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도 서 명 : 수선경 10권(완결)
저 자 명 : 허담
출 간 일 : 2014년 4월 17일
ISBN : 979-11-5681-987-5



작은 샘이 바다로 모여들 듯,
만류의 법이 하나로 회귀하듯,
다섯 개의 동경이 드디어 하나로 모인다.

검을 만드는 사람과
검을 쓰는 사람,
그리고 검을 버리는 사람의 이야기!

천명을 타고 태어난 청풍과 강검산
그리고 혈로를 걸어온 살수 타유,
그들이 다섯 줄기의 피의 숙명과 마주한다.


허담 장편 소설 『수선경』제10권(완결) - [전설의 끝]



제1장 가한산




“여기까지입니다.”
포상이 말했다. 타유가 주위를 둘러봤다. 강줄기가 그물처럼 얽혀 있고 그 너머에 안개에 휩싸인 산들이 섬처럼 펼쳐져 있다. 육지에 이런 곳이 있을까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다. 마치 섬들이 가득한 바다에 나와 있는 듯하다.
“가한산은 어디요?”
타유가 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왕 원왕련이 손을 들어 안개 너머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나 흐린 날 흐릿한 별처럼 보이는 작은 봉우리를 가리켰다.
“저곳입니다.”
“거리는 얼마나 되오?”
안개로 인해 가한산까지의 거리를 가늠하기 어렵다.
“대략 사흘 길입니다.”
이번엔 다시 포상이 대답한다.
“사흘이라… 유창 그대라면?”
이왕 여선이 죽은 이후 밀문에서 가장 발이 빠른 자는 의외로 유창이었다. 유창은 밀문도가 된 이후 평생을 삼전의 일개사자로 살아왔지만 기실 그는 전대 밀황 사불의 심복으로서 그의 숨은 발 역할을 해왔던 사람이었다.
그가 만약 밀황을 음지에서 따르지 않고 양지로 나와 보필했다면 이왕 여선과 밀문 제일의 경공술을 놓고 좌웅을 겨루었을 것이다.
“하루 반… 그 정도입니다.”
유창이 대답했다. 그러자 타유가 고개를 끄떡인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거리군.”
타유의 말에 일왕 원왕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밀황께선 결국 이 싸움에 세력이 동원될 것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혈시를 가진 자만이 가한산에 들 수 있다. 그리고 지금 타유와 밀문도들이 서 있는 곳이 혈시가 없는 사람들이 도달할 수 있는 최후의 장소다. 거기서 가한산까지는 사흘 길, 아무리 빠른 경공을 지닌 자라도 하루 반이다. 그렇다면 혈시의 주인들 말고 여타의 고수가 일의 대사에 관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천마성과 혈마천… 그들이 순순히 그를 인정하겠소?”
“그렇지야 않겠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세력을 은밀히 끌어들이면 혈막은…….”
원왕련이 말꼬리를 흐린다. 그러자 타유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혈막의 안위 따위 그들에게는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소.”
“혈막이 아니라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거란 말입니까?”
원왕련의 물음에 타유가 대답하는 대신 왕사미에게 물었다.
“의천맹이 움직였다고 했소?”




제1장 가한산
제2장 혼돈시
제3장 칼로 세상을 꿈꾸는 자들
제4장 신검을 잡다
종장(終章) 맑은 물에 발을 담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