게 인체 실험을 한다고 하오. 무림의 법도 상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소. 관과 협력하여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개방이 관리하겠소.”


“이, 무슨 말도······.”


요명은 분타주의 뒤에서 보이는 신개의 눈빛이 느껴진다.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그의 눈빛에 더는 말을 이어 하지 못하고 얼마 안 가 수많은 개방도가 초중단으로 들어온다.


실력은 별 볼 일 없지만, 이들은 개방의 소속.


또한, 그들의 뒤에 있는 자는 무림십이인 신개.


‘낭아혈적님과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저자를 어찌······.’


요명은 지금의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사군자는 양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넋 나간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 단호가 묻는다.


“그······. 낭아혈적이라면 무림에서도 유명한 자라고 들었는데······.”


그 말에 양진은 넷을 번갈아 보며 말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 이야기 해주겠소. 지금은 말해도 이해를 못 할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대들의 성취요.”


양진의 말에 넷은 귀 기울인다.


“대결에서 느꼈던 그 감각과 감정들 그리고 이겼을 때의 전율을 꼭 기억하시오. 나중에 더 실력이 쌓여서 더 강한 자들과 상대한다고 하여도 비슷한 기분일 터이니 미리 적응하시오.”


“예!”


넷은 동시에 대답하였고 양진은 신개에게 다가가 약속을 잡은 뒤 사군자와 함께 숙소로 돌아간다.


자신들의 앞으로 걷는 양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의 눈빛은 살아나기 시작한다.


앞으로 믿고 따라갈 그의 뒷모습을 보며.


그리고 양진이 짐을 싸기 시작하자 넷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짐을 싼다.


‘어차피 우린 이분을 따르기로 했다. 초중단에 미련 따위는 없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사군자의 목적지는 양진이 가는 곳.


짐을 어느 정도 싼 이들은 숙소를 나와 초중단을 빠져나가려 하자 영학은 그들을 막아선다.


“어, 어딜 함부로 나가느냐! 이, 이곳이 들어오고 싶다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다며 나, 나갈 수 있는 곳이냐!”


일부로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만 분명 떨고 있다.


영학의 뒤로 열댓 명의 수하가 당장이라도 검을 뽑을 듯 잡고 있지만, 그들 역시 겁먹은 모습.


양진이 입을 열려 하자 단호가 먼저 말한다.


“더는 이곳에서 얻을 것도 그렇다고 배울 것도 없습니다.”


단호가 호기롭게 말하자 영학은 당황한 듯 묻는다.


“뭐, 뭐라?”


“어차피 소모품으로 쓰이다 버려질 거 아니었습니까?”


“이, 이놈이······.”


영학는 답하지 못한다.


단호의 패기 때문인지 아니면 옆에 있는 양진 때문인지.


아니라면 반박할 말이 없는 것인지.


양진은 그런 단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가 성숙해진 모습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간다.


“저, 정녕 이, 이자를 따라가겠다는 것이냐?”


“앞으로 우리의 목표이자 길잡이가 되어주실 분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있겠습니까?”


당당하게 말하는 단호.


그리고 그의 뒤에서 흔들림 없는 눈빛을 보이는 유영과 주화, 삼식.


영학은 떨리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다 양진을 바라본다.


꿀꺽.


하지만 그의 눈빛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다.


낭아혈적과의 대결도 보았고 그를 죽이는 모습도 보았다.


신개와도 동등하게 이야기하는 모습과 개방이 초중단을 장악했으니, 자신이 어찌하겠는가?


영학은 길을 터주었고 다섯은 당당하게 초중단을 빠져나간다.



**



다음 날 개방의 분타로 양진이 찾아온다.


신개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를 방으로 안내하였고 양진에게 자리를 권하자, 양진은 자리에 앉는다.


“그래······. 어느 정도 정리는 끝났소. 소요문을 확인하기 위해 본방에 연락을 취했으니······. 이제는 이야기해줄 때가 되지 않았소?”


신개의 말에 양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아직 다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아직?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소린가?”


“그렇습니다. 지금 말해야 오히려 신개께서 혼란하실 것입니다.”


“뭐라? 껄껄껄.”


자신의 손주뻘도 안되어 보이는 자가 자신이 복잡할 것을 걱정해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는 모습에 신개는 웃음을 터트린다.


“궁금하신 것부터 말씀해 주시죠.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궁금한 것이라······. 많지. 자네의 실력 절대로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마치 수많은 경험을 쌓은 노고수와 같지. 어찌 그런 실력에 오르셨는가?”


“그것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단호한 양진의 답에 신개는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이번 대화가 끝난 뒤 이자에 관해 알아보려 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듣지 않아도 나중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시 이 정도 실력이라면 상당한 고수의 제자이다. 모를 수가 없겠지.’


개방의 정보력이라면 능이 찾으리라 생각한 신개는 다음 질문을 이어 한다.


“그대가 이 노화자에게 서찰을 보냈네. 노화자의 본명이나 금안상단의 자제였다는 것을 안다고 얻을 것도 없고 그것에 대하여 궁금하긴 하나 중요한 사안은 아니지.”


“그렇다면 마의 부활이 궁금하시겠군요.”


양진의 답에 신개는 고개를 끄덕였고 양진은 자신의 앞에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연다.


“마의 부활은 그대로입니다. 파천마제.”


“.... 파천마제가 살아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부활이라도 했다는 것인가?”


대충 예상은 했지만 직접 들으니 신개의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현 무림에 파천마제를 겪은 이들은 몇 없다.


그의 무위를 눈에 보았고 느꼈던 자들이라면 당연히 무거워질 것이다.


“그는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숨어서 과거의 파천마교보다 더 큰 세력으로 치밀하게 세상을 삼킬 야욕을 준비 중입니다.”


“.... 근거는?”


말이야 누구나 할 수 있다.


망상이나 꿈을 그럴듯하게 말할 수도 있다.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최소 15년 이상을 숨어지낼 것입니다. 지금 찾으려 든다면 더 깊숙한 곳에서 더 은밀하게 준비할 것이고요.”


“근거가 없다는 것이군······.”


약간은 흥미가 가셨다는 듯한 그의 말에 양진은 그의 눈빛을 바라본다.


“제 나이가 몇이신지 아십니까?”


“19세라 들었네.”


파천마제를 비롯해 파천마교의 누각 하나 보지 못했을 나이.


파천마교 이후 현 무림은 마공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여 마공을 배우는 이들은 공공의 적이 된다.


“맞습니다. 그리고 마공을 직접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노화자야 파천마교가 한창일 때 자네 나이쯤 되었으니 당연히 보았지. 먼발치에서 파천마제도 보았고.”


양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럼, 제가 마공을 익혔는지 봐주시죠.”


양진은 자신의 팔을 신개 앞으로 뻗었고 신개는 의구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의 팔목을 잡는다.


‘어찌 무림인이 자신의 맥을 이리 쉽게 내준단 말······. 음?’


무엇이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는 그.


‘내공도 많지도 않다. 그런데······. 기준이 없다?’


어떠한 무공이든 무술이든 그것을 배운다면 뼈대가 되는 것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그저 잔가지만이 수없이 뻗어있다.


‘이건 무엇인고······.’


신개와 같은 노고수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마기가 느껴지십니까?”


“.... 느껴지지 않네.”


당연하게도.


“손에 음기를 모아주실 수 있으십니까?”


“음기?”


신개는 의아해하며 자신의 손에 음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저 음기 그 자체.


그리고 양진은 그 위로 손을 펼쳐 음기를 감싼다.


“근거는 보여드릴 수 없으나 제 말에 신빙성을 느끼실 수는 있을 겁니다.”


양진의 말이 끝나자, 음기는 점차 탁해지기 시작한다.


우우웅······.


마치 오염되듯.


하지만 오염이라고 보기보다 변질한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걸 느끼던 소스라치게 놀라기 시작한다.


‘마, 마기?!’


음기가 마기로 변환된다.


그리고 단순한 마기가 아니다.


순도는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고 작지만 흉흉한 마기로 변하기 시작했다.


신개가 놀란 눈으로 양진을 바라보자, 양진은 마기를 지워버린다.


사아아······.


잠시간의 침묵.


그리고 신개의 몸에서는 엄청난 살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네놈······. 정체가 무엇이냐. 파천마제의 잔재인 것이냐!”


신개의 기운이 강력하게 발산되자 분타의 건물이 흔들리며 밖에 있던 이들이 깜짝 놀라 신개의 방으로 들어온다.


“무, 무슨 일입니까?”


개방도들은 의아한 듯 둘을 바라보았고 신개는 당장이라도 양진을 죽일 듯 그를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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