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조회수 :
54,178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1.02.18 17:01
조회
117
추천
4
글자
10쪽

제 81화 여왕이란 이름의 괴물

DUMMY

"네메시스! 바보 바보 바봇!!!!!!!"


세레나는 그렇게 소리치더니 길가에 있는 돌을 걷어찼다. 화풀이. 그것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화풀이였다.

그녀는 스스로도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이해가 안됐다.

그 '퀸'이란 여자가 네메시스 옆에서 꼬리를 치든. 관계를 가지든 그와 아무 상관도 없는 세레나가 화를 낼 이유 따윈 없었다.

그녀 스스로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혔다...

어째서인지... 네메시스가 아침에 '퀸'이란 여자와 한 침대 한 이불에 있던 그 모습이 생각나버렸다.


"네메시스. 멍청이!!!!"


힐끔.


그녀가 뒤를 돌아보지만 그 남자가 뒤쫓아 올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예전이라면 당장 뒤쫓아 왔을 그 남자가...

그리고 방금 전 퀸과 네메시스의 모습을 세레나는 회상했다. 친근하게 대하는 퀸과 그걸 거부하지 않는 네메시스...

그 모습에 정말 사이좋아 보이는 커플이라고 자기도 모르게 생각해버렸다.


"흥!.. 그 가슴 큰 여자랑 사이좋게 있으라지!"


힐끔.


그러면서도 세레나는 다시 뒤를 되돌아보았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바보 같아...' 중얼거리더니 곧 고개를 숙이고는 천천히 걸어갔다.

산길은 조용했다. 주위에 수인들의 작은 발소리가 조금씩 들렸지만 모두 상당한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엘프인 그녀로도 겨우 존재한다고 들을만한 작은 소리였다.


"응?"


어느 순간 그녀의 뒤편으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발소리. 수인섬의 수인들이 아닌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발소리였다.

가벼우면서도 무게가 있는 듯한 애매한 발소리. 수인섬에서 그런 발자국소리를 내는 존재는 그녀가 아는 한. 단 한명이었다.

이에 그녀는 화색을 지으면서 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멀지 않은 곳에서 그 남자가 보였다.


"네메..."


세레나의 말이 끊겼다. 네메시스는 그곳에 있었다. 다만 옆에 '퀸'이라고 불리는 여인과 함께.

그는 퀸이 옆에 달라붙자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를 밀어내지 않은 채로 그대로 같이 걷고 있는 네메시스의 모습이 보였다.

누가 봐도 연인 같은 모습으로. 그 둘은 즐겁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


그들이 멀리서 세레나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나무 뒤로 모습을 숨어서 그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곧 네메시스와 퀸은 그녀가 있는 나무를 지나더니 곧 얼마 멀지 않는 곳에 멈추어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녀의 두 눈에 보였다.

무슨 이야기 일까? 세레나가 귀를 기울여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려고 했다.


"a........"


그녀의 귀로 그들의 말은 들려오지 않았다. 정확히는 말자체가 심하게 일그러져서 들려왔다.

이에 세레나는 직감적으로 마법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마법까지... 어?'


갑자기 네메시스가 퀸을 벽으로 밀어붙여 두 팔로 그녀를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 듯이 감싸 안았다.

그럼에도 퀸이 방긋 웃는 모습이 보였고. 곧 네메시스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보였다.


!!!!


세레나는 멀지 않은 나무 뒤에서 그들을 바라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나올려는 비명을 참으면서도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있는 위치에선 오직 네메시스의 뒷모습에 가려진 퀸의 모습만 보였지만 입맞춤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네메시스."


동요로 떨리는 목소리로 세레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그 소리는 혼잣말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녀의 말에 퀸의 더듬이가 그 순간 꿈틀거리더니 퀸이 네메시스에게 들키지 않게 고개를 살짝 갸웃 숙였다.

곧 퀸과 세레나는 눈을 마주쳤다.


"....."


나무 뒤에 숨어서 보고 있던 세레나였지만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네메시스는 아직 눈치 못 챈 것 같지만.

앞의 퀸이란 존재는 처음부터 숨어있던 자신을 알고 있음을. 그리고 일부로 자신의 앞에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도.

퀸의 두 눈이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콰악.


자기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졌다. 당장이라도 등 뒤에 있는 활을 꺼내 활시위를 놓고 싶은 감정이 그녀를 감싸 안았지만.

그녀는 잠시 후 그 둘이 떨어질 때까지에도 활에는 손을 뻗지 않았다.


"하아. 나쁘지 않는 감각이었어요."


"...갑자기 이런 걸 부탁하다니 나참. 무슨 생각이야? 4세계에서도 부탁하지 않는 일을."


"에에. 1세계에 만난 기념으로는 나쁘지 않잖아요? 후후."


마법을 풀었는지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세레나의 두 눈이 동요로 요동쳤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같이 다닐 건가?"


"그럴 리가요. 저도 하은처럼 왕의 연애사업을 방해할 생각이 없는걸요?"


"...그 날 보고 있었군."


"당연하죠. 플로라님이 그렇게 숲이 떠나갈 정도로 날뛰었는데. 제가 감지 못 할리가 없잖아요? 쿠큭."


'...플로라?'


세레나가 얼마 전에 일했던 하은에게서 들었던 여자였다. 그런데 이곳에서 다시 듣게 되다니..

그녀는 그들이 '하은'에 대해 알고 있음에 속으로 놀라면서도 그들을 지켜봤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그 이름 따위가 아니었다.


"후후. 저는 홀로 떠돌아다니도록 할게요."


"...수상한데?"


"왜 의심하는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세요? 우우. 그나마 전 4세계에서 얌전한 편인 것 아시잖아요?

이곳 1세계에 있는 동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낼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리고...."


"..그리고?"


"밤에 쓸쓸하시면 저를 언제든지 불려도 좋아요. 저는 언제든 밤 서비스는 준비 되어 있답니다. 후훗."


"...지금 당장 너를 1세계를 뚫다 못해 4세계로 날려버리고 싶은 말이로군."


잠시 후 네메시스가 퀸을 몇 번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이 세레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가 떠나자 퀸이 세레나가 있는 나무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거기 있는 것 아니까. 나와 주실래요? 세레나님."


"...."


세레나가 숨어있던 나무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자 퀸은 활짝 웃더니 그녀에게 다가가 팔을 잡았다.


"같이 산책 좀 할래요? 우리는 대화해야 할 것이 많을 것 같으니까요."


"....."


----------------------------------------------------


잠시 후 그녀들은 말없이 걸고 있었다. 세레나는 퀸의 손에 이끌려 따라가면서도 그녀를 바라보았다.

퀸의 키는 상당히 컸다. 세레나 그녀도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살짝 올려봐야 할 정도로 컸고,

들어갈 때는 들어가 있고 나와야하는 곳은 다 나와 있는 잘빠진 미녀였다.


"...."


같은 여자인 그녀가 봐도 퀸은 아름다웠다. 흑색 머리카락이 왠지 네메시스와 비슷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느낌이 드는 존재였다.

무엇보다도... 세레나의 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출렁.


퀸이 걸을 때마다 세레나에게 없는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었다. 람히르의 것보다 커 보이는 듯한 큰 가슴.

그 모습에 세레나는 기가 죽는 것을 느끼면서도 곧 심란한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더니 퀸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


"네메시스와 무슨 사이죠?"


"오랜 친구에요. 그분과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온 고향친구."


"...."


"아참. 전 암컷이니 ‘여자친구’일까요? 쿠큭."


이상한 여자였다. 아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무언가 뒤틀려진 여자였다. 마치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다른 생명체와 대화하는 듯한 기분.

세레나의 두 눈에 비추어진 그녀는 같은 지성체라긴 보단 뒤틀려진 '무언가'였다.

그 '무언가'는 세레나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저는 옛날에 죽을 뻔했어요."


"....?"


"옛날에, 까마득한 옛날에. 저희 일족은 더럽고 역겨운 고블린 떼의 습격당했거든요."


"..."


"저희 일족을 지키던 전사들은 고블린들의 창과 화살에 찢겨나갔죠. 마을은 순식간에 피로 물들여졌어요.

저의 어머니인 전대 여왕은 더럽고 추잡한 '고블린킹'에게 세로로 반 토막 났죠."


퀸은 그때의 일을 생각하는 듯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는 도망쳤어요. 고블린들의 무기에 피범벅이 된 동족들을 시체를 뒤로 한 체. 이 몸을 뒤집어쓰고는 도망쳤어요.

엿 같은 고블린 추격자들을 피하기 위해 시체 밑으로 기어들어가기도 하고, 살기 위해 그 시체를 뜯어먹고.

겨우겨우 목숨을 연명하다가. ‘그’를 만났어요."


"..물어봐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다 지난 과거인걸요. 제가 살아왔던 고향에선 흔하디흔한 스토리고. 결과적으로 저는 그에게 구해졌으니까요."


세레나의 사과의 말에 퀸은 살며시 미소 지었다. 비록 그녀로서 가장 약했고 힘들었던 과거였지만.

그때만큼은 그녀는 네메시스와 가장 가까운 존재였으니까. 적어도 그에게 '플로라'란 존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저의 옛날이야기 좀 들어보실래요? 세레나님."


"..하지만.."


"저에겐 괴로운 기억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를 처음 만나서 행복한 기억이기도 하거든요.

세레나님은... 네메시스님의 과거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


궁금했다. 도대체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강한지. 그리고 그와 함께 한지 오래됐는데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자신에게 숨기는 듯한 태도의 이유를...

또... 자신이 그를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좋아요. 표정을 보니 대답은 긍정이라고 봐도 됐겠죠? 후훗."


여왕이란 이름의 괴물은 웃었다. 비록 거짓된 육체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그 미소만은 진심이 담긴 미소로. 그리고 과거에 자신을 쓰러트린 플로라란 엘프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진심으로 웃었다.


작가의말

이번은 퀸의과거...이자 네메시스가 처음 4세계에 등장하는 이야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9 제 98화 시간의 주신 크로노스 +2 21.03.10 92 4 17쪽
98 제 97화 고양이들의 과거 +1 21.03.09 91 4 15쪽
97 제 96화 4개의 세상 8명의 주신 그리고 창조주 +2 21.03.08 93 4 14쪽
96 제 95화 고백 +1 21.03.07 99 3 14쪽
95 제 94화 그녀의 혼란, 그리고 여탕 공략기?! +1 21.03.06 99 4 15쪽
94 제 93화 수인섬의 발정기 +1 21.03.05 106 4 13쪽
93 제 92화 고양이수인 세린 +1 21.03.04 102 5 11쪽
92 제 91화 요리하는천사 그리고 고양이? +1 21.03.03 126 4 13쪽
91 제 90화 악몽의 끝 +1 21.03.02 117 4 14쪽
90 제 89화 여왕의 조언 +1 21.03.01 96 4 12쪽
89 제 88화 선과 악은 없고 이해관계 뿐 +1 21.02.27 96 4 16쪽
88 제 87화 소녀가 여왕이 되는 날 +1 21.02.26 105 4 16쪽
87 제 86화 피닉스의 환영 +1 21.02.25 105 4 13쪽
86 제 85화 백색의 공포 모비딕 +1 21.02.23 103 4 14쪽
85 제 84화 절망 속에서 빛나는 것. +1 21.02.22 102 4 13쪽
84 제 83화 검은 피 +1 21.02.20 113 4 11쪽
83 제 82화 여왕과 괴물이 만난 순간 +1 21.02.19 116 4 12쪽
» 제 81화 여왕이란 이름의 괴물 +1 21.02.18 118 4 10쪽
81 제 80화 4세계에서 온 괴물들. +1 21.02.17 126 4 16쪽
80 제 79화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방문 +1 21.02.15 129 3 13쪽
79 제 78화 하은이야기2 변화된 4세계 +1 21.02.14 158 4 15쪽
78 제 77화 하은이야기1 괴물이 된 이후 +1 21.02.12 127 4 15쪽
77 제 76화 빗나간 화살 +1 21.02.09 116 4 14쪽
76 제 75화 남은 1일.... +1 21.02.08 119 4 12쪽
75 제 74화 세레나의 마음 +1 21.02.06 125 3 8쪽
74 제 73화 뜻밖의 손님 +1 21.02.05 115 4 8쪽
73 제 72화 그가 괴물이 되기 전 +1 21.02.04 116 4 12쪽
72 제 71화 고블린킹의 선택 +1 21.02.02 133 4 9쪽
71 제 70화 바니걸 세레나 +1 21.02.01 135 4 9쪽
70 제 69화 세레나의 아르바이트 +1 21.01.31 134 4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