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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뭐 1랩 주민이 사실은 용사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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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도사
작품등록일 :
2019.01.16 08:34
최근연재일 :
2019.01.16 14:14
연재수 :
2 회
조회수 :
290
추천수 :
3
글자수 :
8,454

작성
19.01.16 14:14
조회
112
추천
1
글자
13쪽

-1-

DUMMY

〈빈부격차〉


"어이! 어이! 그게 아니잖아!!"


초록빛 잡초가 무성한 초원 위로. 어느 한.

굵직한 음정에, 화가 잔뜩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털썩!.-

"으아. 미.미안해. 미안하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내 랩은 고작 3밖에 안 되는데, 주니어 피그를 어떻게 혼자서 잡으란 거야!"


"이런 머저리 같은 자식!! 못 잡을 것 같으면! 애초에 파티 소개소에 기웃거리지나 말았어야! 될 거 아냐!!!"


그렇다.

그들이 발을 딛고 있는 이곳..

바로..


※피그니스 초원: 흔히 볼 수 있는 가축 형태의 몬스터가 모여 있는 곳으로서. 10랩 미만의 사냥꾼이, 사냥하기 적절한 사냥터※


『LV: 7』

"그걸 지금 말이라고 지껄이는 거야!! 엉??!! 너 때문에 소개소에 난린 돈하고! 시간이 얼마인지나 알아!!! 이 아무짝에 쓸모없는 자식!!"


레벨 7의, 전신을 철재 갑옷으로 무장한. 그 사내는.

한눈에 보기에도, 이 피그니스 초원 위에 제일 강한 사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랩에 비하면, 상당히 벅찬 물품을 손에 넣은 걸로 보아. 아마..

부유층의 자제이거나, 누군가 든든한 버팀목이 있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에 반해..


-쿠당!-

『LV: 3』

"악!! 나간다고. 나가면 되잖아."


랩 3의, 나풀나풀거리는 가죽 거적때기를 걸친, 그 청년은.

한눈에 보기에도. 가난한 흙수저에.

지원 사격 하나 없는 빈곤층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꿀!꿀!! 꿀!!!】【꿀. 꿀! 꿀!!】


저기 저 멀리, 자유로이 뛰어다니는 살굿빛 돼지들이. 되려..

이 빈곤한 청년보다. 더 풍족한 삶을 사는 것이라 착각이 들 정도..


"필요 없는 자식! 마을로 들어가. 얌전히 빵이나 굽던지! 어디서 사냥꾼 길에 발을 들이려고 하는 거야!!

뭐 그래도. 어차피. 나 아니면. 너 같은 놈을 파티로 받아 줄 놈들도 없을 텐데. 어때??

뒤에서 내 짐이나 조용히 나르는 게??

아! 걱정은 마. 수고비로 빵 하나 사 먹을 돈은 쥐여줄 테니까~ 크크킄킄!~"


랩 7에 빛나는 강인한 사내의 얼굴엔, 멸시란 두 글자가 새겨 있었다.

한마디로, 하찮은 인간을 내려보는, 그 멸시를 말이다.


"으.. 알겠다고.. 그러면.. 돼잖.ㅇ.."


아무리 악조건의 요구 사항이라도. 청년은 거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사내에 말마따나, 자기를 받아주는 파티는, 쉽게 구할 수 없을 테니까..

하다못해, 얼굴이라도 곱상한 미남. 미녀도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모든 걸 좌절하고 내려놓고 있을 때였다!


【씩. 씩!. 씩! 대체! 피그맘이 어딨다는 거야!!! 쪼그만 돼지 새끼들밖에 안 보이잖아!!!!】


그가 이곳에 발을 들인 것이..



〈LV 1〉


"씩. 씩! 피그맘.. 피그맘!. 피그맘!!!!!"


가빠진 호흡을 따라, 애타게 찾고 있던 그것이, 입 밖으로까지 튀어나오고야 만다.

피그맘. 그래!


※피그맘: 주니어 피그의 보스격 몬스터로. 피그니스 초원의 절대강자인 괴물.

통상. 1차 전직 이전의 초심자는, 그것을 보면 피하는 게 적격이고. 만약..

그것을 잡으려 할 시. 파티를 이루어, 수로 찍어누르는 게 보편적이다. ※


그런 것이거늘. 피그맘이라니..

그것도..


『LV: 1』

"이봐요. 뭐 하나만 여쭙시다! 여기 피그맘이란 게 대체 어딨습니까?? 아니! 나오긴 한답니까??"


거적때기는 고사하고. 마을에 마실 나가듯, 실로 엮어 만든 면바지랑, 면티를 입고.

사냥터로 걸어 나온 의문의 사내..

그건, 그 누가 보더라도, 마을 주민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닌. 거지가 분명해 보였다.

그것도,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이 말이다.


아무리, 저평가되는 피그니스 초원이라지만.

사람 목숨 하나인 것은, 어딜 가나 마찬가지인 것을..

그딴 차림으로, 이곳을 기웃거려?


"저;. 실례지만;.. 피그맘은 왜 찾으시려는 거죠?."


의아한 맘 가득 실린 표정으로, 청년은 그에게 물었다.

그건, 정말 참기 힘든 궁금증이었을 테니..


"뭐긴 뭐겠어요. 몬스터 찾는데? 몬스터 잡을 이유 말고 딴 게 또 있습니까??"


";옛?;;"


그리고 곧바로, 청년은 놀라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서 있는 그의 눈동자엔, 한 치의 흔들림조차 없음이 분명한데..

행색이, 자신 그 훨씬 이하였으니. 말 다 한 거겠지..

자신도, 어딜 가면, 볼품없기에, 놀림당하는 처지였지만.

그는 그조차도 훨씬 뛰어넘었으니까..

그리고..


"어이! 짐꾼!! 잡다한 놈들하고 말 섞을 시간 따위 없다니까!! 얼른 튀어오지 못해!!

그나저나? 이 미친놈은 또 뭐야?? 피그맘?? 크핳핳!!!!!

차라리. 내가 흑룡을 때려잡겠다는 말이 더 설득 있겠네! 크하핳핳!!!"


짐을 한가득 메고 있는 청년 옆으로, 또 한 명의 사내가 모습을 내밀고 있었는데.

그의 입에선, 하염없이 멈출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야 당연했다.

이 구역에서 제일가는 자신조차, 피그맘은 홀로 잡지 못하는 몬스터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꼬라지 딱 보니까? 벌써 싸이즈 나오는 것 같은데?

내 뒤에 녀석하고 같이. 루저의 냄새가 말이야.. 크킄킄!..

아냐. 아냐.. 그래도 하나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지.

어이! 햇병아리! 대체? 랩이 몇이길래? 피그맘을 잡겠다고 설치고 다니는 거지??

어떻게 '중초'라도 넘은 거야?"


※중초(中初): 랩 10을 넘기기까지 전에, 초보자의 경계를 나눈 지표.

삼초三初라 하여.

하초下初: 처음 입문 단계인 랩 1 ~ 3.

중초中初: 뻗어 가는 단계인 랩 4 ~ 6.

상초上初: 직업 선택 시기인 랩 7 ~ 9. 또한. 승급하기 전의 10도. 이곳에 속한다.※


그래. 피그니스 초원은. 하초인 자들이 발을 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에.

중초인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만약, 홀로 겁 없이 발을 들였다면, 못해도. 중초란 말씀!

하지만..


"아까부터 뭐라고 계속 떠드는 겁니까? 예?!! 1랩인 데! 뭐 저한테 보태준 거 있습꽈!!"


그래! 그의 랩은 겨우 하초라 말하기도 창피한.

1이었던 것이다!


"푸학!꺼잌!꺼껔!! 이 골때리는 자식!! 살다 보니 이렇게 웃기는 날이 다 있네!! 꺼껋꺼!꺽!!

이건 뭐 루저가 아니라! 그냥 쌩 또라이 아냐! 크킄카캌ㅋㅋ!!"


철제로 온몸을 장식한 사내는, 하염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상식을 훨씬 초월한 그의 멍청함에, 그냥 웃음을 넘어 폭소 만발한 것이었다.


"우씌! 길이나 알려고 물어봤더니! 사람을 아주 바보 취급하네. 씌!.."


"죄.죄송합니다. 감정이 상하셨다면, 제가 대신 사죄드릴게요. 그래도. 이 말 하나는 새겨들으셨으면 좋겠어요..

피그맘은 전직을 거친 직업자들이나 되야. 홀로 잡을 수 있거든요..

저희 같은 하초 사냥자들은, 좋은 파티라도 찾지 못하면, 저처럼.. 으.."


하나, 한 사람만큼은 입에, 그 흔한 미소조차 묻힐 수 없었다.

그래. 자신과 꼭 닮은 처지인 사람을, 어찌 비웃을 수 있겠는가..


"어이! 짐꾼!!! 계속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을 거야!! 떠들 시간 있으면! 내가 아까 쓸고 온 자리에, 떨어트린 템이나 얼른 주워오라고!!!"


그래 이렇게, 자신의 삶 또한, 그와 다를 것이 하나 없을 터인데..


그렇게, 약간의 실랑이가 이어졌고.

그러기를 잠시..


〈LV 1〉


【꾸웨엨!!!! 꾸어어엌!!!!!!!!!!】


푸르른 초원 위에 서 있는 모든 사냥꾼들이, 초 긴장 모드로 돌입하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바람에 섞여 흘러들어온, 괴물의 음성에 귀가 번뜩 뜨인 것이었다.


"어이!! 저것 봐!! 피그맘이야!!" "피그맘이라고??!" "난 도망갈래!! 괜히 저번처럼 휩쓸려서, 또 다치고 싶진 않다고!!"


돈을 만 쥘 수 있다는 희소식에, 눈을 번뜩인 자들. 그리고!

앞서 피그맘의 공포를 체험해봤기에. 지체 없이 자리를 벗어나 도망가는 이들. 그리고!

피그맘이 잡히는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모여드는 구경꾼들. 그리고..

여기!


"어이 짐꾼!! 어서 따라와!! 이번에야말로 피그맘의 목에!! 내 슬레이어를 꽂아 줄 테니까!!!!"


철제의 은빛 부품으로 무장한. 한 사내가 우렁찬 함성과 함께!

소리 내. 그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꿔컼!!!쿼걱!! 쿼어어억!!!!!!!】


"으아아!!!!! 받아라!! 일 참격!!!!"


눈을 붉힌 사냥꾼에, 추격이 이어지리라. 그리고 이내 곧!


-서꺽-

【꿔거거걱!!!!!!!!!】

검신의 궤도가 훑고 지나간 자리로부터, 미약하게나마 몬스터의 두꺼운 맷집이 쓸리고야 말았다.

사내가 지금 사용한 기술은. 일 참격!

검술을 중점으로 다룬 자라 할지라면,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초심자 경계의 끝자락에 다다른 기술이란 걸!


-쓰윽!- -쓰윽!-

"일 참격!! 일 참격!!! 죽어!! 이 돼지 새끼야!!"


필시, 그 검날에 실린 내공은, 하루 이틀 만에 나온 것이 아닐 테다.

7랩의, 상초上初에 도달한 그였기에, 더불어.

자본으로 이룬 장비가, 랩을 뛰어넘었기에. 그 검격은 꽤나 위력적이었을 것이다.

하나..


【꿰에에엨!!!!!!!!!!】


항시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있으니. 그건.

눈앞에 피그맘은, 이 초원 위에 절대 강자란 것이었다.


【투둑. 투둑! 투둑!! 꿔어어억!!】


달려든다.

족히, 천 근은 될 몸뚱이가, 사내를 향해 돌격을 개시한 것이다.


-꽈가광!!-

"아악!!#! 빌어먹을 돼지 새끼!#!!"


달리는 마차에 부딪힌 것만 같은 충격이, 이내 전신을 덮쳐온다.

아무리 철제로 온몸을 둘렀다 하지만, 그 거대한 충격량 모두를, 흘려보내진 못했을 터!


"으아아!!!"


쥐고 있던 검조차 놓쳐버린 그는.

몬스터를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까지 놓쳐버린 것인지.

그대로 헐레벌떡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뒤돌아 말이지..


【투둑. 투둑! 투둑!! 투둑!!!】


뒤돌아 달려나가는 그의 귀로, 피그맘의 떨어지는 발굽 소리가 울려 온다.

그것도, 점점 가까이 말이다.


"아아앜!!#! 어이!! 다들 뭐 하고 있는 거야!!! 누가 저 피그맘 좀 처리해 보라고!!!"


달려나가는 길목으로 마주치는 모든 인간들을 보고, 그는 소리쳤다.

하지만, 이 구역에서 제일 강한 그조차 못 넘기는 피그맘을.

대체 누가 선뜻 나서 칼을 겨누려 할까?


【투둑!!! 투둑!!!! 꾸워어웤!!!!!】

"아앜!!! 이 치사한 새끼들!!!!"


돌고 도는 추격전이 이어지길 잠시. 불현듯!

불똥이 떨어진 그에게로, 가장 만만한 이가 눈에 들어오고야 말았다.

그래.


"야!! 짐꾼!!!"

"어.어! 어!!"


자신의 짐짝이나 들어주던, 그 가난뱅이 청년이 말이다.

그는,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청년에게로 달려가.

이 사태를 수습하기로 맘을 먹었다.

그래..


"내가 이렇게 죽자 살자 뛰고 있는데!! 짐짝인 니가!!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어?? 에랏!!"


자신을 뒤쫓는 피그맘에게, 청년을 던져주기로 말이다..


-철푸덕!

"아;앜!! 뭣;"


"그래!! 힘이 없으면! 그렇게라도!! 사냥에 도움이 돼야 하지 않겠어!! 너무 걱정 마!! 죽지는 않을 테니까!!!"


그에 비하면, 너무나 맥아리 없던 청년은.

그가 가볍게 밀친 손짓에, 툭 하고 넘어가 버렸고. 넘어간 그곳에 펼쳐진 것은 당연히.

피그맘의 달려오는 질주로였다.

그것도, 전력으로 말이지..


【투둑!!!!! 꾸웨에에엨!!!!!!!!!】


"아아! 이러지 마!! 살려 줘!!!!"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청년은, 깊은 절망감에 빠지고야 말았다.

저 얼마 남지 않은 피그맘의 동선에, 자신이 부딪친다면..

그래. 아마. 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사하리란 장담도 없겠지..


【꾸웨엨엨!!!!!!!!!!!】


"아아아!!!!!!!!!!!!"


마지막 몇 미터를 남기고서, 청년은 좌절감에 울음이 터져 나오고야 말았다.

잘 못 하나 없는 자신에게,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한탄한 것이었다.

하나, 어쩔 수 없겠지..

지금 이곳에 있는, 그 어떤 누구도, 전력으로 질주하는 피그맘을 막을 순 없을 테니까..


그래 없었을 것이다.


분명..


지금까지는 말이지...



【쿠...궁.. 궁. 궁!. 궁! 궁!!】

아마..

이 곳으로부터 한참은 떨어진 곳에서, 울려 퍼지는 진동이었을 것이다.

집중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듣지도 못했을.. 하지만..


【쿠!궁!궁!!궁!!궁!!궁!!!궁!!!】

다가오는 그 진동음에 귀는 번뜩 뜨이고!

다가서는 그 진동파에 눈이 번쩍 뜨여 돌아가려는 순간!!


"피그맘이 요기 있네???"

-궁!!!궁!!!!궁!!!!궁!!!!궁!!!!!-

이미 그것이!

눈보다 한발 먼저 이곳을 당도했노라!!!

그리고.


『力』『力』『力』『力』『力』

-꽈과과가가가광!!!!!!!!!!!!!!!!!!!-

【꾸워웨에에엨엙!!!!!!!!!!!!!!!!!】

엎질러 지리라!!!!

레벨이란 지표가 가져다준, 머릿속 잔상이 뿌리째 뒤엎어지리라!!!!!!!!


"헙;.." "커얼헓!!;"

"컥;헑!!!" "끄;아!!;악앍!!!!"

"으;아!;아!!악앜!!!!!!!!!"


그날에 펼쳐진 잔상은, 그 누구도 있지 못했을 것이다..

머릿속 환상이 눈앞의 형상으로 다가온 날이었을 테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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