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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에스타 님의 서재입니다.

못다핀 꽃, 은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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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에스타
작품등록일 :
2021.02.01 10:41
최근연재일 :
2021.03.15 10:23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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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68
추천수 :
254
글자수 :
541,386

작성
21.02.01 10:59
조회
868
추천
7
글자
7쪽

애득태지(愛得太遲 - 사랑을 너무 늦게 알았다) - 序文

DUMMY

“오라버니!”


“월아.”


“어딜 가시겠다는 겁니까. 아버지는 몸이 좋지 않고, 저 또한 아직 오라버니가 필요하다구요.”


“월아, 나는 가야만 한다. 내가 꼭 배워야 할 것이 있어. 그래야 내가 너를 그리고 우리를 지킬 수가 있단다. 내가 떠나고 난 내일부터는 내가 잘 아는 나의 의형이 너를 찾아 올테니까 그를 따르거라.”


“대체..대체 무얼 말씀이세요? 대체 왜요?”


“언젠가 네가 더 크면 너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오늘 이 순간, 선택해야했던 이 일의 이유를.”


그날 나와 병든 아버지를 두고 우리의 혈육인 나의 오라버니는 어딜 간다는 말도 없이 떠나버렸다.

내 나이, 겨우 10살.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날 밤 한 시진을 넘게 울기만 했다.

다음 날, 그 사람이 우리를 찾아오는 그 때까지도 말이다.


“월아. 그만하고 어서 이 물로 씻거라.”


오라버니가 떠나는 것을 왜 허락했는지 알 수 없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월아, 오라버니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널 찾으러 올 테니 그때까지 너도 건강해야지.”


어릴 때부터 우리는 어찌된 일인지 어머니가 없었다.

아버지의 손에 길러진 나와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나보다 5살이 많았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존재가 무의미할 정도로 나를 살뜰하게 보살펴 주었고, 나를 아껴주었다.

그러나 내가 10살이 된 어제, 내게 생일을 축하해준다며 평소 먹기 힘들던 고기를 주더니 늦은 저녁.

우리를 두고 갑자기 먼 길을 떠나버린 것이다. 난 어릴 때 기억이 없었다.

아버지 말씀에 내가 태어나자마 크게 사고를 당해서 그때 기억이 아마 없는 것이라고 했다.

가끔 아버지의 친구라는 의원분이 1년에 한 번씩 오셔서 내게 7일간 먹을 약을 주는데 어릴 때 당한 사고의 후유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약이라고 하여 난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이 먹곤 했다.

그 약을 먹는 7일은 이상하게 몸이 나른하고 유독 잠이 많이 왔지만 그 7일이 지나면 멀쩡했다.

갑자기 의지하던 오라버니가 날 떠나고, 나는 아버지와 둘이 남겨졌다.

그리고 오라버니가 떠난 그 다음 날, 오라버니보다 몇 살은 더 많아 보이는 한 사내가 찾아왔다.


“누구..”


“안녕하십니까, 어르신. 흥이가 말했습니다. 자신이 집을 떠나있는 동안 여동생과 부친을 부탁하며.”


그는 어두운 남색의를 입고 있었고, 손에는 검 하나만 달랑 들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아주 가끔 얘기하는 유일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라버니가 떠나고 울고만 있던 나는 그가 오라버니의 부탁으로 왔다는 소리에 반가움으로 일어나서 그에게 달려갔다.


“네가 월이구나. 허월(許月). 나는 양우림이다.”


“양 공자시군요.”


아버지가 아는 척을 하며 그에게 다가섰다.

나는 그런 아버지의 뒤에 숨어 그를 멀건이 바라보기만 하였다. 다소 어두운 색의 옷을 입었지만 그 미소는 오라버니만큼이나 따뜻했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오라버니가 돌아온 것처럼 다정하여 나는 점차 오라버니의 공백을 느끼지 않을 만큼 잘 웃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양 오라버니는 나와 아버지에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었고, 특히나 어린 내가 약초라도 캔다고 하면 반드시 따라 나와 날 보호해주곤 하였다. 어느 날 나는 늘 우리 집에 있는 그에게 궁금해서 물었다.


“왜 오라버니는 집에 가지도 않고 매일 우리와 함께 있어주는 거죠?”


“네 오라버니의 부탁을 나는 받았으니까.”


“그 정도로 우리 오라버니와 가까웠어요?”


“그럼, 언젠가 네 오라버니가 다시 돌아오면 그때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 꼭 말해주기다?”


“흥, 우리 오라버니보다 양 오라버니가 훨씬 더 좋아요. 난.”


난 철없이 말하며 그의 어깨에 기대곤 했다.

갑자기 떠난 오라버니는 그렇게 내가 17살이 될 때까지 소식이 없었다.

어느새 17살이 된 나는 이젠 정말 기력이 다하신 아버지를 대신해 약초도 팔면서 틈틈이 집안일들도 혼자 처리해야만 했다. 내가 15살이 되던 해부터 양 오라버니도 점점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아졌었다.

이제는 보름에 한 번 정도 먹을 것을 잔뜩 사 들고 우리 집에 찾아오고 있었으니까.


“양 오라버니.”


“월아.”


“와, 이거..아버지가 무척 먹고 싶어했는데.”


“안 그래도 아버님의 건강이 많이 좋지 않아 내가 이번에 사오기로 생각을 했었단다. 그리고 요즘은 좀 한가해져서 당분간 내가 여기 머무르며 지낼 생각이란다. 괜찮으냐?”


“물론이죠. 언제 오실지 몰라 오라버니께서 쓰던 방은 늘 정리해 놓곤 했어요.”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를 방으로 다시 안내했다. 오라버니가 떠난 후, 양 오라버니의 소지품 몇 몇이 아직 남아있었고, 그걸 그대로 놔둔 거였다. 아..그리고 나는 그가 머물던 7년간 틈틈이 그에게 나를 지키는 일이라고 들어서 무공이라는 것을 배우기도 하였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덕분에 왠만한 산은 쉽게 탈 수 있었고 호흡도 가볍고 몸도 가벼웠으니까.


“무공은 좀 늘어났는지 오라버니가 한 번 확인해 볼까?”


나는 자신 있게 오라버니의 앞에서 오라버니가 선물해줬던 목검을 꺼내 그와 대련을 해보았다.

최근 2년간은 양 오라버니도 집을 비우는 날이 더 많아서 혼자 연습을 해서 여전히 부족했다.

하지만 오라버니에게 배운 호흡을 다스리는 법, 검을 휘두르는 법 정도는 잊지 않고 있었다.

다만...이상한 건, 혈도를 찍는 점혈법이라는 게 있다는 데 그것만큼은 알려주질 않았다.


“근데 오라버니, 왜 제게는 점혈법을 알려주지 않으시죠?”


“음. 점혈법은 중요하지만 내가 네게 가르쳐 줘선 안된단다.”


“왜요?”


“그건..”


“무공을 익힌 사람들은 누구나 점혈법을 알고 있잖아요? 저도 가르쳐 주시면 안되요?”


“그...점혈법은 말이다. 어렵진 않지만..내가 네게 가르쳐 주긴 어렵고..그래. 이러면 어떨까?”


“뭐요?”


“음..내가 강호에서 사귄 많은 지인 중에 네게 적합한 무공을 새로 알려줄 수 있는 여인이 있어.”


그 말에 난 왠지 새초롬해져서 오라버니를 노려보며 말했다.


“설마 오라버니의 정인인거예요?”


“하하하! 어린 녀석이 못하는 말이 없구나. 정인이라니. 그녀가 들으면 대노할지도 모른다?”


“왜요? 양 오라버니 같은 멋진 사내라면 충분히..”


그 때였다.

갑자기 양 오라버니 뒤쪽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왠 중년의 여인이 보였다.


“누구..”


“어린 것이 맥랑하구나. 감히 나를 저 새파란 어린놈의 정인이라고 하다니!”


“새파..네? 저기, 죄송한데 누구시죠? 오라버니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요! 우리 양 오라버니가 얼마나 늠름하고 멋진데요! 나이가 좀 있으신 거 같은데, 고마워하긴 커녕..”


“저 월아?”


“아니 저 사람 누군데..”


“그...월아..저 분이 바로..내 사부님의 사모님..”


“네?”


작가의말

잘못 올려서 다시 올렸습니다 ㅠㅠ

타 까페에서 제가 연재하던 소설 중 하나로...조금씩 수정하고 올려보려고 합니다.

기본적인 역사와 반드시 연관짓는 시대는 아니고 그저 가상의 시대입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시는 모든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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