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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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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543

작성
20.02.16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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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3. 흑막(黑幕) (3)

DUMMY

최선을 다한 현태영의 시연이 끝나자, 이심도는 우선 자신이 귀영권에 대해 아는 바부터 말해주기로 했다.


“일단 한 가지 질문을 하도록 하지. 귀영권이 순수하게 권법으로써 어떠한 것 같나?”


“어떤 의도로 하신 질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흠, 아마도 느끼지 못한 모양이군. 사실 귀영권은 순수하게 권법으로만 봤을 때, 불필요한 동작이 굉장히 많은 편이야. 아주 불합리한 권법이란 말이지.”


이심도의 이야기에 현태영과 음양명은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다.

그들이 듣기에는 귀영권을 폄하하는 것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물론 가주 후보였던 음양명은 물론이고, 현태영조차도 더 상급의 권법을 익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누가 자신들의 무공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인정하겠는가?


“하하, 표정이 곧장 굳는 것을 보니, 기분이 나쁜 모양이군. 하지만, 내 이야기를 일단 끝까지 듣고 나면 납득할 걸세. 우선, 다시 귀영권을 펼쳐보게.”


현태영은 표정을 굳힌 채로 다시 귀영권을 펼치기 시작했다.


“잠깐, 이 동작에서 보게. 여기서 팔을 뻗는 동작이 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확실히 그 부분에서 팔을 뻗는 동작을 빼면 훨씬 군더더기 없이 동작이 가능하오, 그러나 귀영권은 기본공, 전체적으로 신체를 발전시키기 위해 넣은 동작이 아니겠소?”


“그렇지가 않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귀영권이 순수한 무공이라기 보단 일종의 접신무(接神舞)라는 사실일세.”


하태현에게서 전수 받을 때도 느꼈지만, 귀영권은 사실 정상적인 권법이 아니었다.

음살문의 후손들이 끝임없이 가다듬은 끝에 권법으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게 되었지만, 본래는 분명 그림자의 세계에 접근하기 위한 접신무였을 터였다.

이심도는 그러한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음신통령공의 구결과 함께 동작을 펼친 결과 몇 가지 동작을 펼칠 때, 그림자 세계에와의 접속이 깊어지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아마도 본래의 접신무였을 때의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이리라.


“아마도 그러한 사실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탓에 권법으로써 계속 가다듬어 진 것이겠지. 결국 본래의 역할과는 상당히 멀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조들이 잘못된 길을 걸었다는 말이오?”


음양명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심도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결국 음살문의 선조들이 헛 짓을 했다는 소리가 아닌가?


“꼭 그런 것은 아니지. 귀영권이라는 기초를 가다듬은 덕분에 더 상급의 비전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테니까. 그렇지만, 적어도 그림자, 그러니까 귀영(鬼影) 부르는 경지에 한해서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것이지.”


이심도는 짧은 시간 동안 음신통령공 구결과 그에 반응하는 동작들을 모아서 순수하게 그림자의 세계에 접근하기 위한 일련의 비법을 만들어냈다.

음신통령공이라는 뛰어난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했지만, 지금의 이심도가 가진 재능과 잠력이 그만큼 뛰어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설마?”


“그래. 아직은 좀더 연구의 여지가 있지만, 너희들에게 알려주도록 하겠다. 아니, 아예 나를 지지하는 자들에게는 모두 전수해줄 생각이다.”


분명 흑봉을 지지하는 자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심도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음으로써 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하도록 만들 셈이었다.

자신은 진짜 흑봉이 아니었고, 최고점에 도달했던 흑봉만큼 강하다는 확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절대 다수의 지지와 외부의 적, 두 가지를 무기로 싸우지 않고 음살문을 차지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 것이다.


“너희 두 사람이 첫 수혜자가 되는 셈이지. 어떤 기회를 잡았는지 알겠지? 자, 그럼 이번에는 음양명의 차례다. 번갈아 가면서 알고 있는 무공을 다 펼쳐보도록 해라. 그런 연후에 방금 말한 것과 필요한 조언을 해주도록 하지.”


“네!”


약간의 충격요법과 당근을 제시하자, 나름대로 자존심을 세우고 있던 음양명마저도 고분고분해지고 말았다.

결국 두 사람은 며칠에 걸쳐, 별다른 의심없이 알고 있는 모든 무공과 술법을 펼쳤다.

덕분에 이심도는 음살문의 비전들에 대해 눈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었다.


◆ ◆ ◆


“음, 확실히 흑봉님께서 생각하신 대로 사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태현이 음살문 내부 정황에 대해 보고 해왔다.

음양명의 증언이 더해지자 하태현과 그의 사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하여, 조금은 느슨하게 협조하던 것을 넘어서 전폭적으로 협력해오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수하를 자처했을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움직이면서 아군을 포섭해 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영문벽무(影門闢舞)가 제법 효과적인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수준에 상관없이, 그 춤을 추고 있으면 그림자계와 보다 강하게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확실히 효과가 나타나니 모두 혹할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 순간뿐, 실질적으로 그림자계에 내문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한 자들에게만 실효가 있는 셈이거늘. 그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했겠지?”


그랬다. 영문벽무라 이름 붙인, 이심도가 만들어낸 비전의 효과는 분명 굉장했다.

조금이라도 그림자계와 연결이 되어 있는 자라면, 연결정도를 아예 한 단계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은 자들에게는 큰 경험이었다.

일시적이라곤 하나, 없던 문을 만드는 셈이 그 흔적만으로도 빠르게 문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즉, 무(無)에서 유(有)라는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어느 정도 성취를 얻은 자들에게는 달랐다.

그들에겐 그저 일시적으로 문을 조금 더 여는 것에 불과했다.

실질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중요한 순간에 불만을 표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죠. 그 부분은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미친듯한 관심을 표하더군요.”


“이를 토대로 연구를 해나갈 생각이겠지. 게다가 초반에 빠르게 성취를 증가시킬 수 있으니, 음살문의 전체적인 수준이 확 증가하는 셈이지.”


“확실히 그림자계와 내문을 잇는 경험은 초심자에게는 엄청난 것이죠.”


하태현은 영문벽무에 대해 들은 이후,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고수도 결국은 초심자일 때가 있었고, 그 단계를 빠르게 지나칠 수 있는 비전이 생겼다는 것 자체로 음살문의 수준은 한 단계 나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태영과 음양명 두 사람이 실종된 것에 대해서는?”


“소란스럽습니다. 음살문의 구역에서 실종자가 생긴 셈이니, 다들 의견만이 분분할 뿐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순찰시에 장로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현태영과 음양명은 현재 하태현이 마련한 장소에 숨어있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복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금새 음살문 전체가 소란스러워졌다.

게다가 하루가 지나서 나온 대책이라는 것은 고작해야 고수들이 순찰에 참여하는 것이 다였다.


작가의말

슬슬 본격적으로 세력을 갖추게 되는군요.

좀 더 빠르게 진도를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선작/추천/댓글 부탁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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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흑막(黑幕) (2) +1 20.02.14 1,326 27 7쪽
21 21. 흑막(黑幕) (1) +1 20.02.13 1,450 28 13쪽
20 20. 음살문(陰殺門) (8) +1 20.02.09 1,481 27 7쪽
19 19. 음살문(陰殺門) (7) +1 20.02.05 1,452 29 11쪽
18 18. 음살문(陰殺門) (6) +1 20.01.26 1,468 28 11쪽
17 17. 음살문(陰殺門) (5) +1 20.01.21 1,489 28 7쪽
16 16. 음살문(陰殺門) (4) +1 20.01.19 1,566 33 8쪽
15 15. 음살문(陰殺門) (3) +1 20.01.16 1,610 31 11쪽
14 14. 음살문(陰殺門) (2) +1 20.01.13 1,735 29 8쪽
13 13. 음살문(陰殺門) (1) +1 20.01.10 1,932 35 11쪽
12 12. 흑봉(黑蠭) (6) +1 20.01.06 1,994 39 7쪽
11 11. 흑봉(黑蠭) (5) +1 20.01.06 2,036 40 9쪽
10 10. 흑봉(黑蠭) (4) +1 20.01.05 2,053 37 11쪽
9 9. 흑봉(黑蠭) (3) +1 20.01.03 2,159 37 11쪽
8 8. 흑봉(黑蠭) (2) +1 19.12.17 2,276 40 11쪽
7 7. 흑봉(黑蠭)(1) +1 19.12.10 2,511 38 12쪽
6 6. 자각(自覺)(6) +1 19.12.08 2,604 40 13쪽
5 5. 자각(自覺)(5) +3 19.12.01 2,707 41 7쪽
4 4. 자각(自覺)(4) +2 19.12.01 2,941 46 7쪽
3 3. 자각(自覺)(3) +4 19.11.27 3,488 46 11쪽
2 2. 자각(自覺)(2) +4 19.11.25 4,314 52 11쪽
1 1. 자각(自覺)(1) +6 19.11.17 7,413 5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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