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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yna

피 빠는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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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턴스
작품등록일 :
2022.03.09 15:48
최근연재일 :
2022.09.11 16:45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814
추천수 :
2
글자수 :
123,374

작성
22.03.09 15:56
조회
84
추천
1
글자
7쪽

Prologue

DUMMY

그 악몽은 한 가족의 피가 차가운 밤을 대피며, 그렇게 설움과 비명으로 시작되었다.

글로다이트의 역사서 중


*


이름: 온시우

나이: 23살

직업: 사회복지사.

칭호: 선의를 베푸는 자.

------

명성:0 힘:3 민첩:3

------

스킬: (아직 획득한 스킬이 없습니다)


"담배는 몸에 해롭습니다."


햇빛이 가득한 평화로운 양로원의 마당이었다. 나는 담배를 할머니의 손에서 치우려다가 멈칫하고 이내 손을 내렸다. 노인은 짓궂게 웃고 있었다.


"내가 말이야, 젊었을 때 담배 피우면 그 모습에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렸는데 말이야."


자기 가족도 기억을 잘 못 하는 노인이 젊었을때 일을 떠올리다니. 나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쯧. 허긴. 나도 순식간에 늙어버렸지. 죽기 전에 드워프가 만든 뜨뜻한 수프 나 한 그릇 먹고 죽으면 여한이 없겠어."


드워프··· 난쟁이를 말씀하시는 건가?

요양보호사들이 주의를 주었었지. 이분은 이야기를 몇 시간이고 하시는 걸 좋아하는데, 다 책에 나올법한 이야기들을 자신한테 일어난 일인 것처럼 말씀하신다고. 치매로 뇌가 쪼그라들고 있는 분이 충분히 할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할머니의 표정을 보니 아련한 슬픔이 느껴졌다.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나는 있잖아··· 노망난 게 아니야. 그게 아니라고. 순식간에 늙어버렸어···돌아와 보니 모두 사라져있었지. 나는 동생을 보고 싶어.”



나는 할머니를 천천히 양로원 안으로 부축했다. 안은 창백한 형광등이 복도를 비추고 있었다. 여름이었지만 실내에서는 써늘함 마저 느껴졌다. 강당에선 노래 부르기 활동을 하는지 부드러운 가락이 흘러나왔다. 이 할머니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우리가 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거절했고, 다른 노인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밥 먹는 시간을 빼놓고는 항상 마당에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할머니는 걸으면서도 계속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듣다 보니 꽤 재미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판타지 광팬이었다. 도서관에 있는 판타지란 판타지 책은 다 뒤져 읽었을 정도였으니까.

나의 경청이 만족스러웠던 건지 할머니는 그 뒤 몇 달 동안 나를 마주칠 때마다 이야기를 이어서 해주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몰입감이 장난 아니였다. 자기 전에 매일 내일은 할머니가 어떤 이야기를 해 줄까, 기다릴 정도였다.


“참, 자네는 신기한 청년일세. 이렇게까지 내 말을 들어주다니.”

내가 식사 시중을 드는 데 할머니가 말했다.


“헤헤.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는 꼭 실제로 일어난 것 같다니까요. 전에 읽었던 판타지 책이랑은 차원이···”


“판타지라니! 이 배은망덕한 녀석!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야!” 할머니는 수저로 내 머리통을 탁 때렸다. 할머니의 얼굴은 화나서 무지 빨개져 있었다.


나는 그 뒤로 할머니가 화나서 나한테 뒷이야기를 안 해주는 건 아니겠지, 걱정했다. 그래서 일부러 침대에 홍삼 캔디도 놔두고 말도 걸었다. 다행히 할머니도 딱히 나 말고는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는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셨다.


그날은 야근을 한 날이었다.

서류정리며 일정표 작성이며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창문 밖은 어둑어둑했다.

마지막으로 사례관리 계획서를 정리하는데, 문서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주우려고 고개를 숙이는 데 서류에 적힌 반가운 이름이 눈에 띄었다.

‘유정하’

맨날 나한테 이야기를 해주는 할머니 성함이었다.


‘어?’

클라이언트 정보란에 할머니의 생년월일이 적혀있었다.

‘2002년··· 2월 5일.”

올해가 2022년인데. 누가 잘못 기재한 게 틀림없다. 내일 팀장님한테 말해야겠다.

아직 사무실에 직원 몇 명이 더 남아있어서, 나는 눈치를 보며 조용히 복도로 나왔다.

삼층 복도는 그 어느 때보다 싸늘했고, 깜깜했다.

이상하네···이 시간대면 교대근무를 하러 오는 복지사들이 있을 법도 한데··· 왜 이리 쥐 죽은 듯이 조용한 거야?

나도 혹시 안에서 주무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소리 안 나게 조심조심 복도를 걸었다.


그때였다. 여자 화장실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난 게.


똑. 똑. 똑.


물이 떨어지는 소리.

아니, 떨어지는 물소리가 이랬던가? 뭔가 물보다 더 진한, 끈적끈적함이 느껴지는···

이건 무슨 냄새야? 나는 코를 킁킁댔다. 불쾌한, 녹슬어가는 금속 냄새가 후각을 확 덮쳤다.

설마 누가 아픈 건가? 나는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피가 깜깜한 화장실 천장을 타고 떨어지고 있었다. 내 구두 앞까지 똑, 하고 떨어졌다.


적게 벌어진 화장실 칸막이 문 사이로 머리가 보였다. 문도 피 칠갑이 되어 피가 흐르고 있었다.


흑. 흐흑. 흑.

그리고 울음소리. 이 목소리.


“할머니!” 나는 문을 휙 열어젖혔다.

변기 옆으로 할머니가 피를 흘리며 누워있었다. 배의 중앙 부분에 뚫린 커다란 상처에서는 뜨거운 피가 울컥거리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할머니의 다리 하나는 뜯겨나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 곁에 다가갔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구급차를 불러야 하는데.. 마침 폰 배터리가 다 됐는데 말이다. 사무실로 가야 하나? 맞아, 저기 변기 옆에 비상벨이···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채웠지만, 정작 내 몸은 얼어있었다. 욕지기가 일어서 침을 몇 번 꼴깍 삼켰다. 벨로 다가서는데 할머니가 말했다.


“그러지 마··· 조용히··· 조용히 죽고 싶어.”


할머니는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울음과 웃음 사이의. 비명과 웃음소리를 동시에 참는 듯한 그런 기묘한 표정이었다.


“그녀가 무슨 이유로 나를···” 그리고 눈을 감았다. “나를 해친 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너에게 너무 많은 걸 털어놔 버려서였을까?”


헉. 나는 또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내가 설마 할머니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걸까!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내 호기심 때문에 이 할머니가!


“청년. 나는 조용히 죽고 싶다네. 제발 야단법석 좀 하지 말고 앉게. 정신 사나워.”


할머니는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나는 숨을 짧게 내쉬며 할머니의 팔목을 잡았다. 맥박이 완전히 멈춰있었다. 그녀의 몸 옆에 잘린 팔이 하나 있었다. 쓰러진 그녀에게 신경을 쓰느라 미처 보지 못한 것이었지만, 이미 잘려 나간 누군가의 팔은 화장실 타일 위에 기괴하게 놓여 있었다. 끔찍했다. 펼쳐진 손바닥에는 문신으로 나무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시간 되돌림 효과가 발생합니다)

(시간이 일 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어디선가 기계음이 들려오고,


“피··· 피”


내 손에 묻은 피를 보고 나는 기절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동굴의 천장이 보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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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The Bride of Vampire (8) 22.09.11 12 0 12쪽
24 The Bride of Vampire (7) 22.09.04 19 0 11쪽
23 The Bride of Vampire (6) 22.09.02 21 0 12쪽
22 The Bride of Vampire (5) -The bird 22.07.15 28 0 6쪽
21 The Bride of Vampire (4) 22.07.08 24 0 12쪽
20 The bride of Vampire (3) - 습격 22.07.01 43 0 12쪽
19 The Bride of the Vampire (2) - The Cage 22.06.24 35 0 14쪽
18 The Bride of Vampire (1) - The Inn 22.06.20 31 0 12쪽
17 Colosseum (8) 22.06.18 35 0 11쪽
16 Colosseum (7) 22.06.16 27 0 14쪽
15 Colosseum (6) 22.06.13 21 0 14쪽
14 Colosseum (5) 22.05.26 22 0 11쪽
13 Colosseum (4) 22.05.15 28 0 12쪽
12 Colosseum (3) 22.05.01 24 0 11쪽
11 Colosseum (2) 22.04.24 22 0 11쪽
10 Colosseum (1) 22.04.18 30 0 12쪽
9 The Death of an Angel (8) 22.04.07 25 0 10쪽
8 The Death of an Angel (7) 22.03.28 26 0 12쪽
7 The Death of an Angel (6) 22.03.24 35 0 10쪽
6 The Death of an Angel (5) 22.03.21 39 0 9쪽
5 The Death of an Angel (4) 22.03.18 35 0 7쪽
4 The Death of an Angel (3) 22.03.16 38 1 11쪽
3 The Death of an Angel (2) 22.03.13 51 0 13쪽
2 The Death of an Angel (1) 22.03.11 58 0 9쪽
» Prologue +2 22.03.09 8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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