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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TA의 서재!

현질하면 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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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타1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2
최근연재일 :
2023.05.24 19:58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239
추천수 :
56
글자수 :
111,856

작성
23.05.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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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뽑기

DUMMY

[땅의 기억]은 땅의 정령을 소환한다고 해서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오직 아스텔라 대륙에서 엘렌에게만 허락된 땅의 정령왕의 가호.


그녀는 선택받은 정령사였다.


그런 엘렌은 모든 신경을 집중해 빠르게 과거로 가는 장면을 쳐다보았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움직이며 환호하고 분노하는 모습들. 장면에서조차 그 감정들이 밀려 들어왔다.


그리고 이 개 경주장에서 일하는 마법사 멀린. 그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 개들이 달려나가는 입구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범인치고는 너무 태평하고 당당한데?’


아니다.


이 사방이 뚫린곳에서 살인을 저지른 자.


저 정도 배짱은 충분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발견하게 되었다.


‘찾았다.’


배가 불룩 나온 사내가 목에 피를 쏟아내며 쓰러지는 장면을.


‘지금 부터야! 꼭 잡아 내야지!’


확실히 범인은 마법사가 맞았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비토리오가 목에서 피를 쏟아 낸 후 바닥에 단검이 떨어졌으니까.


엘렌은 곧장 멀린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역시 그는 이 순간 원래 있던 자리에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땅의 기억]은 정령이 소환된 주변의 땅을 딱 한 번의 기억을 읽을 수 있다는 점.


누군가를 대상으로 지정해 따라갈 수도 없었고 멀린이 사라진 방향의 [땅의 기억]을 읽을 수도 없었다.


이미 이 주변 일대의 기억이 모두 읽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움. 좀 더 앞으로 가줘. 조금 더. 잠깐! 여기야! 여기서부터 시간을 흐르게 해줘.!’


그러니 엘렌은 비토리오가 죽기 전 멀린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시점부터 [땅의 기억]을 보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과거가 아닌 미래로 시간이 흐른다.


개 경주가 한 게임 끝나고 천천히 일어서는 멀린을 엘렌은 쳐다보았다. 그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저쪽은 볼 수가 없는데.’


문제는 멀린이 사라진 방향.


현재 엘렌의 위치에서 보이지 않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숨어서 [투명화]를 사용한 다음 이곳으로 온 건가?’


하긴 대놓고 [투명화] 마법을 사용할 리 없으니 당연한 것 같다. 그렇게 멀린이 사라진 방향을 집중하며 보고 있던 그때.


‘응?’


엘렌의 귀에 살짝 당황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지? 누가 날 친 거 같은데.”

“어? 나도. 아무도 없는데?”


멀린이 사라진 반대쪽.


그곳에서부터 뭔가가 사람들의 어깨를 치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어? 누구야?”


비토리오의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커...커억...”


동시에 바닥에 떨어지는 단검.


엘렌은 그곳에서 시선을 돌려 [투명화]를 사용한 누군가를 집중해 찾아보았다.


살인으로 인해 혼비백산하며 흩어지는 사람들 틈에서 비정상적으로 몸이 흐트러지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기다.’


비토리오를 죽인 범인이 투명화를 풀지 않고 다급하게 도망가는 게 확실했다.


그 길을 쭈욱 따라가며 시선을 돌리는 엘렌.


‘저 사람이 범인인가?’


사람들 틈에 가려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웬 사내의 뒷모습이 갑자기 나타난 것을 보았다.


투명화가 풀린 듯 한데.


‘멀린이 아니었어?’


멀린의 백발이 아니었다.


‘어디서 봤지?’


그런데 낯이 익은 뒷모습이다.


‘어?’


이곳에 오기 전 군터가 관심을 준 [붉은 늑대]의 꼬마.


그 꼬마의 뒷모습과 닮아 있었다.


‘이름이 카인이라고 했지? 그 꼬마가 마법사였어?’


그래서 [붉은 늑대]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걸까? 하지만 마법사가 뒷골목 불량배나 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진짜 흥미롭네? 직접 확인해야겠어.’


아무래도 [땅의 기억]만으로 범인을 특정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저 카인이 마법사라면 범인일 확률이 높아지고, 아니라면 멀린이 범인일 확률이 높아질 뿐.


직접 살인을 하는 모습을 본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또한, 제삼자인 또 다른 마법사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


‘살인의 이유가 있는 자가 범인이겠지.’


일단, 이 카인과 멀린부터 집중적으로 파헤쳐 볼 생각이다.


‘노움! 돌아가.’


고개를 끄덕인 노움이 땅속으로 자연스럽게 쏙 들어갔다.


엘렌은 노움을 돌려보낸 후 현실로 돌아왔다.


“아가씨!”


군터가 다급하게 엘렌을 부축했다. [땅의 기억]의 또 다른 문제점.


정령과 연결되어 기억을 읽는 것이기에 인간의 뇌로 버티기가 힘들다는 점이었다.


엘렌은 어지러움 속에서 군터에게 힘겨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군터···. 그 [붉은 늑대]의 꼬마를 만나야 해.”


군터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카인에 대해 의문을 품고 물었다.


“카인이라는 녀석 말입니까?”

“응. 확인을 좀 해야겠어.”

“무슨 확인 말입니까?”


엘렌은 이제 괜찮아졌는지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일어났다.


“그 녀석 마법사일 수도 있거든.”

“마법사요?”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확인을 못 했지만 거의 확실해. 일단 붉은 늑대의 아지트를 찾아보자. 군터.”


엘렌이 앞장서 나가자 뒤따르던 군터가 제지를 했다.


“아가씨. 놈들에게 직접가서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왜?”

“카인이라는 꼬마가 비토리오를 죽인 거라면 놈들 전부가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군터의 말대로 아직 성년이 되지도 않은 아이가 귀족을 혼자 죽였을리는 없을 터.


“그렇겠네.”


뒤에 누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누군가는 [붉은 늑대]의 두목일 확률이 높았고 말이다.


“우리가 눈치 챈 걸 알면 도망치거나 숨을 수도 있겠어.”

“그것도 아니면 우리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그건 네가 있는데 걱정할 것 없잖아.”

“그래도 엘버튼의 뒷골목을 지배하는 자들입니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요.”


군터의 조언에 엘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조용히 수소문해서 카인을 찾아보자. 붉은 늑대와 관련없는 사람으로.”

“알겠습니다.”


***


“읽어 드릴게요. 마법사님?”

“그래.”


나는 멀린과 작성한 계약서를 들어 마지막 확인을 시작했다.


“마법사님이 저에게 금화 50개를 주면 저는 이 세뇌 문신에 관한 어떤 사실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맞죠?”

“맞다.”

“그다음 제니아에게 마법사님이 세뇌 문신을 새기는 것을 제가 돕고 그 후 [붉은 늑대]의 주인이 저로 바뀌면 그때 마법사님의 실험을 돕습니다.”

“그래. 다 맞다.”

“그럼 이제 마무리를 하시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멀린.


그와 함께 나는 동시에 [마법 계약서]의 아랫 부분에 엄지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잠시 후 계약서가 푸른빛을 내며 계약이 완료되었다. 이것으로 드디어 금화 50개를 현질 할 수 있다.


또한, 계약서에 적힌 내용 중 세뇌 문신을 다른 이에게 이야기하는 것 빼고는 이행할 필요가 없었다.


‘오늘이 우리 만남의 마지막이야. 영감.’


멀린은 곧 조사관에 의하며 잡혀갈테니 말이다.


즉, 제니아에게 세뇌 문신을 새기고 멀린의 실험을 돕는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그 두 가지 모두 멀린과 함께한다는 내용이 달려있었으니까.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멀린은 내게 물었다.


“지하에 있는 내 연구실에 가보겠느냐? 지금 만든 건 문신이 아닌 먹으면 선인이 되는 [세뇌의 비약]이다.”


먹기만 해도 사람이 착해지는 약이라니.


그 재료의 가격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쌀 터. 정말 쓸데없는 곳에 돈을 쏟아부었다.


“제가 바빠서요. 그리고 뭐 어차피 나중에 다 보게 될거 잖아요.”

“그렇냐.”

“네. 그러니 일단 돈을 좀 주세요. 급하게 사용할 곳이 있어서.”

“알았다. 그리고 제니아에게 문신을 새길 방법은 뭐냐?”


음...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나딘 형님을 이용할 겁니다.”


일단 대충 얼버무려 보았다.


“나딘을? 어떻게?”

“그건 나중에 실행할 때 말씀 드릴게요.”

“우리 약속은 분명 계약이 완료 된후 말을 해주는 거였을 텐데?”


마법사의 집요함이란 참 귀찮은 것 같다.


“그렇기는 하지만 조금 준비가 필요해서요.”

“그 준비를 말해보라는 거다.”

“혹시 밖에 새어나가면 안 되잖아.”


내 말에 멀린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그 말은 내가 입이 가볍기라도 하다는 거냐?”

“나딘 형님과 친하잖아요. 조금 위험한 계획이라서 형님이 알면 안 되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내 일이 먼저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당연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말해도 된다.”


역시 이 영감. 절대 선인은 아니다.


선인이라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일 따위를 애초에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럼 [마법 계약서]를 쓰시죠.”

“뭐?”

“우리가 서로 믿는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랬다면 마법사님이 저에게 [마법 계약서]까지 들이밀지는 않았겠죠.”


내 말에 멀린은 자신이 한짓이 있었기에 입을 꾹 닫았다.


그래도 혹시나 진짜 [마법 계약서]를 쓰자고 할 수도 있기에.


“걱정마세요. 어차피 제니아에게 문신을 새기기로 계약을 했는데 제가 무슨 수작질을 부리겠어요.”


그를 안심시켜주었다.


“알았다.”


결국, 멀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고 있거라.”


드디어 금화가 생기는 건가. 멀린은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갔다.


아마 저곳 어딘가에 돈이 있나 본데.


‘아쉽네.’


죽은 보가트의 집처럼 털기에는 위험했다. 다른 범죄도 아닌 살인을 저지른 자는 모든 재산을 왕국에서 가져가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괜히 집 안을 뒤지다가 경비대라도 만나면 잡혀가고 말 것이다.


저벅! 저벅!


계단을 올라오는 멀린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그.


“사실 네가 실험을 도와준다고 하여서 아낄 수 있게 된 돈이다. 노예를 살까 했거든.”


손에 들고 있던 낡은 주머니를 내게 넘겨주었다.


“감사합니다.”


굳이 내용물을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금화 50개가 아니라면 [마법 계약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 돈으로 뭘 하려는 거냐?”

“당연히 비밀이죠. 마법사님.”


내 대답에 멀린이 착잡한지 한탄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우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모양이다. 계약서가 아니면 서로에 관해 아무것도 알 수가 없겠어.”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뭐. 하여튼 제이나는 걱정하지 마세요. 준비되면 연락할 테니까.”

“알았다. 나도 슬슬 개 경주장으로 가야겠구나.”


개 경주장으로 간다면 이곳으로 오고 있을 조사관과 더 빨리 만나게 될 터.


“네. 서두르셔야겠네요. 저 때문에 좀 늦으셨어요.”


두 팔 벌려 환영이다.


“그럼 가볼게요.”

“오냐.”


나는 멀린의 집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붉은 달]로 돌아가 잭스를 끌고 막시무스에게 가야 했지만.


‘저기로 가자.’


소환수 뽑기가 먼저였다.


사람들 시선이 닿지 않는 외진 골목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상점.’


곧장 상점을 열었다.


화면의 맨 오른쪽에 자리 잡은 소환수가 적힌 네 번째 칸.


나는 손을 뻗어 가볍게 클릭했다.


화면이 넘어가며 황금색 알이 나타났다. 과연 어떤 소환수가 나올 것 인가.?


‘일단 다시 봐볼까.’


오른쪽 위에 물음표를 눌렀다.


저번과 달리 이번에는 뽑기를 할 수 있는 상황. 확실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한 후 뽑기를 할 생각이다.


이유는 별것 없었다. 그냥 간절한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디 보자. 크게는 강시, 정령, 요괴, 신수, 마수, 로봇, 몬스터로 분류되고 그 안에서 또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건데.’


많기는 더럽게 많았다.


‘그래도 이 중 가장 강해보이는 건 역시 신수지.’


나는 신수라고 적힌 글자를 클릭했다. 그러자 신수 목록이 주르륵 나왔다.


‘오?’


눈에 확 띄는 신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흑룡.


태생부터가 전설 등급인 소환수였다.


‘미쳤네.’


다만 거슬리는게 있다면 그 옆에 있는 뽑기 확률.


0.00001%였다.


어쩌면 평생 보지 못할 수도 있을 정도의 확률이었다.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법.


‘꼭 만나자. 흑룡.’


나는 목록을 지우고 간절한 마음으로 황금빛 알을 눌렀다. 손에 쥐고 있던 가죽 주머니가 가벼워지며 동시에 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서히 금이 커지며 갈라지기 시작하는 황금빛 알.


‘제발. 나와라. 흑룡.’


내 간절한 마음과 함께 알이 완전히 갈라지며 화면 가득 빛이 퍼져 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화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소환수.


‘아쉽네.’


흑룡은커녕 이무기보다도 약해 보이는 붉은 도마뱀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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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정령 23.05.24 49 2 15쪽
» 뽑기 23.05.22 48 1 12쪽
16 조사관(2) 23.05.21 52 1 15쪽
15 조사관(1) +1 23.05.20 68 1 14쪽
14 업데이트 23.05.19 75 4 13쪽
13 협상 23.05.17 76 2 13쪽
12 나딘 23.05.16 83 3 11쪽
11 비토리오(2) 23.05.15 87 2 13쪽
10 비토리오(1) 23.05.13 94 2 13쪽
9 막시무스(2) 23.05.12 94 3 14쪽
8 막시무스(1) 23.05.12 103 5 14쪽
7 마법사(2) 23.05.11 132 4 14쪽
6 마법사(1) 23.05.11 131 4 12쪽
5 붉은 늑대(3) 23.05.10 146 3 13쪽
4 붉은 늑대(2) 23.05.10 145 4 14쪽
3 붉은 늑대(1) 23.05.10 193 3 14쪽
2 현질 라이프 시작(2) 23.05.10 221 6 15쪽
1 현질 라이프 시작(1) 23.05.10 443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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