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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 이야기(부제:골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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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작품등록일 :
2015.12.23 11:14
최근연재일 :
2016.01.13 11:52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3,083
추천수 :
186
글자수 :
29,694

작성
16.01.12 21:39
조회
1,043
추천
19
글자
8쪽

1장. 골프장 가는 길-8

DUMMY

오늘은 선우의 작업이 일찍 끝났기에 선우와 정훈은 먼저 스크린연습장에 가서 몸을 풀며 오늘의 상대들을 차분히 기다렸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이상현은 어제 그렇게 많은 돈을 잃고도 기분은 괜찮은지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선우와 정훈에게 인사를 건넸고, 이어 따라 들어온 손범규도 미소를 띠고 둘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오늘은 여기서 치기는 그렇고 저쪽으로 옮겨서 치시지요. 일행이 더 있어서 말입니다.”


선우는 골프백을 들고 이상현을 따라가서는 신가한 듯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여~. 스크린연습장에 이런 곳도 있었군요?”

“으이그 촌놈. 여긴 단체가 왔을 때 치는 곳이야. 한 스크린에 네 명밖에는 등록이 안 될 뿐 더러 된다고 해도 게임을 하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런 공간이 필요한 거야.”


스크린이 설치된 쪽은 골프공이 다른 쪽으로 날아가 다칠 염려가 있어 막아 놓고 뒤쪽 대기석은 같이 온 일행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터놓은 공간을 보며 선우가 신기해하자 정훈은 선우에게 바로 찐빠를 주었다. 아직도 어젯밤의 서운함이 남아 있는 정훈이었다.


“아~. 여깁니다.”


이상현이 말한 일행이 다 모이고 보니 이상현의 일행은 남자 5명에, 여자가 두 명이었다. 선우가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이들은 이곳 스크린연습장 앞에 있는 대형빌딩에서 개업을 하고 있는 의사들로 신년 모임을 이곳 스크린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치며 갖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선우와 정훈은 내기 골프를 치러 왔다가 졸지에 의사들의 신년모임에 객이 되었다.


게임은 남자 의사 중 한명이 자신은 골프를 쳐본 적이 없다고 해서 빠지고 총 8명이 4명씩 나누어 플레이를 시작하였다.


선우가 속한 조에서는 상대적으로 하수인 정훈과 손범규가 빠지고 오십대로 보이는 인자한 인상의 남자와 진짜 개업 전문의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파릇파릇해 보이는 여자 의사가 합류했다.


“송은성이라 합니다. 이상현 박사에게 오늘 내내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송 선생님은 정형외과를 하고 계십니다.”


이상현은 선우와 송은성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하는데 끼어들어 한마디 거들었다. 이상현은 송은성을 대할 때 상당히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 선우는 송은성이 실력 있고, 명성 있는 의사여서 이상현이 이런 공손한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지성이에요, 정신과 전문의에요. 호호~~. 많이 이용해 주세요.”


선우는 에너지가 넘치는 이지성이라는 정신과 여자의사와 악수를 나누다가 그녀가 툭 뱉듯이 한 말에 움찔하였다.


“레이디 티는 그렇고 프론트 티로 해주세요. 그래도 명색이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골프 선수를 해볼까 생각했던 사람인데 그 정도는 해 주어야지요.”

“그럼 나는 어디 친다?”

“그래도 구력이 있으신데 백 티나 챔피언 티에서 치셔야 되지 않으시겠어요? 선생님.”

“하하~. 이 선생이 그렇게 이야기 하다면, 좋아! 오늘 내가 돈 좀 잃어주지.”

“호호~.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우가 보기에 이지성은 에너지와 애교가 넘치는 여자였는데 그게 전혀 밉지 않아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제처럼 했다가는 집안이 거덜 날 것 같으니 오늘은 타당으로 하지 말고 홀당으로 하시지요. 꼴찌가 10만원, 3등 5만원을 내고 1등과 2등이 각각 가져가는 걸로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물론 비기면 다음 홀로 넘기고요.”

“요~. 센데요.”

“허허~, 요즘 병원이 잘된다고 하던데 엄살은.”

“호호~. 개업한 정신과 의사가 돈 잘 번다는 소리가 인생 3대 거짓말 중에 하나라는 소리 못 들어 보였어요? 선생님.”

“허허~. 그런 소리도 있어? 처음인데.”

“호호~.”

“자~ 시작합시다.”


오늘 게임의 세팅은 이상현이 맡았다. 다른 것은 다 어제와 동일했고, 골프코스만 한탄강 CC 였다. 이상현이 이 골프코스에서 많이 쳐본 것 같았다.


“팡!”

“굿 샷!”

“역시! 우리 중에 제일 고수인 이 박사가 질만도 하구먼.”


선우의 첫 번째 티 샷에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스윙이었기 때문이었다. 네 명이 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게임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버디나 파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야호!”


이지성은 PAR3, 6번 홀에서 티샷을 홀컵에서 3미터 거리에 붙이고는 희희낙락 하였다. 자신 외에 나머지 플레이어 중 이상현과 선우가 온 그린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홀컵과 10m도 넘는 거리를 남겨 두고 있었거니와 가장 경계해야할 선우는 내리막 라이에 언둘레이션도 심한 위치에 공이 가져다 놓았기 때문이었다. 이지영은 중,고등학교 시절 골프프로로 살아보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다고 하더니 1번 홀부터 6번 홀까지 오면서 안정된 티 샷과 정교한 아이언 샷, 그리고 정확한 퍼팅을 구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이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들의 실력이 워낙 만만치 않아 한 번도 홀에 걸린 상금을 먹어 본 적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에 환호하고 있는 것이었다. 6번 홀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까지 PAR5 홀인 3번 홀에서 선우가 버디를 잡으며 그동안 모아 놓았던 1위 상금을 가져간 것 외에는 계속 선두나 2위가 버디나 파로 비겨 왔기에 쌓인 상금도 만만치 않았기에 이지영은 더 환호하고 있었다.


“땡그랑!”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12m 거리의 그 어려운 퍼팅을 그렇게 쉽게 넣을 수가 있어요.”


송은성이 그린 밖에서 정교한 어프로치 샷을 했으나 홀컵 2m 거리에 붙이는데 만족하며 퍼팅을 남겨 둔 상황이었고, 홀컵까지 13m 거리를 남겨 두고 있었던 이상현이 다음 순서로 퍼팅을 하였으나 컨시드를 받으며 파로 홀 아웃하자, 이번 홀에서는 1위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에 젖어 있던 이지영은 12m 자리 선우의 어려운 퍼팅이 홀컵으로 떨어지자 볼멘소리를 하였다.


“하하~. 제가 오면서 뭐라고 했습니까? 진짜 대단하다니까요.”


이지영의 볼멘소리에 이상현이 상쾌하게 웃으며 말하자, 이지영이 매트 위에 퍼터를 가지고 올라서며 말했다.


“말하지 마세요. 신경질 나니까요.”

“땡그랑~.”


신경질이 난다고 말은 했지만 신중하게 자세를 잡더니 3m 자리 퍼팅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버디에 성공하는 이지영이었다. 또 비기며 상금액수는 더 커졌다.


“팡!”


지난 PAR4, 11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그동안 모아 두었던 1위 상금을 싹 쓸어간 선우가 PAR5, 12번 홀에서 드라이브를 잡고 오르막 경사에서 250m 가까운 티샷을 날리고 매트에서 내려오자 이지영은 그런 선우를 보고 말했다.


“선우 씨, 혹시 프로 아니세요?”


이지영이 선우에게 물었는데 대답은 이상현에게서 나왔다.


“제가 어제 하도 크게 당하고 억울한 마음에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았는데 프로 중에 ‘신선우’라는 이름은 없더라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잘 쳐요. 제가 가끔은 프로들과도 스크린을 쳐봤는데 프로들 중에서도 선우 씨처럼 잘 치는 프로는 드물어요.”


이지영의 말에 선우는 바로 대답할 말이 궁했는지 잠시 뜸을 드린 후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도 몰랐는데 아마도 제가 스크린에 특화되어 있나 봅니다. 저도 제가 스크린에서 이렇게 잘 칠 줄은 몰랐거든요. 어제와는 또 다르게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휴~. 이거 우리는 완전 선우 씨의 밥인 것 같아요.”


이지영의 말에 송은성이 이지영을 자상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이 선생, 골프는 워낙 돈 내가며 배우는 거야.”

“선생님, 저, 프로까지도 생각해 본 여자라니까요.”

“하하하~~.”


이지영의 말에 같이 플레이하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옆에서 게임을 하던 사람들까지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웃음과 에너지가 넘치는 이지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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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장. 골프장 가는 길-9 16.01.13 1,415 24 8쪽
» 1장. 골프장 가는 길-8 +1 16.01.12 1,044 19 8쪽
7 1장. 골프장 가는 길-7 +3 16.01.11 1,157 18 8쪽
6 1장. 골프장 가는 길-6 +2 16.01.06 1,202 17 7쪽
5 1장. 골프장 가는 길-5 +1 16.01.02 1,255 18 7쪽
4 1장, 골프장 가는 길-4 15.12.31 1,578 32 7쪽
3 1장. 골프장 가는 길-3 15.12.29 1,318 17 7쪽
2 1장. 골프장 가는 길-2 15.12.28 1,578 18 8쪽
1 1장. 골프장 가는 길-1 +1 15.12.23 2,534 2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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