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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체험 ETC


[전생체험 ETC] 태양을 훔친 까마귀

옛날.

 

어느 옛날.

 

까마귀는 원래 하얗고 반짝거리는 깃털을 가졌으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새였습니다.

 

까마귀의 은색 깃털은 너무나 깨끗하고 투명해서 빛에 닿으면 반짝거려 무지갯빛으로 빛나, 모두가 까마귀를 아름다운 무지갯빛으로 알고 있었지요.

 

모든 동물들은 예쁜 깃털을 가진 까마귀와 친해지고 싶어했고, 까마귀가 부르는 감미로운 노랫소리를 듣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렇게 까마귀는 모든 동물들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하늘은 어두워졌으며, 세상을 비추던 별과 달도 보이지 않게되었습니다.

 

그러자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고, 하얀 눈이 끝없이 내리는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태양은 보이지 않고, 땅을 얼어붙었으며, 세상은 눈에 파묻혀버렸지요. 동물들은 먹을 것을 찾지도, 누워서 몸을 장소도 찾을 없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겨울에 고통받게 되자.

 

용감한 까마귀는 다른 동물 친구들을 위해서 태양을 찾으러 갔습니다.

 

얼어붙을 같은 눈보라를 뚫고서 구름위로 올라가 태양이 있는 곳으로 날개짓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따뜻한 태양도, 밤하늘의 별도, 포근한 달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까마귀는 다시 내려와 하늘의 별들을 훔쳐간 것이 누구인지 찾아나섰습니다.

 

"내가 봤어, 어느 왕이 하늘에서 별을 따다가 파란색 상자에 넣어 가져갔어." 밤에 자지 않고 있던 올빼미가 말했습니다.

 

"내가 봤어, 어느 남자가 하늘에서 달을 따다가 하얀색 궤짝에 넣어 가져갔어." 달을 바라보며 울던 늑대가 말했습니다.

 

"내가 봤어, 어떤 늙은이가 하늘에서 해를 따다가 노란 금고에 넣어 가져갔어." 해를 사랑하던 해바라기가 말했습니다.

 

모든 말을 듣고나서 까마귀는 늙은 왕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별들이 담긴 상자들은 엄중히 보관 되어 있었고, 왕은 강력한 마법을 써서 자신의 성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성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자, 까마귀는 밖에서 머물며, 궁리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성에서 왕의 딸이 물을 마시러 강가로 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까마귀는 꾀를 내어, 아주 작은 바늘로 변신하였습니다.

 

그리고 물을 떠마시기 위한 그릇속으로 들어가, 왕의 딸이 마시는 물과 함께 뱃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뱃속에 들어간 바늘은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작은, 아주 작은 사내아이로 변신하였습니다.

 

그날 , 딸이 아이를 낳자. 늙고 물려받을 아들이 없었던 왕은 아주 기뻐하였습니다. 그에게는 물려받을 남자아이가 필요했거든요.

 

늙은 왕은 손자를 아주 사랑하게되었습니다.

 

태어난 손자는 까마귀 같은 부리와, 깃털이 달려 있었지만, 왕은 몰랐습니다.

 

태양이 없어서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태어난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왕은 아이에게 파란색 상자를 가져와 별을 보여주었습니다.

 

별들은 상자에서 나와서 방안을 떠돌다가, 천장에 연기구멍을 통해 빠져나갔습니다.

 

아이는 다시 울었습니다.

 

왕은 이번에는 하얀 궤짝을 가져와 달을 보여주었습니다.

 

달은 궤짝에서 나와, 방안을 떠돌다가, 천장에 연기구멍을 막아버렸습니다.

 

아이는 다시 울었습니다.

 

왕은 이번에는 노란 금고를 가져왔습니다.

 

아이는 순간 다시 까마귀로 돌아와서 태양을 물고 달아났습니다.

 

별과 달은 잃어버려 밤하늘을 떠돌게 되었지만, 그렇게 태양은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있었습니다.

 

모두들 다시 돌아온 태양의 덕분에 언손과 발을 녹이고 따뜻하게 지낼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까마귀는 아니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태양을 가지고 돌아온 까마귀의 깃털은 시꺼멓게 변해버렸습니다.

 

곱고 아름다운 목소리도 까악- 까악- 갈라지고 듣기 싫은 소리가 나게 되었지요.

 

누군가는 까마귀가 굴뚝을 통해 도망치면서 검댕이가 묻고, 그을음을 마셔서 그렇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깃털이 새까맣게 타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까마귀 본인만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까마귀는 검게 변한 자신의 모습과 듣기 싫은 소리가 나는 목소리 때문에 슬픔에 빠졌습니다.

 

모습을 보고, 주위에 다른 동물 친구들이 찾아와 까마귀를 위로했습니다.

 

"까마귀야, 정말 고마워."

 

말을 듣고, 까마귀는 더이상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깃털과 목소리 보다도, 중요한 지킬 있었으니까요.

 

동물들은 까마귀의 변한 모습을 보고 놀리지 않았습니다.

 

깃털과 목소리가 바뀌었다고 해도, 용기 있고 친구들을 사랑하는 까마귀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으니까요.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고, 세상의 어느 왕도 다시는 별들을 독차지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



까마귀에 관한 인디언 동화를 다루는 중에 탄생한 혼종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가 섞였는데, 태양을 훔친 까마귀 이야기와 무지갯빛 까마귀의 이야기입니다. 재밌는 건 둘 다 까마귀의 색깔이 원래는 다른색이였다는 배경의 이야깁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서양에서는 ‘하얀 까마귀’에 관한 유명한 명제도 있죠.

‘까마귀가 검은 색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하얀 까마귀 하나만 있으면 된다.’였을겁니다. 반박 할 수 없는 명백한 반대증거를 상징합니다.


무지갯빛 까마귀 이야기는 연재에서 썼고, 이건 그냥 남았는데, 안그래도 썰렁한 서재, 글을 봐주신 분이 뭐 재밌는거 더 없나 찾으러 오셨다가 실망하실까봐 여기에 올립니다.

아무래도 본편에서는 못 다룰 내용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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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작성일
» 전생체험 ETC | 태양을 훔친 까마귀 *2 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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