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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필님의 서재입니다.

20살의 봄날은 돌아오지 않는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로맨스

멍필
작품등록일 :
2021.05.08 17:56
최근연재일 :
2021.05.15 23:0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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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수 :
30,580

작성
21.05.1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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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개강파티(2)

DUMMY

***


현성과 해봄이 개강파티의 시작 시간에 맞춰 음료수를 사서 돌아왔다. 둘의 도착과 동시에 다시 단상에 학회장 선배가 등장했다.


“여러분 이제 곧 개강파티를 시작하니 자리에 앉아주세요”


학회장 선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람들이 자리에 우르르 앉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하나보다.”


혜원의 옆에 앉은 민수가 혜원과 한마디라도 더 하기 위해 영양가 없는 말을 건냈다.


“그러네 이제 시작인가봐.”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됐다는 해방감 등이 뒤섞여 20살의 첫 개강파티를 하게 된 민수 일행의 표정에는 설렘과 긴장이 가득했다.


“여러분 개강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학회장 선배가 다시 등장해 개강파티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 진행을 맡은 학회장 본인소개에 이어 교수님들의 소개와 함께 학과장 교수님의 간단한 인사말이 시작됐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학과장을 맡은 이교수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학기가 왔고 신입생들이 들어왔네요. 저는 항상 이맘때가 1년 중 제일 설레이는 시기입니다.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사건사고가 많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고 없이 즐거운 대학생활 즐기길 바라겠습니다.”


학과장님의 말씀이 끝나고 학과의 앞으로의 계획 등을 간단하게 설명한 뒤 개강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새로운 신입생들이 들어왔고 기존의 선배들도 어떤 신입생들이 들어왔을까 궁금증이 많기 때문에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여러분 학생회에서 미리 조를 선정해 두었습니다. 각 조별로 모여서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짧게 갖겠습니다”


학회장 선배의 말에 스크린에 표시된 조별로 각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했다. 민수는 혜원과 같은조가 되기를 희망했으나 안타깝게도 다른 조로 배정 받게 되었다. 혜원은 1조, 민수는 3조, 현성과 해봄은 5조가 되었다. 학생들이 모두 자리로 이동했고 약 30분정도의 자기소개 시간이 주어졌다. 사실상 신입생들 제외한 학년들은 서로의 얼굴을 알기에 신입생들의 자기소개 시간이다.


“안녕?”


선배들과의 자기소개시간에 얼어있는 신입생들을 대신해서 선배들 중 한명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조별로 인원수는 12명, 그 중 신입생이 3명이니 9명이서 신입생들을 쳐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을 쳐다보는 9쌍의 눈에 민수와 같은조 신입생들은 긴장하여 모두 굳어있었다. 어찌된건 자기소개는 해야하는 과정이므로 남학생 한명이 자신감 있게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신입생 김도현입니다.”


자기 이름, 자신이 살던 곳 등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자기소개를 끝냈다. 이어서 같은조 여학생이 자기소개를 이어갔다.


“안녕하세요. 신입생 박소현입니다.”


민수를 제외한 두 사람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민수 차례가 왔다. 살짝 올라간 어깨, 공손하게 모으고 있는 두손, 떨리는 동공, 민수의 모습은 누가봐도 많이 긴장했다. 현성과 민수는 장난을 좋아하고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죽이 잘맞아 학기가 시작하자마 친해졌지만 둘의 차이는 현성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처음부터 조금 가벼운듯 장난을 치지만 민수는 초면부터 그러지는 못한다.


“안녕하세요. 신입생 김민수입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민수의 자기소개가 시작됐다.


“살던 곳은 서울이고 나이는 20살입니다. 취미는 영화감상, 음악감상입니다. 가족관계는.”


“아아, 가족관계는 괜찮아.”


3학년 짧은 머리의 남자선배가 긴장한 민수를 말렸다.


“아, 네 그럼 이상입니다.”


3학년 선배의 도움으로 민수는 자기소개가 길어지기 전에 끝낼 수 있었다. 신입생들의 소개가 끝나고 선배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질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도 입을 여는 선배들은 없었다. 아마도 신입생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한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도 주도하는 사람이 없기에 잠깐의 침묵이 지속됐고 단상에서 개강파티의 상황을 지켜보던 학회장 선배가 마이크를 잡고 학생들에게 말을 꺼냈다.


“여러분 신입생들만 자기소개 하지말고 선배들도 자기소개하세요.”


학회장 선배의 말에 민수는 자기 조 말고 다른 조의 선배들도 아무말도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 아까 전 민수를 말렸던 선배가 먼저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안녕? 여기있는 2학년 후배들이랑 4학년 선배님들은 알겠지만 3학년 정찬이야.”


정감 있게 시작된 자기소개에 신입생들의 긴장이 약간 풀어졌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기 시작했다.


“나이는 22살이고 군대는 아직 안갔어. 학군단을 하고 있거든. 아무튼 반가워”


선배 한명이 자기소개의 물꼬를 트자 다른 선배들도 이어서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선배는 9명이고 신입생은 3명이니 신입생들이 선배들을 모두 기억하기는 힘들것이다. 그래도 민수는 최대한 선배들의 이름과 얼굴을 외우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30분의 시간이 끝났다.


“여러분 자기소개가 끝났습니다. 이제 학교 후문에 있는 고깃집으로 7시 30분까지 모여주세요”


약 1시간에 걸친 학과 소개와 자기 소개 시간이 끝났고 개강파티의 꽃인 회식을 위해 삼사오오 친한사람들끼리 강당을 빠져나가 고깃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민수는 우선 현성과 함께 고깃집으로 가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현성을 찾았다. 현성도 민수를 찾았는지 둘은 금방 서로를 발견하고는 서로에게 다가갔다. 민수는 친한 현성과 가까워지자 긴장감이 많이 누그러졌다.


“야 긴장했었냐?”


“내가? 아닌데?”


민수는 태연하게 긴장하지 않은 척했다. 하지만 긴장이 많이 누그러졌다곤하나 올라가 있는 어깨와 공손하게 모은 손을 풀지 않은채로 말했기 때문에 현성의 눈에는 신빙성이 떨어졌다.


“그럼 왜 내 앞에서도 그렇게 손 모으고 있냐?”


민수는 이제야 자기 손이 모아진걸 알아챘고 손을 맞잡은 채로 그대로 머리위로 올려 스트레칭을 하는척 했다. 그런 모습에 현성은 어이없는듯 자신의 손을 세워 민수의 맞잡은 손사이로 집어넣고선 손을 풀어버렸다.


“아무튼 가자”


현성의 말에 움직이려던 민수가 잠시 주춤한다. 긴장도 풀렸고 마침 고깃집까지 가야하니 혜원과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바로 주변을 살피며 혜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이 민수의 뒷통수를 치려다 한숨을 내뱉고는 들어올린 손을 내렸다.


“저쪽에 있네”


현성이 가리키는 방향에 혜원이 있는 것을 본 민수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곤 속으로 눈이 좋은 놈이라며 현성을 칭찬했다.


“자기소개 잘했어?”


현성과 민수가 다가가자 혜원이 둘을 발견하고 물었다.


“그럭저럭?”


현성의 대답이 끝나자 혜원은 민수의 대답을 기다리며 민수를 쳐다봤다. 민수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혜원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난 좀 긴장한듯”


“괜찮아 자기소개가 무슨 시험도 아니고 긴장 할 수도 있지.”

혜원의 위로에 민수는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난 왜 아무도 안물어봐?”


조용히 혜원의 뒤에 있던 해봄이 말을 꺼냈다.


“넌 나랑 같은 조여서 내가 봤으니까”


현성의 말에 해봄은 입이 삐죽나왔다. 아무래도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친구들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해봄이 더 삐지기 전에 현성이 선수를 쳤다.


“아, 아까 우리 조에 있던 애 너랑 같은 동네에서 온 것 같던데 고깃집 같이 가자고 하자”


현성이 해봄의 팔을 잡아 끌며 같은 조였던 신입생을 찾으며 강당 입구쪽으로 사라졌다. 민수는 왠지 사라지는 현성의 뒷모습에서 등 뒤로 손을 돌려 치켜드는 엄지손가락이 보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저것들 지들끼리만 가네. 우리도 가자”


민수는 먼저 가버린 현성과 해봄을 타박해보지만 슬쩍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최대한 티를 안내려 했지만 혜원이 올라간 입꼬리를 보고 물었다.


“근데 왜 웃어?”


혜원의 질문에 당황한 민수는 아무렇게나 얼버무리려 헛소리를 해버렸다.


“아니, 저 둘이 같이 자꾸 저렇게 엮이는거 같아서 혹시나 하하”


민수의 말에 혜원은 잠시 곰곰히 생각했다. 두 사람은 학기가 시작한 이후로 투닥거리며 같이 자주 자리를 비우곤 했던 것은 지금까지 같이 지내오면서 봤던 사실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혜원도 혹시나 둘이 좋아하거나 현성이 해봄을 좋아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둘이 자주 자리를 비웠지만 그렇게 됨으로써 자신과 민수가 함께 남는다는 사실은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사람이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민감하지만 의외로 자신의 일엔 둔감한 경우가 많다.


“진짜로 둘이 자주다녔네”


거의 확신하듯 말하는 혜원의 말에 민수의 등뒤로 땀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민수는 자기를 위해 도와준 현성의 은혜를 원수로 갚아버렸다.


“늦겠다. 우리도 빨리 가자.”


혜원의 생각이 더 깊어지기전에 민수가 혜원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민수는 속으로 이 사실을 어떻게 현성에게 전해주어야 오해를 풀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혜원과 같이 있다는 사실에 현성에 대한 걱정은 저 멀리 사라졌다.


***


후문에 있는 고깃집으로 가는 길에는 같은과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걸어내려가고 있었다. 그 중에는 혜원과 민수도 있었다. 아무일 없이 나란히 길을 잘 걷고 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민수의 머릿속에서 맹렬한 두뇌회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옆으로 붙을까? 아니야 너무 가까이 붙어서 손이라도 닿으면?’


손이 닿는 상상에 민수의 볼이 빨개졌다. 그런 민수의 마음을 알리가 없는 혜원이 진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다들 대학만 가면 된다고 하지만 사실 난 잘 모르겠어.”


혜원의 말에 민수의 머릿속에선 장혜원이라는 큰 제목 아래 예쁘고 착한 여자애라는 기존의 부가항목 외에 진지한 면도 있는 사람이라는 항목이 추가됐다. 그렇게 민수가 혜원에 대한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고 있는 사이 혜원도 민수에 대한 추가항목이 생성됐다. 자신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큰 착각과도 같은 항목이다. 그렇게 서로 잠시 아무말도 없이 조용히 길을 걸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잘 모르겠어.”


혜원과 같은 말에 둘은 서로를 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갑작스러운 진지한 이야기였지만 둘의 사이가 조금은 가까워진듯하다.


대학을 와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뭐가 좋은건지 아직은 모르지만 민수에겐 한가지 생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바로 대학을 가면 여자친구가 생긴다는 생각이었다. 남고를 다녔던 민수이기에 대학에 가면 여자친구가 생긴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믿고 싶었고 지금까지의 상황들을 봤을때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하는 민수다. 그리고 여자친구 생긴다면 그 상대는 혜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형적인 김칫국부터 들이마시는 상황이다.


여자친구가 생긴다는 상상과 개강파티라는 상황에 기분이 좋아진 민수는 그 동안은 어물쩍 거리며 직접적으로 묻지 않았던 혜원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시작했다.


“혜원아 넌 뭐 좋아해?”


개강을 하고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하지 않았던 질문에 혜원이 민수를 쳐다보며 물어본다.


“왜?”


“아니 그냥 같이 지내면서 뭐 좋아하는 지도 물어본적이 없는거같아서”


혜원은 서로 친하게 지냈지만 새삼 서로를 알기에 짧은 시간이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나 그냥 평범하지 영화보고 음악 듣고 뭐 그런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뭘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많이 나올 대답이다. 그렇지만 민수의 뇌리에는 영화라는 단어가 꽂혔다. 같이 영화를 보는 상상에 빠진것이다. 그리고 그 상상에 힘 입어 말을 건냈다.


“아 영화? 나도 영화 좋아하는데 그러면 영화 보러 같이 갈까?”

민수는 자신이 말해놓고 거절이 무서워 바로 후회했다.


“어 영화? 좋지 언제?”


하지만 의외로 좋은 혜원의 반응에 말하길 잘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돌아오는 이번주 주말 어때?”


“어! 그래 좋다 애들도 같이 가면 되겠다.”


“당연하지 같이 가야지. 이따가 애들한테도 말하자”


민수는 속으론 한숨을 쉬었지만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 같이 놀러가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만족했다는 눈치이다. 민수는 혜원과 같이 영화를 본다는 자체로 의미를 두었지만 혜원은 현성과 해봄이 같이 영화를 보게 만드려는 목적이였다. 민수가 원수로 갚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민수에게 온 것이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멍필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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