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프롤로그
‘귀찮아.’
귀찮다. 이 말이 나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무엇에도 열정이 없는, 그것이 나라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는가?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편해지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던가. 인류는 편리함을 추구했기에 지금의 발전이 있을 수 있었다. 그것을 부정할 생각인가?
모두 미래를 위해 노력하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미래의 내가 편해지는 것보다 현재의 내가 편한 것을 택하겠다. 같은 거 아닌가?
“또 자냐?”
수업 때 졸아 선생님께 한 소리 듣고 쉬는 시간에 엎드려 잡생각을 하는 지성에게 여자아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한설. 너는 또 먹냐?
“나는 이게 일이거든.”
한설은 자그마한 체구와는 달리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대식 먹방 콘텐츠로 구독자 100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크리에이터였다.
“너는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래. 철 좀 들어라. 철 좀. 공부도 좀 하고.”
“귀찮아.”
자신에게 계속 조잘조잘 떠드는 소꿉친구에게 지성은 저리 가라는 손짓과 함께 다시 엎드려 눈을 감았다.
그렇게 지성은 잠들어 버렸다.
아니 잠들었어야 했다. 잠들었어야 했는데...
주변은 방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대체 여기는 어디야?”
-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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