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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찬 님의 서재입니다.

죽도록 맞으면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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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찬
작품등록일 :
2020.01.07 11:28
최근연재일 :
2020.01.20 18:05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542
추천수 :
0
글자수 :
82,918

작성
20.01.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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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0) 유타르 초목지대

DUMMY

"너 이새끼 유르칸 첩자지.. 앞잡이지?"

"아니 대체.. 무슨 말씀을"


"그럼 어떻게 (레벨 10)이 된거야 어떻게?"

"저.. 그게.. 그러니까!"


"(레벨 10)은 유르칸이 허락하지 않는한 유타르 초목족 사람들은 감히 넘볼수 없는 (레벨)인데.. 어떻게 (레벨 10)인거야 어떻게?"


"분명 이새끼 첩자야 그치!"

"아니.. 그러니까요 사실은.."


은태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쌍둥이 남매인 누나와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자라왔으며, 지금까지 어떤 경험들을 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엄마와 누나 빼고는 자신의 과거를 아무도 모르기에 자신의 고통을 아는 이가 없음애 외로웠고, 누군가에게는 과거를 털어 놓고 싶었을 것이다.


유르칸들에게 쫒기고, 죽음의 문턱을 넘는 그 순간 자신들을 구해준 이들이라면 어쩌면 쌍둥이 남매를 이해해주고, 감싸 안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유르칸 첩자로 몰리는 이마당에 한 톨의 거짓없이 과거를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참아야 했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신신당부한 말!


"절대 엄마와 누나 외에는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너희들이 어떻게 태어났고, 이마의 (은혼)이 남들과 달랐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큰 문제가 생기거나, 죽임을 당할 수 있으니 절대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엄마의 말이 떠오른 은태.

이미 목구멍까지 과거를 말하고 싶은 충동이 치 솟아 올랐지만, 돌아가신 엄마가 그렇게 못을 박으며 말렸던 일이 생각나 입 꼬리를 내리며 꾹~ 참는 은태.


지금은 아니다.

적어도 이런 일은 누나인 은서와 상의를 하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 은태는 다행이 이들의 추궁에 함구하며 입을 닫았다.


"어서 말하니까 어떻게 (레벨 10)이 된거야?"

"마.. 말씀 드릴수가 없어요."


"뭐.. 첩자네! 이새끼 첩자가 맞아! 우리가 잘못 주워 온거야"

"할배.. 그만해! 뭐하는거야?


"첩자라니까 이새끼들!"

"할배! 첩자라면 거기서 그렇게 쓰러져 있겠어. 그리고 정말로 첩자라면 지금쯤 우리가 이렇게 무사하겠냐고? 생각이라는걸 좀 해 제발!"


시찬이라는 아이가 백발의 시쿤을 말리자 연신 불만을 토로하던 시쿤은 뜻 모를 표정만 지은체 할 일이 있는듯 나갔고, 은태는 시쿤이 없어지자 이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자 배고프지. 이거 먹어?"

"...."


"이런거 안 먹어 봤지? 이거 버섯이랑 새고기를 넣어서 만든건데 디기 맛있어"


"한번 먹어봐!"

"버섯? 새? 그게 뭐야"


"그냥 먹어봐 그런게 있어"


시찬이 건넨 나무로된 그릇을 받아 들고 한참을 망설이던 은태는 자신의 배에서 사정없이 울리는 소리에 이내 한 숟갈을 뜨고 맛을 본 후 혀끝부터 전해오는 구숙하고 달콤한 맛에 넋을 잃은체 개걸스럽게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한그릇, 두그릇, 세그릇!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을까?


측발나무 뿌리로 끼니를 때우고 운이 좋은 날이면, 손가락 만한 고기 조각을 씹고 씹어 더이상 씹지 못할 만큼 으깨진 고기를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삼키며 자라온 은태.


(횡파웅) 격레궁에서 승리하여 받은 주리로 배불리 먹던 음식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단백하고 구수한 이 음식을 먹으며,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고는 시찬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은태.


이렇게 고마운 사람이 있다니!


사람의 온정이라곤 엄마와 누나를 제외하고 받아보지 못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라면 살인까지 불사하는 이 세계에서 이질적이게 이리도 상냥한 시찬에게 감사 인사를 하듯 시찬의 두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한다.


따뜻하다.

눈앞에 펼쳐진 수목이 말해주듯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곳.


당장 먹을 것을 걱정말고, 끼니를 때우기 위해 빼앗고 싸우던 다른 곳과 다르게 이곳은 평온했고, 아름답기까지 했다.


"시.. 시찬아 고마워!"

"고맙긴 뭐! 별것 아냐"


"누나와 우리를 구해주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까지 주다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 맞다. 이거라도 받아줘!"

"음 이건 뭐야? 왠 돌?"


"주리야 얼마 안되지만 이거라도 받아"

"주리? 문양이 새겨진 이 돌이 주리라는 거야?"


"너.. 주리를 몰라? 이걸로 먹을거랑, 많은 것을 살수 있는.."

"산다고? 먹을껄.. 왜? 먹을걸 왜 사 여기 지천에 널린게 먹을건데!"


유타르 초목지대는 은태가 알던 곳과는 달랐다.


초목이 무성하고, 온갖 짐승들과 맑은 물이 흐리는 이곳은 자신이 노력하면 금세 많은걸 얻을 수 있는 풍족한 자연지대로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 주리라는 화폐가 불필요한 곳.


은태가 건넨 주리를 그냥 흔하디 흔한 돌처럼 바라보는 시찬을 보고 다시 한번 놀라는 은태.


이곳이라면.. 이곳이라면!

누나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것만 같은 곳.


(레벨)이든 뭐든 상관없이 이곳에 정착해 그토록 꿈꿨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자 은태는 시찬을 바라보며 나즈막이 말하기 시작한다.


"저기 시찬아?"

"응 왜?"


"여기 사람들은 몇 명이나 있어? 그리고 음식이랑 집이랑..."

"뭐 별것 있어 다들 우리처럼 나무 위에서 살아"


"혹시 부모님은?"

"아 엄마!! 어.. 없어!"


"엄마가 없어? 도.. 돌아가신 거야?

"도.. 돌아.. 없어 그냥!"


"그럼 아빠는.. 아빠는?"

"아빠도.. 없어! 그런거 묻지마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아.. 알았어! 미안 미안!"

"...."


"저기 시찬아?"

"응 왜?"


"호.. 혹시 그냥 말이야 진짜 그냥인데!"

"응 뭐? 왜?"


"저기 염치없지만, 혹시 누나랑 나 여기서.. 계속.. 있어도.."


~ 부우우우 웅, 부우우우 웅! ~


은태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무섭게 울려 퍼지는 나팔소리.

초목지대에 살고 있는 모든 이가 들었을 만큼 웅장하고, 크게 울러 펴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상황인지 몰라 사방을 번갈아 보는 은태와 나팔소리를 듣고, 미간을 한껏~ 찌푸리는 시찬.


"유.. 유르칸들이다"


시찬이 두려움에 떨며 외친 이름 유르칸!

그들이 유타르 지대로 나타난 것이다.


.

.

.


남쪽 유르칸 지대중 더욱 끝에 존재하는 유타르 초목지대.


사시사철 따뜻하고, 시원하며 상쾌한 바람이 부는 이곳은 자연의 보고였고, 많은 산나물과 짐승들 그리고 차디차고 맑은 물이 지천에 깔린 곳이라 칠흙같이 어두움만 존재하는 극야지대에 살고 있는 유르칸들의 표적이 되는 곳이었다.


유르칸!

(레벨)의 힘만을 믿고, 마고유 신을 등에 없어 극악무도한 짓을 서심없이 범하는 무도집단.


그들은 땀 흘려 땅을 일구고, 힘들게 먹을 것을 구하는 족속들과는 거리가 먼 자들로, 언제나 무리지어 다니며 약탈하고, 빼앗으며 원하는 것을 오로지 힘으로 쟁취하며 살아왔기에 초목지대인 유타르는 언제나 그들의 먹이 감이 되어 왔다.


풍요의 땅인 유타르.. 끝없이 펼쳐진 초목지대로 초목민 조차 길을 헤맬 수 있는 곳이라, 유르칸을 만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행여라도 그들과 마주치면 가진 것을 모로지 빼앗기고, 죽음을 면치 못하기에 유르칸들이 초목지대에 들어오면 나팔소리로 위험을 알리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지금 유르칸들이 초목지대로 처 들어 온것이다.


~ 부우우 웅! 뿌뿌 부우우 웅 뿌뿌! ~


점점 나팔소리가 강해졌고, 나팔소리의 신호가 바뀌자 시찬은 더욱 미간을 찌푸리고 은태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거의 근처까지 다 왔나 봐!"

"....."


"잡히면 모조리 죽일꺼야"

"....."


"은태야 어서 숨어.. 빨리 빨리 여기 밑으로 숨어 어서!"


서둘러 은서를 등에 엎고, 나무밑 구덩이로 몸을 숨기는 은태와 시찬.


오래전 파둔 구덩이 속으로 몸을 숨긴 그들은 숨죽여 밖의 상황을 지켜봤고, 아무일 없이 유르칸들이 지나가길 기도하고 있는데.. 서서히 구덩이 근처까지 걸어오는 유르칸.


무섭다.

두렵다.

떨린다.


'제발 그냥 가라~ 제발!!'


숨소리 조차 허락되지 않는 공간에서 입을 막으며, 유르칸들이 지나가길 기도하는 은태와 다르게 시찬의 표정은 왠지 분노에 찬 얼굴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은태야 아까 엄마, 아빠 어디 있냐고 물었지?"

"으.. 응"


"엄마, 아빠 두분 모두 돌아가셨는지, 살아 계신지 몰라"

"..."


"1년전에 저 새끼들이.. 유르칸들이 끌고 갔어 엄마를 아빠를!"


"짐승처럼 목에 줄을 묶어서 여기 사람들이랑 엄마, 아빠를 끌고 갔어 저새끼들이"


"그때 난 여기 구덩이에 숨어서 엄마의 비명소리, 아빠의 고함소리를 다 듣고 있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죽일놈들 죽여버리고 싶은데, 난 고작 (레벨 6)이니까.. 유르칸이랑 싸우면... 흑흑"


숨죽여 울고 있는 시찬.

엄마와 아빠가 끌려가는 현장을 목격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신에게 화가 나고, 그리고 부모님을 끌고간 유르칸들에게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시찬을 바라보며, 은태는 조용히 시찬의 어깨를 매만진다.


어떤 심정인지 너무도 잘 아는 은태.


유르칸들에게 엄마를 잃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은태는 시찬의 심정이 어떤지.. 얼마나 고통스럽고, 화가 나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실!


지금 그저 유르칸들이 지나가길 기다릴 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하기 짝이 없는 그들이었기에 숨죽여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찬아! 거기 있어"


"시찬아.. 너두 들었지 나팔소리 유르칸 들이야.. 어서 수.. 숨"


시쿤이었다.

부족한 땔깜을 구하러 다녀온 시쿤은 나팔소리에 놀라 시찬이 있는 이곳으로 달려왔고, 시찬을 소리 높여 찾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시찬은 구덩이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시쿤을 부를려고 하는데.. 그때 그들의 근처까지 서슬퍼런 칼날을 쥐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 유르칸을 발견하고, 다시 구덩이 속으로 숨는다.


이러다 시쿤이 잡힌다.


엄마, 아빠 때처럼 유르칸들에게 잡혀 죽임을 당하거나, 끌려갈께 뻔한 상황!


1년전 엄마, 아빠를 잃고 초목지대를 배회하던 시찬을 동생처럼 아껴준 시쿤.. 형처럼 아빠처럼 자신을 보살펴준 시쿤이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인데, 시쿤 마저 죽으면 정말로 이세상에 혼자인걸 알기에 시쿤은 결심한듯 구덩이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시찬을 막아서는 은태, 그리고 발버둥 치는 시찬.

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상황!


"시찬..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시찬아! 시찬아~ 장난 칠때가 아냐.. 유르칸 들이라고 유르칸!"


"오호 찾았다. 이새끼!"

"...."


"쥐새끼 한마리 없는 줄 알았더니 여기 있었네!"

"....."


"오호 (레벨 9)네. 마침 잘 만났다 이새끼 일루와~"

"놔.. 놔!! 놔~ 이 새끼들아"


"가만있어, 이놈 힘 좀 쓰는구나! 그렇다고 우리들을 이길 수 있을것 같냐 가소로운 새끼!"


"이새끼 머리 잡아. 그리고 너는 다른 놈들 없는지 뒤져 봐~"


"야.. 야! 다른놈들 어디 있어? 어디 있냐?"

"모.. 몰라 모른다고"


"말해 이새끼야. 처 맞기 전에 어서 말해"

"없어. 나밖에 없어 진짜야"


"어디 구덩이 같은곳이 있을텐데, 이 쥐새끼들은 꼭 구덩이를 파고 숨더라고.. 구덩이 있는지 찾아봐"


짐승처럼 목에 줄이 묶인체, 바닥에 엎드린 시쿤.. 구덩이에 숨죽이며 이 장면을 노려보고 있는 시찬.. 그리고 서서히 자신들이 숨은 구덩이로 발걸음을 옮기는 유르칸을 보며 공포에 떨고 있는 은태!


이렇게 유르칸들에게 잡혀 죽임을 당하게 될지?


쌍둥이 남매에게 평화는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사치인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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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맞으면 레벨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18시05분에 연재됩니다. 20.01.14 12 0 -
17 16) 미지의 짐승 20.01.20 12 0 11쪽
16 15)깨어나다. 20.01.19 10 0 11쪽
15 14) 깨어나다. 20.01.18 12 0 11쪽
14 13) 유타르 초목지대 20.01.17 12 0 12쪽
13 12)유타르 초목지대 20.01.16 15 0 11쪽
12 11) 유타르 초목지대 20.01.15 14 0 11쪽
» 10) 유타르 초목지대 20.01.14 20 0 12쪽
10 9)도망 20.01.13 16 0 12쪽
9 8)도망 20.01.12 23 0 11쪽
8 7)꿈을 꾸다 20.01.12 21 0 11쪽
7 6)꿈을 꾸다. 20.01.11 24 0 11쪽
6 5)꿈을 꾸다. 20.01.11 29 0 11쪽
5 4화) 여정의 시작 20.01.10 33 0 11쪽
4 3화)여정의 시작 20.01.09 42 0 11쪽
3 2)여정의 시작 20.01.08 47 0 11쪽
2 1) 레벨화 인간 +1 20.01.08 77 0 11쪽
1 0)프롤로그 20.01.08 13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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