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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포 불알친구는 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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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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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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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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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9화 - 짧은 평화

DUMMY

공손찬의 멸망 소식이 재호에게 전해진다.

그러나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다만 원소와 조조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례를 치러주며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한다.


재호의 그런 모습에 백성들은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이로써 그는 대의와 실리 모두를 챙긴 셈이다.

백성들이 칭송하는 그에게 흥미가 생긴 조조, 그를 직접 허창으로 불러 조촐한 술자리를 마련한다.

물론 조촐하다고는 하나 음식과 술이 큰 식탁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그래, 백규(伯珪)의 장례는 잘 치르셨소?“


"예, 두 분께서 허해주신 덕분에 문제없이 잘 끝날 수 있었습니다.“


"한땐 영웅호걸이라 불리던 자의 최후가 고작 그리 허망하다니, 인생사 참 허무하구려.“


조조는 손수 재호의 잔을 채운다.

그가 채워준 잔에 경의를 표하고 비운 재호는 그에게 물었다.


"헌데, 백규 형님의 병사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는지요?“


"흠, 잔존 병력은 본초에게 흡수되었다더군.“


그 말에 재호는 조운이 떠올라 넌지시 물었다.


"혹시, 살아남은 장수들도 있었다 합니까?“


"하하, 그의 휘하에 친분이 있던 자라도 있소?“


"눈에 밟히는 이가 있긴 했지요. 허허“


재호는 무신경한 듯 계속해서 조조를 떠본다.


"모든 장수가 그와 함께 전사했다더군.“


"모든 장수가요?“


"그래, 전해, 관정···그의 팔다리들 말이야.“


공손찬을 따르던 모든 죽었다는 말에 재호는 마음속으로 혀를 찬다.


'젠장, 한발 늦었군.‘


마치 고작 지하철을 놓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고작'이란 것도 철두철미한 그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왠 젊은 장수 하나만 살아남아 여포가 거두었다지?“


"예? 여 장군이요? 혹시 그자 이름이···“


"하하하, 미안하네. 현덕공, 내가 그 자리에 있지 않아 그런 거까진···“


‘내걸, 그놈이 채가?'


재호는 자신도 모르게 일순간 속마음을 드러내 버린다.

안타까움이나 아쉬움이 아닌 짜증과 언짢음.


"말에 따르면, 여포도 그 장수를 아꼈다던데 현덕공도 그자와 무슨 기별이 있는가 보오?“


"기별은 무슨, 그저 같이 싸운 전우 중 어린 장수가 있기에 유독 정이 갔던 것이지요.“


재호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덮어보지만, 매서운 조조의 눈썰미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현덕공은 일전 여포와 짧게나마 함께 지내셨다던데 뭐 별다른 걸 보지 못하셨는지요?“


"별다른 거라니요?“


"그렇소, 예를 들어 좌수(左手)를 사용한다거나, 사투리를 사용한다거나···“


"글쎄요···여 장군께선 평원에 계실 땐 저도 워낙 나랏일에 바빴기에···“


재호는 갑자기 여포에 대해 캐내려는 그에게 경계심을 더욱 날카롭게 세운다.


'이 녀석이 왜 그놈을···’


조조도 그럴 깨달았는지 황급히 화제를 돌린다.


"아 참, 그 보다 축하드립니다.“


"네? 축하라니요?“


"내일이면 아마 북평의 새로운 태수 자리에 앉으실 겁니다. 그 땅의 백성들이 워낙 현덕공을 칭송하고 돌아가신 유주 자사 유우님 또한 같은 황실의 종친 아니십니까? 황제께서 현덕공에게 직접 태수 자리를 책봉하시기로 하셨습니다.“


넝쿨로 굴러온 호박이 아닐 수 없었다.

가만히 앉아 재주는 여포가 구르고 원하던 북방의 거대한 땅을 얻게 된 것이다.


"이런 과분한 자리를 어찌 저에게···정말 감사드리옵니다. 승상.“


재호은 술잔을 내려놓고 그의 발밑에 엎드린다.


"하하, 감사는 황제께 하시길, 내일 떠나기 전, 황제 폐하를 직접 알현하시지요.“


조조는 그를 직접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현덕공, 지금 북방을 긴 전쟁으로 어지러운 형국이오, 그대의 인품으로 백성들을 어질게 다스려주길 바라오.“


"분부가 있겠습니까···“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조조는 눈을 가늘게 떠 재호에게 물었다.


"현덕공을 이 천하에 진정한 영웅이 누구라 생각하오?“


"제가 학식이 좁기에···이번에 북방을 평정한 원소 장군이 아닐까요?“


그 말에 조조는 크게 웃는다.


"하하하, 본초 놈은 얼자 출신이기에 그 도량이 좁고 매사 경계심이 많소, 내 오랜 친우이지만 내가 보기에도 그는 졸부요.“


"그럼 남양의 원술공은 어떠신지요?“


"껄껄, 원술은 그 핏줄은 고귀하나 시샘이 심하고 아량이 좁지“


"강동의 손책은 어떻습니까? 새로운 영웅으로 추앙받는 젊은 인재라던데···“


"예끼! 그놈은 아직 제 아비보다 못한 고양이에 지나지 않소! 허허허허"


“그렇담 이 천하에 영웅은 없다는 겁니까···”


그러자 조조는 기다렸단 듯이 술잔을 들어 재호와 자신을 번갈아 가리킨다.


"황제를 보필하는 나와 백성들이 따르는 유 현덕, 자네야말로 진정한 천하의 영웅이 아니겠나?"


-콰광쾅!


일순간 벼락이 쳤고 억수 같은 폭우가 내려친다.

조조가 밖을 그 광경을 보고 재호에게 눈을 돌리자 그는 이미 탁자 밑에 웅크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이런, 실례를···제가 담이 작기에 어릴 적부터 천둥 벼락을 무서워했습니다.“


그 모습에 조조는 입꼬리를 올리며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리곤 그를 손수 다시 일으켜 준다.


"허허허, 그렇게 겁이 많으셔서 북평의 오랑캐들을 처리할 수 있겠소?“


"예···저 또한 걱정입니다. 어찌 저에게···“


조조는 엎질러진 재호의 잔에 다시 술을 채운다.


"그대 휘하엔 관우와 장비라는 걸출한 무장들이 있지 않소?“


"그들은 내 부하가 아닌 형제들입니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도 내 능력보단 그들의 덕이지요.“


"하하하하,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군, 현덕공은 북평 뿐만이 아닌 추후 유우 어르신처럼 유주 전체를 다스려도 될 인물이구려. 원래 영웅은 겁이 필요한 법! 나 또한 겁이 많소! 허나 그 공포를 넘어설 수 있냐 없느냐가 영웅을 만드는 법이지.“


-콰광쾅!


다시 한번 천둥이 치자 재호가 든 술잔에 파문이 인다.


"이런, 내가 더 붙잡아두었단 술이 남아나질 않겠구려.“


그것을 끝으로 술자리는 끝이 난다.

유비는 관우의 경호를 받으며 그 자리를 떴고 조조는 계속해서 남아 홀로 술잔을 기울인다.


"능구렁이 같은 놈이군, 자존심을 버릴 줄 아는 자, 실로 진짜 영웅이 될 인재야.“


-콰광쾅!


다시 한번 천둥이 친다.

그러나 가는 길의 재호는 꿈쩍도 하지 않고 발길을 서두른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폭풍우가 그쳤다.

어제 조조가 귀띔해준 것처럼 재호를 황궁으로 부르는 사자가 그의 숙소까지 찾아왔다.

그러자 그는 옷을 정갈히 차려입고 입궁한다.


"평원상, 유비가 황제 폐하를 뵙니다.“


재호는 멀찍이서 자세를 낮게 웅크리고 황제에게 경배한다.

허나 얼핏 보이는 황제 모습은 화려하게 치장은 되어있었지만, 거래처 사장보다도 위용이 없었다.


'저런 꼬맹이가 황제라니···’


재호는 기가 찼고,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래, 그대는 어느 가문의 출생인가?“


지나가는 학생에게서나 들을 법한 목소리가 또박또박 들려온다.

재호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곤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신 유비, 중산정왕 유승님의 후손이며 효경황제의 현손이고 유웅의 손자 유홍의 아들입니다.“


"그대가 짐의 황친이란 말인가? 황족세보를 가져오거라,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그 말에 주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곧 황실의 가계도, 황족세보를 관리하는 관료가 들어와 족보를 찬찬히 부르짖었고 그곳엔 재호, 아니 유비의 이름이 정확히 적혀있었다.


"폐하, 여기 현덕공은 중산정왕이신 유승님의 후손이 맞으며 아울러 황제 폐하의 먼 친인척이십니다.“


굳어있던 황제 유협의 표정이 풀리며 화색이 돈다.


"숙부님!“


황제는 직접 옥좌에서 달려 나와 여느 아이들처럼 재호의 품에 안겼다.


"이 조카놈, 홀로 황궁에서 얼마나 쓸쓸했는지 모릅니다.“


그 장면을 매섭게 노려보는 조조, 재호도 그것을 눈치챘지만, 그에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재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모두가 들으라는 듯 목청 높여 말한다.


"신 유비, 보잘 건 없지만, 이리 황제 폐하를 만나 뵐 수 있어 크나큰 영광입니다.“


"자, 숙부님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할 얘기가···“


황제는 재호를 자신의 옥좌가 있는 황궁 안까지 데려가려 했다.

그러자 지켜보고 있던 조조가 황제를 제지한다.


"폐하, 현덕공께선 오늘부로 급히 부임지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그를 부디 불편하게 하지 마시길···“


"조, 조 승상···아, 알겠소···“


황제는 어쩔 수 없이 굳게 쥐고 있던 재호의 옷깃을 놓고 경직된 얼굴로 옥좌에 앉는다.


"현덕, 그대는 짐의 숙부시니 오늘부터 황숙이십니다. 또한 유주의 백성들이 숙부님을 칭송하니 북평의 태수로 책봉함과 동시에 좌장군의 벼슬을 내리겠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리곤 황제는 조조의 눈치를 슬쩍 본다.

좌장군이란 엄청난 벼슬이었지만, 조조는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축하까지 아끼지 않았다.


"유 황숙의 태수 책봉과 좌장군 벼슬을 축하드리오."


""경하드립니다. 유 황숙!"“


조조가 승낙하는 분위기이자 주위에서도 찬사가 빗발친다.

그 후 재호는 허창에서 쫓겨나다시피 북평으로 내보내 진다.


'곁에 두는 것보단 멀리 떨쳐 보내겠단 거군.‘


조조의 계략을 눈치챈 재호는 아쉬움을 곱씹으며 귀경길에 오른다.

조운이란 장기말과 황제라는 인맥을 놓쳤음에도 원래 목적이었던 북방의 땅을 얻었으니 일단은 한걸음 물러서겠다는 생각이었다.




한편 한율이 돌아온 서주는 한창 북적이기 시작했다.

공손찬의 최후를 들은 종훈은 유우를 떠올리며 그를 마음에서 완전히 보내줄 수 있었다.

이후 종훈은 마치 날개를 단 듯 각종 서안을 능수능란하게 해결한다.

새롭게 합류한 조운, 고순 그리고 장료의 도움으로 그저 징집군에 불가했던 서주의 군대는 날이 갈수록 그 기틀이 잡혀간다.


"그래서 말입니다. 그때 제가···“


"꺄하하하!“


처소에서 장료와 소라가 죽이 잘 맞는 듯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경을 칠 일이었지만, 늘 쓸쓸히 있는 그녀를 위해 말주변이 좋은 장료에게 한율이 직접 부탁한 일이었다.


"조운은 그렇다 치고 고순과 장료까지 데려오다니, 운이 좋은데?“


"운은 무슨, 이게 다 내 인싸력을 말해주는 거 아니겠냐?“


한율은 자화자찬하며 어깨가 으쓱했다.


"그놈의 자뻑은 진짜···조금만 칭찬해도 아주 달까지 갈 기세네.“


종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더니 다시 논의로 돌아와 지도를 펼친다.


"현재 북방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어. 원소도 그렇고 한동안 전쟁이 일어나진 않겠지. 이제부터가 중요해.“


서주의 국력이 날로 번창하긴 했지만, 아직 그들을 호신 탐탐 노리고 있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북해의 공융은 서주와 친화적으로 보였지만 막상 전쟁이 벌어진다면 도움이 되지 않았고

남쪽으론 남양의 원술, 그리고 더 밑으로 원술의 원조를 받는 손책이 있었다.


"그때 손견 기억나지?“


"그래, 죽었다고···“


"그 녀석의 아들이 지금 강동에서 한창 성장 중이야. 명목상으론 원술의 휘하지만, 조만간 남쪽에서도 피바람이 불 거야.“


이것은 한율도 잘 알고 있었다.

손책이 수면 위로 떠 오른단 건 원술과의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게 분명했고 이는 손견이 탈취해간 옥새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분명했다.


"꿀물 황제 등장인가···“


한율이 중얼거리자 종훈이 고개를 끄덕인다.


"손책이 들썩인단 건 분명 옥새가 이미 원술 놈에게로 넘어갔다는 증거야.“


"그럼 조만간 칭제를 하겠구만?“


"그렇지.“


"그럼 우린 그때를···“


그러자 종훈은 지도에서 원소와 조조의 지역 사이를 가리킨다.


"원술을 칠 명분이 생긴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 원술이 사라진다면 조조는 분명 너나 원소를 공격할 거야.“


조조가 자신을 공격할 거란 말에 한율은 화들짝 놀랐다.

그의 비열한 얼굴을 떠올리자니 적으로 만나면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아니 잠시만! 굳이 날?“


"확률상으론 적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조조의 최대 적수는 원소거든, 그전에 최대한 국력을 높이고 싶겠지, 원소 측에서 먼저 치지 않는 이상 다음 타겟은 너야.“


"윽···“


종훈의 예상처럼, 원소 또한 유주를 얻고 한참 국력을 기르고 있을 상황이었다.

조조도 이것을 직감하곤 어서 빨리 그를 대처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남쪽의 원술과 서주의 여포라는 큰 암 덩어리들을 도려내고 자신의 땅으로 만들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걱정 마, 유주를 먹고 국력이 강해진 원소 쪽이 먼저 근질근질해져서 조조 놈을 칠 테니까,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부분은 거기서 누구의 편에 설까 하는 거지.“


"그럼 원래대로 조조 편에···“


"놉!“


종훈은 단호히 한율의 말을 부정하고 지도에서 원소의 본거지 업을 가리킨다.


"조조는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음침한 놈이야. 백만대군은 어떻게든 막을 수 있지만, 계책을 막기엔 역부족이지. 맛있는 건 나중에 먹는다고, 원소 편에서 조조를 빠르게 처리한다면 그때부턴 땅 짚고 헤엄치기지.“


그렇다.

종훈은 원소가 조조와의 전쟁 중 급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원소에게 가담해 조조를 빠른 시일 내에 없앨 수 있다면 그 뒤 분열된 원소의 잔존 세력은 어린아이를 들어 올리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그럼 우린, 어서 빨리 원술이 칭제해주길 빌어야겠네.“


"그래, 솔직히 원술은 중간에 쉬어가는 스테이지라고 보면 되지.“


"좋아, 그럼 지금은 붐업 타이밍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정해지자 서주의 발전은 눈부시게 이루어진다.

북해의 공융과 교역 협정을 체결하고 각종 농업 정책을 시행한다.

물론 정책이라고 해봤자 국가에서 실시하는 커다란 정책이 아닌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소소한 것들이었지만, 그것만으로 한율을 찬양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천하의 제일은 여포라네

백성의 장수는 봉선이며

그의 화극은 천하와 만백성을 지킨다네

누가 천하일품의 여포를 쓰러트리시랴]


논밭에선 하루종일 그를 찬양하는 노동요가 울려 퍼졌고 그가 거리에 나가기라도 하면 백성들을 뛸 듯이 기뻐했다.

또한 둔영에선 매일 훈련의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렇게 태평성대 같은 시간도 잠시, 유비가 북평의 태수에 올랐다는 소식이 한율 일행에게 전달된다.


"유비가 북평을?“


"얕봤다···아무런 전공도 없고 오히려 적군인 공손찬을 도운 유비에게 그런 자리를 줄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야, 이러면 완전 X 된 거 아니야? 조조 놈, 분명 원소 견제 목적으로 그 X끼한테 그 자릴 줬을 텐데.“


"···어쩌면 원술 전에 우리가 먼저 공격당할지도···“


그러자 비파를 연주하던 소라가 그들 방에 들어온다.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 왜 또 죽상이야? 누가 또 쳐들어온대?“


그녀는 태평하게 콧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의 말 따윈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이 낙심하고 있을 사이 소라가 놓인 서신을 읽는다.


"흐음, 그래서 뭐가 문제인데? 이 사람이 이 자리에 오르면 안 되는 거야?“


"그게···“


한율이 어떻게든 설명해 보려 했지만, 그의 떨어지는 언변으로 소라를 이해시키기 쉽지 않았다.

그러자 종훈이 일목요연하게 다시 설명했고 그러자 소라는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쉽게 말하면 이 유비라는 아저씨가 미끼가 된 틈에 조조가 쳐들어온다 이거지?“


"그래, 원래 우리 계획에 없던 놈들이 나타나니···“


설명하고 보니 더 긴박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오케이! 이건 내가 현대에서 일하면서 얻은 방법인데 하나 알려주지.“


"뭔 소리야?“


종훈과 한율이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본다.

모두의 시선을 받은 소라는 헛기침을 하더니 자신 있게 얘기한다.


"타투를 그리다 잘못 그렸을 때 그 부위에 좀 더 큰 그림을 그려 넣어서 가려. 먹으로 먹을 덮으며 아무도 못 알아보거든, 그리고 마치 그걸 서비스인 것처럼 말하면···딱!“


"야, 그게 무슨···“


한율은 소라의 엉뚱한 소리에 더욱 골머리를 썩인다.

허나 종훈은 달랐다.

방금 소라의 얘기에 순간 번뜩이더니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좋은 생각이야! 우리보다 더 큰 적을 만들면 되잖아! 그리고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고 그 공로를 조조에게로 돌리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야!“


"뭐? 그게 무슨···“


종훈은 지도에서 서쪽 땅을 가리킨다.


"서량 부근엔 아직 동탁의 잔당들이 남아있어. 그들을 유인해 조조를 공격하게 한다면 조조도 우릴 쉽사리 공격하지 못할 거야.“


"고작 잔존 세력들로 그게 될까?“


"되게 해야지, 거기다 네가 직접 돕겠다고 나서서 일부러 시간을 끈다면 금상첨화. 방법은 이것뿐이야.“


종훈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적들을 뒤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선연치 않은 듯 한율이 말했다.


"아니, 그보다 그 잔존 세력들이 어떻게 조조를 공격하도록 하려는 건데?“


종훈은 소리 없는 미소를 지으며 소라를 가리킨다.


"소문 is 뭔들, 우리 쪽의 최고의 뮤지션이 있는데 고작 디스 랩 하나를 못 하겠어?“


그러자 소라는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엥? 나? 내가 뭔 디스 랩이야? 난 그냥 베이스 좀 친 게···“


하지만 종훈은 그녀의 말을 듣지도 않고 그간 사건들이 기록된 서적과 붓, 종이 그리고 먹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면 말한다.


"얘기 들어보니깐 작사에도 소질 있더만?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알지? 우리 월 부인 솜씨 좀 보자고.“


"으으···“


그녀는 한 번에 많은 짐을 받아들고 인상을 찌푸린다.


작가의말

조조 is 유부녀 킬러.

다음 화도 또 신나게 싸우겠구만.

인간 믹서기가 4명.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그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손짓이 저에겐 큰 희망과 원동력이 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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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 두 마리의 봉황 21.09.16 143 6 14쪽
48 47화 - 도그파이트 21.09.15 145 7 12쪽
47 46화 - 균열 +4 21.09.14 145 4 12쪽
46 45화 - 부러진 화살 +1 21.09.13 145 5 14쪽
45 44화 - God of War +1 21.09.10 162 6 12쪽
44 43화 - 황하 익스프레스 21.09.09 161 6 13쪽
43 42화 - 괴짜 선비 21.09.08 156 7 12쪽
42 41화 - 때로는 영웅처럼, 여느땐 도적처럼 21.09.07 168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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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화 - 모든 것은 알에서 부터 +1 21.09.04 179 7 12쪽
39 38화 - Show me the money 21.09.03 187 6 13쪽
38 37화 - 백성이란 21.09.02 185 5 18쪽
37 36화 - 도적의 소굴에서 21.09.01 185 5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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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4화 - 빼았긴 서주 +1 21.08.30 207 8 13쪽
34 33화 - 화염의 성 +4 21.08.28 203 6 14쪽
33 32화 - 역적까지 앞으로 100리 +1 21.08.27 208 8 16쪽
32 31화 - 황제 원술 21.08.26 220 4 19쪽
31 30화 - 아이러니 21.08.25 228 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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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화 - 불타는 역경루 +2 21.08.23 227 6 17쪽
28 27화 - 새옹지마 +4 21.08.22 274 14 17쪽
27 26화 - 공손찬의 데자뷰 +3 21.08.21 251 11 16쪽
26 25화 - 유비, 그는 누구인가 21.08.20 305 1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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