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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따리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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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따리
작품등록일 :
2022.07.18 07:50
최근연재일 :
2022.07.18 07:52
연재수 :
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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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0
글자수 :
4,379

작성
22.07.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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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001. 루카스

DUMMY

적자생존.


그가 태어난 직후 마나의 대륙 ‘로디드’는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법을 부릴 줄 모르는 일명 ‘미감정자’들은 매몰차게 내쳐졌다.


그 중, 예로부터 단검술과 암살만을 일삼는 우리 가문에선 그 변화되는 사회의 눈에 들어온 1순위 골칫덩이인 것이다.



“뭐, 얘기하자면 대충 그래.”


“크, 컥···, 커억···!”


“그다음은 그냥 쳐들어온 녀석들을 다 죽이고 당당히 살아남았다는 이야기야.”



루카스의 차디 찬 시선에 깔린 마법사는 싸늘하게 뜨거운 게거품을 물며 사망했다.


원인은 급성 대량 출혈.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오는 부위만 골라 후볐으니 당연한 셈이다.


로디드의 유일한 미감정자 가문 수장. ‘루카스’. 적을 섬멸하기 전 자신의 인생사를 들려준다는 버릇 때문에 보따리라는 별명마저 붙었지만, 그의 실력에 걸맞는 호칭은 ‘빠른 검 루카스’.


이로써 미감정자들을 위해 또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방금 쓰러진 녀석이 로디드 중앙 마법 협회의 12장로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그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따뜻한 선혈이 묻었지만 금방 차가워진 단검을 훌훌 털고 자리를 떴다. 암살의 기본이다. 태생적으로 단단하게 태어나거나 빌어먹을 마나 따위로 몸을 칭칭 감는 게 아니라면 기습에 취약하니까.


근본적인 하드웨어를 성장시키는 덴 한계가 있는 법. 빠르게 인간으로서의 결함을 인정하고 나아가며, 더욱 치밀히 급습한다. 그것이 루카스와 그의 동료들이 지금껏 살아남는 비결인 것이다.


허드렛일이나 도맡는 ‘미감정자’의 신분이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정점의 자리에 올랐다. 요행이나 수를 쓴 사실은 없다. 그저 베고 또 베어 넘겼을 뿐. 한 치의 오점과 망설임도 남기지 않는다.


완벽과 이상, 이 두 가지를 공존케하는 인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곧 그인 셈이다.


그러나 발단은 지금부터였다.



“···10 피스?”


“그렇습니다.”



어둑한 방안을 겨우 밝히는 초.


약간 눅눅한 탁상 위에 놓인 낡은 지도와 보라색의 작은 주머니.


그리고 루카스와 마주 앉은 의문의 인물은 ‘무명’의 사나이였다.


언뜻 보아 협회의 사람으로 의심을 했었지만 무언가 냄새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게다가 얼토당토 않는 금액과 함께 들어 온 수상한 의뢰.


루카스는 잔뜩 한 쪽 눈썹을 찡그리며 다시금 그에게 되물었다.



“그러니까, 여기 이 녀석만 암살하면, 아니 지켜주면 저 10 피스를 다 준다는 소리냐?”


“맞습니다.”



10 피스, 로디드에서 사용되는 통용화된 화폐의 단위 중 하나이지만 그중에서 당연 으뜸이다.


단 하나의 피스만 있어도 20개가 넘는 로디드의 지역 하나를 통째로 사들일 수 있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금액.


어느 상황에서도. 어떤 조건에서도 조금의 평정심을 잃지 않던 그 루카스조차도 혼선을 빚게 만드는 소리였다.


물론 정말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말이다.



“좋아! 의뢰를 수락하도록 하지. 단, 조건이 있다.”


“무엇인지요.”



루카스는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무명에게 열 손가락을 다 펴보였다.



“10 피스 더! 여기에 10 피스를 더 얹어준다면 말이지. 그리고 먼저 제시한 이 10 피스는 선금으로 받아간다. 불만 있나?”



정말 일순간의 신경전이 오갔다.


루카스의 속내는 손해를 보는 법이 없었다.


모 아니면 윷, 10 아니면 9. 상대적으로 늘 이득만 봐왔던 그였기에 이번에도 내 걸은 것이다.


거절당해도 찝찝한 의뢰는 넘긴다는 사실과, 받아들여도 무시무시한 액수가 당장 들어온다는 점.


그 잠깐의 순간에 무명은 고민을 끝내고 정적을 깼다.



“···그렇게 하지요.”


“역시 안···, 뭐?”



루카스의 의아함은 탁상이 내는 스르륵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눈앞에 말 같지도 않은 금액이 넘어온 것이다.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루카스에게 10 피스를 선금으로 모두 건넸다.



“단, 4주일 안에 완수해주었으면 합니다.”


“이유는?”


“그래야만 하니까요.”



괜히 밀려오는 섬짓한 분위기에 재빨리 돈을 채갔다. 와중에도 멀리 떨어져 정말 이것들이 피스는 맞는지, 10개 모두 잘 들어있는지 확인부터 하는 모습이었다.


“···뭐, 좋아. 까짓거 사람 죽이는 일이 쉽다면 지키는 일도 어렵진 않겠지. 4주 안에 연락하도록 하지.”



그렇게 무명의 사나이는 확답을 듣고나서야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없이 그의 거처를 떠났다.


마치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온 사람처럼.


루카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크게 기지개를 피고 10 피스나 담긴 주머니를 대충 주변에 내팽겨 쳤다.


10번의 고민보다 1번의 실행이 낫다는 그의 신조. 당장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선택한 수면. 그로 인한 체력적 보충은 그를 더욱 성공에 가깝게 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끄어어억···.”


“그래서···, 뭐, 그런 이야기야.”



또 맥없이 바위만 한 녀석이 루카스의 눈앞에 쓰러진다.


그 일이 일어난 지 벌써 1주일이 지났다.


그간의 날을 곱씹어 보자, 7일간 죽인 녀석이 196명. 침입을 한 놈은 단 하나. 완수한 의뢰는 총 다섯. 딱히 다를 것 없는 그의 일상이었다.


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괜스레 조급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그의 흔적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아주 조금의 단서조차 나오지 않았다.


애당초 달랑 사진 하나 던져주고 지켜달란 말을 해버리니, 아무리 루카스라도 교전이나 기습에 능한 암살자일 뿐이지 이런 사람이나 찾는 것엔 영 재주가 없었다.



“검은 긴 머리···. 조금 창백한 상판···. 새빨간 눈···.”



이것이 그가 남긴 의뢰 내용의 전부였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 자세하게 캐물을 것을, 괜히 돈에 눈이 돌아가 골치 아프게 된 셈이다.


이렇게 엄청난 돈을 쥐어주면서까지 암암리에 부탁하는 걸 보면 협회나 고위 직급의 자녀정도 될 텐데, 그 쪽 정보야 바삭하게 알고있지만 역시 연결고리는 없었다.


그렇게 태산만 한 녀석의 등 위에 앉아 연거푸 한숨만 내쉬던 그 때.



“누구냐!!”



날렵하게 오른손에 들린 단검을 등 뒤로 날렸다.


투박한 소리와 함께 나무에 박힌 단검은 딱히 무언가를 명중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확실하게 느껴진 기척. 게다가 일부러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거대하게 다가온 그 불쾌감은 최강의 남자를 거슬리게 만들었다.


분명 누군가가 나무 위에서 자신을 내려보고 있다는 시선을 느낀 루카스는 암살자 인생에 없던 묘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어릴 적 일들을 멋대로 꺼내기 시작할 것 같아, 겨우 깊숙이 눌러뒀다.


약간의 호흡을 가져오며 주변을 이 잡듯 뒤졌다.


근방의 나무, 바위, 풀숲, 계곡까지 전부 수색했지만, 개미 새끼 한 마리 외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밀려오는 피로와 예민함에 괜스레 짜증이 난 그는 자리에 주저앉을 찰나에 느껴버린 것이다.



“야!!! 야 임마!!! 너 뭐하는 놈이야!!!”



이번엔 확실히, 아주 강렬하게 뿜어낸 그 살기가 등 뒤에서 일렁였음을.


실로 숨 막히는 추격전이었다.


한 번 물은 목표는 절대 놓치지 않는 달성률을 자랑한 그의 속력은 가히 인간의 것을 넘어선 표본이었다.


그렇지만 그와 대등한 걸 넘어, 거리를 조금씩 벌리는 저 살기 덩어리의 정체 역시 사람의 수준을 월등히 넘은 존재였다.


거대한 녹지라 불리는 그의 거처를 둘러싼 숲 일대는, 한동안 쉬지 않고 서성거리는 소리와 날렵하게 날붙이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소리로 가득했고, 그 소리는 두 갈래의 기로에 선 루카스에 의해 거둬졌다.


양 갈래 길이다.



“하···, 젠장!”



기척이 정확히 기로앞에서 끊긴 것이다. 추격에 실패한 것에 괜히 분함이 밀려와, 땅을 한 번 걷어찼다.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고 어떤 자국도 남지 않았다. 그것이 그를 더욱 혼란하게 만들었지만 그는 조금의 망설임 끝에 오른쪽의 길을 택했다.


이유는 없었다. 단지 고민이란 것은 상황을 저속화시키는 요소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10분 정도 불안함을 끌어안은 채로 낯선 숲을 들어갔을 때였을까.



“···수정?”



보랏빛으로 숲 근방을 밝게 비추는 수정이 보였다.


촉감은 약간 단단하며 따뜻한 기척이 느껴졌고, 그 빛은 왠지 모르게 아무리 바라봐도 눈이 부시지 않았다.


그런 빛에 단단히 홀린 것처럼, 그는 평소답지 않게 임무를 수행하면서 멍을 때리게 됐다.


그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일까.



“···엥?”



202X년.


로디드 대륙 최강의 암살자, ‘빠른 검 루카스’.


대한민국 서울로 워프 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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