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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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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81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0.12.26 16:08
조회
194
추천
6
글자
9쪽

제 37화 기억의 파편

DUMMY

‘ㅅㅁㅅa' 'a....z' 'ㅁㅇㄴ...’


세레나 내부의 기억결손은 심했다.

그녀의 기억은 부수어져 버린 유리 조각처럼 규칙 없이 흩어져 있었고,

그 안에 있는 커다란 기억의 공백은 아직 찾지 못한 기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작디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민들레 씨앗처럼 떠다니는 기억의 파편들.

네메시스는 그러한 기억들에 손을 뻗었다.


“.....”


남아 있는 기억의 퍼즐을 이리저리 옮겨 맞추어갔다.

그러던 도중. 맞춰진 복구된 작은 기억에 네메시스의 시선이 향했다.


--------------------------------------------------------


‘왜....’


‘.....’


‘어째서......’


기억 속의 플로라의 얼굴에 피가 튀었다.

그것은... 그녀의 피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피였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앞에 있는 흑발의 남자를 망연자실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는 그런 그녀의 표정이 마음에 드는지. 차갑게 미소 지었다.


‘사랑해...’


-------------------------------------------------------


네메시스는 그 기억의 일부를 읽은 후.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더니.

잠자고 있는 세레나의 이마에 대고 있던 손을 급하게 뺐다.


‘하필...

이때의 기억이라니..’


네메시스는 플로라의 기억 속의 과거 자신을 생각하더니,

곧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지우고는 세레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풀숲을 연상시키는 에메랄드빛 머리카락과 미의 종족이라는 엘프답게 이목구비가 뚜렷하였고 아름다웠지만...

하지만 현재 그녀는 악몽을 꾸는 듯이 눈썹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세레나가 조금씩 뒤척일 때마다.

네메시스는 그녀가 깨지 않게 조심하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플로라가...

나에 대한 기억을 찾게 되면...

날 용서할 수가 있을까?’


그녀는 아직 네메시스가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

그저 강한 인간 정도로 여기려나?

하지만... 네메시스는 ‘괴물’이었다.

필멸자인 그녀로선 결코 이해하지 못할...

영혼을 먹고 사는 괴물이었다.

4세계에서 끊임없이 피를 손에 묻힌 결과.

그곳의 왕이 되어버린 괴물...

그렇기에 그녀가 기억을 전부 찾은 후에는.

그의 정체에 실망하며 떠나버릴지도 몰랐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때가 되면. 알려줄게. 내 사랑...”


그러한 진실을 세레나에게 숨길 수도 있었다.

그녀에게 달콤한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그녀가 엘프로서의 수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도..

네메시스는 변함없이 그녀의 곁에서 지켜줄 수도 있었다.

늙지 않는 인간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변명을 하면서...

하지만...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속이는 것은 천 년 전이면 충분하다.

더 이상. 그녀를 속이거나, 진실을 숨겨서는... 안 되었다.

그것이 네메시스가 그동안 기다려온 그녀에 대한 예우이자...

자신이 그녀에게 지은 ‘죄’였으니까...

네메시스는 거기까지 생각하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그녀의 옆에 잠든 벨라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녀는 잠버릇이 심한지.

이불을 걷어찬 채로 곤히 잠들어 있었는데.

그녀의 속옷 사이로 보이는 맨살은 매우 선정적이었고,

일반적인 남자라면 흥분해서 가슴 뛸 장면이었다.


“감기 들어. 벨라.”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녀에게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고는,

조용히 방을 빠져나가 자신의 침실로 향했다.

내일 블러드 토너먼트를 빨리 끝내려면 지금 자두는 것이 좋았다.

내일의 상대가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네메시스는 언제나 그랬듯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공터에 공기를 가르는 검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공터에는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휘둘러지는 내내 푸른 마나가 검에서 뚜렷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월검향이 펼치는 검무는 아름다웠고,

왠지 모를 씁쓸함이 그 안에 깃들여 있었다.


휘이이익!


얼마나 휘둘렀을까. 월검향은 표정을 찡그리더니,

검무를 멈추고는 시선을 자신의 배에 향했다.


“하아... 하아...”


월검향의 배의 상처가 거친 움직임에 덧났는지. 붉은 얼룩이 번지고 있었다.

그는 잠시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더니 붕대를 강하게 조였고,

그 직후. 다시 검을 휘둘렀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연습은 나약했던 자신을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끌었던 가장 믿을만한 그의 친구였다.


“부족해....”


그럼에도 부족했다. 그때 미에네 마을에서 만났던 남자를 이기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를 상대로 언제 다시 검을 나누게 될지 몰랐지만,

언젠가는 만나게 될 상대였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검을 휘둘렀다.

그 상대를 다음에 반드시 베기 위해서.

그리고...


“.......”


월검향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움직임을 그대로 멈추었다.


“내일이군...”


내일이면 블러드 토너먼트가 끝나고 람히르와 함께 다닐 수 있게 되는 건가?

이쪽 세상의 검사는 그때 만났던 남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에 비해 너무나도 약했다.

마법이란 것에 의존하는 세계이기 때문일까?

오로지 검만이 있던 자신의 세계에 비해 검술이 비효율적이었고,

높은 경지는 더더욱 적었기 때문에 상처 입은 현재의 자신이라도 우승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람히르....”


람히르를 소유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그녀가 그때 울 것 같은 표정을 다시 짓지 못하도록 검을 휘두를 뿐.

그것이 자신이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기에...

그렇게 필멸자와 괴물.

서로 다른 존재들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


성기사들이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그들은 신선제국의 교황을 지키는 최상위 성기사들이었으나.

앞의 남자에게 순식간에 제압당해 쓰러졌고,

그러자 그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교황에게 다가갔다.


“오랜만이야. 빛의 주신.”


“제우스. 이게 무슨 짓이야?”


1세계의 빛의 주신. 켈렌트.

2세계의 파괴의 주신. 제우스.

둘 다. 모든 것들의 어머니인 창조주에게서 태어난 주신이었지만.

둘은 이렇게 개인적으로 친근하게 만날 사이는 아니었다.

그 사실에 켈렌트의 황금 눈이 제우스를 보며 날카롭게 빛났다.


“아아! 고양이 마냥 경계하지 않아도 돼. 빛의 주신 켈렌트.

난 그저 한 가지 사실이 궁금해서 왔을 뿐이니까.”


“?”


“무슨 생각으로 이번 대회를 연 거야?

그것도 괴물들의 왕까지 이곳에 초대하다니?

지금 중요한 시기라는 것은 모르지 않겠지?”


먼 과거에 괴물들과 주신들의 전쟁을 멈추었던 플로라가 부활했다.

그것은 좋다.

문제는... 현재 그녀는 그 기억과 힘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제우스도 네메시스란 존재만큼은 주의하고 있기에,

현 상황을 파악하고는 빛의 주신 켈렌트에게 올 수밖에 없었다.


“..신성제국의 전통적인 행사야.

딱히 이것으로 다른 세상의 주신에게 간섭당할 이유가 아닌 것 같은데?”


“호오? 그러셔? 그런데 말이야. 상품이 너무 공교롭단 말이야.”


“.......”


“방금 네메시스를 만나보니 그는 특별상품은 전혀 모르던데...

뒤로는 무슨 일을 꾸미는 걸까나? 빛의 주신?”


“......언제부터 다른 주신에게 관심이 많았지? 제우스.”


켈렌트의 빈정거리는 말이 그를 향했지만.

제우스는 미소를 잃지 않는 채로 켈렌트를 향해 서서히 걸어갔다.


“확실히 여기는 너의 세상이니 내가 간섭할 이유가 없긴 해.

...하지만 말이야.”


제우스의 피부에 경보하는 듯이 스파크가 튀었고,

그의 입에 걸려있던 미소가 갑자기 사라졌다.


“..네 녀석이 네메시스에게 해를 끼치면 간섭할 이유가 생기게 되지. 빛의 주신. 켈렌트”


“.....”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마. 이것은 나의 진심 어린 경고이자. 조언이다.

또 플로라에게 손가락이라도 된다면...

우리 2세계는 1세계를 버리겠어.

이 사실을 기억해라. 1세계의 주신”


파아아아!


그 말을 끝으로 빛과 함께 제우스가 사라졌지만.

켈렌트는 한참 동안 그가 사라진 자리를 노려보고 있더니, 한 마디만을 내뱉었을 뿐이었다.


“흥! 처음부터 형제자매의 도움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어. 제우스.

이 일은...

내 손으로 끝낼 거니까...”


작가의말

절대악의 8명의 괴물들은 나중에 조금씩 등장할 예정이랍니다. 각자의 독특한 성격으로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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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제 38화 마나의 날개 +1 20.12.27 185 5 13쪽
» 제 37화 기억의 파편 +2 20.12.26 195 6 9쪽
37 제 36화 부러진 날개 +1 20.12.25 202 6 9쪽
36 제 35화 모순(防牌) +1 20.12.24 195 6 11쪽
35 제 34화 달밤의천사 그리고 2차전 +1 20.12.23 201 6 9쪽
34 제 33화 블러드토너먼트1차전 +1 20.12.22 206 6 7쪽
33 제 32화 제우스 +1 20.12.21 214 6 9쪽
32 제 31화 블러드 토너먼트 +1 20.12.19 215 6 9쪽
31 제 30화 우연 +1 20.12.18 213 6 8쪽
30 제 29화 월검향의 결심 +1 20.12.17 219 6 9쪽
29 제 28화 그녀들이 만난 곳 +1 20.12.17 233 6 8쪽
28 제 27화 만남3 +1 20.12.17 229 5 7쪽
27 제 26화 만남2 +2 20.12.15 251 6 7쪽
26 제 25화 만남1 +1 20.12.15 247 7 8쪽
25 제 24화 이세계의 중원인 +1 20.12.14 282 8 10쪽
24 제 23화 괴물들의 왕과 이계의 검사. +1 20.12.13 312 8 9쪽
23 제 22화 용과 신도 모르는.... +1 20.12.12 297 7 9쪽
22 제 21화 용의 여왕 +1 20.12.12 304 7 9쪽
21 제 20화 용이 잠든 얼음성7 +1 20.12.10 300 7 13쪽
20 제 19화 용이 잠든 얼음성6 +1 20.12.10 306 7 14쪽
19 제 18화 용이 잠든 얼음성5 +1 20.12.10 303 7 8쪽
18 제 17화 용이 잠든 얼음성4 +1 20.12.08 308 7 10쪽
17 제 16화 용이 잠든 얼음성3 +1 20.12.07 322 7 12쪽
16 제 15화 용이 잠든 얼음성2 +1 20.12.06 333 7 10쪽
15 제 14화 용이 잠든 얼음성1 +1 20.12.06 358 7 8쪽
14 제 13화 네메시스가 제일 싫어하는 것 +1 20.12.05 389 7 11쪽
13 제 12화 새벽의 연주와 월검향 +1 20.12.05 447 8 8쪽
12 제 11화 신들의 회의. 그리고 기다리는 괴물들 +1 20.12.04 516 9 12쪽
11 제 10화 여행의 시작 +1 20.12.03 541 8 12쪽
10 제 9화 그날 저녁 +1 20.12.02 57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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