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댈런이 아니다. 내 진짜 이름은...’
이 문장을 처음 썼던 순간은 여전히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몇 번씩 원고를 갈아엎으며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던 중, 불현듯 원고가 잡힌 그날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겠죠.
그러고서도 이전의 실패들에서 벗어나지 못해, 과연 연재해도 되는 걸까 수없이 고민하다 일단 던져보자는 식으로 문피아에 1화를 올렸습니다.
댈런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너무 많은 분들이 그 이야기를 마음에 들어 해주셨습니다.
난생처음 받아보는 관심과 호응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설렘이었습니다.
매일 밤 그날 회차가 올라가고 나서, 조회수를 거듭 새로고침하다 애써 잠자리에 든 시간들은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부족하나마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동시에 스스로의 실력이 얼마나 일천한지도 많이 배웠습니다.
애정한만큼 아쉬움 역시 많이 남은 소설이기도 합니다.
제 능력의 부족으로 미처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더 다듬어서 전개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너무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습니다.
숱하게 올라오던 바텐더 컨디션 문제 역시 큰 아쉬움 중 하나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주 7일 연재에 연참까지 하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참 답답하고 죄송하더군요.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답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 더 성실한 연재로 찾아뵐 수 있었을 텐데.
마무리로 다가갈수록 아쉬움은 짙어져만 갔음에도, 마침표를 온전히 찍을 수 있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인공은 작가의 자아가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죠.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댈런이 후회했던 과거의 모습들. 중세랜드에 떨어지고서 살아남고자 바뀐 태도. 그가 주변을 돌아보게 된 순간들. 그리고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갈등과 변화들.
삶 자체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고,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여정은 어느 부분 제 갈증과 이상의 투영이었습니다.
일견 찌질해 보이는 내적 혼란을 지나, 결국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완성되는 모습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죠.
댈런이라는 캐릭터가 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었던 만큼, 독자님들께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차기작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 작품은 3가지 정도입니다.
이번 작품과 비슷한 결의 중세 마법사 빙의물.
초능력자와 변이 괴물이 등장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조금 가벼운 중세 성기사물.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기존의 강점은 살려서 성실한 연재 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요새 계속 비가 많이 내리고 여름 감기가 유행인데,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하는 일도 모두 잘 되시길 기도합니다.
그동안 댈런과 동료들의 이야기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며, 때론 따끔하게 질책해주신 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머지않은 시일 내에 찾아뵙겠습니다.
까마귀 둥지 바텐더 코라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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