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서 명 : 세무사 차현호 4권
저 자 명 : 고고33
출 간 일 : 2016년 4월 1일
ISBN : 979-11-04-90717-3
대한민국의 돈, 그 중심에 서다!
『세무사 차현호』
우연찮게 기업 비리가 담긴 USB를 얻은 현호는
자동차 폭탄 테러를 당하게 되는데…….
그런 그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과 두 번째 삶.
하려면 확실하게, 후회 없이 살고 싶다!
“대한민국을 한번 흔들어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돈과 권력의 정점에 선
세무사 차현호의 행보에 주목하라!
고고33 장편소설 『세무사 차현호』 제4권
21장 춘야희우(春夜喜雨)
“할머니, 김밥 두 줄이요.”
“공무원 총각 왔어? 여기.”
낡은 회색 점퍼와 색이 바랜 목도리로 중무장한 할머니가 은박지에 감싼 김밥을 검은 봉지에 담았다.
현호는 서둘러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그녀의 주름진 손이 건넨 봉지와 맞바꿨다.
“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하얀 입김과 함께 작별 인사를 건네고 현호가 향한 곳은 그의 직장인 강남세무서였다.
“안녕하십니까.”
사무실에 들어선 현호가 큰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건넸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법인세 1계는 3팀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 팀에 다섯 명씩 총 열다섯 명이 정원이다.
현호는 자리에 앉으며 텅 빈 책상 하나를 눈에 담았다. 그가 속한 3팀의 계장인 마영환 조사관의 책상이었다.
평소라면 그의 아침 인사를 받아줬을 유일한 사람이지만 마영환 조사관은 며칠 전 요로결석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후…….’
현호는 바닥에 서류 가방을 내려놓고 김밥이 든 봉지를 책상 서랍에 밀어 넣어 놨다.
평소처럼 그는 오늘도 아침 출근길의 김밥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김밥을 파는 그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췄다.
딱히 동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현실에 찌들었던 인성이 다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 인간적으로 변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호의 생각과 행동에는 이제 완연하게 여유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에이, 오늘 회식이라는데요?”
“또?”
현호는 직원들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듣고는 새로운 세무서장을 떠올렸다.
새로 부임한 서장은 직원들 사이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었다. 물론 상관에게 반기를 들 만큼 어리석은 직원도 없었다.
반면 현호는 계속해서 낯선 이방인 역할을 해야 했다.
법인세과에 온 지도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거리를 받기는커녕 그에게 말을 걸어오는 이도 마영환 조사관 말고는 없었다.
심지어 법인세과를 총괄하는 팀장도 현호를 피했다.
하지만 딱히 불편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자유 시간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며 오랜만에 맘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올 겨울은 이렇게 보내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목차
21장 춘야희우(春夜喜雨)
22장 그림자의 꼬리
23장 거침없이 하이킥
24장 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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