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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반 님의 서재입니다.

좋아요를 받으면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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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젠장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8
최근연재일 :
2019.04.01 10:25
연재수 :
3 회
조회수 :
213
추천수 :
4
글자수 :
10,949

작성
19.04.01 10:10
조회
110
추천
2
글자
8쪽

Prologue. 최강의 악당기믹 등장

DUMMY

- 프롤로그 -


나뭇잎 문양의 미스릴 갑옷을 걸친 엘프 기사가 소나무에 등을 대고 미끄러지듯 주저 앉았다. 차가운 흙바닥에 엉덩이가 닿는 순간까지 그의 눈꺼풀은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닫히고 있었다.


“후~ 쉬고 싶군...”


그는 금발을 한 차례 쓸어올렸다.

대가리 위에 떠 있는 [레벨12] 옆엔 아이디가 표시되었다.


[셀리스틴]


로스트 월드 속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개성넘치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었다.


[순대렐라]

[남편은자는중]

[Slayer_Box를포장해줘]

[형부문잠가]

[니콜라스캐삭빵] 등.


셀리스틴은 플레이어들을 훑어보며 헛웃음을 뱉었다.


“한심하군... 판타지 세계와 어울리지 않는 아이디들뿐이야...”


하늘엔 ‘바바라’라 불리우는 패널화면이 드론 프로팰러의 힘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패널 정중앙엔 카메라가 셀리스틴을 가리켰다.

셀리스틴은 바바레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바바라가 다가가자 시청자들의 댓글이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 잘 생겼어요. 꺅~! 코가 너무 오똑해.

- 복근 보여주세요, 오빠.

- 오빠 복근에 내 빤스 빨고 싶다.


호의적인 채팅은 물론 공격적인 채팅도 올라왔다.


- 병신같은 엘프 기사.

- 레벨 12 주제에 오만가지 똥폼 쳐 잡고 앉았네.

- 바지 벗어봐.


셀리스틴은 코웃음을 쳤다.


“한심한 인생들이군.”


- 뭐라고? ㅋㅋㅋㅋ


“내 말이 틀리기라도 했나? 나는 가상현실 로스트 월드에서 나무와 바람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는 플레이어지만 너희들은 방구석에 쳐 박혀 앉아 키보드 워리어질이나 하고 있잖아. 현실세계에서 만나면 한주먹 거리도 안 되는 천박한 나부랭이 루저들이 악플이나 달고 있으니까 그저 한심해보일 뿐이야.”


채팅창에 입력되는 글들이 빠르게 올라온다.


- 거만한 새끼가.

- 너 몇 살이야?

- 좋아요 포인트 회수해라.


“포인트는 한번 투자하면 회수 못 해. 나는 너희들이 준 좋아요를 모두 매력과 카리스마에 투자했어.”


- 안 물어봤어.

- 재수없는 새끼야.


그때, 셀리스틴의 이목을 잡아끄는 채팅이 올라왔다.


- 너 신목중학교 2학년 3반 이병중아냐?

- 뭐야? 지인등판? ㅋㅋㅋ

- 저 새끼 교실에서 만화책 보다 걸려서 도덕 선생한테 쳐 맞음ㅋㅋ


셀리스틴은 당황했다.


‘젠장, 내 정체를 들키고 말았나...?’


- 넌 이제 끝났어. 모리아 성에서 그 분이 오고 계신다.

- 모리아 성? 그 분?

- 설마...

- 내가 신청헀어. 이번에 그 분이 수행하실 미션은 히키코모리 청소년을 찾아가 제거하는 것.


“그 분이라면...”


무시무시한 살기가 느껴진다.

셀리스틴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악명높은 계정으로 유명한 자가 등장했다.


[진룡]


굵직한 양팔에 골드 드래곤의 마법 문신을 새긴... 동양풍의 도적이었다.

붉은 천으로 입을 가리고 눈에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셀리스틴은 기억하고 있었다. 로스트 월드 한계 레벨 70을 돌파한 최초의 플레이어.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며 타인의 퀘스트를 방해하거나 눈에 거슬리는 자들에게 PVP를 거는 공공의 적!

전서버 랭킹 1위!

아이디 진룡.

셀리스틴은 바닥에 눕혀둔 롱 소드를 양손으로 말아쥐었다.


“내게 용건이라도 있는가?”


진룡의 두건 너머로 죽음의 숨결이 흘러나왔다.


“신목중학교 2학년 3반 주제에 말투가 왜 그 따위야. 이병중!”

“내, 내 이름은 셀리...”

“네 x같은 이름 따윈 중요하지 않아!”


진룡이 발도술의 자세를 취하더니 갑자기 빛이 번쩍거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셀리스틴은 물론 시청자들도 빛더미 속을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잠시 후, 체력이 0으로 떨어진 셀리스틴의 머리맡에 진룡이 멋진 자세를 취하며 자신의 어깨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 와아! 저건 무슨 궁극의 기술이지?

- 스트리트 파이터의 고우키 기술같아.


진룡이 짜증섞인 말투로 일갈을 날렸다.


“멍청한 새끼들아. 그건 대전격투 게임이잖아. 감히 고우키 따위와 날 비교하지마.”


채팅창이 일순간 정적이 돌았다.

뒤이어 ‘샥샥’거리는 소리와 함께 셀리스틴의 갑옷과 무기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 루팅까지 했어.

- 패, 팬티까지 벗겼어.

- 더, 더러워!

- 미션을 정말로 수행하다니. 히키코모리를 처단했어.


진룡은 패널 오른쪽 상단에 뜬 분홍색 하트가 몽실몽실 떠 있는 것을 보며 흡족해했다. 옆에 1로 시작된 숫자는 어느새 11으로 올라갔다.


“꼴랑 11개? 다들 너무 하잖아. 이걸 힘에다가 몰아서 찍어야 하나...”


- 진룡. 좋아요를 더 받고 싶어?


“엉.”


- 바지 벗어봐.


“바지를 왜 벗어?”


- 고추 보여주면 좋아요 100개 쏴줄게.

- 더러워. 하지마!

- 랭커로서 존엄성은 지켜라.

- ㅋㅋㅋㅋㅋㅋ 재밌겠다.


‘악마같은 새끼들...’


진룡은 잠시 망설였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이짓거리까지 해야하나.

그 동안 진룡은 로스트 월드 시청자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업적을 세우며 무수히 많은 좋아요 포인트를 획득했다. 어떨 때는 5개를 받아 힘, 민첩, 지능에 5개의 스탯을 배분하며 천천히 성장했고 많이 받는 날은 한방에 1만개의 포인트를 얻기도 했다.


‘바지를 벗으면 한번에 100개를 얻을 수 있어... 아, 하지만...’


진룡이 떨리는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가려는 그때였다.

누군가 진룡의 어깨를 툭툭 쳤다.

악당 진룡은 반사적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뭐야, 시발?”


레벨 52

[스티븐시발]


진룡이 속한 길드의 동료였다.

동서양의 외모가 혼합된 캐릭터.

그는 흑색의 도복 앞으로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갠 포니테일의 무도가였다.


“하지마십시오, 트루 드래건.”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쟤들은 내 고추를 보고 싶어해.”

“당신은 원래 이런 싸구려 미션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었잖아요.”

“좋아요를 얻으려면 어쩔 수 없어. 좋아요를 얻어서... 강해져야해. 더욱 강자가 될거야.”

“벗는다고 벗으면 100개의 좋아요를 얻을 뿐입니다.”


스티븐시발은 입꼬리를 일자로 유지한 채 고개를 기울였다.


“고추를 공개하는 대신 당신의 위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세요.”


진룡도 고개를 기울였다.


“내 이야기?”

“네. 당신은 병신같지만 로스트 월드 한국 서버 내에서 끝내주는 위업을 달성했어요. 최단기간 만렙을 달성했고 게임 게시판은 물론 현실세계의 언론에서도 당신은 최고의 악당기믹 캐릭터라구요. 지금 시청자들은 당신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더욱 궁금해 할겁니다.”


- 별로 안 궁금해.

- 바지나 벗어.


스티븐시발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엇다.


“이들은 알아야 합니다. 당신이 누구인지를...”


진룡은 잠시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래? 그럼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줄까... 짧게 7천자 내외로 서술해보도록 하지. 내가 왜 로스트 월드에 입문하고 이 바닥을 접수한 1위 랭커가 되었는지...”


- 안 궁금하다고.

- 바지 까!!!!


진룡은 천천히 지난 몇 개월의 기억을 더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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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P1. 진룡의 분노(1) 19.04.01 53 1 8쪽
» Prologue. 최강의 악당기믹 등장 19.04.01 111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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